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 돌리기
청첩장을 다 접은 뒤에는 일단 아내님과 함께 주례를 맡아주기로 하신 최선영 선생님을 찾아뵙고 청첩장을 전해드렸다.
선생님께서는 그냥 우편으로 보내라고 하셨지만 직접 드리는게 예의 같기도 하고 또 주례 승락을 전화상으로만 받았다보니 직접 뵙고 다시 한번 확인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해서...
평일에 외출 써서 조금 일찍 퇴근한 뒤 학교로 찾아뵘.
그러고보니 이때... 그러니까 2012년 2분기때 회사 주차장 공간이 신청량에 비해 모자라서, 거리가 어정쩡한 나는 신청할까 말까 하다가 어차피 결혼하면 주차장 필요 없으니까! 하고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신청했고, 어찌어찌 운 좋게 주차장을 받았는데...
결혼 준비를 하다보니 주차장 없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다. 퇴근 or 조퇴하고 나서 플래너님을 찾아뵙거나 웨딩 촬영하러 가거나 선생님을 찾아뵙거나 등등 차를 끌고 어디로 가야 될 일이 상당히 자주 있었기 때문.
그리고 웨딩 촬영도 그렇고 나중에 예물 / 함 오고가는 것 싣고 다니는 것도 그렇고... 결혼 준비중에 차가 없으면 상대적으로 고생스러운 부분이 꽤 있을 것 같았다.
아무튼 그렇게 선생님께 청첩장을 일찌감치 드리고, 지인분들께도 청첩장을 드릴 차례. 일단 어느분들께 드려야 될지 엑셀로 리스트를 작성했다. 동문회 / 학교 동기 / 절친 / 업계 지인 / 회사 동료 등등으로 카테고리를 분류해서.
대충 적어보니 100명이 좀 넘었던가 120명 정도가 나왔던가... 아무튼 꽤 많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청첩장 돌리기! 를... 좀 더 일찍 시작했어야 되는데, 6월 30일 예식인 청첩장을 6월 1일 즈음부터 돌리기 시작했다가 시간이 빠듯해서 고생했다.
그때 생각으로는 '아무리 그래도 5주 전에 주는건 너무 이르지 않나? 청첩장 받았다가 까먹을지도 모르고. 4주 전 정도부터 주는게 좋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2주 전에 주는건 너무 늦은' 시기로 느껴진다는 것. 결국 4주 전부터 줄려면 보름만에 모든 청첩장을 돌려야 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만약에 돌리는 그룹이 7개라고 해도 (실제로 그정도 됐다) 이틀에 한번씩 약속을 잡는 하드코어한 일정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결혼 전 한달중에는 청첩장 돌리는 것 말고도 신경쓸 일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으아아 완전 악몽같은 일정이었던 것이다.
어차피 청첩장을 언제 주던 올 사람은 오고 안올 사람은 안온다! 한 한달 반 정도부터 일찌감치 돌리는게 좋은 방향인듯.
그래도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모바일 청첩장 덕분에 그나마 수월했다. 페이스북이 주변에 유행한게 1년 남짓밖에 안됐으니 때를 잘 탔다고밖에...
특정 그룹에 청첩장을 돌릴 때 이런 방법을 썼는데
1.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을 이용해서 약속 잡기
어차피 모든 사람이 올 수 있는 시간을 잡기는 힘드므로 그냥 적당한 시간과 장소를 잡아서 공지하는게 편하다.
문제는 이런 모임의 경우 몇명이 올지가 불확실해서 식당 예약하기가 상당히 애매하다는건데...
자리가 너무 심하게 제한될만한 곳은 피해서 적당히 가늠해서 잡는 수밖에. 최대한 올 사람 확답은 미리 받아두고.
2. 식사 대접하면서 청첩장 돌리고
3. 약속 후에 역시 페북이나 카톡을 통해서 못온 사람들에게 인터넷 청첩장 뿌리기
그러니까 사실 오프라인 약속을 잡는 건 실제로 청첩장을 다 돌리기 위한 절차라기 보다는 인터넷 청첩장을 받아도 서운해하지 않게 하기 위한 절차라고 할까(못나온 니가 잘못!)... 그래서 청첩장은 직접 주거나 인터넷 청첩장으로 주거나 둘중 하나였고 우편으로 돌린 건 하나도 없었다.
약속에 신부를 데려가는 사람도 많이 있던데 우리는 둘다 각자 청첩장 돌리느라 바빴던고로 각자 돌리고, 대신 주례 보는 친구 상국이 볼 때만 같이 나갔다.
가장 애매했던 건 역시 이전에 다니던 회사분들에게 돌리는 거였는데, 이게 참... 정말 친한 사람부터 거의 얼굴만 아는 사람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얼굴 아는 사람에게 다 주면 말도 안되게 많고... 그렇다고 그 회사에 가서 직접 청첩장을 주면 이 사람에게는 주고 옆사람은 (아는 사람인데도) 안주고 지나치기가 참 애매할 것 같더라.
그래서 줄 사람 리스트를 딱 정해놓고, 네이트온으로 이분들만 잠깐 그 회사 근처 커피숍으로 불러내서 커피 한잔씩 사드리면서 청첩장을 드렸다.
그래도 이렇게 청첩장 돌리면서 한동안 못봤던 사람들도 다시 보고, 인간관계도 재확인하는 것 같아서 좋았다. 무지하게 바쁘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