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직전 글에서 다음 차도 애착을 갖고 오래 탈 수 있는 차를 고르고 싶다고 했습니다.


2년 혹은 그보다 더 이후가 될테니까 사실 지금 구체적인 후보를 꼽는건 큰 의미는 없을 수도 있고, 그보다는 애착을 갖고 오래 탈 수 있는 차 선택의 조건이 뭘까 생각해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제멋대로의 개인적인 취향과 기준일 뿐, 각 차들의 좋고 나쁨에 대해 이야기하는건 아니니 행여나 언급된 차주 분들께서 불쾌하시진 않으시면 좋겠네요.



1. 디자인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내 취향에 맞으면서도, 완성도가 있고 유행을 타지 않아 오래 지나도 멋진 디자인이면 좋겠죠. 대표적으로 각잡힌 8~90년대 올드 벤츠 디자인은 정말 영원불멸일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구형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x1에 애착을 갖게 되는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제 취향으로 몇몇 차들을 꼽아보자면, K9은 아웃입니다. 이번에 풀체인지된 X5도 아웃이구요. 오히려 그 전세대 X5는 좋았죠. 1세대 제네시스는 디자인은 좋지만 너무 나이든 느낌이라 제게 맞지 않으므로 아웃. 2세대는 세잎. 쏘나타는 조금 아슬아슬하지만 세잎. 쏘나타 터보는 넉넉히 세잎입니다. (그릴 반무광 디자인이 좋아요)

K5는 세잎, K5 왜건은.. 뒷모습이 좀 아쉽지만 앞하고 옆이 괜찮으므로 세잎.

투싼은 세잎이고 스포티지는 아웃입니다.



2. 내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것, 유니크함


차를 보고서 '아 이 차 주인은 차를 정말 좋아하고, 취향이 이렇구나' 하는 느낌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자연히 무난하고 합리적이고 대중적인 선택과는 좀 멀어지는 측면이 있죠. 아내와 차를 타고 갈 때 좀 레어하거나 취향이 확고한 차가 있으면 '오 저 차 봐!' 하곤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차면 좋겠습니다.


역시 예를 들어보자면...

쏘나타는 아웃이지만 쏘나타 2.0 터보는 세잎이구요. 길에 돌아다니는 많은 제네시스는 아웃이지만, 파란색, 보라색, 갈색 제네시스는 세잎입니다.

320d는 아웃입니다. 3시리즈는 멋진 차지만, 폭풍할인과 겹쳐서 합리적인 가격과 연비로 BMW를 즐길 수 있는 아주 합리적인 선택이 되어버렸죠. 다만 328i나 M3는 세잎. 3시리즈 투어링을 포함해서 우리나라에서 마이너인 모든 왜건은 다 세잎!

5시리즈는 일단 아웃이지만 550d나 M5 정도면 세잎이겠군요. Z4를 포함해서 로드스터, 컨버터블, 쿠페는 다 세잎이죠.

캐딜락 같은 마이너 브랜드는 선택만으로 이미 세잎이겠네요.

대단히 팔린 차가 아니어도 캠리는 아웃이죠. 맥시마는 세잎. 알티마는 음.. 좀 애매하군요. 3.5는 확실히 세잎이지만.

포드 머스탱, 피아트 500, 짚 랭글러, 미니 3도어, 닛산 큐브처럼 아이코닉한 차들도 당연히 세잎이죠.

볼보는 재밌어 보이는 선택은 아니지만, 가족을 생각하는 자상한 아빠라는 명확한 아이덴티티가 있죠. 세잎입니다.

나와봐야 알지만 기아 K8 (기아 GT)은 세잎일 것 같군요. 4시리즈 그란쿠페와 A7을 타보고 절망했던 2열 헤드룸 문제는 해결했으면 좋겠지만요.

(아웃 / 세잎 놀이 하다보니 재밌네요)



3. 오래 탈 수 있는 차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습니다만... 중고 S클래스 같은 것 처럼 유지비가 너무 부담되거나, 아니면 잔고장 등으로 스트레스르 주는 차(물론 운이 많이 작용하는 부분이겠습니다만)는 애착을 갖고 오래 타기 힘들 것 같구요.


x1처럼 풀체인지 후에도 계속 애착이 가야겠습니다만, 그래도 곧 풀체인지될 끝물 할인 차 같은것도 피하고 싶네요. 적어도 풀체인지까지 3년 정도는 남은 차면 좋겠습니다. (만약 할인 때문이 아니라 당장 구형이 되더라도 난 이게 좋아! 정도로 확고한 선택이라면 그 또한 멋진 일이긴 하겠네요)



4. 용도에 맞는 차


당연하겠죠? 저는 패밀리카를 원하는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어느정도의 공간과 편안함, ASCC 옵션 등을 원하고 있습니다.

ASCC는 앞으로 몇년 사이에 좀 더 확대 적용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고, 그 수준도 좀 더 자율주행에 가깝게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가 되네요.



5. 나와 아내에게 어울리는 차


추상적이긴 합니다만, 나 그리고 우리 가족과 어울리는 차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감가상각이 심해 가성비가 좋더라도 중고 에쿠스, K9 같은 선택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이건 제가 주인이 아니라 운전기사같은 느낌이 들 것 같아서요. 왜 이 차를 골랐냐고 누가 물으면 '가성비가 좋아서..'같이 변명같은 답변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10년 뒤쯤에는 어울리게 될지도 모르지만요)


이제 아내가 운전을 많이 해야 하니 나 뿐만 어니라 아내가 운전할 때도 어울리는지도 생각해봐야 겠네요.



으흠 차덕질은~ 즐거워~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