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포스팅에서 쓴 이유로, 메인 휴대용 유모차로 쓸 원핸드 폴딩 방식 유모차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원했던 조건은, 시트가 높고 핸들링이 좋을 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1차로 뽑은 유력 후보는 바로 조이 에어스킵 플러스였습니다.

가격이 좀 비싸지만, 시트가 높고 가볍고 핸들링에 대한 평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크리티컬한 단점이 있었으니... 폴딩했을 때의 길이가 1미터가 넘는 너무 긴 길이!

측정 결과 제 차 x1은 트렁크 폭이 93cm밖에 안됩니다! ㅠㅠ (오히려 더 작은 차인 i30가 폭은 더 넓습니다. 아이러니...)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탈락.


그 외에도 엘레니어 윙스나 아프리카 에어리아도 길이때문에 탈락했습니다.


유력한 2차 후보는 다음 둘이었습니다.


1. 아프리카 솔라리아

원핸드 폴딩 방식이면서 절충형인 (디럭스형이라 주장하기도 하는듯한) 유모차입니다.

핸들을 뒤집는 양대면 방식이지만, 양대면시 앞바퀴가 자동으로 고정되고 뒷바퀴가 회전하게 되면서 진정한 양대면이 되는게 장점인 유모차입니다.

단 값이 40만원대로 비싼 반면 국내에서 너무나 마이너라서 사용기를 찾거나 실물을 구경하기 너무 힘든게 문제.

휴대형이라기엔 무게도 좀 무겁구요. (7.5kg정도)


2. 리안 크루즈

리안에서 올해 나온 유모차인데, 기내용이 트렌드인지라 레오와 그램만 밀어주고 영 홍보를 안하는듯한 유모차입니다.

역시 시트가 꽤 높은데도 무게가 4.6kg으로 가볍다는게 장점... 이지만

베페에서 들은바로는 시트를 제외한 무게로 시트를 합치면 5.5kg 정도는 된다고 합니다.

솔라리아보다 낫긴 하지만 역시 사용기를 찾기 좀 어려운 문제가.

무게는 가벼우면서도 절충형같은 느낌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유력한 후보에 올렸습니다.


그러던 중, 회사 근처에서 베이비 페어가 열리길래 점심시간에 후다닥 가봤습니다. 아쉽게도 아프리카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리안은 부스를 크게 열었더군요. 기대하던 리안 크루즈를 체험해봤는데... 아쉽게도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 절충형으로 광고하는 것에 비해서는 생각보다 이리저리 회전시켜 봤을때 안정감이 썩 훌륭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나쁜건 아니고 그냥 일반적인 휴대형 느낌. 무게가 가벼운데 시트가 높다보니 어쩔 수 없나 싶긴 합니다.

의외였던 건 동사의 더 저렴한 휴대형 유모차인 리안 캐리가 오히려 안정감있게 느껴졌다는 건데, 뒷바퀴 서스펜션이 없고 시트 높이가 낮아서 그런가 싶긴 하네요.

- 사이즈는 넉넉하긴 한데, 전체적으로 딱 짜여졌다기 보다는 좀 헐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등받이 조절이 끈방식인것도 좀 그렇고, 등받이를 최대로 세워도 각도가 110도 정도로 좀 누워있는 느낌인것도 아쉬운 점.

- 또 시트를 눕혔다가 세워도 차광막은 뒤로 축 늘어진 채로 그대로 있는것도 마이너스. 다시 고리로 고정시켜줘야 됩니다.



그래서 크루즈는 좀 실망을 하고, 이리저리 보다가 예떼 부스에 가서 예떼 지미2를 만져봤습니다. 엇 그런데..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이 유모차가 마음에 들었어요. 마음에 든 점은


- 전체적으로 만듦새가 고급스러웠습니다.

- 몰아봤을때도 휘청거리지 않고 강성이 좋은 느낌이 났습니다. 독일제라 그런가.. (편견)

- 뭔가 헐렁한 느낌이 없이 철컹철컹 맞아들어가는 느낌이 차덕의 감성을 자극하더군요

- 시트가 끈방식이 아니라 레버방식 조절이고, 최대로 세웠을때 각도가 100도 정도로 세워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게 가장 컸어요


반면 단점은

- 단점은 브레이크가 양쪽 바퀴에 있어서 각각 걸고 해제해야 되는데다가, 브레이크 레버가 너무 작아서 밟기는 쉽지만 해제하기는 어려웠습니다.

- 무게가 5.4kg로 좀 무겁습니다. 튼튼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괜히 나오는게 아닌 것이죠...

그래도 다른 부분이 워낙 마음에 드는데다가 베페 기간동안 할인도 하길래, 하루쯤 고민하다가 인터넷으로 주문했습니다. (보통 30만원쯤인데 베페중에는 25만원쯤에 팔더군요)



받아서 사용해본 소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그때 느낀 장점은 확실히 그대로. 고급지고 튼튼하고 안정적인 느낌입니다. 핸들링도 좋습니다.


- 무게는 좀 나갑니다. 평소에 유모차를 들고 계단을 자주 오르내려야 한다면 비추. 차에 싣거나 잠깐씩 드는 정도로는 문제가 없고, 원핸드폴딩 방식 특성상 끌고다닐 수 있습니다.


- 처음 샀을 때 차광막과 브레이크가 엄청 뻑뻑합니다. 쓰다보면 나아질런지 모르겠는데, 저는 원래 갖고있던 윤활유를 뿌려줬더니 많이 좋아졌습니다. (윤활유는 무독성으로 알려진 플루이드 필름을 쓰고 있습니다)


- 브레이크는 처음에는 뻑뻑해서 힘들었지만, 윤활유 뿌려준 뒤로는 큰 불편 없이 쓰고 있습니다.


- 체크 못했던 단점이 있는데, 시트를 눕히면 좌우 프레임보다 머리부분이 더 깊게 들어가면서 좌우를 감싸주는 형태가 됩니다. 아이가 어릴때는 떨어지지 않게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서 좋겠지만, 그만큼 머리 공간이 (즉 등받이 길이가) 짧아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아이가 19개월쯤 됐는데 지금 막 머리공간이 딱 맞는 정도니 더 크면 눕히기 힘들것 같아요.

근데 어차피 휴대용 유모차에서는 잘 안자려고 해서 별 상관은 없는거 같습니다...


- 시트 등받이가 많이 세워지는 건 확실한 장점. 아이가 좀 크면 궁금해서 자꾸 몸을 앞으로 세우려고 하는데, 원래부터 좀 세워져 있다보니 잘 안그러고 편하게 기대어 있습니다.


- 폴딩은 정말 쉽게 됩니다. 한손으로 슥 누르면 저절로 접히는 느낌. 언폴딩은 폴딩에 비해 한손으로 하려면 약간의 요령과 힘이 필요합니다. 뭐 그래도 기내용 유모차에 비하면 껌이라 할 수 있죠.


- 장바구니 공간이 꽤 쓸만하고, 자잘한 물건들은 넣은채로 폴딩을 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유모차를 옆으로 트렁크에 실으면 쏟아지기도 하지만요) 자주 쓰는 물티슈나 기저귀 몇개는 넣어놓은 채로 다닐 수 있어서 편하네요.

다만 구조상, 폴딩한 상태로 유모차를 끌고다니면 바퀴가 장바구니에 닿습니다. 계속 그렇게 다니면 장바구니 천이 헤어지겠죠? 그래서 전 닿는 부분에 벨크로 테잎을 발라서 보강해놨습니다.


- 핸들 방향만 뒤집어서 양대면이 가능한 방식입니다만, 시트를 돌리는 방식에 비하면... 그냥 응급상황에서 쓸 수는 있다 정도로 이해하는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핸들 방향이 뒤집힌 상태에서는 뒷바퀴가 회전하고 앞바퀴가 고정된 상태가 되는데, 이 상태로 유모차를 조종하는게 상상 이상으로 빡셉니다. 특히 바닥이 고르지 않으면 직진하기도 힘들어요.

지미2만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방식의 양대면은 마찬가지입니다.



이하는 웨이페러 (거의 디럭스형)과 비교해서 원핸드폴딩 방식 유모차의 장점입니다.


- 트렁크 공간 차지는 예상대로, 딱 디럭스와 기내용의 중간정도입니다. 일단 가벼워서 휙휙 올릴 수 있는것 만으로도 참 편하고 좋네요. SUV다보니 옆으로 세워서 실으면 좀 더 공간 확보가 되고, 아직 안해봤지만 여행용 캐리어 위에 유모차를 올릴 수도 있겠습니다.


- 납작한 폴딩 상태로 세워서 보관되는 것도 장점. 웨이페러는 집안으로 끌고들어와서 둘 수밖에 없어서 들어올 때마다 바퀴를 닦아야 했는데, 얘는 걍 현관 구석에 세워두면 OK입니다


- 웨이페러는 꿈도 못꾸던, 한손 조종이 됩니다! ㅠㅠ 험한 길에서는 힘들지만 실내 쇼핑몰같은데서는 수월합니다.

이것도 해보면 한손이 자유롭다는게 생각보다 아주 편합니다.


- 웨이페러에 비해 장바구니는 작지만, 한손 조종이 되고 유모차 자체가 가볍다보니 뭐 크게 와닿는 단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차피 휴대용 쓸만한 시점이면 아이에게 필요한 짐도 적어지고 말이죠


- 확실히 웨이페러에 비해서 편하고 외출에 부담이 없습니다. 아이를 밖에서 재우고 싶은 목적으로 나갈때는 여전히 웨이페러를 씁니다만... 가끔씩 웨이페러를 쓰면 어이쿠 이렇게 무거운걸 끌고다녔나 하고 놀랄 정도입니다.

둘째는 아마 돌 지나고부터 지미2를 태우지 않을까 싶네요. 그때쯤 되면 첫째는 세돌쯤 됐을테니, 유모차는 거의 안쓰거나 쓰더라도 정말 가벼운 우산접이식으로 가지 않을까요?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