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당근에서 쿨매를 발견해서 무선 이어폰을 QC 이어버드2로 변경했다.

 

원래 음질에 그리 민감한 편은 아니지만, 이어폰은 디지털 귀마개라는 역할이 있고 기능적으로도 특색이 있어서 재미가 있다보니 꽤나 많이 바꿔댔는데, 왠지 기억이 휘발되는게 아쉬워서 간단한 기록이라도 남겨볼까 한다.

 

대충 시간 순으로 쓰려고 했는데 정확하지는 않을듯 하다.

 

메인 이어폰

  • QCY T1
    • 나의 첫번째 TWS. 당시 2만원대 초반에 구매했는데, 지금은 더 싸면서 성능 좋은 이어폰이 많지만 당시에는 2만원 초반도 정말 말도 안되게 놀라운 가성비였다.
      TWS에 막연히 불신이 있으면서도 값이 싸니 한번 시험삼아 써봤는데 이렇게 편할수가! 너무 감동해서 주변에도 많이 권했던 기억. 무엇보다 설거지 같은 것 하면서 노래 들을때 폰을 주머니에 넣지 않고 주변에 팽개쳐놔도 되는 것이 너무 편했다.
      케이스에 뚜껑도 없고 통화품질은 망이었지만 그래도 음질도 들어줄만 했던 기억.

 

  • 소니 WF-1000XM3
    •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훌륭하다는 평가에 비싼 가격에도 과감하게 질러봤던 이어폰.
      노캔 성능도 음질도 꽤 만족하면서 썼던 기억이다.
      QC 이어버드를 사고서도 한참 방치하다가 WF-1000XM4를 사고 나서 당근으로 헐값에 매각했다.  (2021년 9월)

 

  • 보스 QC 이어버드
    • WF-1000XM3를 쓰던 중 노캔이 더 강하다는 에어팟 프로가 나와서 부러워하고 있었는데, 노캔이 더 센 이어폰이 나왔다! 라고 해서 질렀던 이어폰.
      케이스나 이어버드가 너무 투박하게 생겼고 기능도 별게 없었지만 과연 노캔 성능만은 명불허전! 매우 만족하면서 썼던 기억이다.
      WF-1000XM4를 사고 나서 당근으로 판매했다. (2021년 9월)

 

  • 소니 WF-1000XM4
    • 노캔과 음질 모두 기존 TWS의 차원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라고 호들갑 떨던 제품
      가격도 비싸고 QC 이어버드를 산지 얼마 되지도 않았던 터라 사지 말아야지.. 했는데, 방치해뒀던 WF-1000XM3를 들어보니 음질은 QC이어버드보다 WF-1000XM3가 더 내 취향인 것이 아닌가..!
      결국 유혹을 못 이기고 구입.
      음질은 정말 기존 무선 이어폰에서 느끼지 못했던 웅장함이 있달까? 정말 마음에 들었고
      노캔은 좋긴 했지만 QC이어버드만은 못한 느낌이었다. QC 이어버드는 그냥 기술력으로 다 캔슬시키는데, WF-1000XM4는 특수 개발한 이어팁으로 틀어막아야 QC 이어버드하고 비슷하게 막아준다는 느낌?
      그런데 착용감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귀가 아픔) 겨우 세달만에 방출했다. (2021년 12월)
      이 경험을 계기로 무선 이어폰은 음질보다는 착용감, 노캔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됨.

 

  • 젠하이저 CX Plus
    • WF-1000XM4가 귀를 너무 아프게 해서 힘들던 와중에, 공구로 싸게 떠서 질렀던 이어폰.
      MTWS2의 염가 버전이라는 느낌으로, 음질은 거의 동일하다는 평가였던 모델인데.. 음질은 WF-1000XM4처럼 감동적이진 않았지만 나쁘지 않았고, 다만 디자인이 너무 투박함 + 길에서 쓰기엔 노캔이 좀 별로여서 아쉬웠다.
      리버티 3 프로를 사면서 팔아버릴까 했으나, 중고가가 너무 떨어져서 그냥 회사에서 PC에 연결해두고 업무용으로 쓰는 중.
      이 이후로 이어폰은 새것이 아니라 중고로만 사려고 하는 중.

  • 앤커 리버티3 프로
    • 가성비가 좋게 나왔다고 해서 관심이 있던 이어폰이었는데, 정말 당근에서 말도 안되는 쿨매물을 발견해서 질러버렸다. 너무 쿨매여서 사고 나서도 이거 사기 아닌가 반쯤 의심할 정도였는데.. 결론적으로 완벽한 상태의 박스셋을 정가의 1/3 가격으로 구할 수 있었다.
      이 분은 신발같은걸 엄청나게 많이 파시는 업자같은 분이었는데 왜 이것만 이렇게 싸게 파고 있었는지 아직도 의문.
      이어폰은 노캔과 음질은 최상은 아니어도 수준급이었고, 만듦새는 최상급이었다.
      반년쯤 잘 쓰긴 했었는데, 이어폰이 케이스에 넣을때 한번에 잘 안들어간다던가 이어가드 고무가 자꾸 돌아간다던가 하는 소소하게 거슬리는 점이 있었다.
      반년쯤 쓰고 링크버즈s를 사면서 팔았는데 케이스에 기스까지 났었는데도 샀던 가격 그대로 팔 수 있었다.

 

  • 소니 링크버즈s
    • WF-1000XM4의 염가버전인데 성능 무난하고 무엇보다 착용감이 좋음! 이라고 해서 관심 가졌는데 당근에 완전 쿨매까지는 아니어도 괜찮은 가격에 올라와서 질러봄.
      노캔, 음질은 무난했고 무엇보다 착용감은 진짜 썼던 이어폰 중 최상이었다. 가볍고 오래 끼고 있어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음.
      그래서 이걸로 정착하..려고 했었는데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 진짜 무자비하게 끊겼다. 도저히 출퇴근길에 쓸 수가 없을 정도...
      결국 반년쯤 쓰다가 버즈2 프로를 사면서 회사 동료에게 산 가격의 절반정도에 팔았다.

 

  • 삼성 갤럭시 버즈2 프로
    • 링크버즈s의 연결성에 질려서, 그래 삼성 이어폰이니 삼성 폰하고는 잘 붙겠지! 하고 번개장터에서 쿨매를 찾아서 샀다.
      착용감은 링크버즈s에 비해 떨어지지만 끊김이 없어서 좋았고, 음질 노캔 다 무난히 만족스러웠으나...
      오래 쓰다보니 왜인지 노캔 성능이 점점 안좋아지는듯한 느낌이?
      길 가다가 어 노캔 꺼졌나? 하고 다시 확인하는 경우가 점점 늘었다. 그냥 착각인지 이어팁 같은데 노화가 있던건지 모르겠지만.
      또 다른 문제점으로 케이스가 매트한 우레탄 코팅 같은거였는데 그립감은 좋았으나 내구성이 최악이었다. 때가 타는 걸 넘어서 반년도 안되서 무슨 풍화된 것처럼 마모됐음.
      원래 이어폰 케이스를 절대 안쓰는데 이건 결국 사서 낄 수밖에 없었다.
      QC 이어버드 2로 넘어가서 조만간 처분할 듯 하다.

 

  • 보스 QC 이어버드 2
    • 버즈2 프로의 노캔에 불만이 느껴져서, 다시 현존 TWS 중 노캔 최강이라는 QC 이어버드2를 찾게 됐다.
      당근에 알림 걸어두고 관찰한 끝에 쿨매 발견! 바로 구매해서 들었는데
      오... 역시 노캔은 차원이 다르다. 귀를 틀어막는 느낌이 아닌데도 노캔을 켜는 순간 소음이 슈웅 하고 사라지는..
      음질도 불만 없는 수준이고, 단점이라면 케이스와 이어버드가 큰 것과 (그래도 QC 이어버드 1에 비하면 양반임) 처음 착용시 착용음이 크게 나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좀 괴로울 수 있을 듯.
      찾아봤더니 이 착용음이 무의미한건 아니고 반향을 측정해서 귀에 맞춰주는 장치인듯 한데.. 꼭 장착할때마다 해야 되나 싶긴 하다.
      아무튼 장착 편하고 노캔도 잘 되니.. 출퇴근길에 끊김만 없으면 오래 쓰지 않을까 생각중이다.

 

서브 이어폰

  • QCY T3
    • T1에 감동해서 T3도 질러봤는데, 터치 컨트롤로 볼륨 조절이 되는 등의 기능 강화가 있어서 첫 인상은 좋았지만 쓸수록 T1에 비해 뭔가 별로...
      착용감도 별로고 음질도 먼가 좀 별로고.
      서브 용도로 좀 쓰다가 팽개쳐뒀었고 나중에 t1과 함께 매각했다.

 

  • VAKNYO X200
    • 국내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중국 브랜드인데, 모 커뮤니티에서 추천글을 보고 관심이 동해서 구입.
      2만원대 초반이었는데, 특이한 점으로 케이스에 액정으로 배터리 퍼센트가 표시되고, 배터리 용량이 엄청 크다. 게다가 젠더 연결하면 보조 배터리 용도로도 쓸 수 있음.
      노캔 같은건 당연히 안되고 음질은 그냥 가격만큼... 배터리가 오래가고 배터리 용량이 표시되는 장점 때문에 TV에 연결시켜놓고 넷플릭스 볼 때 잘 썼었다. 요즘은 넷플릭스를 안봐서 방전 상태로 방치중...
      QCY보다 지명도가 더 낮으니 팔기도 애매하다.

 

  • 앤커 리버티 에어 2 프로
    • 원래 별로 관심이 없던 브랜드였는데, 원래 지원 안되던 LDAC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적용해줬다더라! 하는게 궁금하던 차, 당근에 쿨매가 떠서 구매.
      LDAC가 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음질이 매우 극적으로 좋지는 않았고.. 이것저것 설정하면서 갖고 놀기엔 괜찮았따.
      집에서 반년쯤 잘 쓰다가 당근으로 다시 팔았는데, 쿨매를 구한 덕분에 산 가격의 90%로 팔았다.

 

  • 샤오미 레드미 버즈3 프로
    • 저렴한 가격에 노캔과 멀티 포인트가 되서 궁금했던 제품인데, 국내 정발되고 나서도 후기를 찾아볼 수가 없어서 궁금했던 물건. 모 리퍼브 샵에서 중고 상품이 싸게 떠서 질러봤다.
      멀티포인트 연결은 잘 쓰면 편하긴 하지만, 두 기기에 동시에 연결하기 때문에 두 기기에서 동시에 소리가 날 때 어떤 식으로 작동할지가 기기에 따라 복불복인데, 이 기기는 전환도 빠르고 대체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음감용으로는 음질이 좀 아쉽고, 가끔씩 한쪽 이어버드 한쪽이 소리가 안나온다던가 하는 식의 멍청함이 있음.
      현재는 갤럭시 탭에 연결해서 서브로 사용 중. 사용 빈도는 매우 낮은데 지금 팔기엔 중고가도 바닥이라 그냥 써야 될듯...

 

  • QCY T13
    • 알리에서 이벤트로 8500원 정도에 팔길래 무지성으로 질렀음.
      현재는 노트북에 연결해두고 가끔 쓰고 있다. 성능 기대할건 없고 게임모드가 있는게 장점?
      그래도 이 가격에 이 성능이면 정말 놀라울 따름..

 

이렇게 정리해두니 대충 반년에 한번 정도씩 이어폰을 바꿔댄듯 한데, 새걸로 샀던 WF-1000XM3 - QC이어버즈 - WF-1000XM4 - CX Plus 구간에서는 지출이 꽤 컸고 그 이후에 중고로 쿨매 기다려서 산 이후로는 별로 지출이 없는 느낌이다.
존버해서 쿨매를 건지는 것이 최고다... 라는 결론.

Posted by 백승민

일단 목록만 적어두고 소감은 차후 작성


1/5 엔더스 게임

평이나 흥행은 그닥 좋지 않았던 모양이지만 난 꽤 재밌게 봤다. (원작은 안봤음)

속편도 나와주면 좋겠는데 어떨런지.


1/10 타잔

회사에서 단체관람. 보고싶은 영화에 투표한 뒤 투표자 수 비례로 추첨하는 방식인데 다 두명이 적은 이 영화가 당첨... ㅠㅠ

부분 부분은 독특하니 괜찮다 싶은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구성이 너무 별로였다. 기획력이 부족한듯.


1/11 사운드 오브 뮤직

LounG 유료 회원 가입 기념으로 만원에 볼 수 있길래... 게다가 좋아하는 박기영씨 출연이라 보러갔다.

전체적으로는 뭐 soso. 였지만 박기영씨 노래가 역시 시원시원하니 좋았다.

근데 대령님과 마리아의 댄스 장면은 꽤 중요한 장면이 아닌가 왜 생략했찌...


1/17~22 괌 여행

아내님과 겨울휴가로 다녀온 괌 여행.

역시나 부담 없이 오손도손 쉬기 좋은 곳이라는 걸 다시 실감했다.

스노클링 쇼핑 관광 식도락... 어느 하나 빼어난 정도는 아니지만 크게 빠지지도 않고.

큐브를 렌트해서 운전한게 즐거웠는데 그건 시승기로 이미 썼고...

멀리 나가서 하는 스노클링은 여전히 감동적이었다. 또 가고 싶다.


2/2 겨울왕국

소문의 겨울왕국... 뭐 그냥 렛잇고 장면 하나만으로도 볼 가치는 있었다 싶음.

두번 볼 정도는 아니었지만


2/9 맨 오브 라만차

내가 유일하게 팬질하는 뮤지컬. 다시 봐도 역시나 감동적이었다.

다만 중간의 좀 과격한 연출은 좀 더 은유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은 남긴 한다.


2/15~16 웨스틴 조선 발렌타인 패키지

2/23 유니버설 발레단 30주년 갈라

3/1 박수근 전시회

3/8~9 헤이리, 지지향


Posted by 백승민

2/17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 발레단)

다른 정보 없이 아내님이 재작년에 친구분과 보고 정말 좋았다고 한 것만 믿고 예매했는데...

현대적이 느낌으로 각색을 한 버전이라 깜짝 놀랐다.

좀 코믹한 부분도 많았고... 그런데 좀 불친절한 면도 많고 해서 딱히 내 취향은 아니었다.

다만 부분 부분의 연출 (무대장치나 소품 사용, 안무 등)에서 감탄한 부분은 있었다.

보다 보니 유니버설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다시 한번 보고 싶어졌음.


3/9 백조의 호수 (유니버설 발레단)

올해는 어쩌다보니 발레 공연 풍년. 유니버설 발레단에서 공연 4개 묶음 시즌 패키지를 샀는데, 국립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러 갔더니 인터미션중에 라 바야데르를 싸게 팔길래 그것도 충동구매. 해서 최소 6개의 발레 공연을 보게 생겼다.


아무튼 그렇게 보러 간 백조의 호수... 왠지 고전 발레의 대명사인데다가 항상 나오는 이미지도 어두운 호수가에서 튀튀를 입은  무용수들이 군무를 추는 이미지다보니, 좀 지루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던게 사실.

그런데 실제로 보고서는 깜짝 놀랐다. 이렇게 화려하고 신나는 발레였다니! 전체 무대 구성이 궁전 / 호수 / 궁전 / 호수 이렇게 바뀌는데, 궁전에서는 화려하고 신나는 무용이, 호수에서는 조용하고 우아한 무용이 나와서 대비 효과도 좋았다.


아무래도 군무도 많고 스케일이 크다 보니 라 바야데르와 비교하게 되는데, 라 바야데르는 인물간의 스토리와 감정선이 잘 살아있어서 드라마적인 재미가 더 좋았던 반면 주인공들에게 딱 이거다 싶은 안무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백조의 호수는 스토리는 좀 단조로운 반면 (스토리와 무관한 축하공연 비중이 너무 크다... 물론 눈이 즐거웠으니 만족스러웠지만) 1막 2장(이던가)에서 왕자와 오데트가 추는 춤이 정말... 아... 정말 숨을 죽이고 본다는 표현 그대로일 정도로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유니버설 발레단은 대체로 복장, 무대, 연출이 화려해서 (유투브에서 외국 공연을 찾아봐도 이정도로 화려한 건 없는 것 같다) 보는 즐거움이 있어 딱 취향에 맞는다. 마지막 싸움과 악마가 쓰러질때 연출은 조금 유치한 감도 없지않아 있긴 했지만(...)

올해는 없지만 국립 발레단에서도 백조의 호수를 하면 꼭 보러 가고 싶다. 느낌이 어떻게 다를지..


남여 주인공 (이승현/김채리) 다 신예 무용수라 해서 조금 걱정했는데 충분히 좋았다. 왕자의 연기가 조금 뻣뻣한 느낌이긴 했는데 무용의 기량만큼은 정말 대단하다 싶어서 납득을 했고... (연속 점프에서는 정말 발이 땅에 안닿고 날아다니는 느낌) 좀 더 경험이 쌓이면 더 훌륭해지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4/14 라 바야데르 (국립 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보러 갔다가 인터미션 시간에 특별 할인 판매한대서 충동구매한 티켓. 워낙 좋아하는 레파토리이다보니..

유니버설 발레단 버전만 두번을 봐서 국립 발레단은 어떤가 궁금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본거라 딱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양쪽 다 괜찮았다는 느낌. 다만 복식같은 부분은 역시 유니버설쪽이 조금 더 화려하니 예쁘긴 했던 것 같다.

솔로르의 독무를 보면서 백조의 호수때 이승현씨가 새삼 대단했다는 걸 실감했고 (무조건 높이 뛴다고 좋은건 아니긴 하겠지만...), 니키아보다는 감자티 공주의 춤이 더 인상적이었다. 기량 때문인지 컨디션 때문인지... (니키아/솔로르/감자티=이은원/김기완/박슬기) 근데 극중 캐릭터도 감자티가 더 매력적이지 않나 싶다. 라이벌을 암살하면서까지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무서운 여자...

마지막 장의 군무는 다시 봐도 압도적이었다 과연.

라 바야데르와 백조의 호수는 할 때마다 계속 보러갈 의향이 있음!


4/19 레미제라블 (뮤지컬)

민이형께서 티켓을 주셔서 아무 생각 없었는데 (영화도 안봤음) 보러 가게 된 뮤지컬!

음... 근데 내용이나 뮤지컬로서나 딱 내 취향은 아니었다. 일단 내용이.. 원작을 줄여놓다보니 좀 뜬금없는 전개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고 (영화에서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전체적인 감성 면에서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는 느낌.

무엇보다 장발장 맨날 자수하겠다 말로만 그래놓고 결국 뻔질나게 도망만 친거 아닌가 -_-; 자베르만 불쌍하다는 느낌인데...


그리고 뮤지컬로서는, 굳이 이렇게 모든 대사를 노래처럼 처리할 필요가 있었나 싶었다. 노래 '처럼' 이라는 표현을 쓴건 딱히 아름답게 들리지도 않았기 때문. 전달력도 별로고 감정표현도 별로고.. 그냥 맨 오브 라만차처럼 연기하다가 중요한 부분에서 인상적인 노래가 나오는게 더 좋은듯.


다만 무대장치나 연출은 꽤 좋았고 (특히 자베르의 최후 연출은 멋있었다) 장발장도 유일하게 편애하는 뮤지컬 배우이신 정성화씨여서 노래하시는게 멋있었다. 노래 자체는 딱히 인상적인 테마가 없었지만... ㅠㅠ


4/21 워커힐 벚꽃 구경

올해도 홍릉 수목원으로 벚꽃 구경을 갔..으면 좋았겠지만 시간이 안났던 관계로 잠깐 짬을 내서 워커힐로 벚꽃 구경. 집에서 가깝다보니 잠깐 차 세우고 30분 정도 산책하면서 벚꽃 구경하기는 좋았다. 다만 주차비가 들긴 했지만...


4/27 동구릉

그냥 한적하게 산책 갈 곳 없나 싶어서 알아보다가 추천받은 곳.

그야말로 동쪽에 있는 9개의 왕릉이다. 릉 말고는 별거 없지만 나무가 많아서 산책하니 괜찮고, 잔디밭도 많아서 돗자리 깔고 도시락 먹기도 좋았다. 다만 주차장은 조금 빡빡하니 주의.


5/12 발레 심청 (유니버설 발레단)

역시나 시즌 패키지에 포함된 공연. 몇년 전에 유니버설 발레단의 발레 춘향을 즐겁게 봐서 나름 기대를 하고 봤다.

중간에 용궁 장면이 생각보다 훨씬 화려하게 (그리고 한국적인 느낌과 무관하게?) 표현된게 놀랍고도 재밌었고, 심청이 배 타고 갈 때 뱃사공들의 춤사위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남자 무용수들만의 파워풀한 느낌이!

그리고 마지막에 심청과 심봉사의 재회 장면도 생각보다 훨씬 감동적이라 스스로도 좀 놀랐다. 진부한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아무튼 좋았고 기회 되면 다시 보러 가고 싶은 공연. 내년에는 춘향도 다시 했으면!

심청 : 김나은


5/17-18 가족 여행

부모님, 누나들과 미연씨와 함께 간 여행.

연휴 중 첫날에 출발해서 그런지 고속도로가 정말 지옥같이 막혔다... 운전을 하다하다 브레이크를 너무 밟아서 무릎에 무리가 오기는 처음. (오토 홀딩 기능이 부러웠다 ㅠㅠ)

아무튼 일정을 대폭 조절해서 그냥 펜션에서 맛있는 것 먹고 쉬고, 둘째날은 허브나라농원으로.

근데 여기도 사람이 무지 많아서... 들어갈 때 나올때 다 차들이 줄을 서있었다. 흑흑.

다행히 안에 들어가서는 그렇게 괴로울 정도로 사람이 많은건 아니었음. 뭐 어쨌거나 고생스럽기도 했지만 즐거웠습니다!


5/27 아이언맨3

미적대다가 내리기 전에 간신히 본 아이언맨3. 볼거리 많고 재밌었지만 마지막 전투에서는 좀 ??? 스러운 느낌도 많이 있었다. 위기 설정에 개연성이 없어서... 뭐 그런건 그냥 묻어두고 갑시다~ 의 느낌이겠지만. 뭐 아무튼 즐거웠음.


5/31 조용필 19집 콘서트 Hello

자세한건 별도 포스팅


6/15 맨 오브 스틸

많이 까이기도 한 것 같은데 나는 뭐 괜찮았음!

다만 마지막에 이렇게 도시를 뿌셔대는데 이걸 보고도 '슈퍼맨이 우리를 구해줬어..'이러는 지구인들 참 맘도 좋구나 생각하긴 했지만...

이것도 그렇고 퍼시픽림도 그렇고 도시를 뿌시는 걸 보며 '신난다~'하는 느낌보다 현실적인 걱정부터 드는 걸 보니 나이를 먹었나 싶은 생각도 든다.


6/16 불독맨션 콘서트

고마운 분께 티켓을 선물받아서 다녀온 공연. 불독맨션 컴백도 정말 기뻤는데, 음악이 여전히 신나서 더 좋았고, 그 순간을 (원래는 불독맨션을 모르던) 아내님과 함께해서 더 좋았음!

다만 공연이 앵콜 포함 1시간 40분 정도로 짧았는데 이거 왠지 불독맨션도 관객들도 다 10년동안 나이를 먹어서 이제 이정도가 적당한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재밌었다. (실제로 나에게는 그 정도가 적당했음)


7/7 오네긴 (유니버설 발레단)

역시나 시즌 패키지 포함.

몇년 전에 봤었을 때는 큰 인상이 없어서 어떨려나~ 하고 보러 갔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특히 마지막장에서 주인공들 캐릭터의 변화와 감정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오네긴은 정말 오만하기 짝이 없는 젊은이 (너무 딱딱한? 캐릭터라서 난 첨에는 무용수가 감정 연기를 못하는 줄 알았다...)에서 피폐해진 중년으로, 타티아나는 순박하고 철 없는 시골 처녀에서 고풍스러운 귀부인으로 싹 변신을 해버린 것! 거기에 마지막장에서의 파드되에는 소용돌이치는 온갖 감정이 안무와 표정에서 너무나 잘 나타나서... 아아 정말 감탄할 수밖에 없는 연기였다. 다음에도 꼭 다시 보고 싶다.

타티아나 : 강미선, 오네긴 : 이현준


7/14 퍼시픽림

뭐 이건 봐줘야지! 싶어서 보러갔다. 음... 난 그냥 so so. 몇가지 확실히 괜찮은 지점이 있긴 했는데, 반대로 아쉬운 부분도 많았고...

아쉬운 점은 두가지인데, 일단 처음에 주인공과 형이 싸우다가 -스포일러 방지- 하는 장면 이후 그만큼의 임팩트를 준 장면이 없었다는 것. 그리고 너무 비오고 바다인 배경이라서 장면 장면의 디테일을 잘 느낄 수가 없었다는 것.

내가 너무 작은 상영관에서 봐서 전투 장면의 임팩트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나저나 명동 눈스퀘어에 있는 CGV는 의자를 어떻게 만든건지 앉고 나서 5분도 안되서 허리가 작살나는 줄 알았다 그러고보니 옛날에 울버린때도 그랬는데 걍 내 컨디션 문제인줄 알았더만... 나랑 의자가 안맞는듯.


7/20-27 파리 여행

아내님이 가고 싶어하시던 파리 여행 드디어! 댕겨왔다. 게임 일정과도 엮여서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결국은 잘 댕겨와서 다행이고...

사실 별로 유럽 여행같은 것에 대한 로망도 없고 해서 음 뭐 가면 가지 뭐~ 정도로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감탄하고 돌아왔다. 정말 유물과 미술품들이 너무 밀집되어 있어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도시랄까... 일주일동안 파리에 있었는데 그래도 한참 모자랐던 느낌. 나중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8/4 사천가

이자람씨의 사천가 이번 기회에야말로! 싶어서 본 공연.

재밌었지만 내용 면에서 억척가에 비해서는 약간 아쉽긴 했다. 그래도 좋았음.


8/15 무라카미 다카시전 : 슈퍼플랫 원더랜드

재밌어보여서 적어뒀다가 즉석 데이트로 간 전시. 일단 입장료가 5,000원으로 싸서 좋았고. 그림만 있는게 아니라 입체 조형도 많아서 좋았고...

전시 규모는 작았지만 영상 상영물이 한시간 가량 되서 그것만 봐도 충분히 입장료 이상의 즐거움은 느낄 수 있었다. (꼭! 챙겨보세요)

그러고보니 갤러피 페이크에서 일본 오타쿠 문화를 기반으로 예술 하는 작가를 비판하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그거 모델이 무라카미 다카시였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8/16 세미원

비록 연꽃 피크철은 지났지만 그래도 가보자~ 싶어서 갔던 세미원.

아직 조금이지만 연꽃이 남아있어서 좋았고, 이전에 갔던 시흥 관곡지 연꽃 테마파크에 비해서 훨씬 잘 꾸며져 있어서 연꽃이 많지 않아도 크게 아쉽지 않았다. 다리를 건너서 바로 두물머리까지 가볼 수 있는 것도 좋았고.

입구 근처 카페에서 연잎 아이스크림과 오디 슬러시를 마셨는데 둘다 시원하고 맛있어서 이것도 만족스러웠다.


8/23~24 휘닉스 파크, 블루 캐니언

클라이언트팀 워크샵으로. 휘닉스 파크는 시설이 좀 많이 낡았다.. 싶긴 했지만 뭐 남자들끼리 워크샵 가서 분위기 따질 것도 아니니 별로 상관 없었고 (소셜 커머스에서 찾아보니 그만큼 싸긴 하더라), 워터파크인 블루 캐니언은 사이즈가 아담했다. 아이들 데리고 오면 괜찮을듯. 그래도 뭐 그럭저럭 있을건 다 있어서 즐거웠다. 겨우 두시간 놀았는데 다들 지쳐서 ㅠㅠ 나이를 실감...


8/25 알폰스 무하전

전시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이었다. 볼게 많아서 좋긴 했는데... 그림을 좀 너무 과보호해서 관람에 불편을 주는건 좀 그랬다. 어느 정도냐 하면 이미 유리가 덮혀 있는 액자 앞 50cm 정도에 줄을 쳐놓고 그걸 넘어가면 옆에서 지키고 있는 사람이 나오라고 함. 근데 조명이 밝지도 않아서 가까이 보지 않으면 디테일이 잘 안보이는 그림도 있고...

얼마 전 파리 오르셰 미술관에서 고흐 작품같은걸 막 방치하듯이 전시해놓은걸 보고 충격먹은 뒤라 더 그렇게 느꼈을지도.

아무튼 그림은 좋았다.


8/31~9/1 웨스틴 조선 호텔 패키지, 북악 스카이웨이

웨스틴 조선에서 일찍 얼리버드로 예약하면 저렴한 가격에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혜택을 주는 패키지가 있길래 여름의 마지막 휴가인 셈 치고 쉬러 다녀옴. 음식은 괜찮았는데... 롯데호텔에 비하면 런치 티타임이 좀 썰렁하긴 했다. 대체로 롯데호텔과 비슷한 급이라는 느낌.

둘째날은 체크아웃하고 나서 그냥 들어오기 아쉬워서 북악 스카이웨이로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위에는 별거 없이 그냥 서울 경치 구경하기 좋았고... 올라가는 길에서 운전하는게 좀 재밌었던 느낌.


9/6 드래곤볼 : 신들의 전쟁

회사 단체관람. 볼게 워낙 없기도 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지지해서...

보게 되었는데 아무튼 대체로 실망이었다 ㅠㅠ 퀄리티 자체도 너무 돈 아낀 흔적이 나고, 올드 팬들..을 위하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추억을 파괴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9/13 러시아워 콘서트 : 실크로드 음악여행

평일 저녁에 저렴하고 짧은, 부담없는 공연을 즐기는 시리즈인 러시아워 콘서트. 아시아 애스닉 음악을 테마로 두 팀 (어쿠스틱 월드, 수리수리 마하수리)의 합동 공연이었는데, 두 팀 다 모르지만 궁금해서 예매해봤다.

결론적으로 한시간 정도의 공연이라 부담 없어 좋았고, 두 팀 다 좋았다. 따지자면 수리수리 마하수리가 더 강렬했다.

벅스에 앨범이 있으니 들어봐도 좋을듯.


9/19 63빌딩, 한강 유람선

추석 맞이로 부모님, 누나들과 함께 가족 나들일르 다녀왔다.

부모님과 작은누나가 63빌딩을 안가봤다길래 서울구경을 테마로. 추석 기념이라 그런지 주차비가 완전 무료인건 좋았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무지하게 많았다. 63빌딩의 수족관, 전망대, 왁스 뮤지엄이야 뭐... 그냥 가볍게 볼만하다 정도? 딱히 강한 인상은 없고. 유람선도 탔는데 시간 맞춰서 반포대교에 딱 가서 무지개 분수를 구경해서 좋았다.

아무튼 친척 스트레스 없이 가족끼리 나들이한 추석이라 좋았음.


9/27~29 태안 여행

태안에 (일본 돗토리 사구처럼) 사구가 있다는 소식에 가본 여행.

금요일 저녁에 내려가서 일요일 오전에 올라오는 짤막한 일정이었지만 기분 전환도 되고 즐거웠다.

태안 신두리 사구는 관리가 그렇게 잘 되는 편은 아니라 풀뿌리 같은게 좀 있어서 아쉬웠지만... 한적하니 좋았다. 무엇보다 정말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스르륵 빠지는 느낌과 바람에 의해서 물결무늬 같은게 모래 위에 생기는게 재밌었음.


10/6 라이프 사진전

그냥 소셜커머스에서 예매했는데, LIFE라는게 테마의 이름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잡지의 제목이라는 걸 가보고서야 알았다.

역사적인 순간들, 유명인들을 찍은 사진도 좋았고... 그냥 잔잔하니 좋은 사진도 많았고. 아무튼 대체로 기대보다 더 괜찮았던 전시.


10/20 그래비티

스크린 큰데서 보고는 싶은데 3D로는 보기 싫고... 해서 알아보다가 멀긴 해도 영등포 CGV에 스타리움관이라고 화면 큰 2D 전용 상영관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 보러갔다.

내용도 괜찮았지만 역시 우주의 감각을 전하는 데서 감탄. 특히 사운드 처리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10/27 디스 이즈 모던 (유니버설 발레단)

역시 발레 패키지에 포함된 공연.

그렇게 나쁘진 않았지만 난 역시 클래식 발레가 좋다 ㅠㅠ 좀 난해해서 지루했음.


11/1~3 부산 여행

결혼 후 첫 부산 여행~ 아내님의 외가쪽이 부산이라 이 참에 처음 찾아뵙고 인사도 드렸다.

숙소는 토요코인으로 했는데 저렴하고 깔끔하니 좋았다. (특별히 숙소에서 쉬는 여행이 아니라면 역시 간소한 것이 좋다 싶다)

금요일 저녁에 내려가서 일요일에 올라오는 일정이라 너무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맛있는 거나 먹자 하고 갔는데.. 이런 것도 괜찮다 싶었다. 특히 11월 4일이 아내님에게 프로포즈한 기념일이고, 마침 현대카드 고메위크 부산 행사가 겹치길래 롯데호텔 모모야마를 예약해서 이용했는데, 정말 훌륭한 저녁 만찬이라 즐거웠다.


11/9 덕수궁

단풍 구경은 하고 싶은데 멀리 가기는 좀 부담스러워서 덕수궁으로.

조촐하지만 기분 전환하기 좋은 나들이였다.


12/29 호두까기 인형 (유니버설 발레단)

5년 전 겨울에 문득 발레를 보러 가도 재밌겠다고 생각한게 최초의 (자의에 의한) 발레 관람이었다. 그 전 해에 들은 공연예술의 이해 과목이 영향을 줬을지도.

아무튼 국립 발레단 공연으로 봤는데, 전체적으로는 기대보다 별로였다. 무엇보다 앞쪽을 구성하는 춤들이... 아주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아주 재밌거나 화려한 것도 아닌 무언가 어정쩡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지금 보면 어떨런지)

그렇지만 마지막 하일라이트 부분만은 아주 멋졌기 때문에 그 이후로도 발레를 꾸준히 보게 된 것인데, 아무튼 5년만에 다시 호두까기 인형을 보게 됐다. 단 이번에는 유니버설 발레단 버전으로.

유니버설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 더 화려하단 얘기는 많이 들었었지만 항상 이 공연만은 왜인지 (별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하는 바람에 보지 않았는데, 올해 본 바로는 1층 앞쪽이면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단 경험상 2층 앞열은 난간때문에 시야가 개판이다...)

아무튼 공연 자체는 아주 화려하고, 재밌었다. 복장도 아름답고 깨알같이 재밌는 연출도 많았고, 무엇보다 무대 장치가 아주 화려해서... 이래서 매번 이 공연장에서만 하는건가? 하고 이해가 가기도 했다.

호두까기 인형은 매년 하는 공연이다보니 원한다면 내년에도 또 볼 수 있겠군, 하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Posted by 백승민

콘서트 얘기 이전에 개인적인 썰이 많습니다. 공연 보실 분들은 스포일링 주의..


작년 3월쯤? 이었을 것 같습니다. 무슨 계기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엔하위키에서 조용필 항목을 검색해봤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는 조용필... 잘 몰랐죠. '이거 조용필 노래지!'하고 딱 생각나는건.. 모나리자, 서울 서울 서울... 그정도? 그나마도 서울 서울 서울은 후렴구 말고는 잘 몰랐구요. 그리고 단발머리를 015B 리메이크 버전으로 아는 정도.

그냥 조용필이 최고라니까 왕년에 잘 나가셨겠거니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엔하위키를 보니 (링크) 뭔가 장난이 아닌게 대단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길래 그러나 하고 한번 호기심에 노래를 들어봤습니다. 만만한게 베스트 앨범이니까 일단

http://music.bugs.co.kr/album/8013963

이 앨범을 들어봤죠.


근데 어... 노래가 좋고 아니고를 떠나서 '어라? 이 노래도 조용필?' 싶은 노래들이 정말 많더군요. 처음 듣는 노래도 정말 좋다 싶은게 많았고... 그러다가 조용필 40주년 콘서트 앨범을 듣고 나서는 정말 조용필의 팬이 되었습니다.

(이 시점부터 저는 존경을 담아 조용필 선생님이라 부르고 있는데.. 너무 기니까 조용필님이라고 쓰겠습니다)


옛날에 나온 노래인데도 너무 세련된 락이라서 깜짝 놀란 곡들도 있고.. 가사가 너무 절절해서 듣다가 눈물흘린 곡도 있고. 목소리의 호소력때문에 가슴이 찡한 노래도 있고. 음... 근데 뭐 어디가 좋다 표현해봤자 그닥 의미는 없는 것 같네요 아무튼 이 세계를 왜 이제야 알았지 싶을 정도로 짱이었습니다.


제가 2009년에 첫 차를 사기 전에는 자동차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어서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그냥 다 '차'일 뿐이었는데... 차덕질을 시작하고 나서야 길을 지나는 차들에게 얼마나 많이 읽어낼 재미들이 있는지 알게 되었죠. 마찬가지로 조용필님을 모를때는 그냥 흘러간 가수일 뿐이었는데... 조용필님을 알고나니 우와 여기에도 조용필 저기에도 조용필... 정말 한국에서 조용필님의 노래를 빼놓고 말하는게 말이 안되는구나 이런걸 많이 느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조용필의 열성팬이 되었습니다. 마침 그때가 결혼준비로 바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때라 정신적으로 많은 위안을 얻었습니다. 신혼여행 가는 비행기에서도 40주년 콘서트 앨범을 들었구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공연!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조용필 세대이실 어머니께 넌지시 여쭤보니 조용필 좋아한다, 그런데 공연비도 비싸다보니 딱히 같이 갈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서 (아버지는 공연은 잘 안즐기십니다) 콘서트 가본 적은 없다 하시더군요. 다음에 공연하면 꼭 같이 가야지... 하고 결심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에 들려온 '내년에 45주년 기념 콘서트 한다는듯!'이라는 소식에 가슴을 조리며 기다렸고, 드디어 열린 예매 날짜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예매 오픈 전날에 무심코 사이트에 들어가봤다가 멘붕! 예매가 벌써 열려있다?!?

확인해보니 어느새 예매 오픈 날짜가 이틀 당겨져 있더군요.. (제가 잘못 체크했나 싶었지만 검색해보니 예전 날짜로 공지 뜬 흔적이 나왔습니다.. 은근슬쩍 바뀌었던듯 ㅠㅠ) 부랴부랴 예매했지만 기대보다는 별로인 자리. 그래도 뭐 이정도면 괜찮지.. 하고 만족했다가, 며칠 뒤 뜬 2차 예매 오픈 공지를 발견! 이번에는 부랴부랴 예매해서 가운데 블럭 앞에서 9번째줄 자리를 점할 수 있었습니다. 후후


공연 예매때는 아직 조용필 19집 나온다는 소식만 있고 음원 공개가 되기 전이었는데... 음원 공개되고 예매했으면 예매전쟁이 두배쯤 치열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만에 하나라도 앨범이 실망스러우면 어쩌지 하고 조금 걱정도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멋진 앨범이라 더 좋았고, 그 앨범 발매 후 첫 공연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있던 공연 같습니다.


서론이 참 길었네요. 그래서 어제 어머니 감동적으로 공연 보고 온 후기입니다. 짤막하게 인상적이었던 포인트 위주로!


1. 역시나 공연장이 참 넓더군요. 사람도 정말 많았구요. 원래 큰 공연은 별로 안좋아하는 편인지라 이정도 규모는 10년쯤 전에 이승환 공연 갔던 이후로 오랜만이었습니다.


2. 당연히 사람도 무지하게 많았습니다... 생각보다 남녀노소 다양했는데 역시 여사님 비중이 높긴 했습니다.


3. 무대 가까운 제일 좋은 자리...지만 플라스틱 간의 의자. 뭐 이런데서 하는 공연이면 감수해야겠죠.. 앞좌석과의 단차도 당연히 없었지만 무대가 좀 높고 해서 시야는 괜찮았습니다.


4. 역시나 팬클럽 파워가 엄청나더군요... 근데 팬클럽끼리만 똘똘 뭉치는게 아니라 응원도구를 쫙 뿌리는 식.. 일반 팬들도 워낙 많아서겠죠 아마? 보기 나쁘진 않았습니다. 근데 응원 도구중에 응원 문구 써진 인쇄용지가 있었는데 이건 좀 에러인듯... 머리 위로 들면 뒷사람 시야를 너무 가려서 민폐.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쓰진 않았지만요


5. 앞자리에 나이드신 부부가 오셨는데 남편분이 억지로 끌려오신 티가 너무 역력... 그 외에도 주변에 재미없어하는 남자들이 꽤 있었습니다. 뭐 다른 팬들이 워낙 열광적이라 딱히 분위기가 망쳐진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 비싼표를 주고 팬 아닌 사람을 끌고오다니.. 싶어서 조금 아깝더군요.


6. 공연은 5~10분쯤 늦게 시작했습니다. 공연 규모를 생각하면 뭐 양호하죠


7. Hello를 간략버전으로 부르며 등장하신 조용필님! 무대에는 LED(겠죠 아마?) 패널을 많이 깔았는데.. 이 패널이 공연에 따라서 좌우로 슬라이딩되서 무대 구성이 달라집니다. 아.. 멋져요. 찾아보니 미디어월이라고 부르나보군요.


8. 그리고 이날 무대의 하일라이트... 조용필/베이스/기타 부분의 무대가 위로 올라가더니... 앞으로 전진해서 나옵니다! 그리고 어어 조금씩 가까이 오네~ 싶었는데.. 멈추지 않고 머리 위를 넘어서 공연장 가운데로 가버립니다. 우와앙...

(참고 기사 :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1871306)

공연 전체가 그 상태에서 이루어진건 아니었고 전체 두번 나왔습니다. 나오면서 노래 한곡, 다시 들어가면서 노래 한곡.. 그정도.

개인적으로 의미 부여를 해보자면... 이번 앨범의 타이틀 Hello를 10년만에 재회의 인사를 하려는 의미로 지었다고 하셨는데... 더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인사를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튼 정말 멋있었어요.


9. 공연은 지정좌석제였지만 노래 분위기에 따라 일어섰다 앉았다 하면서 들었습니다. 마지막 몇곡은 계속 신나는 노래로 구성하셔서 계속 서서 들었구요.


10. 사실 19집 발표하면서 인터넷 중계햇던 쇼케이스에서.. 기대와 달리 마지막에 3곡만 부르신데다가 왠지 조금 위축되어 보이시는 면도 있어서 (바운스에서는 가사도 까먹으시고) 약간 걱정했던것도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연세도 있으시다보니... 그러나 완전 기우였음을 금방 알 수 있었네요. 2시간 20분 가량의 시간동안 게스트 없이, 멘트 시간도 짤막하게.. 그 나머지 시간을 파워풀한 노래만으로 소화하셨습니다.

저 포함 만명의 관중이 떼창으로 따라불렀지만 그게 전혀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파워풀한 조용필님의 목소리...

중간에 연습과 자기관리에 대한 말씀 하셨는데 정말 배울 점이 많다 생각했습니다.


11. 생각보다 19집 노래 비중이 높았습니다. 10곡중 8곡 부르셨네요. 전체 노래는 30곡쯤 되었던듯합니다.


12. 물론 기존 명곡들도 아끼지 않으셨죠. 물론 명곡들이 워낙 많아서 레파토리를 어떻게 구성해도 아쉬운 노래가 나올 수밖에 없지만... 개인적으로 듣고 싶었는데 아쉽다 싶은 노래는 비련과 킬리만자로의 표범 정도.


13. 또 감탄한게, Q를 부르시는데 지겹도록 들었떤 40주년 콘서트 버전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부르시더군요. 좀 더 애절하고 슬픈 느낌으로... 정말 이 표현력이란 어휴...


14. 아무튼 정말 열광의 시간이었습니다 ㅠㅠ 부디 건강하시고 다음에도 더 멋진 무대로 만나고 싶네요.

Posted by 백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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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2 데이비드 라샤펠 한국 특별전
여친님께서 재밌는 사진 전시가 있다고 하셔서 어떤것인가 보니 얼마 전 잡지에서 보고 '오 정말 특이하네' 생각했던 전시였다.
이분의 특징은 사진인데도 불구하고 구도나 질감 모두 그림같다는 것. CG는 사용하지 않고 특수분장과 무대장치로 연출한다던데... 정말 하나 하나까지 세세하게 조절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 규모가 꽤 커서 한시간 반 이상 봤고, 질리는 것 없이 재미있었다.
제일 재밌던건 스타들(패리스 힐튼이라던가 투팍이라던가..)을 데려다가 그들의 이미지에 맞게 연출한건데...
왠지 사진 모델과 대화를 많이 한다던 유르겐텔러와 달리 이 사람은 모델을 만나기도 전에 어떻게 찍을건지 머리 속에 다 있을 것 같다는 느낌?
다 보고 나오니 메이킹 필름같은걸 볼 수 있었는데 사진을 찍기 전에 종이에 스케치를 하는 모습을 보니 '과연..'하는 생각이 들었다

01/21 뮤지컬 영웅
여친님의 생일 기념으로 관람. 어쩌다보니 여친님 생일에는 뮤지컬을 보는게 전통이 됐다.. (지금까지 : 아이 러브 유 / 뮤직 인 마이 하트 / 영웅)
맨 오브 라만차를 보고 팬이 된 정성화님 공연. 역시나 기대대로 정성화님은 최고였다. 돈키호테와 안중근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직하고, 의지력 강한 인물 역에는 정말 딱인듯. 다른 느낌의 캐릭터를 연기하시는 것도 보고싶긴 하지만. 
뮤지컬은... 부분 부분의 연출은 참 좋았는데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이 좀 아쉬웠다. 전체적인 이야기가 짜임새있게 엮여서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좀 빈약하다보니 이것 저것 살을 붙인 느낌이랄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보니 어쩔 수 없는 한계였겠다 싶기도 하고. 특히 설희와 링링 캐릭터가...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캐릭터성을 살리기 위한 도입이었던 것 같은데 얼마나 성공적이었나.. 싶다.
가장 인상적인건 무대 연출. 벽돌무늬 벽 위에 영상을 프로젝션해서 여러가지 용도로 쓰는것도 기발하니 좋았고, 많이 들어왔던 열차 연출도 좋았다. 돈만 때려박아서 거창하게만 만든 느낌이 아니라 고심한 흔적이 보여서 더 좋았음.
아... 그리고 원래 이 스토리는 당연히 한국인에게 더 와닿아야 할 것 같은데. 나는 보면서 '어디까지가 뮤지컬 자체로서의 감동이고 어디부터가 나의 배경지식과 교육에 의한 감동일까'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느껴질까' 등등을 생각하느라 순수하게 즐기지 못한 부분이 있는 거 같다 ㅠㅠ 일종의 역차별을 당한 셈

01/26~29 후쿠오카 여행
티몬에 저렴한 항공권이 떴길래 후다닥 다녀온 후쿠오카 여행.
간만의 여행이라 즐겁긴 했지만 쇼핑여행은 취향에 잘 안맞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음 ㅠㅠ
그래도 의미있었던 시간

02/22 언더월드4
회사 회식에서 보러간 영화. 팽이를 돌려서 승자가 보고싶은 영화로 보러간거라 빼도박도 못하고.. 근데 이거 외에도 딱히 재밌어보이는 영화가 없던 시점이긴 했다.
딱히 대단할건 없었지만 생각만큼 엉망도 아니었고, 흐름이 빠르니 지루하진 않았다. 무엇보다 요즘 영화 답지 않게 짧아서 좋았음.

03/11 N서울타워
2010년 여친님 생일 이후로 처음인 N서울타워. 생각보다 바람이 차서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추억이 남아있는 장소에 다시 오니 감회가 새로웠다. 준비해간 점심도 맛있었고..
내려올때는 남대문쪽으로 천천히 걸어 내려왔음.

03/18 재팬 페스티벌
광화문역 안의 전시장같은 곳에서 무료로 열린 재팬 페스티벌. 생활권(?)이기도 하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가봤는데, 대개는 그냥 관광 안내일 뿐이라서 특별할건 없었으나... 마지막에 있던 유카타 체험이 꽤 괜찮았다. 입고서 전시장 안을 한바퀴 돌 수도 있었고, 때마침 기타로 인형탈을 쓴 분이 홍보를 하고 계셔서 같이 사진도 찍었다.
우리가 나올때는 기타로가 입구에서 홍보를 하고 계셨는데, 아주 어린 꼬마애한테 얼굴을 들이밀었더니 애가 으앙~ 하고 울음을 터뜨려서 곤란해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04/06 교향악 축제
여친님께서 좋아하시는 곡이 있어서 같이 갔던 교향악 축제.
예습도 꽤 열심히 하고 갔는데도... 꽤 피곤해서 두번째 곡은 열심히 졸았다 ㅠㅠ
평소같으면 걍 자버리는데 자리가 너무 앞쪽 좋은 자리라 민망해서 자기도 좀 그랬음 흑흑.
4월인데도 꽤 추워서 집으로 올때는 좀 고생했다

04/29 테마동물원 쥬쥬
원래는 걍 집에서 쉬려고 했는데 날이 너무 좋은게 억울해서 여친님을 불러내서 후다닥 간 곳.
우리 사귀기 전에 놀러갔던 곳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동물원 자체는 그리 많이 바뀌지 않았는데... 그새 명성이 높아진건지 날이 좋아서 그런지 사람이 무지무지무지무지하게 많았다. 그 큰 주차장이 꽉 찰 정도.. 으아아
그래도 뭐 동물원이니까... 그리고 이미 한번 봤던데니까. 욕심 내지 않고 느긋하게 보기엔 나쁘지 않았다.

05/01 어벤저스

상당히 우려했던 것과 달리 호평 일색이던 어벤저스.

실제로 보니 작품 자체로서 대단한건 아니지만 (난 아이언맨이 더 좋았다) 올스타전이라는 포맷 안에서는 정말 솜씨있게 잘 만들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칭찬해주고 싶은 점은

1. 공기같은 존재감의 캐릭터 없이 캐릭터성을 각각 잘 살렸다는 점

2. 그 작업을 캐릭터간 파워 밸런스가 크게 나는 상황에서도 별 위화감 없이 잘 했다는 점.

특히 '대체 토르랑 아이언맨이랑 헐크 사이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할일이 뭐가 있단 말인가'라고 우려했던 상황이었던지라 더욱 그랬다. (명색이 신인 토르가 헐크보다 약한게 맞는 설정인지는 토르를 안봐서 잘 모르겠긴 하지만..)

3. 클리셰를 뒤트는 방식의 깨알같은 유머들

이런 유머가 워낙 취향이라서 즐겁게 봤다.

반면 악역이 너무 카리스마가 없고, 중간까지의 진행이 좀 지지부진하다는 점 (악당의 숨겨진 의도가 어쩌고 하는 것 같은데 뭐래는건지 잘 모르겠는 느낌. 와닿지가 않는다)은 아쉬웠다.

다음은 어벤저스2가 나올려나? 바램으로는 아이언맨3가 나왔으면 좋겠긴 한데. (아이언맨은 영화화 되기 전에는 존재감 0인 캐릭터였는데 어쩌다 이리...)


06/02 컴퍼니 카피그 - 코레리아 / 아그와

컴퍼니 카피그라는 프랑스 댄스 그룹의 내한공연. 근데 안무가만 프랑스인이고 댄서들은 다 브라질 출신.

아무튼.. 힙합 댄스 공연을 표방하긴 했는데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같은 공연처럼 걍 신나는 스트리트 힙합 댄스 공연은 아니고 철저하게 짜여진 안무의... 반쯤은 모던 댄스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춤의 기법에서 힙합을 차용했을 뿐. (그래도 신나는 부분은 신나긴 했다)

아무튼 난 댄스 공연은 걍 신나는 춤이거나 아니면 발레처럼 스토리+신체와 기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공연만 재밌게 봤는데 이번에는 테마를 표현하는 춤인데도 재밌었다는 면에서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첫번째 레파토리인 '코레리아'는 '달린다'는 이름의 뜻 답게 정말.. 달리는 것이 테마였는데. 아하 여기는 이런 식으로 이런걸 얘기하고 싶은 거구나~ 하는 식으로 머리로 이해하는게 아니라, 보고 있자니 '으아아 당장 나가서 달리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 드는 공연이었다. 특별한 목적이나 경쟁때문이 아니라 그냥 몸이 지칠 때까지 달리게 하고 싶다는 순수한 욕구! 심지어 공연장에 앉아있는게 대단히 억압된 상황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달린다는 행위에 내제된 에너지를 잘 보여줬다는 느낌.


두번째 레파토리인 '아그와' 는 '물'이라는 뜻. 대량의 플라스틱 컵과 물을 통해서 그걸 표현하는데... 이 또한 정말 멋졌다.

중간에 기우재를 상징하는 듯한 춤들도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 피날레가 정말... 앞의 공연과 마찬가지로 시원한 물 한잔 들이키고 싶은 기분이 확 들었다. 대량의 컵 때문에 춤추기 상당히 어렵고 위험할 수도 있는 환경이었는데도 사고 없이 능숙하게 소화하는 댄서분들에게 새삼 감탄도 들었고.


더 놀라운건 공연에 늦을 뻔해서 급하게 들어가느라 공연의 테마가 뭔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봤다는 것. 그런데도 보는 와중에 어느샌가 '아 이건 달리기를 표현하는 거구나' '아 이건 물이 핵심이구나'하고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고, 아는걸 넘어서서 뭔가 욕구를 자극받기까지 했다는 면에서 정말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이것이 예술의 빠워!


06/15 프로메테우스

회사에서 단체 관람.

호오가 많이 갈렸는데... 나는 반반. 단 대체적으로 그저 그렇다가 아니라 좋은 부분은 아주 좋았고 별로인 부분은 아주 별로였다

이야기의 스케일이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개, 아트웍 등은 아주 좋았고, 얘기 진행이 허술하다던가 떡밥 회수가 안되는 부분은 별로.

그래도 뭐 기대를 크게 안해서 그런지 대체로 괜찮았음.


07/01~09 몰디브 포시즌 란다 기라바루

신혼여행!

실로 꿈만같은 곳이었음... 지루하다는 얘기도 많이 듣고 갔지만 할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 꼭 지루하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함

음식도 맛있었다.. 아아...


07/14 로미오와 줄리엣

유니버설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엔. 국립 발레단이 공연한 것 과는 버전이 다르다고...

아무튼 장점과 단점이 같이 느껴지는 공연이었는데

장점 : 안무와 연기에서 느껴지는 감정 표현이 좋음

단점 : 딱 이거다 싶은 화려한 안무가 좀 부족함. 특히 이야기 전개상 피날레에서 남여 주인공이 같이 춤추는 신이 없어서.. (아니 전혀 없는건 아니지만)

아무튼 안무 면에서는 약간 아쉬움이 있었지만 대체로 재밌게 잘 보고 왔다


07/20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

인터파크 하트 소진 이벤트에 당첨되서 다녀옴.

전혀 아무 정보도 없는 연극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다.

연기도 좋았고, 처음부터 치밀한 복선으로 슬금슬금 진실을 향해 다가가는 연출도 좋았다


07/21 꽃무지 풀무지

미연씨와 사귀기 전에 다녀왔던 자연 중심적인 수목원. 왠지 갑자기 생각이 나서 다녀왔다

토요일 아침 9시 반쯤 출발했는데... 약간 출발이 늦기도 했고 길도 잘못 들어서 갈때는 오래 걸렸다.

그치만 후다닥 보고 왔더니 점심시간쯤이라 돌아올때는 한시간도 안걸렸음... 강변에 살다보니 서울 동쪽으로 나갈땐 참 좋다

거의 3년만에 간거지만 여전히 한산하니 조용하고, 자연스러움이 살아있는 곳이라 반가웠고...

사귀기 전에 왔던 곳을 결혼하고 와서 다시 오니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났다.


07/28 도둑들

요즘은 영화를 자주 안보지만...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라 챙겨봤다.

범죄의 재구성만큼 꽉 짜인 느낌은 아니고 몇가지 의문점도 남았지만, 지루할 틈 없이 몰아치는 재미가 있었다. 캐릭터도 특색 있어 재밌었고.

극장이 집 근처에 있어 저녁 집에서 먹고 손잡고 털레털레 걸어가서 영화보고 들어오는 경험이 참 재밌고 좋았다.


08/05 관곡지 연꽃 테마파크

나들이를 다녀와보자~ 하고 어디가 좋을까 보다가 발견한 연꽃 테마파크. 마침 한창때라 가보기로 했다.

더울 것으로 예상해서 아침 일찍... 9시쯤 도착했으나 그때도 엄청나게 찔러대는 태양! 그래서인지 사람도 별로 없어서.. 좋긴 했지만 조금 안타깝기도 했다.

연꽃은 정말 다양하고, 실컷 볼 수 있어 좋았다. 사진 찍으러 많이 오는듯.

아무튼 그래서 더 뜨거워지기 전에 후다닥 보고 점심에 복귀.


08/10~15 칭따오 여행

미연씨 친구분께서 파견교사(비슷한 것)으로 가 계신 덕분에 편하게 다녀온 칭따오 여행. 잠자리와 식사 일부도 공짜로 해결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영어도 전혀 안통하는 이 동네에서 가이드 역할까지 해주셔서... ㅠㅠ 정말 이때 아니면 못올 곳이었겠구나 싶었다.

특별히 딱 임팩트 있는 구경거리가 있었다기 보다는 중국이란 나라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게 좋은 경험이었고, 마트에 과일과 처음 보는 음식들이 다양하고 싸서 마트 구경하는게 아주 재밌었다. 마트 쇼핑도 많이 했음.


09/01~02 W서울 워커힐 패키지

지학이형께서 결혼 선물로 예약해주신 호텔 패키지! (감사감사!)

방도 예쁘고 포함된 음식도 맛있어서 완전 만족스러웠다. 집에서 가까워서 부담도 적고... 도시에서 살짝 떨어진 느낌도 좋고.

보니까 W호텔은 전체적인 분위기나 서비스 등등이 다 트렌디하고 세련됨에 맞춰진 듯. 그만큼 품격있다는 느낌은 덜 했지만 이것도 나름 괜찮구나 싶었다. 어떤 면에서는 호텔 분위기 익숙해지기 전에 주눅들어버리는 그런 느낌이 없다는 것도 좋았고.


09/15 봉평 메밀 축제

위메프에서 산 여행상품으로 다녀온 봉평 메밀 축제. 차로 다녀와도 되지만 몇시간 운전하기는 좀 피곤할 것 같아서...

여행상품은 걍 버스로 실어다주고 실어오고 끝. 가이드같은 것 없이 정해진 시간까지 메밀 축제를 보다 오면 되는 간단한 상품이었다.

일단 출발/도착지인 잠실이 가까워서 좋았고, 여러군데를 후다닥 겉핥기식으로 도는 패키지 여행의 번잡함이 없어서 좋았다. 메밀 축제만 보다보니 아주 느긋하게 보기 좋았음.

당연히 메밀꽃이 많았고, 관련 상품 판매나, 장터처럼 먹거리 들을 먹을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조금만 걸어서 사람 많은 곳을 벗어나면 고즈넉한 산길 같은 곳을 산책하기도 괜찮았고.

그치만 이것저것 다 떠나서, 그냥 서울에서 멀리 떠나서 한숨 돌린다는 느낌만으로도 괜찮은 시간이었다.


10/06 불꽃 축제

재작년에는 63빌딩 패키지로 봤던 불꽃 축제. 그치만 생각보다 불꽃 좌석에서도 시야가 많이 가려서...

올해는 그냥 시간 딱 맞춰 가서 서서 보고 돌아오기로 했다.

근데... 생각보다 이 시간에 가는 사람도 많고, 서서 보는 사람도 정말 많았다.

왠지 재작년보다 훨씬 더 많아진 것 같은데, 착각인지 아니면 올해가 따뜻해서인지.. 다른 이유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조금 고생스럽긴 했지만 다행히 자리는 잘 잡은 편이라 잘 봤...는데.

돌아오는 길이... 9호선이 개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상 이상으로 지옥! 다행히 지하철을 딱 타니 거기서부터는 한산했지만 그 전까지는 정말 인파 지옥이었다. 아마 재작년에는 불꽃을 보고 63빌딩 전망대를 들렀다 와서 못느꼈던듯.

불꽃축제 볼때마다 감탄할 정도로 멋있긴 하지만 반복학습 덕분인지 감동의 크기는 야금야금 매년 줄어들고 있고

(정말 20대 중반에 처음 봤을 때는 지금보다 더 멀리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보다가 눈물이 날 정도였는데... 그 나이때만의 감수성 때문이었겠지만) 내년에도 이 고생을 한번 더 할 생각하니 좀 아찔해서... 또 오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10/20~21 가평 여행

가평쪽에 펜션을 하나 잡고 1박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펜션은 '강 마을 하늘'이라는 곳이었는데 (왜 강 하늘 마을이 아니냐고! 헷갈리게) 펜션 시설은 걍 소박하니 별거 없었지만... 어차피 거의 잠만 잘 거였고 방이 따뜻했으므로 별 불만은 없었다. 무엇보다 마당에서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놀고 있었다는 점에서 점수를 높이 주고 싶다... 다들 사람도 잘 따르고 귀여웠음 ㅠㅠ


일정은 대충

첫날 오전 남이섬 도착 -> 관광하면서 점심먹고 -> 나와서 펜션으로 -> 짐 놓고 다시 나와서 저녁 먹으러 다녀오기

둘째날 아침 펜션에서 먹고 -> 제이드 가든 (수목원) 도착 -> 돌아오는 길에 점심먹고 -> 귀가


남이섬... 사람이 무지막지하게 많았다. 주차장 들어가기 한참 전부터 서행... 그래도 뭐 남이섬이 넓다 보니 광관 자체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고, 중앙에서 살짝 빠진 외각쪽 길은 한산하게 산책하기 좋았다. 실로 산책과 산책과 산책을 위한 여행이었다 할 수 있다. 둘다 산책을 좋아해서.

말로만 듣던 메타세콰이어 길은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더 멋있엇다. 옛날에 미국 요세미티 공원 갔을 때 나무들이 너무 커서 허걱 했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만한 나무들이 있구나. 하는 정도.

그 외에는... 마침 무슨 인디음악 페스티벌 같은걸 해서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딱히 관람객이 많지 않은 걸로 보아 이것때문에 사람이 많은 것 같진 않았고. (그냥 다들 단풍구경 생각이 나는 주말이었던게 아니었나 싶다)

점심은 화쟈이웬이란 중식집..에서 먹진 않았고 그 앞에 출장 가판에서 파는 왕만두를 간단하게 먹었다. 비싸긴 햇지만 맛있었음... 츄릅 -ㅠ-


펜션이 완전 가까웠으므로 짐 내려놓고, 저녁은 가평에 처음으로 생긴 닭갈비 집이라는 닭갈비 가든이란 곳에 찾아가봤다. 근데 사람 별로 없음... 맛은... 맛있었지만 특별히 다른 닭갈비 집에 비해 대단하단 느낌은 아니었고, 푸짐하긴 했다.


제이드 가든은 깔끔하게 잘 꾸며놓았는데, 중앙쪽에 잘 꾸며진 정원 느낌과 사이드 길쪽의 산길 느낌을 모두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사람도 너무 많지 않았음. 역시나 산책, 산책.


그리고 귀가.. 하는데... 차가 막혀서.. 힘이 빠진다... 정말 2km 가는데 30분이 넘게 걸릴 정도로 차가 막혀댓다. T맵에서도 파악 못하고 있는 정체인듯... 원래는 (길이 막히지 않을 경우) 30분 정도 가면 나오는 추어탕을 먹으려 했는데, 이미 막히는 길에서 30분을 쓴 상황. 옆으로 빠질 수 있는 길이 나오자마자 일단 탈출해서 밥을 먹기로 했다.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송원막국수라는 집에서 먹었는데, 동치미 물 막국수도 비빔막국수도 정말 맛있었다. 나중에 근처 가면 또 찾아가보게 될듯. 다만 관광객 대상이라기 보다는 그냥 동네 식당 느낌이라 주차 시설은 별로.

아무튼 그렇게 다시 서울 가는 길로 가다보니... 오잉 길이 안막히네? 근데 이번엔 반대편 길이 막혀있네?

추측해보니 남이섬 들어가는 길을 향한 양쪽 길이 막혀있는 것인듯. 그래서 남이섬 들어가는 길을 지나치자 마자 길이 뚫리고 반대편이 막힌 것이다... 어제와는 비교도 안되는 남이섬 인파 지옥. 어제 가길 정말 잘했다 싶었다.


아무튼 그래서 길도 안막혀서 한시간만에 도착하고 점심도 맛있게 먹었으니 해피했다는 좋은 결말.


10/26 루퍼

회사 회식으로 본 루퍼.

2시간짜리 영화인데 처음 50분정도는 정말 재밌다.

근데 점점.. 어.. 이 전개는 뭐지? 싶다가 끝난다. 아...

이 좋은 설정과 캐릭터를 갖고 이것밖에 못하다니. 재미가 없다기 보다는 엄청나게 아깝다는 느낌이 더 크다.

근데 의외로 인터넷 찾아보니 그리 악평이 없어서 깜짝 놀람. 우리 회사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악평이었음.


일단 초반부를 보면서 생긴 기대감을 접어두고서라도 문제점을 찾아 보자면...

초반부의 빡신 설정과 진행에 비해 후반부 진행이 너무 늘어지고, 또 갑자기 감성적으로 변한다. 이게 먹히려면 주인공의 감정에 관객들이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어야 되는데, 전혀 감정이입 안돼! 난데없는 러브신도 사람들이 '헐?'할 정도로 뜬금포. 차라리 처음에 나왔던 여자 캐릭터를 살려서 후반까지 끌고같다면 감정이입이 훨씬 잘 됐을텐데 왜 난데없는 신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그 캐릭터는 아무것도 없이 버린건지 이해가 안되고.

잘 쓸 수 있는 악역 캐릭터도 많았는데 무의미하게 죽어버리고. 아...

'과거의 내가 한 행동이 미래의 기억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정도 뭔가 막 써먹으려는 것 처럼 보여주더니 전혀 써먹히지 않았음.

그 와중에 염동력 설정은 너무 작위적이라는 생각밖에 안들고.


아무튼 아이디어는 좋았는데 꽉 짜여진 맛이 없이 너무나도 느슨한 영화였다.


11/07 염쟁이 유씨

인터파크의 하트 (일종의 포인트)를 모아서 보러 간 연극.

오랫동안 하시던 배우분이 아니라 다른 분이시라 조금 걱정했는데 충분히 좋았고, 진정한 관객 참여형 연극을 본 느낌이었다.

중간부터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결말이 짠했고... 아무튼 좋은 연극이었다. 부모님하고 봐도 좋겠다 싶었다.


11/17 칸 국제 광고제 수상작 페스티벌

벌써 4년째 매년 챙겨보고 있는 수상작 상영회

인지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지 늦게까지 예매 안했다가 못볼 뻔 했다.

올해는 영상물은 상당히 좋았는데... 인쇄물들은 그저 그랬고

왜인지 모르지만 판매하는 카탈로그가 다이어리 형태로 바뀌어서... 올해는 안샀다. 아쉬웠음.


11/19 EBS Space 공감 : Jazzhop

EBS Space 공연 리스트에 가을방학과 Jazzhop이 있길래 둘다 신청했다가 이쪽만 당첨되서 다녀왔다.

가리온의 MC Meta님이 참여하고 계신 Jazz + Hiphop 프로젝트 그룹이라 간거였는데... 모든 곡에 MC Meta님이 랩을 하는건 아니라서 (체력적으로도 무리일 것 같긴 했다) 조금 아쉬웠지만 그냥 연주곡들도 충분히 좋았다. 물론 랩과 함께 하는 곡들은 더 좋았고.

좀 짧은게 아쉬웠던 공연

Posted by 백승민
북로그와 마찬가지로. 공연/영화/전시/여행 등등을 종합한 티켓로그

티켓로그는 숫자 대신 날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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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6 Mary J Blige 내한공연
MJB 누님의 파워풀한 가창력과 표현력은 정말 감동. 공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100분 정도) 곡들을 대부분 1절 메들리 형식으로 쉴새없이 불러서 총 곡수는 30곡이 넘었을듯.
다만 그 외의 요소들은 좀 아쉬웠다. 지나치게 큰 무대와 비싼 티켓, 그로 인해 많아보이는 초대손님과 흥하지 않는 분위기, 크기에 비해 MJB 누님 한명에게만 의존하는 무대 등. 이렇게 가수 한명의 파워를 돋보이게 하려면 좀 더 컴팩트한 스탠드 공연이었어야 되지 않았을까. 만약 그랬다먼 3배쯤 더 신났을 열광의 무대였을텐데...

01/19 EBS Space 공감 - 안녕 바다
여친님과 함께 응모했는데 여친님이 당첨되어서 보러 간 공연. 재작년 12월 W&Whale 콘서트에 가서 게스트로 나온 안녕바다의 매력에 반한 뒤 나중에 나온 1집도 잘 들으며 단독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말 좋은 기회였다.
공연도 노래도 즐거웠지만 관객들을 쫙 끌어당기기엔 약간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점점 좋아지겠지.

01/23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위메프에서 싸게 팔았던 공연인데 여친님이 보고싶다 하셔서 여친님 생일에 맞춰 예매. 그러고보니 작년 여친님 생일때도 대학로에서 하는 뮤지컬을 보러 갔었는데. 소극장 뮤지컬 답게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와 트렌디하면서도 재밌는 대사/연출이 돋보였다. 노래도 듣기 괜찮았고.
아쉬운 점은 순간순간의 재미에 가려서 잘 드러나진 않았지만 첫 설정의 신선함에 비해 후반 내용 전개가 너무 단순해서 매력이 없는 것과, 남자 주인공을 (스토리상) 얼굴로 뽑았는지 여자 주인공에 비해 노래를 너무 못했다는 것.

02/06 서울랜드/눈썰매장
여친님께서 올 겨울에는 눈썰매장에 가고 싶다고 하셨는데 마침 티몬에서 서울랜드+눈썰매장을 싸게 팔길래 후다닥 사놓은 걸 날씨가 조금 풀린 틈을 타서 냅다 다녀왔다. 주말이었는데도 생각보다 사람이 북적이지 않아서 (놀이기구 대기시간 5~10분) 좋았음. 눈썰매도 날이 풀린만큼 눈 상태는 그리 안좋았지만 덕분에 썰매 속도가 빨라졌다 하니 나름 좋았다 해야하나.. 아무튼 즐거운 시간이었다.

02/13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2월 말이면 끝난다는 얘기에 후다닥 예매하고 다녀왔다. 워낙 평이 좋길래 놓치기 아쉬워서..
정진호 빌리의 공연이었는데 대사가 자연스럽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다. 각 상황에서의 감정이 드러나지 않고 그냥 항상 비슷한 어조인 느낌이랄까..
그치만 춤추는 장면에서는 에너지가 폭발하는 느낌! 뭐랄까 어린 배우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재능을 보면서 감탄하는게 이 공연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는 느낌이었다. 훌륭하게 커서 멋진 배우들이 되길.
영화는 안봤는데 연출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고 싶다.

02/18 부산 아쿠아리움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좀 너무 많긴 했지만 역시나 부산 아쿠아리움의 아기자기한 구성은 좋았다.
어두운 실내에서도 잘 나오는 새 카메라 XZ-1과 함께라서 더 좋았다. ㅎㅎ

02/26 장 자크 상페 특별전
항상 정겨움이 느껴지는 그의 작품을 펜의 느낌이 살아있는 원화로 볼 수 있는 기회라 좋았다. 섬세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매력적

03/12 킹스턴 루디스카 콘서트
이번에도 역시나 짱! 너무 신나서 덩실덩실~ 금관악기의 매력도 만점이고..
게스트로 나온 국카스텐도 기대하지 않았는데 너무 멋있어서 팬이 되어버렸다

03/18 이적 소극장 콘서트
여친님과 500일 기념으로 간 콘서트. 예매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제일 뒷줄 구석자리로 겨우 예매했지만 소극장이라 충분히 좋았다. (어차피 비주얼 감상하는 공연도 아니고)
생각보다 4집 노래는 적고 패닉, 긱스, 카니발 시절 노래의 비중이 높았던 것이 인상적. 암튼 짱이었습니다 그냥 네.

03/20 라푼젤
딱히 대단히 감명깊은 포인트는 없었지만 흠잡을 곳도 없이 재밌는 영화였다. 다만 3D버전으로 볼 때의 칙칙한 색감은 여전히 3D를 꺼리게 하는 요소

04/04 오감체험 아트전
뭔가 어린이 대상의 체험 아트를 기대했는데... 그보다는 독특한 형식의 팝아트?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딱딱한 미술보다야 애들이 더 좋아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본격적인 어린이 대상이라기엔 먼가 좀 미묘.. 오감체험이라기에는 너무 '만지지 마시오'가 많이 붙어있는 것도 조금 그랬고. 그래도 인상적인 몇몇 작품이 강렬해서 나쁘진 않았다.

04/09 중남미 문화원
목련이 참 예쁘게 핀다길래 때를 맞춰서 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약간 이른지 봉오리만 피어있었다. 찾아보니 작년에는 딱 이때 화려하게 피었다던데.. 정말 매년 추워지나. 그래도 제때를 기다리면서 미적미적하기 보다는 이리저리 댕겨오는게 남는거다 싶다. 요즘은 봄날이 너무 짧아!
중남미를 테마로 박물관/미술관/조각공원으로 수정되어 있는데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구경하긴 좋았다. 두세시간 정도 보면 끝이지만... 걍 큰 기대 안하고 가까이 바람쐬러 다녀오기 좋다는 느낌. (굳이 멀리 보러 올 정도는 아닌듯)

04/10 빨래
누나가 당첨됐다길래 예정 없이 보러 다녀온 뮤지컬. 소극장 뮤지컬인데 생각보다 길어서 (인터미션 10분 포함하여 2시간 반 정도) 놀랐다.
달동네를 배경으로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등등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코믹한 부분도 많지만 가슴이 무거워지는 장면도 꽤 있고... 이런 이야기를 보다 보면 내가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좋은 환경의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에 안도감과 죄책감이 섞인 묘한 기분이 든다.
아무튼 가볍게 보기 힘들다는 것만 빼면 대체로 좋았다.

04/11 Sucker Punch
완전히 B급으로 가길 주저하고 허세를 부린 감독의 패망. Sucker Movie

04/17 홍릉수목원
(티켓 없이 무료입장이지만 그래도 올림)
근처에 이런게 있다는 것만 알고 있다가 어느 잡지에 홍릉수목원 - 경희대 코스로 벚꽃구경 하기를 추천하는 글을 보고 가기로 했다. 여의도와 어린이 대공원도 후보에 있었지만 사람 많은게 질색이라 선정한 코스인데, 그런 면에서 대만족!
벚나무가 아주 많은건 아니지만 1인당 벚꽃 할당량은 여의도보다 높았..을거라는건 농담이고 아무튼 일단 한적하니 좋았고, 그리 많지 않은 벚꽃나무 하나 하나의 임팩트는 충분했다. 정말 무성하게 꽃을 달고 있는 나무도 많았고. 그리고 수목원이니 만큼 다른 봄꽃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무엇보다 서울 한가운데 있는데도 도시를 떠나 교외로 나온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점이 제일 만족스러웠다.
단점이라면 주차장이 없어 지하철역에서 10분쯤 걸어가야 된다는 것. 그렇지만 한적함의 대가라면 충분히 걸을 만 하다.
덤으로 쓰자면 경희대 벚꽃도 좋았다. 생각보다 벚나무가 많아서 고개를 들었을때 시야를 벚꽃이 덮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05/08 서오릉
이름 그대로 다섯개의 묘가 있는 곳.
딱히 별건 없고 걍 나무들 보면서 산책하기 좋은 곳이었고, 여친님네서 가까운데도 교외로 멀리 나온 듯한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05/14 레드라인
기대하던 애니메이션이 드디어 개봉!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연출에서 패기가 느껴지는 좋은 애니메이션이었다
자연히 스피드 레이서와 비교하게 되는데, 만화적 연출은 진짜 만화를 못따라잡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05/15 송암 스페이스 센터
예에에에에전에 쿠팡에서 사둔걸 이제야 갔다. 원래 마감은 3월 말까진가 그랬는데 기후에 민감한 특성을 감안해서 두번이나 기간을 연장해준 덕분에 느긋하게 다녀옴.
일정이 잘 안맞고 해서 걍 한적할때 플라테나리움 보고 케이블카나 타고 오자 하고 낮에 갔는데 그나마 바람이 세서 케이블카는 못타고 플라네타리움만 보고 왔다. (대신 6월 30일까지 사용 가능한 표로 연장해줬음)
플라네타리움은... 돔형 천장에 영사되는 영상의 임팩트가 기대 이상! 아이맥스보다 더 인상이 강했다. 그래봤자 극장 상영관 하나 정도 규모인데 시내에 좀 더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있어도 좋지 않았을까...
30분 정도였던 컨텐츠는 조금 아쉬웠는데 (시기별로 좀 바뀌긴 하는듯) 우주 비행사 이야기에 너무 긴 시간이 할애되어 있었다. 이건 사실 돔형 극장이 아니어도 굳이 상관없는거라. 그래도 중간중간 잠깐이지만 별이 가득한 하늘이 나올때는 정말 좋았고, 마지막에도 우주를 탐험(?)하는 내용이 좀 나와서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나로서는 걍 밤하늘 모습만 30분동안 보다 나와도 좋을 것 같은데 애들이 싫어하겠지 아마...

05/15 마장 저수지
송암 스페이스 센터 갔다가 밥먹으러 가기 전에 잠깐 바람쐬러 들렀던 곳.
꽤 규모가 큰 저수지로, 별건 없지만 걍 물 구경하면서 산책하기 좋았다.
마장 저수지지만 마장동에 있지 않고 경기도에 있다.

05/22 바로크, 로코코 시대의 궁정문화
여친님께서 보고싶다 하셔서 보러 간 전시. 로코코 시대의 명성답게 화려한 볼거리들이 많아서 즐거운 전시였다
 
05/29 소스코드
주변의 평은 so so.. 라고 했지만 설정이 맘에 들어서 결국 보게 된 영화.
들은대로 결말은 좀 구태의연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그래도 초반에 무슨 설정인지 궁금하게 하는 전개는 꽤 괜찮았다.

06/01 쿵푸팬더 2
간만에 여친님과 본 영화.
주변의 평가는 대개 1편보다는 못하지만 볼만함.. 이었고 드물게 1편보다 낫다는 사람이 있는 정도.
사실 이렇게 독특한 캐릭터와 설정으로 승부한 영화는 후속작이 전작의 장점을 다 잃어버리고 망하는 경우가 많이 때문에 (ex : 슈렉) 그다지 기대는 안했는데, 그런 한계 안에서는 꽤 훌륭했다고 본다. (물론 그런 한계 때문에 전편만은 못하다는 것도 당연)
아예 액션+볼거리+코믹으로 승부를 걸어서 시작부터 최고속으로 신나게 달리는 것도 좋았고, 액션 연출도 훌륭! 공작 캐릭터의 액션도 꽤 볼만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딱 한가지 기억에 남게 아쉬웠던 점은

06/11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과연 소문 듣던대로 훌륭.
긴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늘어지지 않는 전개도 좋고, 엑스맨의 전매특허답게 능력자가 떼로 나오는 것도 좋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아하 그게 이래서 이랬던거구나'하고 짜맞춰가는, 프리퀄만의 재미에 충실했다는 것.
명작 정도는 아닐지 몰라도 제 역할은 충분히 해내고 남은 재밌는 영화였다. 무엇보다 3로 인해 망작이 될뻔한 엑스맨 시리즈를 구출했다는 점이 감명깊었다. (엑스맨 울버린은 걍 범작 정도였던지라) 

06/16 억척가
처음으로 관람한 이자람씨의 판소리 공연.
누구에게나 재미있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현대화(?)를 시켰는데도 판소리만의 매력이 잘 느껴져서 감탄했다
같이 본 여친님의 말처럼 희노애락이 모두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사천가도 재공연하면 보러가고 싶다. 해라! 

07/30 유르겐텔러전 : Touch Me
쿠팡에서 정말 저렴하게 구매한 사진전.
꽤나 충격적이고 신선한 사진이 많아서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마침 타이밍이 잘 맞아서 도슨트 설명도 들을 수 있었고...
예술과 외설의 경계같은 시시콜콜한 주제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 

08/01 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져
나름 리얼한 히어로의 연출이라는 의의는 있겠지만... 좀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함이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무엇보다 별 능력 없는 주인공과 가면 벗더니 바보가 되는 악당의 조합이 좀.. 엄...
어벤져스의 예고편으로서의 의미가 없다면 더더욱 재미 없었을듯.

08/08 양과자점 코안도르
주인공 성격이 좀 맘에 안들어서 감정이입하기 힘들었다는게 좀 아쉬운 점.
그리고 클리셰를 통해 분석해보면 주인공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었고 그걸 쉐프들이 알아차렸다는 설정이 있는듯한데 그 부분의 설명이 자세하지 않아서 전개가 어리둥절해지는 부분이 있지 않았나 싶다.
아오이 유우는 꾸미고 연기하기에 따라서 천사같이 비현실적인 캐릭터로도, 평범한 시골처녀같은 캐릭터로도 변신하는게 신기하다 양쪽 다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그리고 훌라걸스에서도 사투리를 연기했는데 사투리 네이티브 스피커인가 하는 궁금증이. 

08/21 주명덕 사진전 : My Motherland
유르겐텔러전과 패키지로 싸게 구입한 사진전.
별 생각 없이 보다가 중간에 '어라 어디서 본 적 있었는데..'싶은 사진이 있었다. 어디서 봤지 하고 생각하다가 열람 가능하게 되어있는 작가님의 작품집을 보고... 주명덕님의 사진전을 보러 온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음. 작년에 여친님과 함께 같은 미술관에서.. 테마는 다른 전시였는데 겹치는 사진이 한두개정도 있었던 모양이다.
최근 작품부터 내가 태어나기 10년도 더 전의 작품까지 있어서, 그 까마득한 창작기간의 무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09/09 DUNKEYS EVOLVE WITH DAVE WHITE
제목이 기네. 회사 동료분께서 추천해주신 아트 피규어 전시. 추석연휴 직전이라 회사도 일찍 끝났겠다 혼자 슬렁슬렁 가봤는데 규모는 생각보다 작았지만 재밌었음. 특히 피규어와 그걸 그린 그림이 같이 있었는데 그림이 꽤 멋있었다. 제일 인상적이었던건 밖을 다 가죽으로 마감한 피규어.. 크기도 꽤 커서 정말 '아트'라는 느낌이 들었음.
공짜로 배포하는 스티커도 득템 후훗

09/11 포천 아트밸리
추석 연휴를 맞이하여 가족들과 함께... 사실은 이동갈비 먹으러 갔다가 덤으로.
과거 채석장이었던 곳을 공원으로 꾸민 곳인데, 기본 구조가 오르막이라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갔다가 걸어 내려왔... 어라 근데 이거 작녀에 가봤던 곤지암 리조트의 수목원하고 똑같은 구성인데!? 위치도 멀지 않은 걸 보니 같은데서 기획한걸지도...
아무튼 딱히 볼게 많은건 아니고 그냥 근처 들른김에 바람쐬러 가기 괜찮겠다정도. 일부러 멀리서 올만한 곳은 아니고

09/30 타카시 쿠리바야시전 - IN BETWEEN
쿠팡에서 발견하고 재밌어보여서 구입한 설치미술전. 작품 자체는 많지 않았지만 하나하나가 강렬하고 흥미로웠다. 정말 설치하는데 엄청난 공을 들였겠다 싶었음... 완전 만족!

10/01 재즈파크 빅밴드 & 말로 콘서트
예술의 전당 야외 무대에서 한 공연.
빅밴드의 재즈 음악... 난해하지 않을까 살짝 걱정했지만 그런 것 전혀 없이 아주 신나는 공연이었다. 레파토리도 귀에 익숙했던 곡이 많아서 듣기 편했고, 오리지널 곡들도 금관악기의 파워를 느낄 수 있는 신나는 곡들이었음.
게스트로 나오신 말로님도 허스키한 보이스가 너무 매력적이라 확 꽂혀서.. 그 뒤로 한동안 말로 앨범의 빨간구두 아가씨 노래만 주구장창 들었을 정도. 단독 공연하시면 보러 가고 싶다.

10/03 2011 칸 라이언즈 수상작
요 3년간 매년 찾아가고 있는 칸 광고제 수상작 상영. 올해부터 이름이 바뀌었다.
2009년에 이 광고제를 금요일에 보고 그 주 주말에 여친님께 고백을 했으니.. (그때는 10월 말에 했었음)
우리가 같이 보러 것도 벌써 세번째구나 하고 실감을 했다.

10/08 현대기아 R&D 모터쇼
자세한건 별도 포스팅 참고
 
10/26 엘 시스테마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
예전에 여친님과 같이 봤던 다큐멘터리 '엘 시스테마'의 실제 주인공인 밴드.
다큐에서도 비치는 자유롭고 신나는 연주에 혹해서 꼭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올해 초중순에 내한이 예정되어 있어서 예매 했었으나 일본의 지진으로 인해 취소됐던 적이 있었다.
그러던 중 다시 내한해서 보러감.
일단 무대가 꽉 찰 정도로 멤버가 많다는 것에 깜짝 놀람. 이렇게 먼 나라까지 와서 이정도 규모 공연장에서 1회 공연하는데 대체 1인당 얼마나 벌어가는걸까.. 이런 현실적인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만큼 연주는... 섬세함은 약간 부족할 수 있겠지만 경쾌하고 힘이 넘치는 연주였다.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이런걸 떠나서 (사실 들어도 잘 모르고) 이 오케스트라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좋은 느낌이었다.
활기찬 앵콜 무대 서비스도 좋았고.

11/11 신들의 전쟁
회사에서 워크샵 가는 날 아침에 단체관람한 영화..
대안이 없어서 (정확히는 내가 쟈니 잉글리시2를 보자고 했지만 묵살되고) 선택된 영화인데 내 예감보다 더 형편없었다.
복식은 우스꽝스럽고 내용은 개연성 없고... 아...
나중에야 이 영화의 감독이 '더 셀'과 '더 폴'의 감독이라는 걸 알고 충격받았다. 이딴 영화나 만들 감독은 아니라고 봤는데 어쩌다가 이 지경이...

11/19 킹스턴 루디스카
킹스턴 루디스카를 알게 된게 작년 초중순이었는데 벌써 단독 공연만 세번째 관람!
지난 공연들도 정말 신나고 좋았는데.. 어쩐 일인지 오늘은 첫 시작부터 지난번 공연들보다 훨씬 더 업된 분위기였다. 내공이 쌓였나?
예전부터 종종 들었던 라이너스의 담요가 게스트로 나온 것도 좋았고..
중간에 난입(?)해서 협연한 라 퍼커션이라는 그룹도 완전 씐나고 좋았음.
다음 공연을 또 기대할 수밖에 없다!

11/25 롤링볼 뮤지엄
예전에 전쟁기념관쪽에 있을 때 한번 갔다가 그 이후에 경기도쪽으로 이전한 것만 알고 있었는데, 얼마 전 쿠팡에 올라온 걸 보고서야 다시 서울로 왔다는 걸 알게 됐다. 여친님하고 같이 보고 싶어서 지름!
교통은 예전보다 좋아졌는데 내 기억 속의 예전 전시보다 규모는 좀 축소된 것 같은 느낌. 그렇지만 남아있는 롤링볼 머신들 하나 하나가 깨알같이 재미가 있었고, 한분이 옆에서 설명도 해주면서 빠져나온 공 같은것도 착실히 다시 집어넣어 주었고, 무엇보다 (평일에 가서기도 하겠지만) 한산한 분위기에서 천천히, 조용히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다.

12/17 뮤지컬 애니
어머니께서 어디선가 티켓을 구해오셔서 보러 감.
내용은 전혀 모르는 상태였고 '가족 뮤지컬' 이 붙어있길래 완전 아동용인거 아닌가 좀 걱정했는데...
그냥 내용에 완급이 좀 약한... 다시 말하면 좀 심심한 내용이었을 뿐 퀄리티는 괜찮았다. 오히려 허세만 뻥 들어가고 공감대 형성은 전혀 안되는 오페라의 유령보다는 더 나았음. (작품보다는 제가 봤던 공연의 문제였을 수도 있음)
가장 불만스러웠던 부분은 주인공이 뭐 특별히 잘나거나 열심히 노력한 것도 아닌데 (걍 긍정적이다 이정도?) 아무 역경도 없이 걍 한방에 잘된다는거.. 그것도 전체 내용의 초중반에 이미. 인생 한방이다 이건가요..

12/23 라이브 파크 4D
잡지에서 광고를 보자마자 때마침 티몬에 티켓이 저렴하게 떠서 지른 전시.
최신 기술을 이용한 체감형 전시 테마파크.. 정도의 느낌이랄까.
얼마나 좋을지(혹은 구릴지) 상상이 전혀 안되는 상황에서 갔는데...
평하자면 절반의 성공이랄까. 재밌는 시도가 많지만 그것들이 조화롭게 숙성되지는 못한 느낌이다. 그렇지만 시도는 높게 쳐주고 싶음!
* 칭찬하고 싶은 점
아바타를 만들어서 팔찌에 저장하고 그걸 각 코너에서 연동하는거나, 획득한 점수를 저장하는 등 능동적인 게임의 문법을 도입한 것. 특히 다 보고 나올때 사진/아바타와 획득한 점수, 평가를 출력해주는건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봄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입체 영화..도 좋았지만 중간에 인터랙티브한 게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게 정말 인상적
홀로그램 영상 자체로는 멀리서 볼 때 별로 입체감을 느끼기 힘든데, 무대에 배우를 같이 세움으로서 정말 '오오 입체구나'하는 느낌이 확 나게 하는것도 좋았음. (영상이 배우 앞으로 뜨므로)
각 코너가 따로 노는게 아니라 하나의 캐릭터, 테마로 엮인 점
* 아직 멀었다 싶은 점
'보는' 부분 외에 유저가 직접 참여하는 부분에서 '소리 크기 인식, 모션인식, 터치스크린'에 의존해서, 비슷한게 반복된다는 인상을 많이 받음. 모션 인식을 제외하면 최신 기술이라 하기도 힘들고.
점수를 모으면 뭐가 좋은지 등 전체적인 목표 제시가 약함.
전체적인 컨텐츠가 좀 부족함
극장 외에는 한번에 한명씩 즐기는 컨텐츠라 사람이 많이 몰리면 병목이 예상됨
가장 아쉬운건 기술적인 미흡함. 모션인식이 잘못된다거나, 수리중인 기계가 많다거나... 등등. 기술이 가장 중요한 전시인데 이러면 안되지...
가격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소셜커머스로 싸게 가서 괜찮았지만 제값 주고 가고 싶진 않다 이정도.

12/29 칼 라거펠트전 - WORK IN PROGRESS
대림미술관하고 쿠팡은 정말 관계가 돈독한가보다... 벌써 쿠팡에서 사서 대림미술관 간 것만 세번째? 네번째?
싸게 좋은 전시 볼 수 있으니 나야 아주 좋지만.
사진 전시였는데 사진마다 분위기가 다양해서 좋았다
특히 샤넬쪽 화보 사진들하고 그리스 신들을 모티브로 찍은 사진들이 아주 강렬했음
 
Posted by 백승민


2010년 LG아트센터 기획공연 목록을 둘러보던 중 눈에 띈 공연.

탱고? 항상 춤의 배경 음악 정도로만 생각하던 음악을 제대로 된 밴드(?)의 연주로 들어볼 수 있다는 사실에 혹해서 호기심에 예매했다. 잘 모르는 공연이니 소심하게 2층 뒷자리로.


그리고 몇달을 기다려 드디어 공연일이었던 어제. 여친님을 만나 저녁을 먹고 공연장에 들어갔다.
일찌감치 들어와서 한산한 공연장... 평일 저녁 하루만 하는 마이너한 공연인데다가 티켓값도 비교적 비싸서 (4~12만원) 자리가 텅텅 비는 거 아닐까... 하는 막연한 걱정을 했는데 (아무래도 자리가 비면 흥이 안나니까) 다행히 공연이 매진됐다는 안내방송이 들려왔다. 그러고보니 앞에 앉는 사람들은 서로 따로 온 것 같은데 아는 사이인 것 같고...
흠 그러고 보니 탱고 춤을 즐기거나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나름 유명한 공연일 수도 있겠군... 하는 생각을 하며 기다리다가 시작된 공연.

으아...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랄까. 아이러니한 표현이지만 그들이 들려주는 탱고 음악은 섬세한 동시에 대범하고, 우아한 동시에 열정적이었다. 그리고 무었보다 유머러스하고 여유가 있었다. 몇십 년 경력의 달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여유의 느낌이랄까.

악기 자체는 아코디언을 빼면 바이올린, 첼로, 베이스, 피아노 등 익숙한 악기였지만 현을 퉁퉁 튕기고, 스타카토처럼 탁탁 끊어서 연주하고, 악기 뒤를 손으로 퉁퉁 두들기고, 무슨 방법을 썼는지 모르지만 끼기긱 하는 긁는 소리를 내는 등 경험하지 못한 다채로움이 있었다. 아코디언도 생각보다 새로운 음색... 마치 멜로디언과 하모니카가 합쳐진 것 처럼 두 개의 음이 동시에 나는 것이 재밌었다.

비록 탱고 음악에는 문외한이었지만 중간 중간의 열화와 같은 박수와 마지막의 기립 박수,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나를 포함해서) 앞다투어 앨범을 구매하는 모습에 여기의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만족감을 느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왠지 모를 동질감.


우리가 어떤 예술 장르에 대해서 '싫어해요' 라던가 '별로 취향이 아니에요' 라고 말할 때 사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잘 몰라요' 라던가 '별로 접해보지 못했어요'를 잘못 말하고 있는게 아닐까?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음악 중 얼마나 멋진 음악이 더 많을지, (그것들을 모두 경험할 수 없다는 점에서) 슬픈 일인 동시에 두근거리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인데 탱고 마에스트로는 왕년의 스타들이 프로젝트식으로 다시 뭉친 그룹이고 그 뭉치는 과정이 다큐 영화로도 만들어져 있다는듯. 그야말로 아르헨티나의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이다.
다큐는 2008년 상영했다고 하니 영화를 보고 공연을 찾아온 사람도 많을듯. 나도 그랬다면 공연이 더 즐거웠을텐데! 약간 아쉬움.
늦게나마 다시 특별 상영한다는 다큐도 보고 싶다.

상영하는 곳은 여기 http://cafe.naver.com/artsonjearthall
3월 22일부터
Posted by 백승민

벅스뮤직 mp3 40곡 이달 정액제 초기화가 곧인데 아직 하나도 안써서, 뭐 받을만한 노래가 있나~ 하고 찾아보다가

Minos의 새앨범 (정확히는 프로듀서 뉴올리언스와의 콜라보 앨범) 이 나왔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요즘은 20대 초중반만큼 힙합음악을 '열심히' 듣지는 않지만, 한창 치열하게 살던 시기에 듣던 음악이라 그런지 힙합 음악을 듣다보면 뭔가 아련해지는 기억이 든다... 라고 말하니 완전 늙은이가 된 기분이군. 씁쓸하구만...

아무튼 내친김에 힙플에 들어가보니 때마침 반가운 앨범들의 예고가 눈에 띈다

http://hiphopplaya.com/magazine/article/view.html?category=2&page=1&sort=1&num=5137

더 콰이엇 4집이 3월에 나온다. 3집과 그 근처에 나온 믹싱 앨범은 예술이었지 정말...


http://hiphopplaya.com/magazine/article/view.html?category=2&page=1&sort=1&num=5134

레드락도 새 싱글. 지난 싱글의 hello가 호소력 있고 좋았기 때문에 이번 앨범도 기대중


http://hiphopplaya.com/magazine/article/view.html?category=2&page=1&sort=1&num=5135

무엇보다 조PD 7집의 예고편인 EP가 2월 22일에!


조PD 7집이 기대되는 이유는 그의 6집 앨범이 비록 음악적으로는 4집, 5집에 비해 좀 아쉬웠지만, 메시지 면에서 점점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 곱씹을수록 맛이 우러나오는 가사는 처음 들었을 때의 실망을 만회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예를 들어 5집 앨범의 '소음 공해' 가사를 일부를 인용하자면

뮤직 비즈니스는 쇼비즈니스에 산채- 먹혀버렸어.
제작자는 선심쓰듯 어린 가수에게-
작사작곡 프로듀스 기회를 주네-
어차피 음악은 상관없기에...
이렇게 만들어진다네 소음공해..

i want to , i want to.. 좀 음악 다운. 노랠 틀어
다오.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기에 시간이 짧아
it"s just pollution y"all turn that shit down..


이렇던 그가 6집의 'Music Is Dead'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어쨌든 사람은 음악없인 못살아
음악없는 지구는 지옥이 아닐까?
저질음악 이라도 즐기는 이 있다면 그나름의 사명은 다한것이 아닐까

최고의 음악 을 찾아 보물찾기
남들이 모르는 음악 찾아 듣기
엔 편견과 사대주의, 허영심 만이
많이 맛도 못봤는데 어찌 평가를 하니

내겐 이음악이 최고 너는 저 음악이 최고
그리 맘에 들지 않는다면 안들으면 되고


내가 진리고 내가 최고다! 라고 외치던 젊은 치기는 누그러들고 세상을 보는 냉철한 시각과 함께 겸허함이 배어나오게 되었달까.

6집의 다른 곡 '나이테'의 가사도 좀 보자

시간은 공평한 자산이라지만
재산과 재물에 흔히 불평불만
숲을 보는 눈과 큰사람의 포부가
정작 불평등한 것 임을 모르구..

부모의 권세, 주먹, 등수, 용돈 씀씀이 따위의 경쟁이라면
살아온 모습, 과 태도에 따라 지금의 모습은 모두들 천차만별
이전의 순위는 진작에 역전 됐으나
그제나 지금이나 변치않는 건
아니 더욱더 강하게 다가오는 건
돈의 위력 모두의 관심사는 돈 물론


돈이 전부가 아닌 건 알지만 그렇다고 돈을 무시할 수도 없는, 그런 현실적인 시선이 잘 드러나서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그가 이번 앨범에서는 얼마나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그때까진 Minos In Nuol을 열심히 들어야지

Posted by 백승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인연이 있듯이 사람과 음악, 혹은 공연 사이에도 인연이 있기 마련.

내가 Earth Wind & Fire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몇년 전 '언더커버 브라더'라는 영화를 보게 되서였다.

이 (극장 개봉도 안한 마이너한) 영화를 보게 된 계기도 간단하지 않은데, 예전에 밴드 아소토 유니온의 홈페이지에 (지금은 꼴데툰으로 유명하신) 샤다라빠님께서 '아소툰' 이란 만화를 그리신 적이 있었다. 언더커버 브라더는 그 만화에 소개된 영화였고 너무 재밌어 보여서 비디오를 빌려 봤다가 결국 DVD까지 구입하게 됐다. (DVD는 누구 빌려줬다가 지금은 증발)

영화는 간단히 요약하면 오스틴 파워즈의 흑인버전...이라고들 하더라. 흑인들을 지배하려는 The Man에 맞서는 비밀 스파이집단 브라더후드의 활약(?)을 다룬 코미디 영화. 그야말로 흑인을 위한 흑인에 의한 영화랄까... 흑인 문화 코드가 많이 들어있어서 익숙한 사람들은 정말 재밌게 볼 수 있다. (흑인들은 마요네즈를 안먹고 칠리 소스를 먹는다는 등의 믿거나말거나스러운 지식도 얻을 수 있다)

이런 영화




그런데 이 영화가 국내 개봉도 안한데다가 흑인 문화에서만 통용되는 슬랭이 나오는 등 번역하기도 난해하기 때문에, DVD의 자막이 대체로 썩 좋지 않다. 그래서 후반에 주인공이 싸우면서 흑인 뮤지션들의 이름을 필살기 이름 대신 외치는데, '어셔 펀치!' 같은 건 괜찮았지만 필살기인 날아차기를 하면서 'Earth Wind & Fire~~~~!'하고 외치는 걸 그만 '땅, 바람, 불의 이름으로~'로 번역한 것이다. (100%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이 벙찌는 자막 덕분에 Earth Wind & Fire는 나의 뇌리에 강하게 박혀버렸다. 그러나 그때는 그냥 그런 유명한 그룹이 있나보다 했던 정도였을 뿐...


그리고 올해 11월. Earth Wind & Fire의 내한 소식이 들려왔다. 거의 40년간 활동한 전설의 그룹이 최초로 내한한다길래, 형님들이 나이가 드셔서 언제 또 오실지 모른다길래, 그리고 좋아하는 영화의 주인공이 좋아하는 그룹이니까(?) 어떤 음악을 하는 그룹일까 궁금해져서 한번 찾아서 들어본 노래가



이 노래였다. 아무리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어도, Earth Wind & Fire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도 이 노래는 귀에 익으리라.

헐퀴 이 노래가 이 그룹 노래였어? 하고 더 찾아보니


당연히 끝이 아니었다.



이 외에도 많은 노래들이 귀에 약간씩 익었고, 다들 라이브 공연 가서 신나게 듣기 딱 좋은 풍의 노래였다!

으악 이건 가줘야돼 해서 여친님께 노래 들려주고, 공연 오픈 열리자 마자 냅다 (같은 가격 내에서) 제일 좋은 자리로 예매!

그래서 기다리고 기다리다 공연을 보러 다녀온 것이 어제였다. 서론이 정말 길었다... 서론만 길다.


공연장 입구

멋지게 웃고 계신 형님들... 이 세분이 원조때부터 계신 멤버라고. 현재 멤버는 총 9명이던가

장소는 코엑스입니다



평소에 전시를 하던 공간에 무대를 설치하고 의자를 놓은 거라 그렇게 좋은 환경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의자의 불편함따위는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첫곡인 Boogie Wonderland가 시작되자마자 전원이 의자에서 일어나버렸기 때문에...! 그리고 끝까지 한번도 앉지 않았다.

게스트도 없고, 휴식시간도 없는 논스톱 공연! (정정하시기도 해라!) 신나게 몸을 흔들고 박수치고 노래부르고 뛰다보니 어느새 공연이 끝나있었다. 워낙 공연이 꽉 차 있어서 2시간이라는 특별히 길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짧다거나 아쉽다는 느낌이 안들었다. 그냥 마음이 꽉 차버린 느낌.

더 이상 자세히 표현해도 그 시간의 열기는 전달되지 않을 것 같고... 그냥 끝나고 여친님의 손을 잡고 나오면서

'결국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건 예술과 사랑이 아닐까'

하는 뜬금없는 생각을 했다.

두말할 것 없이 올해 최고의 공연이었다.


P.S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노래를 들으면서 즐거워할 수 있다니, 이럴 땐 정말 음악이나 문학을 하는 사람이 부러워진다. 창작물이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에서...
Posted by 백승민
10월이 다 갔으니 문화생활을 정리 기록해 봅시다.


- 여자12악방 내한

중국의 퓨전 전통 음악 밴드(?)인 여자12악방의 내한 공연.
관심은 있지만 티켓 값이 비싼데다가 평일 공연이라 어떨까... 하고 있었는데 운 좋게 티켓을 싼 값에 구입하게 되서 가게 됐다.
그런데 전날 공연을 본 사람이 아주 실망이었다는 평을 올려서 허걱...하고 기대치를 낮췄었는데 자리가 좋아서 그런지 기대 이상으로 즐겁게 보고 왔다. 공연이 약간 짧은 게 아쉽긴 했지만.

가장 인상적인 곡은 숨겨진(?) 13번째 멤버가 나와서 함께 한 Loulan Girl이라는 곡인데... 이 13번째 멤버의 악기인 '두시엔친' 이란 악기가 정말 특이했다. 오로지 하나의 현을 튕긴 뒤 장력을 조절해서 다양한 소리를 내는데... 그냥 동영상을 보자.



저 악기 소리를 좀 더 듣고 싶었는데 비밀무기라 그런지 한 번만 나와서 조금 아쉬웠다.


- 호우시절

허진호 감독님의 신작... 직전 두 영화 (행복, 외출)는 왠지 그리 내키지 않아 안봤는데, 이번 영화는 느낌이 좋아서 보게 됐다.
느낌대로 잔잔하니 좋은 영화였다..는 느낌. 엔딩도 잔잔하니 괜찮았다.
주 대사가 영어라서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사랑에서 소통이라는 것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생각해보고... 사람 A B C가 있는데 AB, BC, CA간에 각각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는 (그리고 나머지 한명은 못 알아듣는) 상황은 꽤 재미있었다.
정우성도 나이를 먹어서인지 편안한 이미지가 잘 어울리게 되어가는듯.


- 디스트릭트 9

회사에서 단체관람. 외계인 나온다는 것 말고는 아무 정보 없이 보러 갔는데...
맘소사 이 녀석들 외계인을 소재로 리얼리즘 영화를 찍었어!
다소 과격한 연출이 많았지만 아무튼 몰입해서 재미있게 봤다. 실랄하게 풍자적인 내용이 인상적.
결말이 열려있다고도 볼 수 있어 '디스트릭트 10 나오는거 아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지만 글쎄...


- Jazz and the City

KT에서 주최하는 자선 성격의 공연...인듯? 올해 초부터 꾸준히 하는 시리즈 공연인데 관람료가 무려 1,000원이다. 이런 좋은 공연이! 시설은 특별히 훌륭하진 않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하고도 남음이 있다. 공연에 몰입해서 보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25일 양능석 퀸텟 공연으로 봤는데, 내가 좋아하는 관악기가 트럼펫/색스폰으로 두 파트나 편성된 것도 좋았고,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탭퍼(탭댄스)가 올라와서 같이 공연을 했다는 것이다.
재즈+탭댄스 조합이니 내가 정말 좋아한느 Primary Skool의 'Step Under the Metro' 트랙이 연상되서 즐겁게 봤다. 근데 정말 노래 내내 전력질주하듯이 뛰어야 되서 보통 체력으로는 못할 직업인듯...


- 칸 국제광고제

작년에 보러 갔던 칸 국제광고제. 씨네큐브가 없어져서 올해는 안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한다!
역시 인상적인 광고가 많았는데 두개만 찾아서 올려본다.


Washington Lottery의 광고.
'모든 새들은 날아봐야 합니다'


인권 캠페인. You are powerful


- 시간 여행자의 아내

정말 좋아하던 소설! 이 책 2006년에 샀을 때 영화로 제작중이라고 띄지에 써있었는데 이제야 개봉... 게다가 거기에 써져있던 주연 배우도 아니다. 뭔가 사정이 많았던 모양.

아무튼 너무 좋아하던 소설이라 걱정이 많이 되면서도 보지 않을 수 없어 보러 갔는데,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다.
소설에서 내용들을 팍팍 쳐내면서도 중요한 뼈대들은 잘 남겨서 느낌을 잘 살린듯.
물론 이건 소설을 이미 보고서 본 내 감상이니 처음 보는 사람들은 어찌 느낄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결말은 역시 원작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큰 차이가 나는건 아니지만서도.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