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것들/Etc2013. 7. 10. 18:57

아무래도 기세가 한풀 꺽이니까 아이디어도 고갈되서 빈도나 퀄리티나 걍 그런 것 같지만 여전히 가끔 생각나면 올리고 있습니다


일단 스무개를 채웠기에 다시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서른개도 채울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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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어렸을때 막히는 길을 보며 생각했었거든. 이 줄 제일 앞에는 어느 멍청한 차가 길을 막고있나 하고. 아마 나같은 놈이었나봐." 차를 길가에 대는 것도 잊고 내린 그가 멋쩍게 말했다. 길은 경적소리로 가득했다. 5년만의 우연한 재회였다.


12. 어느 방송사에서 반 장난으로 칙-하는 노이즈 화면을 무작위 컬러로 만들어 송출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화면만 몇시간씩 바라보는 부작용이 발견돼 결국 노이즈 화면은 원상복구. 지금도 인터넷 어딘가에서 녹화본 영상이 돌고 있다고...


13. 기자L은 도시전설들의 발상지를 찾다 Q에 대해 듣게된다. Q라는 소설가가 취미로 많은 도시전설을 창조했지만 마지막에 만든 도시전설대로 살해당했다는 것. Q와 마지막 도시전설의 정체를 파헤치던 L은 Q도 하나의 도시전설일 뿐임을 알게된다.


14. [시놉시스를 입력하면 기존의 소설들을 검색하여 유사성을 알려주는 '표절 검출기'가 탄생했다. 자신의 기발한 생각이 알고보니 다 재탕이라는 걸 알게 된 사람들은 더 이상 창작하지 못했다.] AD281 '창작의 신탁'과 유사성97%. 표절임


15. 원하는 기억을 선명하게 유지시키는 기억문신 서비스가 나왔을 때 주저없이 그가 프로포즈한 순간의 기억을 새겼다. 그로부터 30년, 아직도 그를 사랑하지만 기억 속 그의 촌스러운 헤어스타일만은 못참겠어. 내게 필요한건 미화된 추억이라구!


16. 요즘 하루가 짧아졌다 싶더니 역시 내 시간을 훔쳐간 녀석이 있었어. 어제 그녀석을 잡아서 없애버렸지! 걱정마 어제의 알리바이는 완벽하니까. 겁을 주니 훔쳐갔던 시간을 내놓더라구. 그 시간이 자신을 없애는데 쓰여질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겠지?


17. 친구와 여행중 동굴 하나를 발견했다. 친구만 들어갔다 나왔는데 그 뒤로 그녀석이 다른 사람처럼 낯설게 느껴진다..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나도 들어가봤다. 아무것도 없잖아? 그런데.. 나오고 부터는 모든 사람들이 다 낯설게 느껴진다..


18. 500만원짜리 시술은 첨단 기술로 무통증을 보증합니다. 반면 50만원 코스는 시술중에 지옥같은 고통을 겪지만 시술 후 그 기억을 완벽히 지워드립니다. 50만원 코스를 선택하고 후회하신 분은 한분도 안 계십니다. 어느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19. 그 소설은 끝과 시작이 연결된 순환 구조였다. 처음 읽을땐 별 내용이 아니어보이지만 순환 구조를 따라서 열번 읽으면 숨은 뜻이 보이고 오십번 읽으면 무언가 깨달음을 얻는다 했다. 그리고 백번 읽으면 읽은 사람도 자신의 소설을 쓰게 되는데


20. 회사 주차장을 배정 받으려면 대중교통보다 자가용 출근이 빨라야 되는데, 집과 회사가 가깝다보니 자가용 출근시간이 마이너스가 아니면 안되겠더라구. 얼마 전 산 차를 타고 출근하고 싶어서 차의 개조를 시작했지.(타임머신 발명가의 회고록 중)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