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1일 일요일. 도서관을 어슬렁거리다가 루빅스 큐브에 대한 책을 발견했다. 호오 이런 책이... 하면서 보다보니 7x7x7에 대한 해법까지 기술! 두둥~ 참고로 나와 루빅스 큐브의 인연을 간략 설명하면
* 중학교 1학년때쯤 천냥백화점에서 산 큐브를 구입
* 놀랍게도 큐브에 설명서(=해법) 포함.
* 큐브라는 것이 공식을 외우지 않으면 거의 풀기 불가능한 퍼즐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됨... 퍼즐로서 실격 아녀? 난이도 밸런싱이 이상한데
* 아무튼 외워서 풀어봄.
* 곧 질림. 공식 까먹음
* 십몇년이 지나, 4x4x4큐브에서부터 무려 7x7x7큐브까지 있다는 것을 알게됨. 오오 7x7x7... 대체 속이 어떻게 생겼길래 그런걸 세 방향으로 다 돌릴 수 있게 만들었지? 궁금하지만 풀지도 못하는거 샀다가 한번 섞고 영영 원상복귀 못시키는 건 너무 꼴불견이기 때문에 동경만 함
이었기 때문에... 7x7x7의 해법은 나를 불타오르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드디어 7x7x7큐브의 소유 자격을 얻을 수 잇어!
하여 큐브 전문 쇼핑몰에서 책과 함께 2x2x2~4x4x4큐브까지 구입 : 8월 2일
8월 3일 : 도착한 큐브를 갖고 3x3x3 큐브 해법 정복
8월 4일 : 2x2x2와 4x4x4 큐브를 정복하고 5x5x5, 6x6x6 큐브 주문
8월 6일 : 도착한 5x5x5큐브 정복. 어차피 3x3x3과 4x4x4만 풀 줄 알면 그 이상은 다 똑같다는걸 깨달음...
8월 9일 : 최종보스 7x7x7큐브 주문!
하여 주말에 데이트하면서 여친님 만화책 보시는 동안 7x7x7큐브도 정복함.. 각 큐브의 느낌은
~5x5x5 : 가볍고 부드럽게 돌아가서 갖고 놀기 좋음. 정확히 안 재봤지만 실수가 없다면 3x3x3큐브는 3~4분 정도, 4x4x4는 7~10분, 5x5x5는 15분 정도 소요하는듯.
6x6x6 : 갑자기 무게와 크기, 돌아가는 느낌이 확 달라짐. 5x5x5까지가 스르륵 스르륵 돌아간다면 드르륵 드르륵 하고 돌아가는 느낌. 시간도 50분 정도 걸리게 되고 손목에 부담이 옴. 거의 다 맞추다가 공식 한번 잘못 돌려서 흐트러지면 울고싶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음... 정신수양 하는 기분. 유투브에서 분해 영상을 찾아보니 중심축과 바깥 블럭 외에도 부가적인 부품이 엄청 많더라.
7x7x7 : 일단 정육면체가 아니라 약간 볼록한 육면체고, 크기도 크고 돌아가는 느낌도 드르륵 드르륵이긴 한데 각에서 척 하고 맞는 느낌(6x6x6에만 있음)이 없어서 상당히 돌리기 힘듬. 볼록한 덕분에 손에 착 감기지도 않고. 한마디로 공학적으로는 멋있지만 감성적으로는 빵점이라 할 수 있을듯... 그래도 동경하던 최종보스에 대한 경의를 담아 여친님 앞에서 최초로 풀어줌. 아마도 봉인할듯...
그러나 7x7x7만이 갖는 장점이라면 역시
사실 최종보스라는건 내 마음속에서일 뿐이고 사실은
http://cubenjoy.com/front/php/category.php?cate_no=151
이런 괴이한 녀석들도 많지만 이쯤 되면 정말 코어하게 (공식을 개발하거나, 인터넷을 찾아가며 풀거나) 들어가야 하므로 일단 난 여기까지. 몇십년 뒤에 다시 빠질진 모르지만 일단 이쯤에서 만족하고자 한다.
- 그리고 현기증나는 기다림 끝에 여친님 귀국! 목요일이라 오후반차 내고 차 끌고 룰루랄라 마중 나갔습니다. 비행기도 연착되고 짐도 늦게 나와서 언제 나오나 기다리다가 또 쓰러질 뻔 했지만...
감격의 상봉 순간
피곤하실 여친님은 얌전히 집에만 데려다드리고 주말에 이틀 연속 데이트 헤헤헤헤
카페에서 여친님이 어깨에 기대서 꾸벅꾸벅 조는게 참 마음 편하니 좋은데...
문득 든 생각이지만 별의 별 향수를 다 만드는 데메테르에서
'여자친구 머리에서 나는 샴푸냄새향 향수'같은거 만들면 잘 팔리지 않을까...!
물론 '내 여자친구 머리에서 나는 향기'는 하나 뿐이겠지만 흠.
- 토끼 드롭스를 보고 망설임 없이 구입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여친님께도 보여주고 싶다!'였기 때문이었는데, 빌려드렸더니 역시 너무 좋아해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정말 감동을 받은 작품을 꼭 권하고 싶어지는 건 단순히 취향이 맞고 아니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내가 읽어낸 좋은 부분을 그 사람도 알아줄 거라는 신뢰에 가까운 느낌이랄까.
- 이미 전설인 상태에서 끝없이 발전을 계속해온 가리온, 드디어 2집 발매가 가시권에!
그 전에 공연을 한다길래 예매했다. 비록 여친님은 힙합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지만 가리온이라면...! (물론 예습은 필수입니다)
가리온 2집이 나오면 정말 귀에 달고 살 듯 아아 설레는구나아아아...
- 여친님 마중나가러 공항 고속도로 달리면서 처음으로 엔진브레이크가 아닌 가속을 위해 저단 기어를 써봤는데, 부아앙 하고 5,000rpm까지 올라가면서 가속되는 느낌이 우왕... 물론 자주 쓰면 연비는 절망이겠지만 내 차에는 연비 표시 기능이 없으므로.... 가 아니라 운전을 많이 하진 않으니 그리 상관 없겠고.
아직 내 차의 성능을 절반도 끌어내지 못하고 있었구나 하고 좀 부끄러워졌다. 좀 더 애착을 갖고 놀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