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입니다. 어쨌거나 결론적으로 저는 x1 23d와 신형 i30 두대를 소유하게 됐습니다.
그 동안에는 항상 제 차 한대만 타왔기 때문에 이런 경험은 처음인데...
차를 두대 소유한다는게 생각보다 차덕에게 즐거운 경험이더군요 *-_-*
당연히 실용적이라거나 경제적인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만.
뭐랄까... 차를 한대 운전하는게 계속 밥만 먹는 거라면 두대 운전하는건 밥과 디저트를 교대로 먹는 느낌?
서로 특징이 다른 두 대를 운전하니까 운전할 때마다 각 차의 특징이 느껴져서 재미가 있습니다.
지금은 첫번째 차가 여러모로 다용도인... 안좋게 말하면 여러군데 걸쳐있는 어중간~한 차이고 두번째 차 선택때도 제약이 많았다보니 그렇게까지 차이가 큰 차가 아닌데도 이러니, 완전히 성향이 다른 두 차를 보유한다면 더 재밌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대형 SUV와 2인승 컨버터블이라던가, 대형 세단과 짱짱한 소형 SUV라던가?
아무튼 차 두대를 한동안 교대로 몰아본 소감입니다.
[공간]
주차장에 나란히 빈 자리가 있길래 세워놓고 찍은 사진입니다. 준중형 해치백과 준중형급 SUV다 보니 사진으로 보다시피 크기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x1이 15cm정도 길고, 2cm 정도 넓고, 7.5cm정도 높은 정도.
여기에 x1은 노즈가 엄청 긴 타입이고, i30야 실내 공간 잘 뽑기로 유명한 현대차다 보니.. 실질적인 승객 탑승 공간은 거의 차이가 없는 듯 합니다. 오히려 x1이 후륜 기반이다 보니 2열 가운데 자리는 i30가 더 낫죠. 다만 트렁크는 x1이 조금 더 넓긴 합니다.
[승차감]
구형 i30에 비해서는 x1도 승차감이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신형 i30는 그 x1보다 좀 더 부드러운 쪽입니다. 과속 방지턱에서 x1은 충격이 퉁! 하고 오는데 반해서 i30는 부드럽게 넘어가는 편이죠.
다만 예전에 잠깐 타봤던 아반떼 MD처럼 휘청거리는 정도는 아니고, 딱 일상에서 편안하면서도 불안하거나 울렁거리는 느낌이 없을 정도로 맞춰진게 i30라는 느낌. x1은 승차감이 너무 불편하다는 느낌이 없는 한도에서 신나게 달릴 수 있게 맞춰진 느낌.. 이라는 정도입니다. (둘다 앞좌석 기준입니다) 둘다 승차감과 스포티함 어느 한 극단으로 하지 않고 잘 조율했지만 i30가 좀 더 승차감쪽이라는 느낌이랄까요.
그러다보니 막히는 시내 등으로 갈 때는 i30를, 어느 정도 속도를 내면서 달릴 때는 x1이 좋네요.
재밌는게 i30만 탈 때는 그냥 부드럽고 괜찮네~ 하는데, x1을 좀 끌다가 바로 i30를 타면 코너링 후 좌우로 약간 흔들거리는게 느껴집니다. 반면 i30를 타다가 x1을 타면 핸들이 너무 무겁게 느껴져서 놀라구요.
원래는 x1이 노면을 너무 타는 것도 좀 불만스럽고, 기껏 사륜구동으로 샀는데 썸머타이어라 눈길에 약한것도 좀 그래서 (그렇다고 윈터 타이어를 끼기에는 눈올 때 주행이 너무 적고) 올 겨울쯤에 성능 좋은 사계절 타이어로 갈아버릴까 한참 고민했는데...
i30 좀 몰다가 x1을 몰았을 때 그 짱짱함(주차장에서만 돌아봐도 느껴집니다)을 느끼고서는 최소 1년은 순정 런플랫으로 더 타보기로 했습니다.
기껏 두 차의 개성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x1을 더 부드럽게 하는 것도 바보짓인 것 같아서요. 아직 타이어 수명도 한참 남았고...
[파워트레인]
x1은 2리터 트윈터보 디젤, i30는 1.6 GDI 가솔린. 최고 출력만 놓고 보면 1.5배 정도 차이가 납니다. 제로백 시간도 대충 1.5배.. 까지는 아니고 1.4배? 정도 차이나는 듯. 아직 i30는 길들이기 중이라 RPM을 많이 올려보진 못했고 그냥 실용 구간에서의 느낌입니다.
예전에 아반떼 MD 몰아보고서도 느꼈지만 준중형에 올린 1.6 GDI는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전혀 부족할 게 없는 엔진이라는 느낌입니다. 출발할 때도 답답함 없이 잘 나가고, 변속도 부드럽고.
다만 역시 언덕이나 급가속을 할 때에는 배기량의 한계가 느껴지긴 합니다. 그렇다고 차가 낑낑대면서 안나간다는 느낌은 아니고...
x1이라면 엑셀을 살짝만 더 밟아줘도 밟은만큼 속도가 올라가면서 부드럽게 올라갈 구간을 기어 다운되면서 부우웅~ 하고 RPM을 높이면서 올라갑니다. 아무래도 디젤 대비 저 RPM의 토크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그리고 길가에 정차했다가 합류하면서 엑셀을 좀 깊이 밟아봤는데, 급가속을 버거워하면서 4,000rpm정도까지 올라갔는데도 그리 시원하게 나가는 느낌은 안나더군요. (길들이기 해야 되는데... ㅠ)
뭐 RPM 올라가는 것 자체가 나쁜건 아닌데, 엑셀을 좀 더 속도를 잘 못올리다가 엑셀을 어느 정도 이상 밟았을 때 갑자기 RPM을 확 올리다 보니 엑셀에 대한 속도 반응이 선형적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액티브 에코를 켠 상태에서는 좀 더 심하구요.
일단 지금까지 느낌으로는 부드럽게 몰고 다닐 때는 답답하지도 않고 부족함도 없다. 다만 그 이상을 기대하는건 무리. 이정도네요.
길들이기 끝나면 한번 가솔린 엔진만의 고RPM도 써보고 싶습니다.
소음은 당연히 디젤인 x1이 더 심합니다... 만 실내에서 그렇게까지 큰 차이는 없긴 합니다. 밖에서는 차이가 좀 크구요.
그리고 i30은 GDI 엔진이다보니 가솔린 치고는 소음이 좀 있는 편인데... 특히 처음 시동 걸고 RPM 떨어지기 전까지가 좀 큽니다. 반면 도착하고 나서 시동 끄기 직전에는 딴짓 좀 하다 보면 '어 내가 시동 이미 껐던가?' 싶을 정도로 조용하게 느껴지는데... 이게 정말 조용한건지 주행중에 적응해버린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소음보다는 진동이 좀 거슬리는데, 다른 곳보다 유독 헤드레스트의 진동이 좀 거슬리는 편입니다. 머리를 대고 있으면 드드드드 하는 떨림이 느껴지네요.
저야 뭐 디젤 타다 왔으니 크게 거슬리지는 않고...
주행중 엔진음 차이도 좀 재밌는데, x1이 엑셀을 밟았을 때 우르릉! 하는 묵직한 소리를 낸다면 i30는 이이잉~ 하고 올라가는 듯한... 뭔가 x1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모터 도는 듯한 느낌의 소리? 같은게 나서 재밌습니다.
아 그리고 구형 i30는 엑셀 답력이 가볍고 초반 엑셀 반응이 너무 민감해서 차가 팍팍 튀어나가는 느낌이 심해 적응에 고생했는데, 이번 i30는 x1을 몰다가 바로 몰아도 큰 이질감이 안느껴질 정도로 무난해졌습니다.
[브레이크]
역시 길들이기중이라 고속에서 풀 브레이킹 같은건 안해봤습니다만, 일반적으로는 딱히 밀리는 느낌 없이 잘 서는 듯 하네요.
구형 쏘렌토와 그랜저 TG를 잠깐 몰아봤을 때 기본적으로 멈추는 반응 자체가 너무 둔해서 (개별 차의 관리 상태 문제였을 수도 있습니다만)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i30는 괜찮았습니다.
아반떼 MD도 시껍할 정도는 아니어도 생각한 것 보다는 조금 더 꾹 밟아야 선다는 느낌이었는데 i30는 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뭐 오토뷰에서도 비판받지 않은 브레이크였으니 좀 신뢰는 갑니다.
[핸들링]
말도 많고 탈도 많은 MDPS... 확실히 아반떼때는 뭔가 유격이 심한 느낌이라 코너에서 딱 내가 의도한대로 컨트롤하기가 좀 힘들다는 느낌이었는데, i30는 훨씬 낫습니다. 아반떼 MD도 F/L되면서 개선되었다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다만 뭐 짱짱한 느낌이 나는 것 까지는 아니고, 80km 정도를 넘어가면 직선 주행에서 보타가 좀 필요한 것도 맞는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코너가 있는 코스에서는 별 이질감이 없는데 직선 주행이 계속 되는 곳에서는 좀 신경이 쓰이더군요. 다만 x1 역시 노면을 많이 타는 편이라 노면 탈 때마다 핸들을 좀 조절해줘야 되는건 마찬가지다 보니 ㅎ_ㅎ
i30에는 핸들 무게를 조절하는 플렉스 스티어.. 기능이 기본이라 달려있습니다만. 글쎄요 딱히 쓰게 되지 않습니다.
노멀 모드가 x1에 비해 가볍긴 한데 구형 i30처럼 뭔가 허당의 느낌이 날 정도로 확확 돌아가는건 아니라서 나쁘지 않거든요.
그리고 스포츠 모드로 한다고 해서 느낌이 딱히 더 좋아지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뻑뻑한 느낌?
그리고 핸들 셋팅 자체가 고속으로 갈수록 무거워지게 되어있는데, 스포츠로 하고 고속주행을 하면 너무 인위적인 무거운 느낌이 나서... 전 좀 별로더군요.
아무튼 기본 장착이니 어쩔 수 없지만 별로 필요 없는 옵션이라는 느낌입니다.
[운전 시야]
i30가 요즘 현대차 치고는 의외로 시야가 좋은 편입니다. 예전에 그랜저를 타고 위쪽 시야가 너무 좁아서 깜짝 놀랐던 일이 있었습니다만 (시트 포지션을 100% 맞추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i30는 앞유리 각도가 꽤 가파름에도 불구하고 앞유리 크기를 크게 만들어서 시야를 개선한 것 같더군요. 실제로 운전석에 앉았을때 (반쯤) SUV인 x1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와이퍼도 엄청 긴 와이퍼가 휘적휘적하면서 닦습니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별 감흥이 없는데 처음 작동시켜보고는 깜짝 놀랐네요.
다만 앞유리의 각도가 가파라서인지 A필러가 시야를 조금 많이 가리는 느낌이긴 합니다. 문제가 될 정도라기엔 좀 그렇지만...
반면 사이드미러는 x1과 달리 양쪽이 다 광각이라 i30가 더 안심되고 편하긴 하네요. 물론 당연히 사각은 존재하므로 방심해선 안되겠습니다만...
옆 유리 라인도 너무 높이 올라와있지 않아서 개방감이 괜찮은 편입니다.
[기타 옵션]
열선 핸들은 좋네요. 겨울에 애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룸미러로 보는 뒤 시야가 어째 좀 어리어리해서 뒤 썬팅이 이상한가? 하고 자세히 보니 룸미러가 약간 볼록인 것 같더군요. 뒤 시야를 확대해서 보여줍니다...
확대한 지금이 뒤 창문에 딱 맞는 사이즈기 때문에 더 넓게 보여봤자 의미도 없으니 한정된 영역이라도 더 잘 보여주자...는 의도 같긴 합니다만.
궁금한 건 구형 i30도 이랬는지 아니면 신형부터 이렇게 된건지의 여부네요. 구형 i30도 이랬는데 제가 모르고 지나쳤던건지도... 누나가 끄는 구형 i30로 한번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일단 이 정도. 당연히 성능 면에서야 x1이 더 낫습니다만 서로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보니 두 차 다 즐겁게 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