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다 갔으니 문화생활을 정리 기록해 봅시다.


- 여자12악방 내한

중국의 퓨전 전통 음악 밴드(?)인 여자12악방의 내한 공연.
관심은 있지만 티켓 값이 비싼데다가 평일 공연이라 어떨까... 하고 있었는데 운 좋게 티켓을 싼 값에 구입하게 되서 가게 됐다.
그런데 전날 공연을 본 사람이 아주 실망이었다는 평을 올려서 허걱...하고 기대치를 낮췄었는데 자리가 좋아서 그런지 기대 이상으로 즐겁게 보고 왔다. 공연이 약간 짧은 게 아쉽긴 했지만.

가장 인상적인 곡은 숨겨진(?) 13번째 멤버가 나와서 함께 한 Loulan Girl이라는 곡인데... 이 13번째 멤버의 악기인 '두시엔친' 이란 악기가 정말 특이했다. 오로지 하나의 현을 튕긴 뒤 장력을 조절해서 다양한 소리를 내는데... 그냥 동영상을 보자.



저 악기 소리를 좀 더 듣고 싶었는데 비밀무기라 그런지 한 번만 나와서 조금 아쉬웠다.


- 호우시절

허진호 감독님의 신작... 직전 두 영화 (행복, 외출)는 왠지 그리 내키지 않아 안봤는데, 이번 영화는 느낌이 좋아서 보게 됐다.
느낌대로 잔잔하니 좋은 영화였다..는 느낌. 엔딩도 잔잔하니 괜찮았다.
주 대사가 영어라서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사랑에서 소통이라는 것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생각해보고... 사람 A B C가 있는데 AB, BC, CA간에 각각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는 (그리고 나머지 한명은 못 알아듣는) 상황은 꽤 재미있었다.
정우성도 나이를 먹어서인지 편안한 이미지가 잘 어울리게 되어가는듯.


- 디스트릭트 9

회사에서 단체관람. 외계인 나온다는 것 말고는 아무 정보 없이 보러 갔는데...
맘소사 이 녀석들 외계인을 소재로 리얼리즘 영화를 찍었어!
다소 과격한 연출이 많았지만 아무튼 몰입해서 재미있게 봤다. 실랄하게 풍자적인 내용이 인상적.
결말이 열려있다고도 볼 수 있어 '디스트릭트 10 나오는거 아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지만 글쎄...


- Jazz and the City

KT에서 주최하는 자선 성격의 공연...인듯? 올해 초부터 꾸준히 하는 시리즈 공연인데 관람료가 무려 1,000원이다. 이런 좋은 공연이! 시설은 특별히 훌륭하진 않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하고도 남음이 있다. 공연에 몰입해서 보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25일 양능석 퀸텟 공연으로 봤는데, 내가 좋아하는 관악기가 트럼펫/색스폰으로 두 파트나 편성된 것도 좋았고,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탭퍼(탭댄스)가 올라와서 같이 공연을 했다는 것이다.
재즈+탭댄스 조합이니 내가 정말 좋아한느 Primary Skool의 'Step Under the Metro' 트랙이 연상되서 즐겁게 봤다. 근데 정말 노래 내내 전력질주하듯이 뛰어야 되서 보통 체력으로는 못할 직업인듯...


- 칸 국제광고제

작년에 보러 갔던 칸 국제광고제. 씨네큐브가 없어져서 올해는 안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한다!
역시 인상적인 광고가 많았는데 두개만 찾아서 올려본다.


Washington Lottery의 광고.
'모든 새들은 날아봐야 합니다'


인권 캠페인. You are powerful


- 시간 여행자의 아내

정말 좋아하던 소설! 이 책 2006년에 샀을 때 영화로 제작중이라고 띄지에 써있었는데 이제야 개봉... 게다가 거기에 써져있던 주연 배우도 아니다. 뭔가 사정이 많았던 모양.

아무튼 너무 좋아하던 소설이라 걱정이 많이 되면서도 보지 않을 수 없어 보러 갔는데,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다.
소설에서 내용들을 팍팍 쳐내면서도 중요한 뼈대들은 잘 남겨서 느낌을 잘 살린듯.
물론 이건 소설을 이미 보고서 본 내 감상이니 처음 보는 사람들은 어찌 느낄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결말은 역시 원작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큰 차이가 나는건 아니지만서도.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