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이라는 건 영원한 연구 과제가 아닌가 싶다. 물론 뭐 데카르트처럼 자기 자신의 존재까지 의심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무튼 예전에도 썼듯이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싶으면 심리 테스트같은걸 하는게 아니라 정말 자기 자신의 행동, 욕구, 생각 등을 잘 살펴보고 살펴보면서 열심히 생각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는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는데.
일단 몇달 전에 페북에 올렸던 글을 긁어다가 붙여보면
에우리디케가 하데스의 제안을 받았을 때는 뒤를 돌아보고 싶은 욕구가 그렇게 클줄 몰랐겠지...
나도 식도염이니 밥먹고 바로 누우면 안된다는 의사 선생님 말씀 들을때는 밥 먹자마자 눕고싶은 내 욕구가 이렇게 클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런 드립이 있었다.
말 그대로 '밥 먹고 바로 눕지 마라'라는 제약을 의식하기 전 까지는 내가 밥 먹고 눕길 좋아한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밥을 먹으니... 이렇게 눕고 싶을수가! 아직도 나 자신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이렇게 있었구나 하고 충격을 받았더랬다.
만약에 저 사실을 알기 전에 어느 심리테스트에서 '밥 먹고 눕길 좋아한다' 이런 질문이 있었으면 당연히 X라고 했겠지? 하면 음...
그리고 또 다른 페북에 올렸던 글을 긁어오자면
예전에 '나는 왜 오픈에어링도 캠핑도 취향에 안맞는데 컨버터블(=오픈카)나 캠핑카에 대한 로망을 못버릴까'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방금 밥먹다가 문득 그 이유를 깨달았다.
그건 바로 내가 두 차의 목적이 아니라 '변신' 혹은 '만능' 이라는 속성에 로망을 갖고 있기 때문... (어렸을때부터 플라모델 구입 1순위는 변신 로봇이었다)
컨버터블은 뚜껑이 닫히면 쿠페였다가 열리면서 오픈카로 변신한다. (하드탑이면 더 극적이다) 캠핑카는 차이면서 동시에 집이기도 하고,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내부 기구들을 이리저리 변신 (예를 들면 소파에서 침대로)시킨다. 이 부분이 너무 매력적이야... ㅠㅠ
그러고 보면 내가 노치백 (승용) 보다 해치백을 선호하는 것도 뒷좌석 자리를 승객용으로도 짐칸으로도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지금 내가 타는 차도 SUV같기도 하고 해치백같기도 하고 왜건 같기도 한 중간적인 (혹은 다용도의) 차다. 흠흠.
그래서 결론은 컨버터블이나 캠핑카 로망은 여전히 있지만 그 로망을 충족시키려고 그 돈을 쓰는 것 보다는 그냥 변신 장난감이나 사는게 나을 것 같다. 이번에 트랜스포머 GO!의 변신 메카니즘이 굉장하던데... (뜬금포)
이런 것도 있었다. 자신의 욕망에 대해 분석해 보는 것도 꽤 재밌는 일이다.
사실 이 포스팅은 페북에 올렸던걸 긁어온 것에 불과한데 왜 이런걸 굳이 올렸냐 하면 다음 글을 쓰려다보니 전편에 해당하는 내용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