일상과 잡담/잡담
개발
백승민
2009. 9. 16. 22:49
많이 썼던 얘기를 재탕하자면, 2009년 4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 세달 반 동안 휴직을 하고 DNF에서 손을 떼고 새 프로젝트로 옮겨가게 됐다.
한번도 쓰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1월부터 DNF에서는 잠정적으로 손을 뗐었다. 인수 인계 문제상 아주 약간 발을 걸치고 있었을 뿐. 그리고 휴직까지 세달 동안 프로그래밍이 아닌 다른 일을 했다.
잠시 곁다리로 빠져서 프로그래머로서의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나는 프로그래머 치고는 끔찍하게 공부를 하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신기술에 관심이 없다. 보수적이기도 하다.
대신 코딩은 빠른 편이고 버그는 별로 없다. 기획적인 감각은 일반 프로그래머 보다는 괜찮을 것이다.
엔진같은 쪽과는 전혀 거리가 먼 전형적인 게임 로직 프로그래머 타입.
그리고 DNF를 만들 때도, 바닥부터 일일이 다 만들었다. 어디서 소스라도 구해보고, 상용 엔진 평가판이라도 써보면서 좀 참고할 것을. 그때는 그럴 생각도 못했고... 무엇보다 뭔가를 찾아보는게 너무 귀찮았다. 그래도 정말 테크니컬한 부분 (ex : UDP 접속 처리, 툴 개발, 그래픽 엔진 등등)은 많은 분들이 서포트를 해주셔서 살았지만. 아무튼 당연히 자랑은 아니다. 기반을 무식하게 만들어 놓으면 나중에 합류한 사람들이 많이 고생을 하게 되기 마련... 항상 '이것보다는 더 좋은 (뭔가 마법같은!) 방법이 있었을텐데 이렇게밖에 못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는구나'하는 무거움이 가슴 한가운데에 있었다.
그리고 5년동안 하나의 게임만 만들면서 지치고 지친 끝에, 나에게 프로그래머는 잘 맞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고 프로그래머의 길을 접으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래저래해서 결국은 다시 돌아오게 됐다. (결국 그나마 이게 할만한 짓이라는 걸 깨달은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지금 하는 프로젝트는 내가 합류하기 전부터 개발중이던 프로젝트고, 상용 엔진을 쓰고 있다. (이정도가 공개해도 무방한 한계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합류한지 한달 반. 많은 걸 느끼고 있다.
1. 상용 엔진에도 기적같은 마법은 없다. (의외로 허술하게 짜인 부분도 엄청 많다) 그러나 소소하면서도 기발하고, 실용적인 아이디어는 아주 많이 있다. 이 것들을 경험하는 것 만으로도 아주 큰 재산이 될 것 같다.
2. 그리고 그만큼,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만들어본 경험도 엄청나게 도움이 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실감하고 있다. 왠만한 화제가 나와도 '아 그건 이런이런식으로 했었는데... 이런 점에서는 괜찮지만 이건 좀 문제였죠' 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도움이 된다.
3. 같은 개발이라도 프로젝트를 서비스하면서 느끼는 재미와 처음부터 만들면서 느끼는 재미는 전혀 다르다. 전자의 경우 재미를 추구하고 유저 반응을 느끼는 것이 핵심이라면 후자는 구조물을 차근 차근 쌓아가고, 더 나은 구조를 생각하고, 뜯어 고치는 재미가 있다. (서비스중인 게임의 구조를 뜯어 고치는건 엄청난 모험이다. 대개는 거의 건들 수 없다) 간만에 느끼는 재미라 새삼 신선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내가 쌓은 노하우를 활용하는 동시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시기이다. 기대 이상으로 만족하고 있다.
한번도 쓰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1월부터 DNF에서는 잠정적으로 손을 뗐었다. 인수 인계 문제상 아주 약간 발을 걸치고 있었을 뿐. 그리고 휴직까지 세달 동안 프로그래밍이 아닌 다른 일을 했다.
잠시 곁다리로 빠져서 프로그래머로서의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나는 프로그래머 치고는 끔찍하게 공부를 하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신기술에 관심이 없다. 보수적이기도 하다.
대신 코딩은 빠른 편이고 버그는 별로 없다. 기획적인 감각은 일반 프로그래머 보다는 괜찮을 것이다.
엔진같은 쪽과는 전혀 거리가 먼 전형적인 게임 로직 프로그래머 타입.
그리고 DNF를 만들 때도, 바닥부터 일일이 다 만들었다. 어디서 소스라도 구해보고, 상용 엔진 평가판이라도 써보면서 좀 참고할 것을. 그때는 그럴 생각도 못했고... 무엇보다 뭔가를 찾아보는게 너무 귀찮았다. 그래도 정말 테크니컬한 부분 (ex : UDP 접속 처리, 툴 개발, 그래픽 엔진 등등)은 많은 분들이 서포트를 해주셔서 살았지만. 아무튼 당연히 자랑은 아니다. 기반을 무식하게 만들어 놓으면 나중에 합류한 사람들이 많이 고생을 하게 되기 마련... 항상 '이것보다는 더 좋은 (뭔가 마법같은!) 방법이 있었을텐데 이렇게밖에 못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는구나'하는 무거움이 가슴 한가운데에 있었다.
그리고 5년동안 하나의 게임만 만들면서 지치고 지친 끝에, 나에게 프로그래머는 잘 맞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고 프로그래머의 길을 접으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래저래해서 결국은 다시 돌아오게 됐다. (결국 그나마 이게 할만한 짓이라는 걸 깨달은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지금 하는 프로젝트는 내가 합류하기 전부터 개발중이던 프로젝트고, 상용 엔진을 쓰고 있다. (이정도가 공개해도 무방한 한계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합류한지 한달 반. 많은 걸 느끼고 있다.
1. 상용 엔진에도 기적같은 마법은 없다. (의외로 허술하게 짜인 부분도 엄청 많다) 그러나 소소하면서도 기발하고, 실용적인 아이디어는 아주 많이 있다. 이 것들을 경험하는 것 만으로도 아주 큰 재산이 될 것 같다.
2. 그리고 그만큼,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만들어본 경험도 엄청나게 도움이 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실감하고 있다. 왠만한 화제가 나와도 '아 그건 이런이런식으로 했었는데... 이런 점에서는 괜찮지만 이건 좀 문제였죠' 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도움이 된다.
3. 같은 개발이라도 프로젝트를 서비스하면서 느끼는 재미와 처음부터 만들면서 느끼는 재미는 전혀 다르다. 전자의 경우 재미를 추구하고 유저 반응을 느끼는 것이 핵심이라면 후자는 구조물을 차근 차근 쌓아가고, 더 나은 구조를 생각하고, 뜯어 고치는 재미가 있다. (서비스중인 게임의 구조를 뜯어 고치는건 엄청난 모험이다. 대개는 거의 건들 수 없다) 간만에 느끼는 재미라 새삼 신선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내가 쌓은 노하우를 활용하는 동시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시기이다. 기대 이상으로 만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