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거리들/Book & Text2019. 1. 11. 00:26

마찬가지로 트위터에 정리했던걸 퍼옵니다


67권을 봤고 그 중 추천하고 싶은 책은

- 몸의 일기

- 봉고차 월든

- 가능한 꿈의 공간들

입니다.



[모든 요일의 기록]

카피라이터인 작가가 무언가를 창작하기 위해서 어디에서 어떤 영향들을 받았는지 개인적인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 수필집.

내용은 괜찮았는데, 작가의 직업 때문일지는 몰라도 지나치게 매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촌스럽게 대놓고 자랑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정말 수수해보이지만 사람들이 부러워할만한 그런 인스타그램 페이지처럼 본인의 단점까지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 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단점까지 매끈하게 다듬어서 노출시키는 느낌이랄까.

매끈하게 다듬은 것이 나쁜가? 물론 그렇지 않다. 그렇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

난 인스타그램보단 트위터라서.


[사기꾼의 심장은 천천히 뛴다]

곽재식님 소설답게,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느낌이 잘 살아있는 소설.

가장 독특한 부분은 각 장의 소제목이었는데, (무려) 57개의 장의 제목이 전부 '어떻게 ~는가?'형태로 되어있다.

게다가 그 내용이 쓸데없이 거창한데 예를 들면

1장의 제목은 '어떻게 북회귀선을 통과한 태양의 고도가 기이한 이야기의 채록과 전파에 도움이 되었는가?'

2장의 제목은 '어떻게 제목이 뜯겨져 나간 고문서가 깊은 밤의 암흑 속에서도 관찰자의 관심을 끌었는가?'

이런 식인데, 제목을 읽고 실제 내용을 읽고 다시 제목을 보면서 맞춰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었음.

가끔 만화책에 보면 분명히 다음 권의 컷들을 붙여놓은거긴 한데 실제 내용과는 딴판으로 보이게 해서 낚시성 예고편을 올리는 작가가 있는데 그거랑 이 책의 소제목들이 비슷한 느낌이었다.


[세상을 바꾼 50가지 자동차]

같은 시리즈의 50가지 신발을 보고 차덕으로서 궁금해서 사보게 된 책.

대체로 재밌게 보긴 했는데, 50가지 자동차를 선정하는 기준에 좀 의문이 많이 감.

책을 펴낸 곳이 영국이라서 그런지 영국과 이탈리아 차는 많이 나오고 독일차는 너무 많이 안나온 느낌..

정말 변곡점을 찍은 차나 디자인이 아름다운 차들도 있긴 한데 걍 성공하지도 못하고 망한 차도 있어서 이건 대체 왜 넣은거야 싶을때가 꽤 있었음.

벤츠 SL300이 빠지는게 말이 되냐? 싶기도 하고... 그래서 소장은 안하는걸로


[최순덕 성령충만기]

이기호님의 첫 소설집. 괜찮게 보긴 했지만, 이기호님의 더 뒤쪽에 쓰여진 책들을 먼저 보고 봐서 그런지 몰라도 좀 덜 숙성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졸업]

윤이형님의 소설. 환경 문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불임이 되고, 인류를 존속시키기 위해 주기적인 검사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청소년들을 가려내 아이를 낳으면 많은 혜택을 주는 시스템이 만들어진 사회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

극단적인 설정이지만 결국 현대 우리 사회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라 씁쓸한 느낌으로 봤다. 청소년 문학으로 출간되었는데 청소년들은 어떤 느낌으로 이 책을 읽을지 궁금하다.


[우리 딴 얘기 좀 하면 안돼?]

작가가 늙은 부모님을 떠나보낸 과정에 대해서 유머러스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려낸 카툰.

몇 년전 아버지를 보내 드릴 때 한번 겪었고 언젠가는 다시 한번 더 겪을 일이라 남일 같지 않게 봤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게 되는 일이지만 어떤 형태로 다가오는 힘들 수밖에 없는 일이 아닌가 싶고...

그저 너무 힘든 형태가 아니길 바랄 뿐.

책 자체는 재밌게 봤다 소장중.


[인간증발]

사회적 억압이나 실패를 이기지 못하고 어딘가로 숨어버리는 실종자들에 대해, 프랑스인 작가가 일본에서 취재해서 쓴 르포.

주제 자체는 흥미롭긴 한데, 한국인으로서 취재자인 프랑스인보다는 취재 대상인 일본인에게 좀 더 감정 이입이 되다보니 조금 편치 않은 감정이 많이 든다.

내용도 잘 정리된것이 아니라 취재한 내용이 좀 산발적으로 나열된 느낌인데다가, 중간에 주제와 조금 거리가 있는듯한 오타쿠나 야쿠자, 일본 원전같은 곳으로도 좀 빠지기도 한다. 이런 내용들이 프랑스인에게는 생소할 일본에 대해 알려주는 역할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실종자들을 깊게 이해하기 보다는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나라 일본'이라는 피상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물론 프랑스인 작가가 프랑스인 독자를 대상으로 쓴 책에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었을지 모르지만, 보다보면 자꾸 이런 질문을 하고 싶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당신네 나라 프랑스에서는 이렇게 모든걸 버리고 숨어버리는 사람들이 없습니까?'


[라이프 오어 데스]

10년동안 복역한 죄수가 석방 전날 탈옥했다. 왜 그랬을까?

라는 흥미로운 떡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550페이지라는 긴 내용 중 4/5 정도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라는 질문 하나를 미끼로 독자들의 멱살을 잡고 끌고간다.

그래서 알게 된 진실은 '으잉 이런 단순한 사건이었어?'라고 약간 실망하게 되는 감이 없지 않은데, 거기서 또 나머지 1/5을 '그래서 이제 어떻게 될건데'라는 질문으로 멱살잡고 끌고 간다.

너무 길어서 지치기도 하면서도 계속 끌려가게 되는 필력이 돋보이는 소설.

작가 (마이클 로보텀)의 다른 소설도 한번쯤 더 보고 싶기 한데 분량이나 내용이나 정신적으로 좀 지치는 면이 있어서 나중에 도전해봐야 될듯.


[숨결이 바람 될 때]

국내에서 꽤 히트친 것 같은데... 암튼. 이제 인턴 끝내고 창창한 앞길 남은 의사가 암선고받고 자신의 과거 + 투병기를 남긴 책.

내 경우엔 기대했던 것과는 좀 달라서 아쉬웠다. 죽음을 앞둔 한명의 인간으로서의 생각과 감정들이 좀 더 날것으로 담겨있기를 기대했는데 너무 잘 정제된데다가 병을 알게 되기 이전 자전적인 내용 비중이 너무 커서..

의미있는 책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이렇게 화제가 될만한 정도인가에는 조금 의문.


[모두가 부서진]

단편 소설집. 오래되서 내용은 잘 기억 안나지만, 첫 작품인 '유리'가 선뜩한 느낌으로 좋았던 기억.

다른 작품들도 비슷한 느낌이면 좋았겠지만 좀 이질적인 것들도 섞여있네.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유리 기린]

'일곱 가지 이야기'로 좋은 인상이 남았던 가노 도모코의 소설..이지만 아쉽게도 다른 소설들은 그에 일곱 가지 이야기에는 못미치는 듯 하다.

일곱가지 이야기처럼 이번에도 연작소설집인데, 조금 억지스러운 설정들로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어서 아쉬웠음.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단편소설집.

다 읽고 나서는 소장할까 말까 고민을 좀 했는데, 표제작인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가 준 여운이 좋아서 소장하기로 했다. '된장이 된'도 좋았고, '불타는 작품'은 결말은 좀 별로였지만 독특한 설정이 좋았다.


[생존의 법칙]

제목대로 다양한 상황에서 생존하는 법들을 그림으로 알려주는 책인데, 좋아하는 스타일의 편집이긴 하지만 내용이 너무 얄팍했다. 장난스러운 내용도 있고, 피상적인 지시들만 알려줄 뿐 '왜'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보니 머리에도 잘 들어오지 않는다. 비추.


[몸의 일기]

80대에 사망한 아버지가, 평생동안 자신의 몸에 대해 관찰하며 쓴 일기장을 딸에게 유품으로 남긴다. 그래서 딸의 손에 의해 그 일기가 이렇게 출판되었다...는 설정으로 쓰여진 소설.

아주 어렸을때부터 사망할때까지, 몸에 관해 쓴 일기라는 형식이다보니 아무래도 성장과 노화에 대한 내용이 주가 아닐까? 정도로 기대하면서 본 책.

기대대로의 내용이 맞긴 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인생'에 관한 내용이라고 느껴졌다. (당연할 것이 결국 인생이란건 몸이라는 탈것에 의해 운반되는 거니까)

사람들과 함께 늙어가고, 그 자리를 젊은이들이 채우고, 젊을때는 몰랐던 것들을 느끼게 되고,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과거를 돌아보고 결국 자신을 떠나보내게 되는 과정들. 스펙터클한 내용이 없지만 다 보면 조용하게 마음이 일렁이게 된다.

2018년에 이보다 더 마음에 드는 책을 찾을 수 있을까. 당연히 소장을 위해 책장으로.

아이들이 나에게서 육체적으로 독립했을 20년쯤 뒤에 (맙소사 20년 뒤면 환갑이 눈앞이겠군) 조용히 한번 더 읽고 싶다.


[살인자의 기억법]

영화화되는 걸 보고 관심이 가서 읽어보게 됐는데 (영화는 안봤다) 생각보다 짧고 (150페이지 가량)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흥미로운 소재에 술술 잘 읽히는 흥미로운 소설이..긴 했는데, 설정과 전개에 비해 결말은 좀 식상해서 아쉽. 그래도 재밌게 잘 봤음.


[프레스티지]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든 그 영화의 원작. 다크나이트로 확 뜨기 전 작품이라 그런지 놀란 영화중에서는 지명도가 좀 낮은거 같은데 재밌게 봤던 영화라.. 원작도 찾아 읽게 됐다.

원작과 기본 내용은 동일하지만, 알프레드 보든의 회고록과 루퍼트 앤지어의 일기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거기에 각각의 후손들이 현시대에서 만나는 이야기가 교차되서 나타나는게 특징.

영화를 본지 오래되서 '어 이런 내용은 영화하고 다르네?' 하고 생각한 부분들이 있었지만 검색해보니 착각이었고 내용은 거의 비슷했다. (소설에만 후손들의 훗일담이 있다 정도)


[에고라는 적]

흥미로운 제목 + 리디북스에서 싸게 볼 수 있는 찬스로 보게 된 책.

어떤 내용일까 했는데, 기본적으로는 자의식 과잉을 경계하는 내용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보다 대단해보이기 위해, 어떤 사람이 되고싶다는 자아를 충족시키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쓰고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을 경계하는 내용인데...

보면서 같은 주제로 좀 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기본 논지에는 공감하고 싶은 부분이 많았고, 무엇보다 자존감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시대에 반대로 그걸 경계하는 책이라는데에 점수를 주고 싶다.


[봉고차 월든]

오지에서 알바를 하며 대학교 학자금 대출을 갚은 뒤, 빚 없이 대학원을 졸업하자는 목표를 위해 졸업때까지 봉고차에서 사는 삶을 택한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

크게 오지에서의 알바생활과 봉고차에서의 삶 두가지로 내용이 나뉘는데 둘다 (월든처럼)  무소유에 가까운 미니멀한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봉고차에서의 삶이란게 예상처럼 낭만적이지가 않다. 봉고차가 세워진 장소가 대학 주차장이고 들키면 쫒겨날까봐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르게 살기 때문...

그런 냉혹한 현실성까지 포함해서 흥미롭게 본 책. 추천.


[당신이 지갑을 열기 전에 알아야 할것들]

돈을 잘 버는게 아니라 잘 쓰는법을 알려드립니다! 라는 컨셉의 실용서

별로 내용이 깊진 않고 목차만 봐도 핵심 내용들이 제목에 잘 나타나있으니 목차를 먼저 보고 세부 내용이 궁금해지면 한번쯤 봐도 나쁘진 않겠다

목차는

1장 체험을 구매하라 

2장 특별하게 만들어라 

3장 시간을 구매하라 

4장 먼저 돈을 내고 나중에 소비하라 

5장 다른 사람에게 투자하라

대체로 알던 내용이지만 1장 3장에 대해서는 마음에 한번 더 새기긴 했다


[천사같은 우리 애들 왜 이렇게 싸울까?]

아내가 주변에서 추천받아서 보게 된 책. 둘째가 태어나고 해서 이제 남얘기가 아닌지라...

아직은 둘째가 어려서 좀 이르지만 애들이 커가면서 여러번 다시 보게 될 책일듯.

다양한 내용이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핵심은 아이들을 '똑같이 평등하게' 대하는게 아니라 '각각을 특별한 존재로' 대해야 한다는 것. 왜냐하면 아이들이 원하는건 자신과 형제에게 똑같이 해주는게 아니라 자신에게 더 잘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똑같이 해줘봤자 해결이 안된다는 것이다

형제 키우면 볼만한 책. 근데 품절이라 중고로 구함.


[이와 손톱]

처음 출시때 결말 부분을 봉인해놓고 뜯지 않은채로 가져오면 환불해주는 마케팅을 했다는 책. 국내 출간본에도 그 봉인을 재현해놨다.

그런데 이런 반전물들이 트렌드를 많이 따르는 편인지라 아무래도 지금 보면 좀 예측가능한 부분이 많았음. 재미가 없는건 아니었지만..


[빈티지 팩토리]

다양한 종류의 빈티지 수집을 하는 저자가 자신이 아끼는 수집품들에 대한 썰을 풀어놓은 책.

아무래도 나는 빈티지 수집과는 취미가 맞지 않을것 같지만 그 세계를 엿볼 수 있는건 재밌었다.

이렇게 보물찾기하는 것 같은 취미가 있으면 여행의 재미가 한층 더해지겠다 싶기도 하고.


[독서광의 모험은 끝나지 않아!]

R.O.D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의 작가들이 책에 대해 나눈 대담을 엮은 책.

R.O.D와 비블리아 모두 책을 소재로 한 책이니만큼 둘다 엄청난 책덕후라서 떠드는걸 보고있는 것 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나도 미약하나마 책덕후 기질이 좀 있어 더 재밌게 보긴 했는데

생각해보면 이렇게 덕력 높은 덕후들이 대담을 나누는 내용은 잘 모르는 장르라도 꽤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뭐 다른 괜찮은 책 없으려나?

아무튼 이 책의 내용은 뭐 딱히 건설적인 내용은 없고 그 책 보셨어요 야 그거 참 재밌죠 그 책에는 이러이러한 뒷얘기가 있는데... 같은 시덥잖은 내용들인데 그래서 재밌게 봤다는. 자칫하면 서로 지식자랑하는 느낌이 되기도 쉬울것 같은데 순수한 덕후들이 서로 존중하면서 신나게 얘기하는 분위기라 그런 느낌으로 안빠진 것도 좋았음.


[왕을 위한 팬클럽은 없다]

마치 야구를 위해 태어난 것 같은 주인공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결말을 맞이하는 이야기.

아주 재밌다고 하긴 힘들었는데, 어떻게 보면 좀 우화적이기도 하고 운명론적으로 흘러가는 고대 희곡같은 느낌도 드는 독특한 맛이 있긴 했다.


[이 세상에 이유 없는 말썽꾸러기는 없다]

대체 왜 아이들은 어른들을 미치게 만드는가! 에 대해 설명해주는 책

사실 본다고 해서 뭐 엄청나게 달라지는건 없는데 그냥 아 애들이 이런식으로 나를 괴롭히는게 이런 이유구나 하고 이해하면서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효과는 있는듯


[시간망명자]

PC통신 시절에 재밌게 봤던 나호 시리즈 작가분의 SF라고 해서 사봤는데, 으음 나쁘진 않았지만 기대보다는 조금 아쉬웠다.

시간망명자라는 제목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초반 전개까진 좋았는데, 결국 중간부터는 불사판매주식회사와 비슷한 설정이 되어버렸다는 느낌...


[종의 기원]

정유정님 소설은 처음 봤는데, 고정팬이 많은 작가이신 알고 있어 기대를 많이 했으나... 아쉽게도 매우 별로였다! ㅠㅠ

1인칭 시점으로, 심리묘사 중심으로 이끌어가려는 의도는 알겠으나, 이런 구조에서는 주인공이 궁금해하는걸 나도 궁금해해야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생기는데

이 소설에서는 나는 이미 짐작하는걸 주인공만 모르니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전혀 안되고, 그래서 이야기가 진행이 안되고 미적거리기만 한다는 인상밖에 받질 못했다.

내용을 절반에서 2/3정도로 쳐냈으면 훨씬 깔끔했을거 같은데.

그리고 해진이라는 캐릭터에게는 왜 이렇게 복잡한 설정이 필요했는지 전혀 모르겠다 거의 자아가 없이 스토리 진행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평면적인 인물로 느껴지는데...

'7년의 밤'도 이미 사둔게 있어 이걸 읽어야되나 말아야되나 난감했는데 일단 지인분께서도 7년의 밤은 좋았는데 종의 기원은 별로였다는 평을 해주셔서 7년의 밤까지는 보려고 생각중.


[토끼의 아리아]

두달 무료에 낚여서 신청한 리디셀렉트에 떴길래 냉큼 본 곽재식님 단편집.

(항상 궁금한건데 이런식으로 본거는 작가님께 인세가 얼마나 가게 되는걸까?)

곽재식님의 이야기꾼다운 단편집이 많아서 재밌게 보긴 했는데, 표제작 토끼의 아리아는 너무 분통만 터지고 개운함은 없는 이야기라 좀 힘들긴 했다. '숲 속의 컴퓨터'는 능청스러운 AI와의 대화가 재밌었고, '4차원 얼굴'도 좋았다. 반면 '박흥보 특급'은 좀 너무 싱거운 농담으로 끝나버리는게 좀 아쉬웠고... 가장 좋았던건 초 우주적인 스케일의 찌질함을 보여주는 '박승휴 망해라'

아참 그런데 이 책 표지는 진짜 누가 제안하고 누가 승인한걸까.. 매우 궁금하다


[노후파산]

내용 자체는 예측한 대로 (+다른 책에서 많이 본) 내용.

쥐꼬리만해도 국민연금이라는게 있으니 그나마 조금 완충장치가 된다는 생각도 들고..

내 노후때는 이보다 더 심했으면 심했지 나아질 가능성은 별로 없을거 같아서 좀 우울하기도 하다.


[예테보리 쌍쌍바]

리디북스에서 무료로 풀길래 본 책. 걍 가볍게 보기 나쁘진 않았지만, 얄팍한건 어쩔 수 없었다. (작가가 이 평가를 별로 기분 나쁘지 않게 생각할것 같진 않지만서도)

'나의 토익만점 수기'가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묵직한 느낌이 있었던걸 생각하면 대조적으로 좀 아쉽긴 함.


[일하기 전엔 몰랐던 것들]

'왜 이렇게 다들 빡세게 사는데 시궁창이죠?'를 현실적으로,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풀어낸 책. 원인은 잘 알겠지만 그 안에서 개인이 어떻게 할만한 대안이 별로 없다는게 문제라면 문제. 하하하


[오리지널스]

쉽게 말하자면 말콤 글래드웰 스타일의 책인데, 제목이나 어필하는 바로는 독창성에 대한 내용이라고 하지만 하고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좀 산만하다.

주제에 맞는 내용만 잘 추리는게 좋지 않았을까.

전체적으로 나쁘진 않았다 정도.


[시가 뭐고?]

뒤늦게 글을 배운 칠곡군의 할머니들이 쓴 시들을 엮어서 낸 책.

맞춤법도 잘 안맞는 시들이지만 거기에서 오는 생생함에서 더 호소력이 느껴진다.

(가끔 너무 잘 다듬어진 시들도 끼어있는데 이 시들은 뭔가 맛이 안난다..)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는 배우지 못한 설움, 젊어서부터 한 고생담, 그래도 자식들 키운 보람, 뒤늦게라도 배우는 즐거움...

타이핑해서 옮기지 말고 그냥 원고를 스캔해서 실으면 더 생생함이 강했을것 같은데 음.. 너무 읽기 힘들었을라나.


[가능한 꿈의 공간들]

YES24에서도 리디 셀렉트같은 서비스를 베타로 런칭한다길래, 공짜에 혹해서 신청해봤다가 보게 된 책.

(이제는 그 정체가 토끼라는걸 다들 아는) 듀나의 에세이집.. 이라고 소개는 되어있는데 에세이집이라기보다는 영화 칼럼 모음집이 더 적절한 소개일 것 같다.

처음에는 책의 정체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게다가 나는 영화평론가보다 SF작가로서의 듀나가 더 익숙해서) 시큰둥하게 보다가 아 영화에 대한 책이구나 하고 느낌이 오면서부터 점점 재미가 붙어서 마지막엔 책장 넘어가는게 아까운 마음으로 봤다. 책으로도 소장할까 싶다.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

리디 셀렉트로 본 책.

어떤 경로로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표제작의 우울한 내용과 게임화되었다는 사실까지는 알고 있었다.

드디어 보게 된 책은 기대보다는 좀 아쉬웠는데, 오락성이 강한 '마노로 깎은 메피스토'와 드디어 보게 된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는 역시 꿈도 희망도 없는 내용이 좋았지만 그 외에는 썩 와닿지가 않았다. '크로아토안'과 '푹신한 원숭이 인형'은 어렵지는 않았지만 그냥 그랬고 나머지 세 작품은 너무 난해했음.


[아르테미스]

전작 마션을 워낙 재밌게 봐서 작가의 다음 작품도 봐야지... 하고 생각하던 차에 리디 셀렉트에 있길래 바로 봤는데.

나쁘지 않았고 재밌게 봤지만 마션에 비하면 좀 아쉬웠다.

작가는 과학적으로 (아마도 완벽할리는 없지만) 꽤 그럴듯한 달의 도시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지만,

모든걸 다 너무 시시콜콜하게 설명하는 바람에 작가가 자신이 만든 세계를 너무 자랑스러워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그렇게 수다스럽게 설명하는게 마션의 매력이기도 했다는걸 생각하면 이 인상은 나 스스로도 조금 의아한 부분이 있긴 한데 왜 마션과 느낌이 다른지까지 알아내려면 마션을 다시 보거나 해야 될 듯.

캐릭터의 매력이나 결말도 마션에 비하면 내 취향과 좀 거리가 있었고.

아무튼 그래도 다음 한 작품 정도는 더 보지 않을까..? 싶긴 함.


[여왕마저도]

이름은 들어서 많이 알고 있던 작가 코니 윌리스의 단편 소설집인데 리디 셀렉트에 떴길래 봤...는데

으윽 . 끝까지 다 보긴 했지만 의외로 취향이 아니었다.

'모두가 땅에 앉아 있었는데'는 필요 이상으로 길게 쓰여진 이야기라는 느낌이었고,

'마블아치에 부는 바람'과 '마지막 위네바고'는 뭔가 이야기가 머리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 느낌. (혹시 번역에게도 원인이 일부 있었을까? 모르겠다.)

리디북스에 예전에 사놓고 아직 안읽은 코니 윌리스의 책이 두권 더 있는데 이걸 어쩐다. 으음.


[안자이 미즈마루]

무라카미 하루키 수필에 그린 일러스트로 유명한 (아마도) 안자이 미즈마루씨의 사후에 나온 책.

사실 나는 미즈마루씨의 그림을 많이 볼 수 있는 작품집 같은걸 기대했는데, 생전의 인터뷰나 작품 소개 등등을 망라한 일종의 음.. 기념책자? 같은 책이었다.

기대와는 좀 달랐지만 미즈마루씨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에는 괜찮은 책일듯.


[미니멀라이프 아이디어 55]

제목에 '팁'이나 '~방법'이 아닌 '아이디어'라는 완곡한 표현을 쓰긴 했지만, 그걸 감안해도 너무 특정 개인에게만 유효할만한 내용이 많다. 비추.


[스토너]

무언가 빛나는 것이 손에 들어오는가 싶으면 그걸 확 빼앗겨버리는, 그런 인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보고 나서는 누구의 인생이 좋았는지 나빴는지는 남이 평가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인장의 살인]

좀비물 + 연쇄살인 추리물이라는 대담한 구성!

좀비물쪽은 그야말로 추리 상황을 만들기 위한 장치일 뿐이고 실제로는 추리물이라고 봐야 되는데, 대단히 감명깊진 않아도 재밌게 봤다.

초반에 소년탐정물의 클리셰를 끌어오는것 같이 보이게 하다가 중간에 그걸 박살내는 건 좋았음.


[최고의 휴식]

복잡한 뇌를 쉬게 하기 위해서는 몸을 쉬게 하거나 자거나 하는게 아니라 생각을 비우는 마인드풀니스 (일종의 명상)을 해야 한다는것이 주 내용인데,

걍 방법론만 간단히 설명하면 좋았을텐데 책이 너무 얇아지는걸 경계했는지 내가 싫어하는 자기계발서의 상황극 연출이 들어가서 꼼꼼히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결국 대충 봤음.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이다혜씨의 여행에 관련된 에세이.

여행은 이래야된다던가 여행에서 자아를 발견한다던가 이런 꼰대느낌 없이 이다혜씨답게 담백해서 좋았다.

비록 내게 있어 여행이란 '아이를 낳기 전에 더 많이 다니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은 하지만 다시 돌아간다 한들 많이 할지는 알 수 없는 그 무엇'이라 공감대 형성이 많이 되진 않았지만 여행 많이 다니는 사람의 취향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당신의 노후는 당신의 부모와 다르다]

노후파산류의 책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책이라 좋았다.

핵심은, 너는 정말 오래 살 가능성이 높고 것이고 은퇴하고 그냥 놀기엔 시간은 너무 많고 돈은 별로 없어서 힘들 것이므로 결국 다시 직업을 얻어야 할것이다

미리 준비하되 왕년에 잘나갔던거 생각하지 마시고 눈을 낮추고 겸손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하시라~

정도가 될텐데... (그 외에도 내용은 많지만 좀 뻔한 것들이고..)

정말 현재 직업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그 뒤엔 뭐 해야 될까.. 이런 생각 해보게 된다.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예전에 장강명씨가 기획한 '한국 소설이 좋아서'라는 책에서 추천사를 읽었던 책인데, 리디 셀렉트에 있길래 호기심에 읽어봤다.

네개의 단편(혹은 연작소설?)이 실려있는데, 소설 안에서 다른 소설의 내용들이 비슷한듯 다르게 엮여있는 식으로 메타픽션적인 재미를 담은 소설집이라고 보면 될것 같다.

온다 리쿠의 '삼월은 붉은 구렁을'과 '흑과 다의 환상'을 본 사람이라면 대충 어떤 느김인지 예상하실 수 있을듯.


[우리가 추방된 세계]

역시 리디셀렉트에 있길래 보게 된 책.

그럭저럭 재밌게 보긴 했는데, '한국을 대표하는 하드 SF작가'라는 수식어에는 '으음 하드 SF란게 이런걸 가리키는 표현이었나?'하고 좀 갸우뚱하게 되는 느낌.


[버리니 참 좋다]

흔히 볼 수 있는 미니멀리즘 책. 일러스트는 예쁘지만 특출난건 없는 내용.


[괜찮은 내일이 올 거야]

갑자기 실직한 비정규직 4명이 도보여행을 가는 내용의 소설

SNS를 통해서 유명해진다던가,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던가 하는 묘하게 리얼한 부분이 있긴 한데 좀 구태의연한 느낌의 진행도 있고.. 전체적으로는 soso.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나이든 사람에게 물어본 인생의 지혜를 모아서 정리한 책인데, 아무래도 좀 진부한 내용들이 많다. 가벼운 자기계발서 느낌으로 보기엔 나쁘지 않겠지만 추천까진 아닌.


[뤼미에르 피플]

신촌의 뤼미에르 빌딩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

현실적인 배경에서 일어나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이라, '마술적 리얼리즘'같은 수식어가 어울리려나?

단편이면서도 약간씩 겹치는 나름의 세계관이 흥미로웠다. 재미있게 본 소설.


[선량한 시민]

리디북스에서 무료로 풀렸던가 해서 본 소설.

평범한 가정주부가 살인을 한다..는 시작이 흥미로워서 보기 시작했는데 대체로 기대에는 못미쳤던 기억.


[밥 이야기]

음식에 관한 에세이. 음식에 관한 에세이는 대체로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은 딱히 나쁘진 않게 봤음에도 그닥 기억에 남는 얘기가 없다.


[토요일은 회색 말]

온다 리쿠가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 만화, 영화에 대해 쓴 수필을 모은 글.

문제는 '이런 재밌는게 있는데 내가 소개해줄게!'라기 보다는 '너도 이거 알지?'라는 전제로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하는거다보니, 게다가 국내에서는 접할 수 없는 작품들도 많다보니 별로 공감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다.

좋아하는 작가의 에세이라 기대했는데 좀 실망스러웠음.


[열한 계단]

지대넓얕의 저자 채사장이 자신이 탐구해온 가치관들에 대해 쓴, 반쯤은 인문교양서고 반쯤은 자전적인 책.

분량에 비해 다루는 내용이 많다보니 내용이 깊지 못하고 너무 개인사적인 내용도 많은데, 별로 관심 없던 분야를 한번 옅보게 해주는 정도의 가치는 있었다.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장강명, 배명훈, 김보영, 듀나 네 작가가 서로 다른 태양계 행성을 배경으로 쓴 책.

앤솔로지는 아무래도 퀄리티가 좀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네분 다 좋아하는 작가이다보니 재밌게 봤다.

그런데 제목은 잘 와닿지 않는데, 어떤 뜻으로 지은 제목일까?


[살해하는 운명 카드]

부자가 사람들 초대해서 게임 시키는 구조의 소설. 리디에서 공짜로 풀려서 봤던듯.

대단히 감명깊지 않아도 지루하지 않게 잘 봤다. 그런데 보고 나니 마사님이 스토리 쓴 '도박사의 유산'이라는 비슷한 느낌으로 진행되는 만화가 연재되서 이것도 재밌었음.


[아무튼, 쇼핑]

특정 분야의 덕후들이 자기가 좋아한는 분야에 대해 에세이를 쓰는 '아무튼' 시리즈 중 하나.

재밌게 보긴 했는데, 제목에서 기대한 것과는 좀 다르긴 했다. 내가 '아무튼 쇼핑'이라는 제목에서 생각한건 뭔가 쇼핑몰이나 백화점 탐방을 다니거나, 인터넷에서 쿠폰 구하고 직구하고 이런쪽의 내용이었는데... 실제로는 좀 더 고상하고 매니악한 본인의 취향 소개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비유하자면 '편의점 이것저것'을 기대하고 봤는데 '백년식당'이 나온 셈이랄까... 뭐 어느쪽이든 재밌지만.


[진도구적 발상]

인터넷으로 많이 돌던, 라면 식혀주는 선풍기라던가 지하철에서 안넘어지게 벽에 머리를 붙여주는 흡판같은 짤방의 원 출처인 책.

기묘한 발명품들인 '진도구'를 소개하는 책인데, 헛 이건 진짜 은근 쓸만한데? 싶은 것부터 걍 너무 작정하고 웃기려고 만든 것까지 은근 스펙트럼이 넓은 느낌. 설명에는 이 발명품이 왜 망한 것인지도 설명되어 있어서 얼핏 보면 괜찮은것 같은데 써있는 설명을 보면 아 맞다 이래서 안되는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것도 재미 중 하나였다.

단 옛날 책이라 편집 센스가 좀 구식이고 한번 보고 웃기엔 괜찮지만 소장까진 좀...


[쇼코의 미소]

여기저기서 좋은 평을 받아서 궁금하던 책.

제목이나 표지나 책의 서두를 보면 왠지 잔잔한 감동물일거 같은데... 으어 읽다보면 이거 은근히 맛이 씁쓸하다..!

담담하게 상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상실이란 것이 누가 특별히 잘못하지 않아도 필연적으로 찾아올 수밖에 없다는 기조의 이야기라 보다보면 맘이 착 가라앉는데 그게 또 매력인 그런 책이었다.

내 경우엔 취향에 맞아 소장하기로.


[풍선인간]

13.67의 작가 찬호께이의 소설. 초능력을 가진 킬러를 주인공으로 한 연작소설집인데, 13.67에 비하면 훨씬 가볍고 유머러스하지만, 반전 구조의 미스터리라는 특징은 비슷해서 보면 같은 작가의 소설이라는 티가 났다. 단 너무 가벼워서 13.67에 비하면 그다지...


[보통 씨의 일생]

통계를 기반으로 우리가 하는 각종 행위들의 위험성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는, 흥미로운 주제의 책인데.

역시나 현실과 이상은 달라 '정확히 확률을 어떻게 정의하기 힘든다'인 경우도 많고, 그 외에도 글이 필요 이상으로 좀 장황한 편이라 아쉽게 본 책.


[코끼리뼈]

작가 세명이 모여서, 본인들이 재미있게 본 작품들에 대한 수다를 떨고 마지막에는 셋중 한명이 해당 작품에 대한 오마쥬 만화를 짧게 그리는 구성의 책.

나름 독특한 취지가 괜찮긴 했는데, 셋중 한 작가는 작품을 너무 성의없이 그리는게 아닌가 싶어 좀 아쉬웠다. 꼬마비 작가의 만화가 제일 괜찮은게 많았던 기억.


[그리고 신은 내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 소설 시리즈 은근 계속 보게 되는데.. 이번에도 리디셀렉트였나에 떠서 보게됐다.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유머코드가 잘 맞아서 재밌게 본 책.


[요괴 렉스]

절판된 클라이브 바커 책들을 중고로 좀 구해봤다.

이미 갖고있던 '피의 책'보다 더 예전에 나온 책인데, 이 버전은 상권 '피의 책'과 하권 '요괴 렉스' 두권으로 구성되어 나온 것 중 2권이다.

이 버전 중 상권은 내가 갖고있는 피의 책과 내용이 다 겹치고, 하권 '요괴 렉스'에는 겹치지 않는 작품이 몇개 있어서 사보게 됐다.

원래 피의 책 시리즈는 6권에 30편의 단편집이라는데 풀버전으로도 출간됐으면 하는 바람...

역시나 재밌게 보긴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코스믹 호러스러운 작품은 없어서 조금 아쉽긴 했음.


[보기왕이 온다]

은근히 접할일이 별로 없는 장르인 호러소설. 아는분께서 꽤 무섭다고 추천해주셔서 보게 된 책인데.

3부 구성의 책인데 1 / 2 / 3부 각각 화자도 다르고 공포 포인트도 좀 다르다.

1부의 경우에는 보기왕이 무섭고, 2부의 경우 화자가 바뀌면서 1부에서 상상할 수 없던 이면의 이야기들이 나오는게 무섭고, 3분의 경우 보기왕이란 괴물을 탄생시킨 인간들의 뒷이야기가 무섭고.

다만 마지막이 너무 갑자기 강력한 힘에 의해 확 해결되어 버리는게 좀.. 공포소설답지 않은 마무리였달까. 좀 더 찝찝하게 끝내줘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 마음.


[라이프 트렌드 2019]

트렌드를 몸으로 따라가지는 못해도 머리로는 알아야 될것 같다는 마음으로 보게 된 책.

시대 흐름을 잘 짚어주는 느낌이라 앞으로도 매년 사보게 될 것 같다. 추천.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가상 소프트 세계에서,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을 가진 인공지능 애완동물을 소재로 진행되는 테드창의 소설.

현재 기술로는 실현될 수 없는 기술에 바탕을 둔 이야기면서도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느낌을 놓치지 않고 끌고가는 점이 인상깊었다.

내가 게임 개발자라서 더 그렇게 느꼈을것 같기도 하고..

다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방식이 좀 설명적이라는 느낌이 드는것과, 마무리가 좀 어정쩡하다는 느낌을 받은게 아쉬운 점.

이정도로 마무리할거면 좀 더 축약해서 짧은 작품으로 만드는게 더 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