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하는 덕질인지라 육아 70일째로 바쁜 와중에도 차덕질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방향이 좀 달라지긴 했죠.



일단 가장 큰 전환점은 카시트의 체험입니다. 순성 라온이라는 브랜드를 선택했는데요 이게 중요한건 아니고...


직접 체험해본 카시트에서 깜짝 놀란 점 두가지가 있는데

1. 뒤보기로 장착하면 앞뒤 공간을 무지하게 많이 먹는다

2. 무지하게 무겁다

입니다.


일단 1번을 체험하고 나서.. 제 (x1)의 실내 공간이 좁다는 걸 새삼 실감했습니다 ㅠㅠ

저는 시트를 꽤 앞으로 당기고 등받이도 세워서 쓰는 편입니다만, 그래도 운전석 뒤에는 설치가 힘드네요. 조수석 뒤에 설치하면 조수석에 앉을 수 있긴 한데 좁아서 불편하다는 느낌이 좀 있습니다.

일단 지금 아내는 운전석 뒤에 앉을테니 별 문제가 없긴 하고, 앞보기로 하면 조금 더 나아지긴 할테니 아이 한명까지는 별 문제는 없지만 조금 더 넓은 공간에 대한 욕심이 나는 건 사실입니다.


일단 2번을 체험하고 나서, 상황에 따라 메인 차량과 세컨카 사이에 카시트를 옮겨가며 쓰는건 사실상 힘들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패밀리카를 선택할 때 아내가 운전하기 부담스러운 차로 가기는 좀 힘들다는 거죠.


거기에 더해서 요즘 자동차 시장을 보다 보니, 나중에 차를 바꾸게 되면 패밀리카를 고급 차량으로 가는 것 보다는 국산 중형 세단을 패밀리카로 가고 세컨카를 제 취향에 맞게 사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1. 자동차 성능의 상향평준화

 제가 x1을 사던 5년 전만 해도 국산차와 외제차의 기본기가 꽤 났었다고 생각합니다만 (YF 쏘나타 시절이죠) 요즘은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술적인 차이가 있긴 한데, 편하게 운전하는 패밀리카에서 그 격차를 크게 느낄 정도는 아니라는 거죠. 게다가 BMW같은 외제차는 점점 대중성을 위해 소프트하게 셋팅되는 추세구요.

그리고 국산차에도 터보가 달려서 출력이 좋아지고, 능동적 안전장치도 점점 낮은 가격의 차량까지 내려오는 것도 상향평준화를 느끼게 합니다.


2. 패밀리카로서의 가치 부분

 비슷한 이야기긴 한데, 독일차들이 매리트를 가지는 주행성능 부분이 운전자에게는 좋지만 동승자에게는 그렇게까지 중요한 가치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하드한 서스펜션 등으로 불편을 갖기 쉽고, 후륜 기반이다 보니 차 크기에 비해 공간은 좁고, 진동 심한 디젤 아니면 불편한 고급유 차량이라는 점도 마이너스구요.

같은 가격이면 공간 / 옵션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당연한 사실이죠.


3. 한대로 커버 불가능한 부분

 그렇다고 해서 비싼 독일 세단 한대면 패밀리카와 펀카를 더 커버 가능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죠. 차라는게 모든 가치에 반대급부가 붙는게 재밌는 점이라, 크고 편안하면 결국 운동성능에서 오는 재미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M5나 S63AMG 정도 되면 펀+패밀리가 다 될지도 모르긴 하는데 가격이 안드로메다로 가니 패스합시다.



그래서 제 다음 플랜은 2천 중후반 정도로 국산 중형세단 중고 (국산이라 중고로 사도 잘만 고르면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도..) + 제 취향 맞는 차 정도입니다.


제 취향 맞는 차 1순위는 미니 컨버터블S인데... 이놈의 미세먼지... 후...

어차피 지금은 애 보느라 혼자 운전할 시간도 없으니 그냥 두고보기만 합니다.

컨버터블을 포기하면 카마로SS도 상당히 당기긴 하는데요. (V8! V8!)

감가상각이 엄청날 것 같아서 중고로 사면 더 가성비 킹일텐데, 사고차 아닌거 구하기가 쉽지 않을듯한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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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최근 구경한 차들 이야기입니다. 말리부는 코엑스 입구에서 봤고, 나머지는 모처럼 자유시간이 생겨서 미니 매장과 현대 모터 스튜디오에서 봤습니다.



말리부


쉐보레 맹공격의 시발점이랄까요. 당연히 창렬 가격일 줄 알고 기대도 안했는데 놀랐습니다.

일단 디자인.. 제 취향에 앞은 나쁘지 않다 수준이고, 뒤는 스포트백 느낌으로 완만히 내려오는 라인이 좋더군요.

실내는 좀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센터페시아 플라스틱 질감이 너무 노골적으로 싼티나고, 핸들의 버튼도 통짜 고무로 씌워놓은 게 싸구려 조이패드 느낌이구요.


2열 레그룸은 나쁘진 않은데, 차 크기가 그랜저급이라는 걸 생각하면 좀 아쉽습니다. 역시 공간 뽑기에서는 현기를 못당하네요. 의외로 실망 많이 한건 2열 시트 형상인데요. 제가 허리가 안좋아서 정자세로 앉는데, 그렇게 앉았을 때 양 어깨가 뒤에서 눌리는 느낌이라 편하지가 않더군요. 저는 마른 체형인데 흠...


썬루프는 이거 파노라마 맞음? 싶을 정도로 작은 느낌이었습니다.


기본기는 칭찬이 자자합니다만, 2열 시트 문제와 2열에 열선이 없다는 것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패밀리 카를 선택하라면 쏘나타 쪽을 고를 것 같습니다. 펀카 용도로 사기엔 너무 크구요.

그래도 쏘나타를 견제할만한 물건을 내줬다는 것 만으로도 박수! 연식 변경 되면서 부족한 부분들이 보완되면 좋겠네요.



미니 컨버터블

전시차가 없고 시승차밖에 없는데 시승 예약이 되어있대서 잠깐밖에 못봤습니다.

개방감은 딱 예상한 만큼..이긴 한데 달려봐야 진짜 느낌을 알긴 하겠죠? 선루프 모드에서도 하늘이 꽤 보이던건 좋았습니다.

브라운 시트는 사진으로 보던것 만큼 감동적인 고급스러움은 아니더군요.

2열은 일반 3도어 모델보다 좁아졌습니다. 제 운전 포지션 맞춰놓으면 딱 무릎이 닿을랑 말랑 할 정도... 그리고 등받이도 거의 90도에 가깝고 눕힐 수 없습니다. 올란도 3열 정도의 느낌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탑을 연 상태로 2열에 들어가기는 매우 수월했고, 아쉽게도 탑을 닫은 상태에서 헤드룸이 어떤지는 체험 못해봤는데 디자인을 보면 괜찮을 것 같네요.


일단 컨버터블 로망을 실현한다면 1순위입니다. 가격 비교적 현실적이고, 앞유리가 서있는 미니 디자인 특성상 개방감 좋고, 탑을 닫았을 때도 해치백의 디자인이 유지되고, 2열 공간도 컨버터블 치고는 현실적이라고 보구요. (G37 컨버 2열은 정말 뚜껑 닫고는 절대 탈 수 없는 자리였음..)

혹하는 모델이긴 한데, 한국 대기오염 문제가 어느정도 좀 해결되길 기대해 봅니다.



현대 모터 스튜디오

이전에 여기저기서 많이 본 모델들입니다만, 패밀리카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봤습니다.


투싼

파노라마 썬루프가 꽤 앞까지, 그리고 뒤까지 뻗어 있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근데 왜 현대기아 모델은 썬루프 커버를 열려고 하면 썬루프가 연달아서 같이 열리죠? 뭔가 방법이 따로 있는건가... 커버만 열고 싶은데 불편해요.

2열 공간과 등받이 넘어가는 각도는 다시 체험해도 놀라웠구요.

시트는 오토였는데, 높이 조절이 앞뒤 따로 안되더군요. 이런 부분까지 기대하긴 힘든가 싶긴 했습니다.

그래도 BMW가 인색하게 넣어주는 럼버 서포트는 2way라도 달려있더라는...


맥스크루즈

브라운 나파 가죽이 적용된걸로 아는 파이니스트 모델이었는데, 운전석 엉덩이 부분의 바깥쪽이 심하게 구겨져 있더군요. 아무리 전시 차량이라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린다는걸 감안해도 내구성 문제가 좀 있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 외에 실내는 적당히 고급스럽고, 2열 공간 광활하구요.

3열도 납득할만한 공간입니다. 몇시간씩 타는거 아니면 별 불편 없이 탈 것 같아요.

내가 운전할것만 아니면 이런 차도 괜찮겠군 하는 느낌?


싼타페

지난번엔 5인승이라 아쉬웠는데 이번엔 7인승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타봤는데, 생각보다 맥스크루즈 3열과의 차이가 컸습니다. 레그룸이야 그렇다 쳐도 헤드룸도 훨씬 답답한 느낌이었어요.

정말 형식적인, 비상시에만 쓸만한 3열 느낌...

정확한건 아니지만 올란도와 캡티바의 3열보다 좀 더 좁은 느낌이었습니다.


쏘나타

아이를 낳고 보니 쏘나타의 위대함을 알겠습니다. 놀랄만큼 광활한 2열 공간!

인테리어 품질도 예전에 봤을때는 이거 너무 i30급하고 차이가 없잖아? 싶었는데...

말리부를 보고 온 뒤라 말리부보다는 낫다 싶어서 괜찮아 보이더군요.

JBL 오디오 모델이라 음악도 좀 들어봤는데, 제 차나 i30랑 별 차이 못 느끼겠네요...


제네시스

2열 앉아봤는데, 후륜 기반의 한계인지 쏘나타보다 넓다는 느낌이 안옵니다.

역시 패밀리카는 중형차 사고 세컨을 좋은걸 사자는 마음이 굳어지는 순간.

렉시콘 오디오도 체험해 봤는데, 음... 괜찮다 싶긴 하지만 MKX의 레블 오디오를 체험했을 때 같은 감동은 없었습니다.


EQ900

뒷자리가 넓고 좋았습니다. 파노라마 선루프가 아닌건 좀 의외였네요.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