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잡담/일기2010. 5. 7. 22:43

회사, 연애, 독서.

이 세가지가 요즘 나의 취미다. 그리고 요즘 나의 생활의 거의 전부다.

요즘의 나는 거의 향상심이랄까, 위기감이랄까. 이대로는 안돼-하는 마음 없이 사는 중이다. 집에 들어오면 책보고 웹서핑하면서 재밌는 소식 찾고 뒹굴뒹굴하다가 잠. 주말에는 데이트하거나 집에서 뒹굴거리거나... (지난 주말에는 동네 도서관을 찾아서 거기서 책도 종종 볼 것 같다)

즐겁게 일하고 있으니 돈 걱정 없고 좋은 여친님 만나 연애 걱정 없으니 속 편하고, 힘들어서 억지로 하는 일 없으니 맘 편하고. 문득 뒤돌아보니 이렇게 편하게 살았던 적이 근 10년동안에(혹은 15년?) 있었나 싶다.


요즘은 잠을 보통 7시간씩 잔다. 그보다 적게 자면 낮에 졸려움을 느낀다. 기억으로는 한 5년 전에는 6시간 45분 기준. 그 전에는 더 적었겠지. 20대 초반에는 거의 6시간 정도 아니었을까.

나이를 먹다보니 체력이 점점 떨어져서 오래 자야 되는구나...! 하고 한탄하다 문득 생각해 보니 그런게 아니었구나 싶다. 20대 초반 시절을 되새겨보니 그 시절의 나는 항상 졸렵고 항상 피곤했다. 물론 대학생이 회사원에 비해 동선이 길기도 하고 2학년부터는 회사 일도 병행하느라 더 그랬겠지만, 지하철에 탔을 때도 눈만 감으면 자고, 수업중에도 자고 심지어는 회사에서도 심심하면 자기 일수였다. 그에 비하면 요즘은 정말 눈 떠서 잠들기 전까지 완전 제정신으로 사는거나 마찬가지다. 결국 체력이 떨어졌다기 보다는 (떨어졌겠지만) 더 짧은 시간이라도 더 또렷하게, 편하게 깨어있자는 쪽으로 가치관이 바뀐 것 아닐까.


스무살이 되었던 나는 갑자기 세상에 혼자 내동댕이쳐진 것 같이 혼란스러웠다. 어디로 가야 될지 알 수가 없었다. 앞날이 뿌옇게 흐린 상태에서 헤매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한 20대를 보내고 서른이 된 지금, 6시간과 7시간의 수면이 그 차이를 가장 잘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6시간을 자던 시절이 있었던 덕분에 지금 7시간을 잘 수 있는 것이겠지. 그리고 그렇게 아무데서나 쿨쿨 자는것이 어울리는 나이 아니었겠는가, 싶기도 하다. 그치만 그리 돌아가고 싶진 않다. 게으르고 안일할지 모르지만 지금이 좋다.


p.s 요즘 속편하고 몸편하다는 증거 중 하나. 피로성 구내염으로 고생하는게 월례행사였는데 언젠가부터인가 겪어본지 오래됐다. 마지막으로 겪은게 반년은 된듯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