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잡담/잡담2010. 11. 25. 23:43
요즘은 서른살의 막바지기도 하고, 이런저런 계기도 있고 해서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있다. 그런 짤막한 단상들

- 꽤나 축복받은 환경에서 순조로이 풀리는 평탄한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20대를 뒤돌아보면 항상 무언가가 어깨 위에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20살에는 어떤 길을 가야되나 방황했고,
21~22살에는 학교를 다니면서 동시에 익숙치 않은 회사에서 갈피를 못잡고 필사적으로 일하느라 힘들었고,
23살부터 26살까지는 안되는 실력으로 DNF라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고 필사적이었고
27살과 28살은 회사를 다니면서 뒤늦게 학교를 졸업하느라,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에 항상 외로웠고
29살에는 그리도 무겁던 학교를 벗어던지니 회사 일과 연애에 모두 위기가 닥쳤다.

29살의 마지막 무렵이 되어서야 내 자리도 찾고, 소중한 사람도 만났으니... 서른살이 되면서 앞날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이제야 안정된 자리를 찾았구나 하는 안정감을 느낀것도 당연한 일이다 싶다. 그러고보니 올 한해는 얼마나 몸도 마음도 속편히 보냈던가...

좋은 사람을 만나고 나니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싶은 마음에 결혼을 하고 싶어하고 있지만 좀 더 지금의 느긋하고 여유로운 상황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기도 하다.


- 20대를 돌아보며 생각하기 20대 초반의 나는 연애에 있어서 완전한 약자의 자리에 놓여있었다.
얼마 전 봤던 감동적인(?) 동영상 클립의 가사를 인용자면
'세상에~ 나를 좋아하는 여자는 없어~' 정도의 느낌이랄까..
그러던 내가 이리도 착하고 예쁜, 그리고 존경할 수 있는 여자친구를 만나 잘 사귀고 있으니 정말 격세지감이랄까... 20대 초의 나를 만난다면 '괜찮아 잘 될거야'라고 응원해주고 싶은 기분이다
(물론 불특정 다수의 여자들에게는 여전히 인기가 없습니다만 아무려면 어때)


- 나는 시간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꼭 약속 뿐만 아니라 수면/기상 시간이라던가) 그런 룰에는 꽤 엄격한 편이지만, 친한 사람 중에는 시간 약속을 대책없이 안지키는 사람도 있다. 아니 꽤 많다. -_-;

근데 그렇다고 내가 그런 사람들에게 지각에 대해서 정말 못 참을 정도로 화가 나냐 하면... 뭐 딱히 그렇지는 않다. 그렇다고 내가 나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너그러운 성인군자는 아니고.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내가 참을 수 없는건 자신에게 엄격하거나 너그러운 그 기준 자체가 아니라, 자신과 남에게 같은 기준을 평등하게 적용하는지의 여부에 가까운 것 같다. 한마디로 허구언날 지각하는 건 괜찮지만, 자기는 허구언날 지각하는 주제에 남이 지각한다고 짜증내는 인간은 두 번 다시 상종할 수 없다.. 라는 느낌? 응 아마도.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