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에는 장인 장모님께 아이들을 맡기고 모처럼 아내와 외출한 김에 혼다 매장에 잠깐 들러서 신형 어코드를 구경하고 왔습니다.


디자인은 완전 취향까진 아니지만 유니크하니 나름의 매력이 있고,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하니 괜찮더군요. 2열도 넓으면서 편했구요. 혼다센싱이 들어간건 좋지만 통풍시트와 열선핸들이 없다거나, 트렁크 천정 마무리등이 너무 허술한건 역시 단점.


가격상 그랜저와 비교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 주행성능의 장점이 그랜저의 고급감과 옵션을 누를정도의 장점이 될런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1.5밖에 없던데 2.0 판매 시작되면 시승 한번 해보고 싶네요. 시간이 될려나요.



이상 잡담이었고, 그렇게 여전히 패밀리카로 뭐가 좋을까 궁리하는 소극적인 차덕질을 하는 요즘입니다.

근데 역시 이거다 싶은건 없긴 해서, 그럼 어떤 차가 나오면 그게 바로 내가 이거다 하는 패밀리카일까?를 정리해보고 싶어졌습니다. 물론 현대 기술로 만들 수 있는 현실적인 조건 내에서입니다.



- 가솔린 6기통 엔진

   - 터보도 좋고 출력이 좀 떨어지는 자연흡기여도 괜찮습니다. 디젤 탈출하고 싶네요.

   - 갈수록 6기통 엔진 만나기는 더 힘들어질테니 지금 시점 쯤에서 한번쯤 타보고 싶기도 하구요.


- 시내에서 몰기 너무 부담 안되는 정도의 크기.

   - 역시 K9급까지 가면 시내에서 몰기엔 좀 부담스럽고, 아내도 운전하기 힘들어질것 같습니다.

   - 상한선은 그랜저나 싼타페 정도.


- AWD

  - 어떤 상황에서든 속 편하게 탈 수 있도록 AWD면 좋겠습니다

  - 일종의 안전옵션 개념에서의 접근이네요


- 일정수준 이상의 승차감, 주행 안전성, NVH

  - 엄청 고출력이거나 코너링이 끝내줄 필요는 없지만, 고속으로 달리거나 산길을 달릴때 풍절음이나 롤링이나 요철등으로 저와 가족들이 괴로워하지 않을 정도는 되면 좋겠습니다.


- 넉넉한 실내 공간

   - 해당 크기의 후륜구동 베이스 모델들(5시리즈라던가)은 좀 부족한 감이 있고, 역시 그랜저나 싼타페 정도의 공간이면 충분합니다.


- 해치백 혹은 패스트백 형태의 트렁크

  - 3열까진 필요 없지만 세단형 트렁크는 역시 좀 아쉽습니다.

  - 캐리어와 유모차를 같이 싣는다던가, 트렁크에 아이들을 눕히고 기저귀를 간다던가 등등도 있고

  - 그냥 취향상 세단보다는 이쪽이 더 혹하기도 하구요.


- 싼티 안나고 편안한 느낌의 인테리어

  - 인테리어는 너무 파격적인 것 보다는 그냥 무난하고 편안한 느낌이면 좋습니다.

    - 신형 캠리 인테리어처럼 너무 우주선인건 좀... ㅠㅠ

  - K9정도로 고급스러우면 좋지만 그건 욕심이고, 그냥 신형 어코드 정도도 합격.


- 취향에 맞는 디자인

  - 설명 필요 없겠고


- 어느정도의 옵션

  - 메모리시트, 통풍시트, 열선핸들, 어라운드뷰, 괜찮은 오디오 정도는 받쳐주면 좋겠고

  - 여름에 찜통 차 안들어가게 텔레매틱스도 지원되면 좋겠군요.


- 일정 수준 이상의 반자율 주행장치

  - 장거리 여행이 좀 편안해지도록, 정지까지 지원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나 LKAS, 긴급제동 정도는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 너무 부담 안되는 유지보수

  - 국산차거나, BMW, 벤츠, 렉서스 정도의 유지보수 편의성은 있으면 좋겠습니다.

  - 볼보나 미국 브랜드들이 여기서 탈락하네요 아쉽습니다.


- 가격은? 4~6천만원대 정도로

  - 범위가 좀 넓이만 이정도면 무리 안하는 느낌으로 투자 가능한 선으로 생각됩니다.


이정도입니다. 요약하자면, 시내와 고속주행에 모두 편하게 끌 수 있고, 적당한 옵션을 갖춘 조용하고 넓고 편안한 차. 짐도 많이 실을 수 있으면서 AWD로.



일단 이걸 다 충족하는 차는 없습니다! (있으면 바로 샀겠죠) ㅠㅠ


몇가지를 포기했을때 가장 가까운 대안은 뭘까요?


- 차 자체만으로 보면 볼보의 V90CC가 제일 가깝습니다. 그러나 4기통 엔진밖에 없고, 유지보수가 편하지 않고 값이 좀 셉니다.


- 그랜저는 AWD와 해치도어가 아쉽지만 역시 꽤 근접합니다. 그랜저 왜건을 만들어 준다면 좋겠지만 그럴리가 없겠죠. 6시리즈 GT처럼 크로스오버 형태의 패스트백 세단이라면 왜건보다는 가능성이 높을까요? 그래도 역시 기대는 안하는게 나을것 같군요.


- 싼타페는 6기통 가솔린이 없고, 2.0T 가솔린으로 타협한다 해도 가솔린 모델에는 메모리 시트가 없는게 좀 크리티컬합니다. SUV라서 좀 떨어질 승차감은 감수한다 쳐도, 4기통 디젤의 소음과 진동까지 감수하고 싶진 않네요.


- 싼타페 윗급 (베라크루즈 후속)으로 나올 SUV는 가솔린 6기통이 있을까요? 문제는 파일럿에 대적하는걸로 나오는 차라면 너무 커질 가능성이 높을것 같습니다.


- 제네시스에서 나올 GV80. 아직 많은게 미지수지만 80이라는 숫자를 보면 너무 클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그래도 기대되는 후보네요. GV70이 적합할 수 있겠지만 언제 나올지 미지수구요.


- K9. 다 좋은데 너무 커요. 시내에서는 부담일거고 아내도 끌기 힘들겁니다.


- 독일 SUV들은 어떨까요? 아쉽게도 디젤 모델만 있거나 반자율주행 장치가 없습니다. 아우디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신형 Q5를 기대해볼만 할까요?


- 일본 메이커들은 가솔린 SUV를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역시 반자율주행장치가 발목을 잡네요. 파일럿이나 패스파인더까지 가면 어느정도 갖춰지지만 그러면 또 너무 커집니다.


- 링컨 MKX의 F/L모델인 노틸러스를 좀 기대해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길이는 괜찮지만 폭이 1935mm로 K9의 뺨을 때리는게 좀 문제긴 하네요. 아무래도 마이너 브랜드라 유지보수도 좀 걱정되구요.


- 디자인과 가격이 좀 아쉽지만 렉서스 NX정도도 꽤 근접한 선택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렉서스는 여전히 반자율주행장치 채용에 인색하기만 하네요.


- 몇가지 아쉬움은 있겠지만 5시리즈가 다시 왜건을 출시해준다면 좋을텐데요. 지금 분위기로는 기대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래저래 딱 이거다 싶은건 없는 시점입니다.


1. 국내에선 왜건은 전멸

2. SUV는 여전히 디젤 중심

3. 반자율주행장치에 인색한 브랜드가 많음


이 세가지 때문인걸로 보이는데, 1번이야 포기한다 쳐도 2번과 3번은 기다리면 조금씩 나아질걸로 보이기 때문에, 급하지 않게 시장을 좀 관망해볼까 싶긴 합니다. 언제나 필요성보다는 기변욕구가 문제겠습니다만...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