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붕붕이 (= x1 23d)를 구입한지도 만 2년이 넘었다.
라는 말인 즉슨 일반 보증 기간이 끝났다는 것. (일반 보증 2년, 구동계 3년, 소모품 교환 5년)
주행거리는 이제 11,000km을 조금 넘은 정도. 1년에 5,000km 정도니 많지는 않다. 주말마다 꾸준히 타고 있긴 한데, 평일에 출퇴근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주말에도 그렇게 멀리 여행은 자주 안가다보니 주행거리가 잘 늘진 않는다.
주행거리가 많지 않은 덕분도 있겠지만 아직 잔고장으로 속썩인 적은 없다. 예전에 시승기때 썼던 귀뚜라미 소음은 한번 수리받은 이후에 재발했다가 자연치유됐음. 아무리 오래 주행해도 이제 안나온다.
평균 연비는 결혼 전에는 9.9km/l 정도였는데, 이제는 집이 강변북로 옆이라 고속 주행 비중이 높아져서 그런지 서서히 올라가서 누적으로 10.9km/l정도가 됐다. 실연비 측정은 아니고 트립연비 기준.
주행 거리가 많지 않고 연료탱크가 70리터로 비교적 큰 편이기도 하다보니 주유를 한달에 한번 정도만 해도 되서 편하다. 경고등 뜰 때 만땅 채우면 10만원 안팍으로 듬.
얼마 전에 태안쪽으로 여행 다녀오기도 하면서 다시 느낀 장단점을 다시한번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장점
* 디자인
제눈에 안경이겠지만 BMW 차량 중에서 거의 최상급으로 예쁜 것 같다... 특히 롱노즈에서 나오는 특유의 옆모습은 아직도 볼때마다 뿌듯함
* 다양한 환경에서 보여주는 주행 안전성
얼마 전 워크샵때 회사 동료분께 운전대를 맡기고 (보험 들었음) 들은 평가이기도 하지만...
차가 안정감이 있어서 속도감이 상대적으로 덜 나는 편. (이건 운전재미에서는 조금 마이너스이려나?)
일부러 고속주행중에 차를 흔들어봤는데도 느슨한 느낌이 없이 쫀득하게 잡아주는게 안정감있고
지난번에는 폭우중에 고속도로 1차선으로 달려왔는데도 (칼치기는 안했음... 남들 1차선에서 달리는 속도만큼만) 전혀 불안감이 없어서 좋았다.
와인딩에서도 당연히... 내 간담의 한계보다는 차의 한계가 훨씬 더 높다보니 믿음이 감. 운전 잘하는 사람에게 운전 맡겨서 차 한계점까지 달리면 어떤 코너링이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다.
* 왜건과 SUV의 장점을 골고루
차량의 높이가 세단과 SUV의 중간쯤이다보니.. 왜건같기도 하고 SUV같기도 한 것이 장점.
이번에 태안쪽에 가서도 포장 안된 시골길이 많았는데 지상고가 상대적으로 높고 사륜이다보니 안심이 되서 좋았고, 시야도 탁 트인 편. 그렇다고 고속주행이나 코너링에서 불안할 정도로 높지는 않으니 신나게 달릴 수도 있고.
물론 뒷자리 접고 짐 많이 실을 수 있는 장점도 당연히.
* 충분한 출력
'이정도면 충분'을 넘어서 사실 나에게는 '이정도면 과분' 영역에도 살짝 들어가는 것 같다.
더 고출력, 고배기량 엔진을 경험해보고 싶긴 하지만 그런 차를 소유하고 싶다는 욕심은 별로 안든다. (경험해보면 달라지려나?)
단점
* 소음
아무래도 가솔린 차량이나 520d같은 윗급 차에 비하면 소음 진동은 조금 있는 편. 신경 안쓰면 그닥 안쓰이긴 하지만.
* 뒷좌석 승차감
앞좌석에서는 쫀득쫀득하면서도 신경질적이지 않아서 만족이었는데... 운전대 맡기고 뒤에서 앉아보니 요철 지날 때마다 거슬리는 승차감 ㅠㅠ
아무래도 타이어가 런플랫이다보니 이부분은 개선의 여지가 있긴 함. 물론 타이어 수명이 다 하기 전에 교체할 생각은 없고, 수명이 다 한 후에도 런플랫의 (안전성 면에서의) 장점을 버리고 승차감을 선택할지는 고민해봐야겠지만...
* 고급스러운 느낌의 부족
사실 차 자체로는 별 불만이 없는데... 520d같은 차를 타면 급의 차이 같은게 느껴져서 '가격 차이도 별로 안나는데...'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렇지만 xDrive 옵션만 해도 400만원 정도 하는거니 어쩔 수 없겠지...
* 뒷좌석, 트렁크 공간
크게 부족하지도 않지만 역시 크지도 않다. 어쩌면 아반떼가 조금씩 더 클지도...
그리고 뒷좌석 가운데 자리는 확실히 오래 타고 가는건 무리. 실질적으로는 4인승이라고 봐야..
* 노면을 타는 핸들
가장 아쉬운 점. 광폭 타이어라 그런지 노면을 너무 탄다. 매끈한 길에서는 정말 매끈~하게 미끄러지듯이 잘 나간다는 느낌이지만, 길이 좌우로 기울어짐이 있거나 요철같은게 있으면 지나가는 순간 핸들이 탁 튄다. 보통은 크게 신경쓰이는 정도는 아니지만 고속주행중이거나 요철이 연속되면 조금 시껍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렇다보니 운전을 항상 양손으로 하게 되고, 힘 빼고 느긋하게 가기 보다는 항상 적극적인 자세로(?) 운전을 하게 된다.
물론 이게 안전면에서는 정석이긴 하지만 그래서 장거리 운전을 하면 피로도가 좀 빨리 쌓이는 것 같긴 하다.
인치다운을 하면 될 수도 있겠지만 굳이 큰 휠에서 돈주고 작은 휠로 가기도 조금 거시기하고....
이래저래 완벽할 수야 없지만 어쨌거나 나에게 있어 과분하게 좋은 차라는 것은 여전하다.
지금 목표는 최소 7년 타고, 그때까지 별 말썽이 없다면 10년까지 타는 것.
아이가 생기면 트렁크가 좀 부족할지 어떨지 모르겠는데 혹시 부족하면 루프박스 하나 올리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닥치면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