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창립기념일 행사로 체육대회를 했다.
그리고 나서 문득 드는 상념... 아... 작년 체육대회 날 차가 도착했었지. 벌써 삼공이를 받은지도 1년이 된 것.
1년을 기념해서 1년동안 차에 대해서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을 두서없이 적어본다.
i30 자체에 관한 얘기는 거의 없을듯하니 기대하진 마시공..
- 나는 차를 사기 전에는 차에 정말 관심이 없던 1인이었다. 현대 기아차 구분도 거의 못했으니... 외제차면 다 비슷한 급인줄 알고 크라이슬러도 엄청 비싼 차인 줄 알았다. 차도 특별히 엄청 사고 싶었다기 보다는 어머니께서 '차 한대 살때 되지 않았냐?' 하시길래 나도 음 내 차가 없으면 아무래도 운전연습도 안하게 되겠군 싶어서 슬슬 골라본 것...
해서 차를 고르기 위해 이것저것 많이 알아보긴 했지만 그래도 겉핥기수준인데다가 내가 차를 어떤 용도로 어떻게 슬지 전혀 감이 안오다보니 젠쿱과 308SW라는 쌩판 성격이 다른 차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등 갈피를 못잡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에라 일단 무난한걸로 좀 끌다가 나중에 생각해보자 싶어서 지른 차가 i30 2.0. 거의 모양하고 인테리어만 보고 고른거나 마찬가지지만 (요행히도) 꽤 잘 골랐다 싶다. 적당히 실용적이고, 동급에서는 운전재미도 나쁘잖은 편인듯 하고. 고속에서도 차가 안정적이라 속 편히 몰 수 있다는 것도 좋다.
또한 현대가 디자인의 정점을 칠 때 나온 차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물론 내 취향에서지만 - i30에서 상승세, 제네시스에서 정점을 치고 에쿠스까지 괜찮았다가 그 이후로 하락세인듯. 중간에 끼었지만 영 아님 제네시스 쿠페는 음... 얼굴만 좀 어떻게...) 현대차이지만 이미지가 괜찮은듯. 물론 i30도 초기 트러블은 있었고 그냥 이미지만일수도 있지만...
- 그러나 역시 무난한 선택 + 물건에 그리 애착을 갖지 않는 내 성격이 어우러져서 차를 그리 아꼈다고 볼 수는 없겠다. (여기 저기 긁지 않게 조심은 했지만) 거의 차를 좋아하시는 아버지께서 본인 차 관리하실 때 같이 관리해주셨으니...
막상 주차장에 내려가서 보면 또 어이구 내차 하는 기분이 들긴 하는데 집에 들어와 있으면 생각이 안난단 말이지...
- 겨울에 히터 좀 세게 틀어놓고 창문 열고 다닐때의 느낌이나, 여름 저녁에 창문 열고 다닐 때의 느낌이 좋아서 한동안 컨버터블에 혹했었다. 그치만 오래 고민해본 결과 아무래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컨버터블을 몰 일은 없을듯한 느낌인데
1. 누구랑 대화할 때 주변이 시끄러운 걸 너무 싫어한다. (정신이 산만해서)
2. 그렇다고 혼자 차를 끌고 드라이빙을 나가는 성격은 아니다.
3. 문이 두짝이라 실용성이 안좋고 비싸다. 관리도 더 힘든데 게으른 내 성격에...
그치만 완전히 마음에서 사라진건 아니고 올해 놀러다니면서 생각해볼까 하는 정도. 컨버터블 중에서는 미니 쿠퍼 컨버터블이 가장 (내 마음속의)순위가 높다. 비싼 돈 주고 어설프게 실용성과 타협하느니 차라리 적당한 가격에 완전 장난감으로...
- 1년동안의 드라이빙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1년동안 주행거리는 5800km. 1년 기준이 2만키로라는 걸 생각하면 엄청나게 적다.
* 반년간 자가용 출퇴근을 해봤지만 역시 출근시간에 차를 갖고 한강 건너기는 무모한 짓이라는 것만 새삼 확인.
* 시내 데이트에서 자가용을 쓰는 것도 영... 항상 주차장에 묶이는게 싫다. 차 막힐때 답답한 기분하고 어쩔 수 없이 골목길 들어갈 때의 불안감도 싫고... 여친님과 나 둘다 다리도 튼튼하니 걷고 대중교통 이용하고, 힘들면 걍 택시 타는게 더 자유롭다. 나중에 아이 생기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 전까지는 시내에서는 차 끌지 않으려고 생각중.
* 결국 교외 데이트 전용인데 여친님하고 사귀기 시작한 시점이 겨울 문턱 ㅠㅠ 게다가 올해 겨울 너무 길다...
* 혼자 드라이빙 나가기엔 좀 게으른데다가 집 위치가 그리 좋지 못하다. 미사리 같은데가 가까우면 좀 드라이빙 나갈만도 한데.
* 운전은 막 하고 싶진 않은데 막상 하면 또 나름 재밌고...
* 최고로 밟아본건 160km. 차가 안정적이라 그리 고속으로 달리고 있다는 체감은 없었다... (죄송합니다 불법이죠)
* 새 차고 운전 거리가 얼마 안되서 그렇겠지만 아직 차 자체의 트러블은 없었음. 사이드미러는 한번 깨먹어서 갈았지만
* 뒷좌석에까지 사람이 탔던 건 한손.. 많아도 두손에 꼽는다. 제일 많이 탔던 건 나까지 4명.
* 뒷좌석 접을 정도로 큰 짐을 실었던 적은 없음. 친구랑 놀러갈 때 트렁크랑 뒷좌석에 너저분하게 짐을 실어보긴 했지만.
* 최 장거리 운전은 서해의 선유도. 4시간쯤 걸렸는데 피곤했다...
* 벽에는 몇번 긁었는데 다른 차와의 사고는 없었음.
- 그동안의 경험을 기반으로 생각해본 차를 고르는 기준이라면
* 속 편하게 몰 수 있는게 최고. 속 편하게 몰 수 있는 것인 즉슨
필요 이상으로 너무 크지 않고 - 차선 지키는거나 골목등, 주차장 등에서 불편하니까
너무 힘이 딸리지 않고
안전하고 (=안전 장치가 잘 되어 있고, 너무 작아도 곤란한)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감이 있어서 불안하지 않은
정도일까.
AWD나 All-Around-View나 City Safety같은 기능이 있다면 한층 더 좋겠고...
시트 포지션이 너무 높은 차는 붕 떠서 간다는 느낌 때문에 좀 불안한 느낌이 든다. 익숙해지면야 괜찮겠지만서도
* 저속에서 어느 정도 순발력만 있다면 엔진 파워가 엄청 셀 필요는 없을듯. 세면 좋기야 하겠지만 어차피 160 이상 밟을 일이 있을 것 같진 않고... 지금 차도 160은 어렵잖게 도달하니
* 주행거리 면에서나 부지런함 면에서나 (일단 돈은 둘째치고라도... 둘째치면 안되나?) 세컨카라는걸 끌 성격은 아닌듯... 따라서 한대로도 어느 정도 실용성은 받쳐줘야 됨. 문 두짝짜리는 제외
* 사람을 많이 태우고 다닐 일은 거의 없다.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뒷좌석 생각 안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 해도 i30급보다 조금만 더 크면 되지 않을까?
* 현재로선 짐 역시 그리 많이 실을 일은 없을듯... 하지만 유사시에 자전거 등을 실을 수 있는 SUV나 해치백쪽이 전천후로 커버하기는 더 좋긴 하겠지?
요정도가 아닐까 싶다.
- 차라는게 한번 관심을 갖고 나니 관심을 끊을수가 없다! 남자에게 궁극의 장난감이라는 표현이 딱인듯. 기술적인 면과 디자인적인 면과 사업적인 면이 다 얽혀있어 어떤 신차가 나오는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게 된다.
수시로 자동차 블로그 / 사이트를 체크하고 매달 탑기어를 사서 보고... 당장 차 살 것도 아니면서 (차 살 때는 이미 신차가 나와 있을텐데) 이 차를 사면 어떨까 저 차를 사면 어떨까 비교하고 상상하고...
근데 또 그게 그냥 그대로도 재밌다는 사실. 모 씨의 말대로 차는 사면 오히려 재미가 없어지고 사기 전 까지의 장고의 시간이 재밌는게 아닐까...
근데 차에 대해서 더 알면 알수록 차를 고르기가 어려울 것도 같다. 차는 항상 여러가지 가치가 동전의 앞뒷면 처럼 대치하고 있어서 완벽한 차라는게 없으니까... 크게 봐서 오너 드리븐 / 쇼퍼 드리븐 이 두 성향의 스팩트럼 위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건 정말 양립하기 힘든 가치 같다.
- 요즘 관심있는 차(꼭 잠재적인 구매 후보는 아니고)들 목록과 한줄 코멘트
기아 스포티지R - 디자인이 예뻐서... 내가 작년에 차 살때 나왔었다면 강력 후보가 아니었을까.
기아 K5 - 과연 얼마나 잘 될지 궁금. 안습 디자인의 쏘나타를 엎을 수 있을까!?
시보레 카마로 - 정말 대우가 수입해줄 것인가!? 범블비! 범블비! G2X의 뻘 가격 책정만 반복하지 말길.
닛산 알티마 - 가격이 참 좋다. 디자인이 약간 아쉬움
푸조 RCZ - 아따 예쁘네... 내 눈엔 TT보다 낫다. 그치만 미니쿠퍼S보다 비싸게 나올거 같은데 잘 팔리진 않을듯.
캐딜락 CTS (3.0) - 가격이 참 좋다. 근데 실물이 실제 크기보다 좀 작아보이는 비례가 아쉽.
키딜락 CTS 왜건 - 오오 실용적이면서 옵션도 적절하고... 실용성과 스포티함을 동시에!
폭스바겐 골프 GTD - 재미와 실용성의 적절한 균형
인피니티 G37 세단 - 인지도가 조금 아쉽지만 가격대 성능비는 참 좋다. 일본차니 속편히 타기도 좋겠고.
인피니티 EX35 - All-Around-View가 짱! 연비만 빼면 실용성과 스포티함의 적절한 조화점일듯. EX37로 안바꾸나?
아우디 A4 - 콰트로라 안정적이고 사이즈도 적절하고 예쁘고...
벤츠 E클래스 - 궁극의 이동 도구라는 벤츠.. E클래스 짱 예쁘다. 너무 크고 점잖은 이미지긴 하지만.
미니 쿠퍼 컨버터블 - 만에 하나 컨버터블을 산다면..
BMW x1 - 3시리즈 왜건 느낌이랄까. CTS왜건, EX35와 함께 내 취향에 적합한 크로스오버인듯.
BMW 320d - M패키지가 가격이 잘 나왔다고...
BMW 523i - 컴포트는 가격이 5990만원! 헉 아랫급하고 그닥 차이도 안나는 이 가격은...
결론은 걍 이렇게 키보드 차덕질을 하면서 놀고 있다는 것... 컨버터블이 아니면 급하게 바꿀 이유도 없으니 느긋하게 보면서 계속 놀듯.
관심거리들/Car & Travel2010. 4. 4. 1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