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쏘카를 이용해서 QM3를 (한산한 시내에서) 40분 정도 타봤습니다.

i30 (2세대, 1.6리터 GDI)와 비교해서 간단히 시승기를 적어봅니다.



디자인


디자인은 뭐 개인 취향이고 길에서도 많이 본지라 큰 감회는 없지만... 나쁘지 않다 정도입니다. 다만 저는 역시 르노 클리오가 더 예쁘다 생각하고, QM3는 클리오를 위아래로 불려놓은 느낌이라 좀 어색하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높이가 별로 높지 않아서 SUV라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례로는 쏘울이 더 SUV같은 느낌.

조금 껑충한 해치백. 정도의 느낌이네요



실내 공간


운전석에서의 느낌은 i30보다 조금 더 타이트합니다. 좌우가 좁은 느낌?


반면 높이가 높아서 걸터앉는 포지션을 셋팅하게 되서인지, 2열에 앉았을 때의 레그룸은 QM3가 오히려 조금 더 넓은 것 같습니다.

헤드룸은 둘다 부족하지 않구요.

아무튼 준중형 해치백 수준의 공간 (아반떼같은 세단형보다는 좁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


트렁크는 대략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깔끔하고, 재질등의 고급감은 i30보다는 약간 떨어지고 트랙스보다는 좀 더 나은 느낌입니다.

다이얼 버튼에 온도 표시를 통합시킨 오토 에어컨 UI가 재밌더군요.

트림이 위라서 그런지 기본인지는 모르겠지만 중앙 스크린으로 각종 오디오 등등을 제어하게 되어있는데, 터치 방식인게 좋았습니다. 반면 그 아래 작은 볼륨 조절 버튼등은 너무 장난감 같은 느낌이.


폰에서 음악을 블루투스 스트리밍 했는데, 잘 작동은 했으나 왠지 음악에서 잡음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이 차만의 문제점일 수도 있겠지만요.


서랍처럼 열리는 글로브 박스는 쓰기 편해보이고, 지퍼로 분리 가능한 직물 시트는 실용적이어 보이긴 했지만 목부분은 지퍼 마감 없이 벨크로로 붙이는게 그대로 드러나서 좀 그랬습니다. 이런데 먼지가 쌓이거나 하면 꽤 지저분해 보일듯한.


시트 젖히는 다이얼은 역시 쓰기 불편하더군요. 원래도 불편한 방식인데 임시로 달아놓은 팔걸이에 가리다보니 더더욱...


계기판은 왼쪽에 RPM게이지, 오른쪽에 쓸데없이 큰 연료 게이지가 있고 가운데의 디지털 계기판에는 숫자로 속력이 표시됩니다. 전 게이지 방식을 좋아하는지라 왜 이렇게 했을까 싶긴 하네요.



주행감


정통 SUV 정도는 아니어도 전고가 높다 보니 i30보다 시야는 높게 느껴집니다. 다만 앞유리 시야가 탁 트였다는 느낌 까지는 아니구요.


서스펜션 셋팅은 i30와 비슷하게 충격을 어느정도 걸러주면서도 휘청대지는 않는 느낌. 차선 변경시 i30보다는 조금 더 롤링이 느껴지긴 하지만 전고가 높아서 그런 것 같고, 불안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브레이크는 빡시게 테스트는 못해봤고 걍 적당히 서준다 정도.


역시 가장 궁금했던건 1.5리터로 디젤로 90마력이라는 빈약한 출력과 함께 18.5km/l라는 엄청난 연비를 자랑하는 파워 트레인.

일단 아이들링 상태에서 진동과 소음이 상당히 적습니다. 제가 요즘 디젤차들을 많이 안타봐서 다른 차들과 비교하긴 힘들지만요.

엑셀을 평소 운전하듯이 부드럽게 밟으면 차가 조금 천천히 나가는 느낌인데, 조금만 더 깊이 밟으면 바로 킥다운을 하면서 RPM을 높입니다. DCT의 빠른 변속을 활용하는 셋팅인가? 싶기도 하구요.


그렇게 RPM을 활용하면서 운전하면 90마력이라는 숫자에서 우려하는 답답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만 RPM은 오르락 내리락 요동을 치고, 아이들링때와 다르게 요란해지는 엔진음도 그닥 듣기 좋다고 하긴 힘들다 보니 출력이 높은 차를 탈 때와 같이 여유로운 가속이라는 느낌은 아니구요.


풀엑셀을 밟으면 부아앙~ 하면서 엔진음은 상당히 요란해지는데.. 그에 비해서 속도 상승은 그렇게 빠르진 않습니다. (다만 차량 높이가 있어서인지 소리 때문인지 체감은 꽤 빠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속도계를 봤을 때 잘 안오라갈 뿐)

이건 i30도 마찬가지니 딱히 단점이라 하기는 힘들겠군요.

시내 주행만 해봐서 모르지만 고속에서는 좀 더 답답하겠지 싶긴 합니다.



결론


제 경우에는 그닥 사고 싶은 정도의 차는 아니었습니다. 크게 실망스러운 점이 있는건 아니지만, 가격이 2천만원 초중반으로 꽤 센데다가 옵션이 빵빵한 것도 아니고, 충돌 안정성 테스트 점수가 미묘하게 낮은 점도 신경쓰이고 말이죠.


SUV 포지션이긴 하지만 공간 활용 면에서 준중형 해치백에 비해 큰 장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SUV답게 4륜 구동 옵션이 있지도 않고...


물론 유니크한 디자인에 꽂혔다거나, 높은 연비가 꼭 필요하다면 살 수 있겠지만, 저라면 걍 2천만원 미만의 적당한 가솔린 모델을 구입하고 차액으로 기름값 하는 쪽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라기 보다는 이미 i30에서 그런 선택을 한 셈이죠. 이제 i30는 가솔린이 2.0밖에 안나와서 추천하기는 힘든 선택지가 되었지만...)


아무튼 이번에도 카 셰어링을 통해 부담없이 시승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40분 대여에 전체 비용은 9천원 가량 나왔구요.

다음에는 레이나 신형 스파크같은 경차도 타 보고 싶네요.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