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니 JCW와 그랜저 IG 3.0을 시승했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차 조합으로 그랜저와 미니 컨버터블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지하기 편하고 넓은 국산 세단 +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컨버터블 펀카 조합이죠..

아무튼 그 연장선상에서 시승하게 되었습니다.

걍 시내 시승 코스로 20분 가량 간단하게 달려본 후기입니다.



[미니 JCW]


잠시 자유시간이 나서 충동적으로 미니 매장에 들렀는데, 미니 컨버터블은 전시차만 있고 시승차는 다 빠졌다더군요.

코롱 모터스였는데 코롱 모터스만 그런건지 아니면 다른 딜러도 마찬가지인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실망하고 나오려는데 딜러분께서 비록 컨버터블은 아니지만 JCW라도 시승해보겠냐고 권해주시길래, 그래 뭐 온김에... 하고 타봤습니다.


미니는 2세대 클럽맨s를 잠시 타본 이후 처음이네요.


일단 과속 방지턱을 넘는데 생각보다 부드럽게 넘어가서 놀랐습니다. 미니 2세대보다는 물론이고, 제가 지금 타는 E84 x1보다도 부드럽습니다. JCW라서 일반 미니보다는 단단한거라고 하는데 이정도라니? 걍 일상 주행에도 전혀 부담이 없겠더군요.


그런데 제 E84 x1도 나올 당시에는 E90 3시리즈에 비해 승차감이 부드럽다는 이야기가 있었단 말이죠.

그렇다면 승차감이 E90 3시리즈 -> E84 x1 -> 3세대 미니 JCW -> 3세대 미니 쿠퍼 순으로 부드럽다는건데... 대체 그 짧은 사이에 BMW계열의 승차감이 얼마나 부드러워진거냐 싶었습니다. 이러니 예전 BMW오너는 나의 BMW는 이렇지 않아를 외치는 거겠죠...


승차감만이 아니고, 231마력, 제로백 6.1초에 1200kg이 안되는 경량 차량..임을 감안하면, 저속 주행에서는 확확 튀어나가는 느낌이 전혀 없이 진중하게 나가는 느낌입니다. 좋게 말하면 운전하기 편하고, 나쁘게 말하면 덤덤합니다.

엑셀을 꾸욱 밟으면 요란한 엔진음과 함께 시원하게 나가줍니다만, 지금 타고 있는 E84 x1 23d에 비해서 엄청나게 자극적인 느낌은 아닙니다.

사실 x1 23d가 제로백은 7초대 중반으로 엄청나게 빠른 차는 아닙니다만, 디젤 엔진의 저속 토크 덕분인지 0~60km/h가 2.9초로 상당히 빠른 편인데다가 (오토뷰 기준, G30 530i xDrive와 비슷한 수치입니다) 방음이 잘 안된 편이라 조금만 밟아도 엔진음이 시원하게 들어오기 때문에, 시내 주행에서는 체감 성능이 꿀리지 않는 편입니다. 당연히 고속으로 갈수록 마력빨로 차이가 커지긴 하겠지만 저는 별로 고속주행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차선 변경때에도 안전적인 모습이긴 합니다만, 부드러운 서스펜션의 한계인지 2세대 클럽맨s를 탔을 때처럼 우와 땅에 붙어서 돌아가는 느낌이네! 하는 강한 인상은 없었습니다.


수치적으로는 훌륭한데, 감각적으로는 그렇게 강한 인상을 안겨주지 못한 차 적어도 x1 23d를 모고 있는 입장에서 크게 욕심나는 차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일상적으로도 쓰면서도 와인딩도 하고 싶다면 괜찮은 셋팅일지도?


JCW가 아니라 컨버터블을 생각하는 제 입장에서는, JCW가 이정도 셋팅이라면 컨버터블은 S라도 뚜껑 열고 부드럽게 달리기에 무리 없겠구나, 그리고 고속 주행에도 엄청 피곤하거나 하진 않겠구나 하는 느낌 정도를 받았습니다.

다음에는 컨버터블을 시승할 기회가 되면 좋겠군요.



[그랜저 IG 3.0]


연휴중에 잠시 시간을 내서 시승을 했습니다. 현대 모터 스튜디오 서울에서 했고, 시승 가능한 차량 목록은 홈페이지에서 조회 가능합니다. 전날 전화해서 물어보니 비어있는 시간을 알려주고 선택하면 간단한 이름 전화번호 정도 물어보고 예약 완료입니다. (어렵진 않지만 인터넷으로도 예약이 되면 더 좋을텐데요)


일찌감치 가서 구경하다가, 예약 시간 5분 전에 1층 프론트로 갔습니다.

대기하고 계시는 직원분께서 주시는 서류에 보험 처리를 위한 간단한 개인정보 작성하면 준비는 끝. 바로 시승 들어갑니다.


시승차는 3.0 풀옵션, 즉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트림에 TUIX 컴포트 패키지 정도만을 제외한 모든 옵션을 넣은 사양으로 추정됩니다. 추정 가격은 4,505만원이군요. 근데 이거 3.3 트림에 TUIX 제외하고 다 넣은거랑 값 차이가 100만원도 안나네요... 이렇게 살려면 3.3 가는게 나을듯.


시승 안내 직원분께서 조수석에 타신 상태로, 시승 코스 세개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십니다. 길도 별로 안막혔으므로 당연히 제일 긴 코스 (예상 시간 40분) 선택. 내비는 찍지 않고 직원분께서 말로 그때그때 길을 설명해주십니다.


사실 차 자체도 궁금했지만 요즘 신문물 옵션들을 체험하는 것도 의도였기 때문에.. 일단 AVM을 작동시켜봅니다. 잘 나오긴 하는데, 역시 어느정도 이상 떨어진건 잘 잡지 못하는 한계가 보이더군요. 그래도 몇몇 살떨리는 상황에서 안심이 되는 것 만으로도 넣을 가치는 있을듯.


그랜저 IG로 오면서 승차감이 많이 단단해졌다고 하던데, 과연 듣던대로입니다. 과속방지턱을 좀 빠르게 넘는다고 쾅! 하는 느낌이 날 정도는 아닙니다만, 도로의 자잘한 요철의 존재가 엉덩이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x1을 몰던 상황에서 몰아도 차가 크게 휘청거린다는 느낌을 안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만, 그만큼 편안한 패밀리카로서는 조금 아쉽기도. 휠이 19인치라 좀 더 단단한 느낌이었을거 같긴 하네요. 패밀리카로 부드럽게 몰려면 17인치 휠이 장착된 하이브리드가 더 나을지도.


4기통 엔진만 끌어본 엔진에서 6기통 엔진에 대한 기대도 많이 했습니다...만. 음.. 일단 아이들 상태에서 상당히 조용하고, 불쾌한 진동도 거의 안느껴집니다. 그런데 뭐 6기통 엔진만의 회전질감 이런건 둔해서인지 잘 모르겠네요. 엑셀 밟을때 엔진 도는 느낌, 소리, 차 나가는 느낌은 x1이 더 마음에 듭니다. 풀엑셀을 밟으면 힘있게 밀어주긴 하는데, 우와 잘 나간다 하는 느낌까지는 없습니다. 마력에서 기대하는 것에 비해서는 조금 답답한 느낌까지도.

제로백은 x1과 비슷하지만 0~60km/h는 x1보다 느려서 그런가보네요. 고속에서는 빠르겠죠 아마...


아무튼 지금까지 몰던 것보다 크고 부드러운 패밀리세단임에도 불구하고 불안하다던가 출렁인다던가 허당같다는 느낌 없이 편하게 몰 수 있었습니다.

패들 시프트가 없어서 물어보니 풀옵션에도 없다네요. 이전 세대보다 좀 더 스포티한 쪽으로 왔으면 패들 시프트 정도는 좀 넣어주지.


오토홀드는 왜인지 기본적으로는 꺼져있고 켜야 되는 것 같았는데, 써보니 편하긴 하네요. 다만 오토홀드 때문인지 100% 확실하진 않지만 정지 상태에서 나갈때 홀드가 풀리면서 차가 좀 울컥하고 나간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미리 직원분께 양해를 구하고, 올림픽대로에서는 ASCC를 써봤습니다. 시내보다 올림픽대로 차가 좀 많아서 좋은 테스트 환경이 되어주었는데요. 오... 기대보다 괜찮네요. 처음 접했을때 으아아 부딪힌다 하고 불안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했는데, 직접 조작하는 것 처럼 부드럽게 감가속을 하면서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해서 불안한 느낌이 안들었습니다.


다만 LKAS는 기대보다 별로였던게.. 일정 속도 이상부터 활성화되게 되어있더군요. 이게 ASCC로 속도가 오르내리는 중에 제한 속도보다 속도가 내려가면 갑자기 꺼져버리기 때문에, 작동 여부를 예측하기 힘들었습니다. 걍 있으면 없는것보다는 낫다 정도로 생각해야 될듯.


그 외 잡다한 것으로... 순정 내비는 쓸만해보였고, 오디오는 JBL 들어간건데 걍 뭐 들을만하네 정도.. 별 특별한 감회는 없었습니다.

HUD는 음... 내비를 켜면 좀 더 편할려나? 저는 굳이 있어서 좋다는 느낌을 못받았습니다. 사실 운전은 내 절대속도보다 주변 차들과의 흐름이 더 중요한건데 내 차의 속도를 그렇게 항상 알아야 되나요..? 저는 100만원 주고 넣지는 않을듯.


시승은 모터 스튜디오에 차를 세우면 그걸로 끝이더군요. 그 후에 상담이나 설명과정같은게 있지 않을까 했는데 걍 끝! 쿨해서 좋았습니다.

참고로 차가 별로 안막혀서 시승은 25분 정도만에 끝났습니다.


그랜저 3.0 총평 : 주행성능 무난함. 6기통 매력은 특별히 모르겠지만 조용하긴 함. 주행성능만 보면 지금 차에서 확 넘어가고 싶은 욕구는 안듬. 근데 ASCC는 탐난다...




기타 사족으로 전시장 관람 후기들


컨트리맨 신형은 정말 커졌더군요. 이제 정말 걍 미니 디자인을 한 SUV라는 느낌.


맥스크루즈 트렁크는 정말 넓더군요. 큼지막한 유모차 싣고 여행용 트렁크도 몇개 더 충분히 실을 수 있을듯.

근데 3열 진입성이 너무 안좋습니다. 버튼만 누르면 되는 파일럿 같은거에 비하면 영... ㅠ


그랜저 2열은 레그룸은 정말 넓어서 좋은데, 앉았을때 좌우 어깨가 좀 압박당하는 느낌이라 그렇게 편하진 않았습니다. 시트에 푹 들어가는 느낌을 주려고 이렇게 만드는지 모르겠는데 전 좀 더 평평한 시트 느낌이면 좋겠어요.

반면 제네시스 G80은 레그룸은 그랜저보다 좁은데 좌우는 더 넓어서인지 상체는 더 편하더군요.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