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누나들이 타던 클릭을 사정상 곧 떠나보내게 되서 아쉬운 맘에 끌고 동네 한바퀴를 돌아봤다.
초보시절 이거 끌고 고속도로도 타봤지만 i30 산 이후로는 거의 타본적이 없었으니.. 아주 간만인데 차에 대해 좀 알게 되고 나서 다시 타보니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많았다.
작별 기념으로 간략히 기록을 남겨봄.
2001년인가 2002년인가 모델로 알고있고.. 그 당시에는 풀옵션이었다고. 엔진은 1.2리터, 주행거리는 8만 정도로 적은 편이고 관리 상태도 좋다. 구입 가격은 900만원대였다는 듯.
운전석에 앉아 내부를 둘러보니.. 인테리어는 나름 기교를 부려서 꾸민티가 나지만 역시 소재의 싼티는 어쩔 수 없는 부분. 특히 센터콘솔 부분에 암레스트가 없어서 허전하다. 대신 그자리에 뒷좌석을 위한 컵홀더가 하나 있음.
시트는 직물로 살짝 푹신한 느낌이 나쁘잖다. 질감도 그렇고 포근한 느낌? 가죽시트에서 느낄 수 없는 나름의 장점이 있는듯. 조절은 당연히 수동. 놀란건 시트 높이 조절이 앞뒤 독립적으로 되고, 럼버 서포트도 있고, 핸들 높이 조절도 된다는 것! 꽤 기본에 충실한 느낌이다.
반면 사이드미러 접는게 수동이고 후방 감지기가 없는건 좀 아쉬운 부분.
앞좌석을 조절하고 뒷좌석에 앉아보니 등받이 각도는 가파르지만 레그룸은 기대 이상으로 넉넉하다. (내 키는 173) 시내 짧은 거리 타기에는 별 불만이 안생길 듯 하다.
트렁크는 역시 좁지만 뒷좌석이 6:4로 폴딩되고 놀랍게도 i30도 안되는 더블폴딩까지 된다! 여기서 완전 경악했음. (i30도 나름의 더블폴딩이 되긴 하지만 엉덩이 부분 시트를 먼저 앞으로 빼내고 등받이 접는 식이라.. 완전 평평하게는 안됨)
시동을 걸어보니 엔진음이 꽤 크게 들린다. 방음이 거의 안되는 느낌... 차 급을 생각하면 특별히 불만은 없다.
핸들은 주행시는 괜찮지만 주차시에는 꽤 무거워서 (i30보다 훨씬 무거움) 좀 부담된다. 익숙해지면 괜찮겠지만. 반면 돌리는 감각 자체는 유압식이라 그런지 i30보다 나은 느낌. (내 i30는 전동식으로 바뀐 이후 모델이다)
거리로 나가 엑셀을 밟아보니 생각보다 경쾌하게 가속이 된다. 적어도 1~2인의 시내 주행 환경에서는 전혀 답답함을 못느낄듯? 혹시 싶어서 언덕길도 가봤는데 역시 답답함 없이 부드럽게 올라갈 수 있었다. 특별히 사람을 많이 태웠거나 고속 주행을 하려는게 아니면 괜찮은 것 같다.
반면 예전에 고속도로 주행을 떠올려보면 (초보라 그런것도 있겠지만) 아주 완만한 오르막에서도 속도가 쉽게 줄어서 엑셀을 더 밟아줘야 했던 기억이 난다. 배기량의 한계는 어쩔 수 없겠지.
서스펜션은 i30 보다 좀 더 물렁하지만 출렁이는 정도는 아니다. 고속 안정성이야 i30가 더 낫겠지만 시내 주행에서는 요정도가 딱 적당하니 좋은 느낌. 브레이크는 i30 보다 조금 더 밀리지만 역시나 시내에서는 무리 없는 수준.
종합하자면 옵션이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의외로 충실한 부분들이 있어 놀랐고, 공간이나 주행성능 역시 시내에서 경쾌하게 몰고 다니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것. 클릭이 많이 팔린 모델이 아니란걸 생각해보면 당시 아버지께서 차 고르는 안목이 있으셨구나 싶다.
그동안 수고 많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