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잡담/일기2010. 3. 1. 00:37

지금까지는 그리 깨달은 적이 없었는데 나도 계절을 꽤 타는 편인 것 같다. 아무래도 추위를 많이 타서 그런가.

겨울 동안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집에서 나가지 않고, 집에 있더라도 게임이나 영화 보다는 책이 많이 땡겨서 이번 겨울에는 평균 일주일에 두권 정도라는 놀라운 페이스로 책들을 먹어치웠는데.

날씨가 확 따뜻해진 지 일주일 남짓, 데이트가 없는 날이었는데 왠지 주말에 집에 있으려니 몸이 근질거리고 주말이 아깝다는 압박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겨울동안 쉬었던 운동도 하고 슬쩍 나가서 영화도 보고 왔다.

비가 살짝 오고 다시 추워지는 느낌인데 빨리 다시 따뜻해지면 좋겠다. 올 봄은 일이나 노는거나 다 바쁘게 지낼듯.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을 읽다가 채플린 영화가 보고 싶어져서 City Lights를 구해서 봤다. 채플린 영화는 처음인데, 보는 내내 주성치에 대한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왜 주성치가 채플린의 후예인지 비로소 알 수 있었달까.

슬램스틱한 코미디와 유머 감각,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주인공이 배신당하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허탈의 감정이나 주인공이 급격한 상승과 몰락을 하는 등 주요한 플롯의 느낌까지 정말 닮아있었다.

채플린의 City Lights의 마지막 대사
You can see now? / Yes, I can see now.

이 대사는 그대로 주성치의 희극지왕에 나왔던 대사인
당신이 날 먹여 살린다고 했죠? 진심인가요? / 그럼요!!

와 그대로 오버랩된다. 두 장면 다 너무 좋았다.

주성치도 채플린도 정말 좋다.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