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그린카에서 스포티지 시승 이벤트를 했습니다.
자세한건 http://www.greencar.co.kr/event/view.do?h-bbsId=SjZ/rq3mMH7scZxIshEybw==&bbsCateId=1&bbsNoticeYn=&searchItem=&searchWord=&gotoPage=1 여기를 참고하시고
간단히 설명하자면 카 셰어링으로 스포티지를 5시간까지 타볼 수 있는데, 대여료는 무료고 주행 거리에 따른 기름값만 내면 되는 시스템입니다.
간단히 후기를 올려봅니다. (그린카 카페의 후기 이벤트에는 약간 검열된 버전을 올렸고 여기는 무검열 버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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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시승 이벤트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고, 부랴부랴 남은 시간에 예약을 했습니다. 토요일 오전 6시부터 8시 반까지가 비어있길래 이른 시간이지만 새 차를 타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시승 해보려고 토요일 아침 5시 반에 일어나다니 점점 진성 차덕이 되어가는 느낌이군요.
새벽같이 일어나 그린존으로 가보니 하얀색 스포티지가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뒷 창문에 붙은 연비를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 2.0 디젤 2WD모델이고, 안에 들어가서 옵션을 보니 프레스티지 모델(2,518만원)에 운전석 통풍 시트 + 전자식 룸미러 (44만원)을 붙인 모델이었습니다. (전체 가격 2,562만원)
비가 와서 그 자리에서는 사진을 찍지 못하고, 일단 차를 끌고 나와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잠시 대놓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63E8538562ADE8114)
의도하진 않았지만 바로 옆에 같은 색의 구형 모델이 있어서 비교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신형이 더 볼륨감 있게 커진 느낌이네요. 역시 비교해보니 역변했다는게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K5처럼 이전 세대의 디자인과 비슷한 느낌으로 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108CA33562ADE920A)
측전방에서 본 모습. 휠은 17인치가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2375F3B562ADE9F04)
뒷모습은 K9을 연상시키네요. 역시 전 세대의 우아한 곡선에 비하면 후집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513C135562ADEBD0C)
2500만원이 넘는 것을 생각하면 옵션은 좀 부족한 느낌입니다. 열선 스티어링, 통풍시트가 장착된 것은 좋았지만 너무 기본형인 오디오나 수동 에어컨 등은 좀 실망스러운 부분이네요. 특히 수동 에어컨 대문인지 센터페시아가 디자인적으로 너무 휑 해 보이는게 좀 아쉬운 부분.
전 세대 모델이 2500~2600만원 정도의 가격에 적당한 옵션에 4륜 구동까지 달 수 있었던걸 생각하면 값이 많이 오르긴 했습니다.
TPMS 등 이전에 없던게 들어간 것도 많지만요.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45A2934562ADECD09)
계기판은 정보 표시도 많이 되고 깔끔했습니다.
운전석에서 본 시야는 역시 좋지 않았습니다. 요즘 현기차답게 앞 윈도우가 가파르게 누워있는데, i30처럼 윈도우가 위쪽까지 크게 있는 것도 아니라서 위쪽 시야가 그렇게 좋은 느낌은 아닙니다. 운전하다보면 익숙해지긴 하지만요.
코너링때 왼쪽 앞 시야도 A필러에 많이 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31B093A562ADEE41D)
윈도우는 운전석 DOWN만 오토입니다. 훨씬 저렴한 i30에도 운전석의 UP/DOWN이 모두 오토인 걸 생각하면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7774337562ADF1934)
공간은 본넷이 길고 후륜 기반인 x1에 비교하면 상당히 여유롭습니다. 제가 운전석을 좀 앞으로 당겨놓고 운전하는 편이긴 하지만, 뒤에 앉았을 때 레그룸에 이 정도의 여유 공간이 있었습니다. (제 키는 173입니다)
등받이도 뒤로 많이 젖혀져서 편했구요.
트렁크 공간 역시 충분한 느낌이었습니다.
인테리어 품질은 특별히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이었고,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들은 오디오 음질도 무난한 느낌이었습니다.
스위치의 조작감은 i30에 비해서 꽤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깜빡이를 살짝 움직여서 세번 깜빡거리는 기능을 사용할 때, i30는 조작감이 흐릿해서 이게 제대로 된건지 감각적으로는 알기 힘든데, 스포티지는 딸깍 하는 느낌으로 피드백을 명확하게 주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상이 첫 구경 느낌이었고, 이후는 두시간 정도 운전하면서 느낀 후기입니다.
일단 저를 처음으로 당황시킨 것은 브레이크 조작이었습니다. 브레이크 페달을 조금 깊게 밟은 뒤, 발을 떼고 엑셀 페달로 옮기는데 어? 뭔가가 발등에 걸립니다! 다행히 주행중이 아니라 주차장에서 나가려는 중이라서 별 일은 없었지만 페달 조작은 안전에 관계된 문제다 보니 좀 시껍했습니다.
보니까 브레이크 페달을 발 끝으로 밟지 않고 발의 중간쯤으로 밟으면 위쪽의 구조물에 발등이 닿게 되어있더군요.
브레이크를 발 끝으로 밟으면 되지만 이 경우 더 깊이 있는 엑셀 페달로 발을 옮길 때 발의 움직임이 많아집니다. 다행히 페달의 왼쪽에만 그런 구조물이 있어서, 오른쪽 절반 정도를 밟으니까 해결되었습니다. 익숙해지니 크게 불편하진 않았지만, 자세에 다라 페달을 밟을때 뭐가 걸리는건 좀 수준 이하의 문제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투싼도 이런지 궁금하네요. 아무튼 이것 때문에라도 이 차는 절대 못사겠군 하고 첫 인상이 망가졌습니다.
x1은 물론이고 i30에서도 느끼지 못한 불편함이라 당황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
승차감은 꽤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옛날 물침대 차들처럼 출렁거리는 건 아니지만 충격을 꽤 걸러주는 셋팅입니다.
편하게 탈 수 있는 반면, 전고도 높다 보니 차가 바닥에 딱 붙어서 간다는 안정감은 느껴지지 않고, 부드럽게 부유하듯이 나아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워낙 승차감이 단단한 차들만 타서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타다 보니 약간 울럼거림이 느껴졌는데, 이게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미묘하게 출렁거리는 것 때문인지, 아니면 가시지 않은 새차 냄새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코너링이나 고속 주행에서 불안감이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파워 트레인은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일단 스포츠 모드가 들어간 점이 좋았고, 엔진도 기본적으로 힘이 좋아서 밟으면 시원하게 나가 주더군요. 폭발적인 가속 느낌은 아니고 꾸준히 밀어주는 느낌 정도입니다. 2.0이 이정도면 1.7 엔진으로도 답답함은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주행중 갑자기 엑셀을 깊게 밟아서 가속을 해도, 터보랙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바로 튀어가나는 데다가 그 때의 엔진음도 디젤 치고는 상당히 깊고 부드러운 느낌이었습니다. 고음의 에엥~ 소리가 아니라 약간 낮게 깔리는 듯한 부웅~ 느낌입니다.
정숙성도 디젤 치고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엔진음 유입과 진동이 없더군요. 현대기아가 이정도 수준으로 만드는데 지프 레니게이드는 진동이 그정도로 들어온단 말인가...? 하고 새삼 다시 놀랐습니다. x1보다는 훨씬 조용하고, i30 가솔린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ISG가 달린 차도 처음 경험해봤는데, (없이도 충분히 조용하지만) 정차 중에 고요한 상태를 만들어 주는게 좋더군요.
다만 시동이 꺼질 때의 진동이 약간 거슬리고, 열선을 쓰기 때문인지 브레이크를 밟고 있어도 맘대로 시동이 다시 걸릴 때가 있어 조건이 좀 직관적이지 않았습니다.
차가 조용하고 안정감이 있는 편이라 그런지 속도감도 잘 느껴지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강변북로에서 신경을 쓰고 있지 않으면 어느새 80km/h를 넘겨서 속도를 줄여야 할 때가 많았습니다.
항상 비판받는 전자식 스티어링 휠인 MDPS.. 는 뭐라 말로 하긴 힘들지만 약간 이질감이 느껴지긴 했습니다. 현대기아 MDPS 사이에서도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저는 익숙해서인지 몰라도 지금 몰고 있는 i30가 조금 더 느낌이 나았던 것 같습니다.
단 익숙해지면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아반떼 MD 몰아보고 느꼈던 흐리멍텅함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핸들 무게를 조절하는 플렉스 스티어링 기능은 없는 것 같은데, 기본적인 핸들 무게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적당해서 아쉽지는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공간 멃고, 실용적이고, 적당히 잘 나가고, 무난하게 잘 만든차. 이긴 한데 우와 갖고싶다! 하는 매력은 없었고, 이정도는 되야 쓸만한지 하는 옵션만 넣어도 2500이 넘어가니 대안으로 생각할 거리가 좀 있는 것 같긴 합니다.
무엇보다... 디자인이 이모양이니 설령 고려한다 해도 투싼을 보지 스포티지는 안보겠지요... =_=
그리고 인체공학적으로 좀 문제가 있어보이는 페달 발 공간의 구조물도 꺼림직하구요.
아무튼 그린카 덕분에 즐거운 경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