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지만 어찌어찌 30까지 왔습니다
21. #140자소설 어느날 심심이 앱이 고민 있냐고 말을 걸어왔다. 나는 재미로 연애고민을 털어놨고, 심심이의 그럴듯한 상담덕분에 여친을 사귈 수 있었다. 나를 축하해주곤 다시 기계적인 대답만 하는 심심이. 회사에 문의하니 먼저 말 거는 기능은 없다고한다.
22. #140자소설 어제밤 꿈에 악마가 나타나 앞으로 내 인생에는 어떤 행복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금 죽음을 선택한다면 아무 고통 없이 보내주겠다 했다. 분명 대답을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깨어난걸 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선택한걸까.
23. #140자소설 한 여배우가 새 곽티슈를 뜯은 뒤 한장씩 뽑아서 전부 버리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소개했다. 방송 후 많은 사람이 그녀를 낭비벽 있는 환경 파괴자로 매도했다.겨우 1500원짜리 사치라는 변명은 쓰레기통 속 흰 티슈의 비주얼 앞에서 무력했다.
24. #140자소설 “그 작가 요즘 소식 있나요?" “슬픈 이야긴데.. 자신의 데뷔작을 뛰어넘어야 된다는 중압감을 못 이겨서 절필했대요.” “네? 그렇지만 그사람 데뷔작 별로 대단하지 않았잖아요?” “그게 이 이야기의 가장 슬픈 부분이죠.”
25. #140자소설 문학적 아이디어가 전파로 내려와 전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 문학가라 불리던 사람들은 파장이 잘 맞는 체질이었던 것. 추적 끝에 밝혀진 전파의 근원지는 먼 행성. 그들은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해 자신들의 역사를 송출하고 있었는데...
26. #140자소설 뇌에 기계를 연결해 타인의 꿈을 체험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예술가의 꿈은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혹은 재능의 차이에 절망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불법적으로만 체험할 수 있는 마약성 꿈들도 있었는데 대부분이 광인 혹은 살인마의 꿈들이었다.
27. #140자소설 "평소 140자 소설을 꾸준히 써온 덕분이겠죠" ㅡ K노벨스타 우승자 L씨에게 생방송 결승전에서 15분만에 집필한 소설로 심사위원들을 감동시키고 극찬을 받아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묻자 ㅡ
28. #140자소설 내일의 사건을 예언하는 트위터 계정이 있었다. 조금씩 유명해지다 급기야 대규모 테러까지 정확히 예언하자 CIA에서 조사했는데, 트위터 주인에게 예언력은 없었다. 단지 그의 우체통에 시간 균열이 발생해서 내일의 신문이 매일 배달됐던 것.
29. #140자소설 "청소기로도 좋습니다" - 휴대용 블랙홀 광고 중
30. #140자소설 왜 생명체가 잠을 자는지 아십니까? 그건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작은 꿈들의 집합체이기 때문입니다. 잠든 당신은 세계에 작은 조각을 보탰다가 다음날 아침 다른이의 꿈에서 깨어나는 것이죠. 아마도 지구 반대편에서 방금 잠든 누군가의 꿈에.
29번은 http://newspeppermint.com/2014/03/12/6words 이걸 보고 6단어로 써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