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30대 중반이고 약 15년 경력이 된 게임 프로그래머다. PC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 인생을 시작해서 지금은 모바일 게임 개발을 하고 있는데.


사실 내 게이머 인생의 전성기는 10대.. 그러니까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라고 할 수 있다. 겜보이, 오락실을 거쳐 PC게임으로 이어진 이 시대에 게임을 가장 재밌게 했었다. 그 이후로도 게임을 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10대 때만큼 재밌진 않았고, 멀티플 혹은 온라인 게임에도 적응을 못했다.


아마 싱글 게임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지 모한 원인은 고등학교 시절에 있는 것 같은데, 당시에는 PC방 열풍으로 디아블로, 레인보우 식스, 스타크래프트 같은 멀티플 게임이 활성화되던 시기였지만 나는 공부를 포기하지 않은 데다가 원래부터 몰려다니면서 노는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다 보니 그 열풍에서 완전 동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야자와 독서실을 다녀온 뒤 자기 전에 잠깐씩 혼자 즐기는 게임만 하다보니 온라인으로 넘어가질 못한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내 게임 취향은 20년 전에 멈춰있는 셈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정작 개발은 게임 시장에 맞춰서 온라인과 모바일만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불행한 개발자고 역시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해야 됩니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물론 자기가 하기에도 재밌는 게임을 개발하는게 좋긴 하지만, 개발의 재미와 게임을 하는 재미는 별개이기 때문에. 그리고 아웃게임이라는 플랫폼은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다행히 인게임 플레이는 액션게임인 것들을 만들어서 내 취향도 많이 반영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재미있게 개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취향과 시장의 괴리 때문에, 개발하면서 '내가 정말 만들고 싶은 게임'에 대한 고민을 별로 안한 것도 사실이다. 어차피 만들 수 없다..고 반쯤 포기했달까. 지금도 사실 회사를 다니면서 상업적으로는 딱 내 취향의 게임을 만들 수는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요즘 인디게임 열풍도 있고 한걸 보면 노후에라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이 뭔지 한번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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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가 정말 재미있게 했고, 요즘 해도 재밌을 것 같은 게임을 리스팅 해보는 게 첫번째 순서일 것 같다.


- 록맨X 시리즈 (특히 4편)

- 포탈 1, 2

- PS2용 시노비

- 배트맨 아캄시티

- 미러스 엣지


빼먹은것도 많겠지만 일단 이정도로.


이 게임들에서 뽑아지는 공통점들을 생각해보면 이렇다 (모든 게임에 속하지 않는 것들도 있음)


- 어느정도 정해진 루트로 진행해서 엔딩을 보는 구성

- 플레이 타임이 너무 길지 않다

- 기본 조작이 꽤 코어하고 액션게임적임. 점프, 벽타기, 비행 등등.

- 공략법을 찾아서 파해하는 플레이

- 공략법을 찾기 위해 재시도하는데 패널티가 없고 (온라인 게임에서 잘못 키우면 망캐가 된다던가 이런 요소), 성공했을 때의 쾌감이 크다

- 스탯 성장은 없고, 대신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들이 점점 늘어난다

- 할 수 있는 행동이 추가된 뒤에는 그 행동으로만 클리어할 수 있는 컨텐츠가 나온다


이정도가 아닐까 싶다.

- 플레이하면서 조작 숙련도를 키우고

- 캐릭터도 할 수 있는게 늘어나고

- 그걸로 반복적인 도전으로 파해법을 찾아내는

- 그걸 반복한 뒤에 엔딩이 궁극저인 보상으로 주어지는

이런 플레이가 내 이상적인 게임인 것 같다.


이렇게 뽑아놓고 보니, 엔딩 없이 주구장창 하는데다가 지속적인 능력치 성장을 목표로 하는, 혹은 PVP의 경우 시행착오에 큰 패널티를 물어야 되는 온라인 / 모바일 게임으로 내가 넘어가지 못한게 당연하다 싶기도...


언젠가는 이런 게임 좀 제대로 만들어봤으면 좋겠다. 마이티 No.9도 실패한걸 보면 쉬운 일은 아닐거 같기도 하지만!

Posted by 백승민
관심거리들/Game & Play2014. 11. 28. 22:56

얼마전에 구글 카드보드 (Google Cardboard)를 구입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골판지와 플라스틱 렌즈로 만들어진, 스마트폰을 꽂아서 쓰는 가상현실(?) 기기입니다)


예전에 회사에서 오큘러스를 한대 사서 체험해보긴 했지만, 가격이 워낙 싸길래 어느정도 되나 궁금하기도 했구요.

또 부모님이나 장인 장모님처럼 평소에 이런 기술을 접해보기 힘드신 분들께 체험시켜드리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 샀습니다.

쇼핑몰을 잘 찾으니 배송비 포함 8천원도 안되는 가격에 살 수 있더군요. 오픈소스의 힘이죠.. 허허


일단 간단한 소감은, 핸드폰의 성능에 많이 좌우되긴 하겠지만 (저는 넥서스5) 생각보다 좋다! 입니다

오큘러스에 비해서는 밀폐성이 문제인지 시야각이 문제인지 몰입도가 약간 떨어지는 느낌이긴 하지만, 오큘러스 1세대에 비하면 화면 품질은 오히려 좋습니다. 생각보다 안경 쓰고도 별 불편한이 없구요.


회사에도 들고가서 몇분께 시켜드렸는데, 외형 보고 비웃으시던 분들도 써보고는 '헐 생각보다 제대론데!?' 하고 깜짝 놀라시더군요.


아쉬운 점이라면 각도 회전 + 버튼 하나 + 음성 정도밖에 조작을 못하고, 앱을 교체할 때 스마트폰을 뺐다 끼웠다 해야 한다는 점.

스팀 빅픽쳐 모드처럼 앱 시작 종료 조작까지 고개 회전으로 할 수 있는 모드가 있음 좋을텐데.. 개선되리라 기대해봅니다.



카드보드용 앱은 생각보다 많긴 한데, 평균 퀄리티는 높지 않아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야 괜찮은 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일단 플레이 구글에서의 추천 검색어는 Cardboard 혹은 VR 입니다.)


그래서 제가 깔아보고 걸러내고 남긴 앱들의 목록을 올려봅니다



1. Polygonal RollerCoaster VR (999원)


롤러코스터 앱입니다. 오큘러스에서 제일 감명받은게 롤러코스터라서 이번에도 롤러코스터 앱부터 찾아봤는데, 많이 나오긴 하지만 쓸만한건 별로 없습니다. 그래픽은 좋은데 속도감이 없거나, 속도감은 있지만 가감속이 리얼하지 않아서 몰입도가 떨어지거나..

근데 이 앱은 그래픽은 단순하지만 롤러코스터의 높이올라가는/낙하하는/속도감 있게 이동하는 느낌이 가장 잘 살아있습니다.

유료이고, 코스가 좀 짧은게 아쉽지만 999원의 가치는 한다고 봅니다.



2. Roller Coaster VR (무료)


속도감은 위의 앱에 비해서 약간 약하지만, 무료이고 그래픽도 좋은, 골고루 빠지는 데가 없는 롤러코스터 앱입니다.



3. Crazy Swing VR (무료)


바로 위의 앱과 같은데서 만든건데, 크게 붕붕 돌아가는 놀이기구 체험입니다. Roller Coaster VR에 비해서 속도감도 좋고 신납니다 강추!



4. Vanguard V Google Cardboard (무료)


시선 이동만으로 하는 게임인데 상당히 고퀄리티입니다. 팬저 드라군과 비슷한 게임이라고 보시면 되구요.

게임으로서 엄청난 재미가 있는건 아니지만 VR로 하는 게임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지금은 1스테이지밖에 없습니다. 나중에 정식 버전이 유료료 나오면 사주고 싶네요



5. DebrisDefrag for Cardboard (무료)


시선으로 조준한 뒤, 버튼을 눌러서 운석을 파괴하는 게임입니다.

오래 즐길만한건 아니지만 워낙 직관적이고, 입체감이 괜찮기 때문에 처음 접해보는 사람에게 체험용으로 시켜주기 좋습니다.



6. Piloto 360 (무료)


지도 프로그램의 스트릿뷰 처럼 360도로 (정확히는 바로 아래쪽 제외) 찍은 짧은 영상입니다.

오토바이 시합 한바퀴 도는 것 체험이구요, 길지 않기 때문에 한번 볼만합니다.



7. Glitcher VR (무료)


카드보드를 다른 앱들과는 좀 다른 방법으로 활용한 참신한 앱입니다.

스마트폰 뒤의 카메라로 영상을 찍은 뒤 거기에 필터를 먹여서 바로 화면으로 보여주는 앱입니다.

카메라 화각이 시야와 같을수는 없으니 당연히 맨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르지만, 아무튼 한번 체험해보기에는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현재 찾은 것들 중에는 이정도가 괜찮은 것들이네요


아직은 오래 즐기기보다는 잠깐씩 체험해보기 좋은 것들밖에 없는게 한계점 같습니다.


더 다양한 시도들이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Posted by 백승민
관심거리들/Game & Play2013. 6. 28. 12:36
  • 최강의 군단 클베가 3일 남았다. 첫 클베인 걸 생각하면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는 편이다.
    만족스러운 면도 아쉬운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초보자들도 할 수 있는 액션 게임을 만드는게 가장 큰 목표였기 때문에, 게임을 거의 해본적이 없는 아내가 재밌게 하고 있다는게 무엇보다 큰 기쁨이다.

  • 점심을 먹고 이를 닦으면서 문득 생각하니 던파 개발을 시작했던게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이다.
    그때 짰던 코드와 지금 짰던 코드, 그리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같이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다들 던파 개발과 서비스를 겪어오면서 많이 성장했구나, 던파가 우리를 많이 키웠구나 하고 새삼 실감한다.

  • 뭔가 쓸게 많아서 글쓰기를 눌렀던 것 같긴 한데. 점심시간 끝났다 일해야지.


Posted by 백승민
관심거리들/Game & Play2013. 5. 20. 20:53

그러고보니 블로그에 아직도 이걸 안썼네 -_-;


2011년 초부터 2년 반쯤 만들고 있는 게임의 정보가 공개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름하여 최강의 군단!


홈페이지 : http://www.herowarz.com/


링크된 공식 카페에는 정보가 조금 더 있습니다 많이들 기대해 주시라 주시라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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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 나온 김에 개발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면.


왠지 막연히 오해하시는 분이 계신데 PD같은건 절대 아니고 클라이언트 팀장도 아닙니다 그냥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입니다.


그나마 네오플 시절에는 직급이라도 있어서 과장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평사원 프로그래머입니다. 후후.


근데 뭐 이런게 중요한건 아니고...


업무에 있어서는 던파 - 사이퍼즈에 이어서 여전히 스킬을 만들고 있습니다. 벌써 스킬만 세번째 만들고 있네요.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지금까지 두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고민했던 부분.


'이 방법이 정말 최선인가?' '더 좋은 방향이 있는게 아닐까?' '정말 이렇게밖에 안되나?' 등등.. 고민만 하면서도 막연히 해법을 못찾던 부분을 드디어 깨고 나와서 더 좋은 방향을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참 일하는게 즐겁고 행복하고 그렇습니다.


물론 개발이 즐거운 만큼 게임도 잘 되어야 겠지만 - 지금은 기대 반 불안 반이네요 - 어차피 성공은 운도 어느정도 작용해야 되는 부분이고 제 혼자 힘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해서 너무 스트레스는 안받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 프로젝트가 대박은 못치더라도 어늦어도 회사를 유지시켜줄 정도로만 된다면, 이 멤버로 더 좋은 게임에 다시 한번 도전할 수는 있을 거라는 확신은 있습니다.



실망시켜드리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Posted by 백승민
관심거리들/Game & Play2012. 11. 11. 18:14

장고 끝에 사귄지 3주년 선물로 아내님께 받은 nike+ kinect training 첫번째 주를 완료한 소감.


일단 나는... 딱히 운동을 그리 열심히 하는 편은 아니고 (단 수영처럼 즐기는 운동은 있다) 엄청 마른 체형.

최근에 하는 운동이라고는 댄스 센트럴 3밖에 없는 상태였고 예전에 wii fit을 해봤다가 별로 효과를 못보고 좌절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 nike+ kinect training의 발매 소식을 보고... 왠지 모르게 꽂혀서 도전!


일단 뭔지 전혀 모르시는 분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XBOX 360의 kinect 호환 소프트웨어로.. 나이키에서 만든 운동 프로그램인다. Wii Fit, Your Shape와 맥락은 같지만 보다 좀 더 진보된 (아마도) 소프트웨어라고 보면 되겠다.


일단 트레일러 첨부.



트레일러는 영어지만 국내 출시된건 음성과 자막 모두 완벽 한글화!


기본적인 진행은 이렇다


로그인 ->신체정보 (출생년도 키 몸무게 성별) 입력 -> 목표 설정 (강인하게 or 근육 or 다이어트) -> 현재 체력상태를 측정하기 위한 테스트 (약 30분?) -> 무슨무슨 요일에 운동할 것인지 설정 (ex : 화 목 토)


요정도로 첫날이 끝나고 그 다음부터는 해당되는 요일에 접속해서 시키는대로 운동(현재는 30분 정도. 앞으로 더 늘어날지 어떨지?)을 하면 되는 방식.


Your Shape는 안해봤고 Wii Fit과 비교해서 나은 장점을 써보자면


1. 일단 Kinect에 의해 다양한 운동이 가능하다는 것과 (이것에 비하면 Wii Fit은 장난감..) 나의 실루엣이 화면에 나오기 때문에 직접 보면서 자세 고정이 가능하다는 것. 한마디로 거울 보면서 운동하는 효과


2. kinect의 장점을 살려서 자세 교정도 빡세게 해줌. 이를테면 '무릎을 더 높게 올려라'라던가


3. 장기적인 스케쥴도 짜 준다는 점. 좀 더 유동적으로 (이를테면 운동을 빼먹으면 이후 스케쥴이 동적으로 조절된다던가..) 조절됐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아무튼 오늘 해야된다는 압박감을 주는 것 만으로도 훌륭하다


4.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 or 선택할 필요 없이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는 점!

Wii Fit의 경우 무슨 운동을 할지, 얼만큼 할지를 전부 유저의 선택에게 맡기기 때문에, 그만큼 비계획적으로 내키는 만큼 하게 되는 문제가 있었다.

나이키+의 경우 오늘의 코스를 시작하기만 하면 그 뒤로는 거의 선택 없이 끝까지 다음 코스로 계속 넘어가면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선택할 것은 오늘의 코스가 끝난 뒤 코스를 한번 더 할 것인지 물어보는 것 정도? 심지어 쉬는 시간까지도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운동 중간 중간에 (운동 종류에 따라) 30초~1분 정도씩 쉬고 바로 다음 코스로 넘어간다. 힘들다고 궁시렁대면서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 정말 혼자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트레이너에게 운동을 받고 있는 느낌.

하루의 운동 코스에도 준비 운동 - 본 운동 - 정리 운동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무리가 안가는 느낌이라 좋다.


5. 트레이너의 존재

위의 장점도 그냥 무미건조하게 '다음 코스' '다음 코스' 이런식으로 표현됐다면 몰입이 잘 안됐을텐데, 처음부터 (실존 인물을 그대로 모델링한) 트레이너 둘중 한명을 골라서 그 사람에게 훈련을 받는 방식으로 되어있다.

새로 시작하는 운동은 트레이너가 시범도 보이고, 운동이 끝나가면 잘 했다고 격려도 해주는 등등 실제 피트니트 센터에 와서 하는 것 같은 몰입감이 있다.


확실히 한단계 진보된 소프트웨어라는 것을 실감하며 하고 있는 중.


반면 아쉬운 점도 없진 않은데


1. 여자 트레이너의 성우 목소리가 너무 어색함.

예전에 문명5 한글판 나왔을 때 세종대왕 목소리가 너무 묘해서 화제가 된 일이 있었는데 그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좀 느낌이 비슷하다. 전문 성우가 한게 아니라는 느낌...? (전달력은 나쁘지 않지만) 반면 남자 성우는 아주 자연스러워서 왜 여자 성우만 이렇게 됐을까 의문이 든다. 뭐 아내님께서는 막상 해보니 그리 거슬리진 않는다 하셨지만... 들어보고 싶으신 분은 여기


2. 키넥트 인식 문제

우리집 환경 문제일 수도 있긴 한데 땅에 닿는 부분의 인식력이 떨어져서, 누워서 하는운동중에 잘 인식이 안되는 동작이 있다. 문제는 동작을 인식해서 카운트를 올리는 운동의 경우 인식 문제가 생기면 넘길 수가 없다...! 다행히도 옵션에서 이 운동만 동작 인식을 끄고 시간 기반으로 전환할 수 있긴 한데, 이 설정이 저장되는게 아니라서 다음에 또 이 운동을 만나면 옵션을 불러내서 꺼줘야 되는 귀찮음이 있다. 그래도 전환 가능한게 어디냐 싶긴 함


3. 공간 & 진동 문제

공간이 많이 필요한 거야 키넥트 자체의 고질적인 문제긴 하지만 이건 댄스 센트럴보다도 조금 더 많이 필요한 느낌.

그리고 막 뛰는 동작 (ex : 제자리 뛰기, 팔벌려 뛰기, 서전트 점프 등)이 꽤 많아서 아파트에서 하기엔 쉽지 않다.

그래서 결국 스포츠용 바닥매트 (요가매트처럼 얇은 것 아니고 3cm짜리..)를 구입해서 해결했음. 덕분에 소프트웨어보다 매트 사는데 돈이 더 많이 들어가버린 상황이... ㅠㅠ

아무튼 매트 밀림 문제등 추가로 해결할 사항도 있고 해서 쉬운 문제는 아니다. 꾸준히만 하면야 산 보람이야 충분히 있다고 보지만



일단 첫주의 소감은 이정도! 앞으로 내가 운동에 익숙해짐에 따라서 코스가 어떻게 바뀔지 등도 궁금하다. 꾸준히 해보고 소감 한번 다시 올리겠음!

Posted by 백승민
2001년 국산 PDA였던 셀빅으로 만들던 게임.. 문득 생각나서 하드의 자료를 찾아봤다.

이미 하드웨어가 없어서 돌릴 수 없지만 일단 소스와 리소스는 다 있다. 게다가 그 당시 배포할 때 포함시켰던 매뉴얼도 찾을 수 있었다. 원래 매뉴얼은 html이지만 캡쳐해서 올려본다





 


이 게임들을 만든 2001년은 내가 네오플에 처음 근무한 해이기도 한데, 당시 초보 프로그래머로서 회사 작업과 집에서 한 개인 작업이 서로 영향을 많이 주었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개인 스터디 역할?

프로그래밍 / 기획(베이스는 기존 게임 이식이지만) / 그래픽 (루피루피16gray버전의 배경화면 빼고) 전부 직접 했는데, 부루마불은 지금 봐도 참... 어떻게 저렇게 그렸을까 싶은 집요함이 느껴진다. 물론 저해상도 흑백 도트고, 딱히 미적 감각이나 창의력이 필요 없는 작업이라 가능했겠지만.

황금열쇠 카드를 내용과 함께 기능까지 그대로 이식한다던가.. 아무튼 쓸데없는 디테일에 충실했고 (실력과 무관한 아마추어의 집착이랄까..) 부루마불 AI를 몇가지 타입으로 나누어서 넣어놓는다던가 하는 등등 허술하게 넘어간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당시 없는 실력에도 이정도로 집요하게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100% 유저들의 호응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셀빅은 하드웨어적으로나 소프트웨어적으로나 빈말로라도 진보됐다고는 할 수 없는 PDA였는데.. (국산이라 접근성은 좋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는 호재가 되었다. 즉 어떤걸 만들어도 블루오션이라는 점! 그럴듯한 게임 하나 나오면 사람들이 우왕~ 하면서 커뮤니티에 전용 게시판도 만들어주고 버전업 될때마다 열렬한 리플과 함께 피드백을 해주던 시기였으니.

정말 유저들과 1대1로 대화하면서 게임을 만드는 느낌이었다. 비록 지금 스마트폰 시장처럼 돈은 벌 수 없지만... 내 소프트웨어가 사랑받는다는 걸 수치가 아니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험! 이건 정말 값진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 이 글을 쓴 계기가 된 깨달음! 셀빅용 게임 개발이 나에게 가져다준 가장 값진 선물이 다름 아닌 (올해 나의 신부가 되어줄) 여친님이라는 것! 당시 이 게임을 계기로 (자세한건 너무 예전이라 기억이 잘 안나지만) 만나게 된 지인이 지금 여친님의 언니다. 이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후후훗


P.S 이 두 게임이 가장 대표적이지만 내가 만든 셀빅 어플의 전부는 아니다. 이보다 앞서서 서울대학교 지도 어플을 (내가 쓸려고) 만들어서 릴리즈한 적이 있었고... 테트리스와 헥사형 맵에서 하는 전략 게임을 만들었었는데 혼자서 테스트해보는 수준에서 릴리즈를 안하고 접었었다. 테트리스는 꽤 재밌었는데 어설프게라도 릴리즈를 해볼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P.S2 나는 내 게임이 개발자인 동시에 열성적 유저이기도 했다. 당시 학교 수업시간에 친구 훈기와 함께 부루마불 2인용을 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예나 지금이나 자신이 만든 게임을 재밌게 즐기면서 할 수 있다는건 엄청난 행운인 동시에, 게임이 성공하는 기본적인 조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백승민
관심거리들/Game & Play2012. 1. 22. 13:36

하도 감동적이라 사진으로.

얼마나 걸렸는지는 모르겠네요 국내 출시되고 한달쯤 뒤부터 시작한 것 같긴 한데...
내킬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해서 드디어 440개 전체 완료! 아 뿌듯해라

아캄시티 리들러 컬렉션은 정말 킹왕짱이라고밖에는 할 수 없네요.

특정 시점을 놓치면 못깬다거나 하는게 없어서 내킬때마다 부담없이 할 수 있고, 힌트도 적절히 주고, 노가다성 요소도 없고... 또 게임에서 무기를 얻음에 따라 새로 깰 수 있는게 열리는 등 성장과의 연동도 좋고.
수수께끼들은 게임의 배경설정과 였여있어서 스토리가 열리는 것도 좋았습니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걸 내가 방법을 몰라서 못깨는건지 해당 도구를 아직 못 얻어서 못깨는건지'가 불명확하다는 점... 그래서 스토리 다 클리어하고 한번에 몰아깨는게 효율이 더 좋긴 하네요.


깨면서 필요 이상으로 고생을 많이 한 부분이 있는데... 원인은 어이없게도 오역!

처음으로 오역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갈고리 부스트 테이크다운' 방법 설명때문이었습니다. (이걸 써야 깰 수 있는 리들러 컬렉션이 있음) 분명히 설명에서는 '절벽 위에서 아래의 적을 조준하고' 발사하면 된다고 되어있는데... 아무리 해도 안되더군요. 결국 삽질하다 우연히 알게됐습니다... 아래에서 절벽 위의 적을 조준해야 된다는 걸 ㅡ,.ㅡ; 오역인거죠.

그 후로 열심히 진행해서 436/440까지 왔는데.. 설마 안깨지는 나머지 4개중에 오역이...? 싶어서 영문 설정으로 돌려놓고 보니...
4개중 2개가 오역이더군요.

하나는 미묘한 오역. Fully Boosted Boomerang을 '최대 가속된 부메랑'이 아니라 '최대 충전된 부메랑' 이라고 잘못 번역했습니다. 사실 이정도면 그냥 눈치로 때려맞출만한 수준의 오역이긴 하죠..
문제는 이 게임에 '부메랑 전기 충전'이라는 요소가 따로 존재했다는 것. ㅡ,.ㅡ; 게다가 이 과제는 그 부메랑으로 적을 공격해야 되는 것이어서... 전기 충전한 부메랑으로 적을 공격하려면 전기충전이 가능한 (=특정 맵) 곳 중에서 적이 등장하는 곳을 찾아야 되는데... 이런 장소는 게임 후반에 가면 다 없어집니다. (적이 죽어버려서)
그래서 전 이걸 위해 하드 모드로 재시작했어요 ㅠㅠ 그래서 힘들게 전기충전 부메랑으로 적을 공격했는데! 과제가 안깨져!
왜지 버그인가! 하던 와중에 오역인걸 알고 30초만에 깼습니다 아....

두번째는 더 되도 않는 오역인데 '수면과 5m 이하를 유지한 채로 활공'을 '지상과 5m 이상을 유지한 채로 활공'으로 오역했습니다. 근데 이건 좀 요상한게.. 수면과 5m 이하를 유지한 채로 그냥 활공해도 안깨져요! 아무리 해도! 그래서 결국 굴욕적이게도 마지막 440번째 과제에서 공략을 검색하고 말았는데... 특정 지역 (경찰서 앞 다리 끊긴 곳)에서 다리 아래로 날아야 되더군요. 여기도 물이고 내가 날아다닌 바다도 물인데 대체 왜 차별하는걸까... 오역뿐만 아니라 뭔가 버그가 좀 있던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어쨌든 역경을 이기고 440개 전부 완료! 간만에 정말 몰입해서 게임했네요
이제 컬렉팅 한것들 좀 감상하고... 미션 플레이가 남았는데 할만한지 어떤지는 조금 해보고 결정할 예정입니다.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