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거리들/Book & Text2010. 12. 30. 22:45

독후감 쓰는게 얼마만이야.

아무튼 오늘 올해의 마지막 독서를 끝냈다.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

예전에 어디선가 반값 할인할때 샀던 기억인데. 책장에 한참 꽂혀있다가 이제야 읽게 되었다.

65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무슨 장르로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추리소설? 대체로 '모방범'과 비슷한, 현실적인 느낌의 범죄를 다룬 소설이지만 긴박한 느낌의 모방범과 달리 이미 끝난 일을 취재하는 르포 형식으로(물론 가상이다) 담담하게 써내려가고 있다.

따라서 범죄를 다룬 소설이지만 명탐정도, '범인은 이 안에 있다!'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고립됐어!'는 더더욱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소설의 핵심은 범인과 트릭을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범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얽혀있는가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묘사하는 점이 정말... 뭐랄까. 미야베 미유키가 아니면 할 수 없을듯한 작업이다.

정말 지나가는 인물 한명도 이야기 진행을 위한 소도구로서 남겨두지 않는다.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섬세한 설정을 부여하고 묘사한다. 그렇게 별거 없다면 별거 없는 내용과 묘사의 연속인데도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모든 인물들이 입체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절대적인 악인도 절대적인 선인도 없이 정말로 그럴듯한 인물들.

보면서 스티븐킹의 '애완동물 공동묘지'가 생각났다. 이 소설 역시 기본 줄거리는 단순하다. 주인공인 아버지가 아들을 살리려고 수상한 짓을 했다가 그 댓가를 톡톡히 치른다는 내용. 그런데 이 소설의 대부분은 어리석은 짓을 한 댓가를 톡톡히 치르는 부분에 있지 않다. 주인공이 아주 사리 분별이 바르고 현명한 사람임에도, 충분히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런 바보같은 선택을 하도록 심리적으로 옥죄어드는 과정을 정말 느릿느릿하고 집요하고 끈적끈적하게 묘사한다. 아마 이런 과정이 없었으면 감정이입도 공포도 없었을 것이다.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지만 무엇보다 감탄한 것은 리얼리티를 위해 공을 들인 미야베 미유키의 '성실함'이었다. 실로 장인의 솜씨라 할 만하다.

올해의 마지막 독서로 전혀 손색이 없었다.

Posted by 백승민
관심거리들/Book & Text2010. 12. 30. 21:12
올해는 실시간으로 로깅을 남겨볼까... 하고.
계속 추가됨
심심하니 번호도 붙여봄
포스팅이 계속 아래로 밀려서 가끔 끌어올림
볼드체는 소장하는 책
책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특정 만화의 그림체로 상상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재밌을듯 하여 써봄
후반으로 갈수록 페이스는 좀 떨어졌지만 어찌어찌 한달 평균 10권 딱 완료! 내년에는 아무래도 이보다는 좀 떨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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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늘을 보는 눈 - 최첨단 천체 망원경의 현재. 그 끝없는 탐구에 대한 열정에 박수를
2. 100년의 난제 푸앵카레 추측은 어떻게 풀렸을까? -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의 속편 느낌이랄까. (작가는 다르다) 깊이는 얕은 편이지만 즐기면서 보기엔 충분
3. 다른 늑대도 있다 - '청소년을 위한' 이란 딱지를 붙이기엔 좀 고즈넉한 느낌이 아닌가 싶은데... 그래서 난 더 좋았지만
4/5/6. 왕국 (1~3권) - 내겐 좀 지나친 신비주의. '몸은 모든 것을 알고있다' 정도가 딱 좋았던듯
7. The Road - 이렇게 단순한 이야기 구조인데도 재미있다니!
8. 모르면 독이 되는 독과 약의 비밀 - 체계적으로 깊은 지식을 알려주진 못했지만 재밌는 잡지식에는 좋았음
9. 위험한 책
10. 정갑영 교수의 만화로 읽는 알콩달콩 경제학 - 일일 연재를 모은거라 그리 체계적이진 않지만 부담 없이 한번 읽어두기 좋을듯
11. 플라나리아
12. 소울메이트 - 이런 달달한 제목보다는 원제인 '꿈속에서 만나요'가 훨씬 잘 어울리는 엉뚱한 내용
13. 이야기 수학퍼즐 아하! - 이야기 패러독스 작가의 책. 재밌었다
14. 꼬마 니콜라 - 재밌긴 한데 순수하게 즐거워 할 수 없는 소설이로다... 장 자크 상페의 그림은 50년 전에도 짱
15. 어제의 세계 - 간만에 본 온다 리쿠. 흡입력이 좋지만 구성이 느슨한 스타일은 여전하다.
16. 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 900페이지의 엄청난 볼륨이지만 한 편 한 편이 정말 짧아서 짬짬이 보기 좋았다 
17. 꼬마 니콜라의 쉬는 시간
18. 그날 밤의 거짓말
19.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 버라이어티 프로에서 가수를 친숙하게 느끼게 되면 그 가수의 노래도 점점 귀에 들어오게 된다. 클래식도 이와 같을 방법으로 친숙해질 수 있지 않을까... 여친님께서 빌려주신 책
20. 악의 - 정말 무서운 것은 누군가의 악의에 찬 말이 아니라, 그 말을 의심 없이 믿어버리고 마는 사람들의 사고가 아닐까.
21. 루나 - 10대의 날이 바짝 선 감성이 30대 아저씨에게는 너무 날카롭다...는 느낌? 돌아보면 용케도 무사히 10대를 지나왔구나 싶다.
22. 꼬마 니콜라의 여름방학 - 어른들이 불쌍해... ㅠㅠ
23. 에디슨도 반해버린 엉뚱한 발명 연구소 - 구성이 좀 더 간결했다면 좋았을 듯
24. 퍼킹 베를린 - 생각보다는 담담한 책이었다. 꼭 그래야만 했을까 의문을 갖기도, 비난하기도 너무 쉽지만 그러기엔 난 너무 풍요롭고 안전한 위치에 있기에, 비겁한 행동이라 생각한다.
25. 화학으로 이루어진 세상 - 입문서로 보기엔 너무 어려운 구성과 깊이. 적당적당히 훑는데도 꽤 오래 걸렸음.
26. 암흑동화 - 이 작가는 천재거나 악마거나... 인간에 대한 악의가 느껴질 정도로 기괴한 상상력
27. 타워 - 풍자적인 코드는 역시 같은 문화권 작가의 것이 팍 와닿는다.
28. 서재 결혼시키기 - 책에 관한 수필. 나와 평생을 같이 할 사람도 이렇게 '서재를 결혼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겠다.
29. 천재들이 즐기는 수학 퍼즐 게임 - 내용이 나쁘진 않지만 퍼즐들이 너무 어려워!
30. 유정천 가족 - 역시 재밌게 사는게 최고지!
31. 쿄코 - 무라카미 류에게 드문 '좋은' 이야기... 머리 속에서 스바루와 캐릭터가 겹쳐졌음
32. 오빠가 돌아왔다
33. 낯선 나날들 - 지미 핸드릭스의 Voodoo Child라는 곡을 알게 된 것 만으로도 충분한 수확
34. 우울한 오후의 화려한 예감 - 하루키 단편집. 절반쯤만 새로웠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
35. 상실의 시대 - 7~8년만에 다시. 하루키의 좋은 점은 사랑의 정신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을 억지로 분리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36. 고래 - 뭐라 평을 하기가 힘들다. 강렬함.
37. 어느 수상한 여직원의 판매일기 - 도서관에서 후다닥. 대형 마트의 시스템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음
38. 구해줘 - 재미는 있는데 이야기 구조가 좀 산만함
39. 백만 광년의 고독 - 도서관에서. 첫작품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가 가장 감명깊었음. 달이 보고 싶어졌다
40. 하드보일드 하드럭 - 도서관에서. 떠나보냄에 관한 이야기
41. 아톰의 슬픔 - 도서관에서
42. 스튜어디스 다이어리 - 도서관에서
43. 이상한 생물 이야기 - 어렸을때 유행하던 가짜 생물 도감같은건가 했더니 그건 아니군요
44.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
45. 거짓말의 거짓말 - 간만의 요시다 슈이치. 이 작가 왠지 에쿠니 가오리랑 비슷한 느낌
46. 월든 - 아... 보는데 오래 걸렸다!
47.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 추리 소설은 아니었지만 나쁘잖았다.
48. 내 안의 물고기 - 오오 간만에 정말 잘쓴 교양과학서... 장고한 세월의 힘은 놀랍구나! 진화론 이야기.
49.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50. 날아가는 비행기의 똥구멍을 그리라굽쇼? - 우리나라 디자이너의 고충.. 아직 인식이 멀었구나.
51. 철도원 - 파이란 원작은 괜찮았다. 대체로 너무 감상적이긴 하지만
52.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 - 배명훈님 작품이 젤 좋았음
53. 우연한 축복 - 오가와 요코는 '박사가 사랑한 수식' 외에는 의외로 좀 음울한 구석이 있는듯
54. 리만 가설 - 아주 뒤쪽은 이해를 포기했고 앞쪽 내용도 점점 까먹었지만 즐거웠으니 됐지. 수학자들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싶다.
55. 줄스와 제이미 올리버의 맛있게 사는 이야기 - 제목에 낚였다... 요리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육아 이야기였어..! 그래도 재밌었어요.
56. 화차 - 뒤끝없이 깔끔한 결말이 좋구나.
57. 멀리 가는 이야기 - 흠좀짱... 하나도 빼놓을게 없는 김보영씨의 SF중단편선.
58. 진화신화 - 역시 김보영씨. '멀리 가는 이야기'가 조금 더 취향에 맞긴 했지만 역시 좋았다.
59. 안녕, 인공존재! - 다른 단편집에서 이미 본 내용이 많았다는게 조금 아쉬울 뿐
60. 유리망치 - 기대보다 더 재미있었다. 주인공이 워낙 매력적이라 다음 작품도 출간되면 읽어보고 싶다.
61. 뼈 모으는 소녀
62. 초콜릿 코스모스 - 온다리쿠 특유의 단점이 거의 나오지 않는... 밤의 피크닉과 비슷한 느낌? 간만에 좋았다.
63. 이상한 나라의 언어씨 이야기 - 완벽한 언어를 새로 '만들기'에 도전한 사람들의 이야기. 이렇게 많다니!
64. 2days 4girls - 표지에 좀 심각한 문제가 있음. 내용은 so so
65. 아주 사적인 시간 - 이 작가는 나랑 잘 안맞는듯.
66. 칠드런 - 따뜻하니 좋군요
67. 도착의 론도 - 서술 트릭이지만 '벚꽃지는 계절에..'처럼 짜증이 나진 않았다. 다시 볼 마음이 안드는건 마찬가지.
68. 네버랜드 - 뭔 내용인지 기억이 안나서 몇년만에 다시 봄
69. 조금 특이한 아이, 있습니다.
70. 슬럼, 지구를 뒤덮다 - 죄 많은 인간들이여... 인류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까. 덧붙이자면, '이런데도 신이 있다고?'
71. 진리의 말씀 법구경 - 걍 좋은 말씀이네 이정도
72. 인체재활용 - 어둡고 민감할 수 있는 주제를 희석시키는 작가의 블랙유머가 짱! 내용도 재밌음
73. 토요타의 어둠 - '토요타 시'가 존재한다는 시점에서 이미 경악.
74. 연애곡선 - 가볍게 읽을만한 추리단편집. 옛날 글이라 옛스러운 느낌이..
75. 아빠의 우주여행 - 제일 괜찮았던 건 표제작 '아빠의 우주여행'. 별로였던 건 식상한 클리셰로 점철된 애니멀201. 전체적인 만족도는 그냥 그랬다.
76.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 - 아오이 유우 영화의 원작이라 (영화 안봄) 읽었는데 아오이 유우 캐릭터는 걍 조연이네..
77. 큐브 - 6x6x6 큐브 정복 완료. 7x7x7 정복 예정
78. 1파운드의 슬픔 - 가볍지만 괜찮았음. 적절히 현실적이고.
79. 바다 밑 - 이게 왜 라노베야! 하고 찾아보니 작가가 도서관 전쟁의 작가라 그런 분류로 나온건가. 재밌는 소설이었음. 우니타 유미(토끼드롭스)의 그림체가 연상
80. 쓸쓸한 사냥꾼 - 걍 가벼운 마음으로.
81. 밤의 피크닉 - 간만에 다시 한번. 감회가 예전하고는 좀 다른듯도
82. 나, 이상한가요?
83.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 세번째 보는데도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
84. 나비 - 온다 리쿠는 기복이 심하지만 여전히 책을 읽을때 '이번엔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하는 두근거림은 남아있다. 그것만으로도 싫어할 수 없는 작가
85.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86. 그래스호퍼
87. 도쿄 돌 - 게임회사를 둘러싼 상황은 생각보다 리얼했지만 인물에게 감정이입이 별로. 쿠보 미츠로(모테키)의 그림체가 연상
88. 차가운 밤에 - 아주 짧은 단편이라 편하게 보기 좋았음. 도다 세이지(몇번이라도 좋다..)의 그림체가 연상
89. 다윈, 당신 실수한거야! - 진화론 까는 내용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무작위성에 의존하는 진화론 특성상 요런 요상한 케이스가 나올 수 있다 이런... 걍 흥미로 읽기 좋았음
90. 미처 죽지 못한 파랑 - 오츠이치 치고는 좀 약한데.
91. 물리교실 - 난이도가 들쭉날쭉이라 대상이 모호하다. 나름 재미는 있었지만
92. 목요조곡 - 속마음을 감춘 다섯명의 여자들이 모여서... 결론 : 여자는 무서워!
93. 오블라디 오블라다, 인생은 브래지어 위를 흐른다 - 갑자기 하루키 수필이 읽고 싶어져서 오랜만에 다시 한번.
94. 슬로 굿바이
95. 메모리 북 - 뭔가 좀 부족한 느낌
96. 김태훈의 랜덤 워크 - 역시 김태훈씨는 예나 지금이나 코드가 맞는 느낌. 도서관에서 본건데 살까말까..
97. 와세다 1.5평 청춘기
98. 마스크 클럽 - 싸게 샀는데 알고보니 갖고있던 '너를 비틀어 나를 채운다'와 같은 책. (번역도 동일) 그래도 생각난김에 다시 봄
99. 리버보이 - 여친님 추천. 여기까지 딱 본게 9월 30일
100. 카스테라 - 100번째 책으로 뭘 볼까 고민하다가 결정. 이 책을 처음 접한지도 벌써 5년인가
101. 스타일 나라의 앨리스 - 패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봄
102. 바나나 - 대체 이 과일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게 뭘까
103. 중력 삐에로 - 우울해보이는 표지와 달리 명랑한 이야기였나 했더니 결국 아니었네요
104. 이그노벨상 이야기 - 생각보다 쓸만한 연구도 많은데?
105. 기적의 사과
106. 푸른 비상구 - 너무 감상적이라 썩 취향은 아니었음
107. 노란 코끼리 - 왠지 위의 책과 제목이 대구를 이루는데... 중간쯤 볼 때까지도 정체를 알기 힘들었던 소설
108. 화성 아이, 지구 입양기 - 그냥 소설인 줄 알았는데 자전적 이야기라 좀 놀랐음
109.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수첩 - 나름의 맛은 있지만 추리소설로서의 매력이 좀 떨어지는게 문제
110. 달리면서 배우는 자동차의 과학 - 생각보다 깊이는 없었지만 한번 훑어두는건 의미있는 일인듯
111. 결혼해도 괜찮아 - 여자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라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112/113. Double (Side A/B) - 박민규 컴백! 좀 어리둥절한 작품도 있었지만 대체로 좋았다. 본격적인 SF도 있어서 깜짝
114. 인간을 위한 디자인 - 다소 극단적인 면도 있고 구성도 산만했지만 시사하는 바가 강했던 책.
115.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 극단적이고, 보수적이고, 마초적이긴 하지만 확실히 핵심을 뚫는 통찰력이 보였다
116. 검은집
117. 색맹의 섬 - 아.. 이렇게 종합 잡탕적이면서도 전문적이라니 신비한 책이다
118. 유쾌한 하녀 마리사 - 참신하고 즐겁지만 가슴 깊은 곳을 찌르기에는 약간 모자른.
119. 1% 확률의 마술
120. 이유 -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대작. 등장인물 한명 한명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에서 작가의 성실함을 엿볼 수 있었다
ing. 위대한 과학 에세이
ing. 우울과 몽상
ing. 인권은 정치적이다
Posted by 백승민
yes24의 할인전을 보다가 괜찮은 책들이 많길래 걍 지나치기 아쉬운 마음에 간단히 추천 리스트를 작성해봅니다.

(할인전 링크는 http://www.yes24.com/eventworld/event01.aspx?EveNo=21338&CategoryNumber=001001017&FetchSize=0)

(하는김에 알라딘도 http://www.aladin.co.kr/shop/wbrowse.aspx?CID=2407 G마켓 역시)

사실 이런 할인 품목은 맨날 똑같은게 각종 서점 사이트를 돌고 도는데 간혹가다가 새롭고 괜찮은 책들이 올라오면 기분이 좋고 그럽니다.

할인율 50% 이상인 것들만 대상으로. 기본적으료 걍 추천이고 특별한 추천은 강추 붙임. 이미지를 Shift+클릭하면 링크로 ㄱㄱ

취향상 일본 소설이 많네요.

혹시 리스트에 없는 추천할만한 책 있음 공유좀..

 에쿠니 가오리. 좀 기묘한 느낌의 나른한 연애소설인데 괜찮습니다

 유쾌하고 따뜻한 청춘소설.

 강추! 영화로도 만들어졌죠 사랑이란 뭘까를 생각해볼 수 있는 책

 글쓰기 교본이라기 보다는 스티븐 킹의 자서전에 가깝지만 재밌고 유익합니다. 소장용으로 사둘까 싶기도

 강추! 유쾌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느낌의 판타지(?) 소설.

 온다 리쿠를 처음 알게 된게 이 소설이었네요. 모호한 구석이 많지만 그걸 즐기는 소설

  강추! '삼월은 붉은 구렁을'을 봤다면 이건 필수겠죠. 전 모호한 구석이 없어 더 좋아합니다.

 10대 말때의 아련한 기억들도 되살아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소설.

 강추! 간만에 정말 좋았던 온다 리쿠. 완전 빨려들어서 봤네요

 역시 하루키 팬이라면.

 자세한 내용은 기억 안나지만 전형적인 바나나의 소설로 볼만하다는 기억이네요

 딱 이 책은 안봤지만 카프카 단편은 봐둘만 하죠. 마음 깊숙한 곳을 무언가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의 소설들.. 값도 싸네요

 란포 단편집은 세권 다 괜찮았지만 몽환적인 느낌의 3권이 제일 좋았네요. 특히 '붉은 방'은 예전부터 정말 좋아하던 단편. 찾아보시면 1/2권도 세일합니다

 구성도 독특하고 자극적이고 재밌습니다. 무라카미 류를 안좋아하시면 비추지만.

 압도적인 볼륨만으로도 구입 가치가 있는 책들입니다.

 추억을 되살리며 한번... 근데 보다보면 애들이 미워지고 어른이 불쌍하게 느껴집니다.

 영화로도 유명하죠? 유쾌한 필체로 가볍게 볼만합니다.

 백야행 세트. 우리나라에서도 영화로 만들어졌죠.

 워낙 유명한 동화죠? 음 약간 식상한 메시지라는 생각도 들지만 구관이 명관이라고.

 무라카미 류의 구성이 특이한 소설. 근데 표지가 왜 이지경이야

 온다 리쿠의 따뜻한 연작. 주의점은 후속작격인 '민들레공책'과 '엔드게임'은 폭탄이니 읽으면 안됨!

 걍 하루키를 좋아하면 싼맛에 봐둘만 하겠습니다. 팬이 아니면 비추

 역시 영화로 유명해졌죠? 괜찮은 추리소설

 미야베 여사의 소소하지만 따뜻한 추리소설

 연애 소설인데 현실적인 어른의 연애라는 느낌이랄까.

 훈훈합니다.

 이번에 영화로도 개봉. 전 보고 팔았는데 다시 한번 보고 싶어져서 약간 후회되네요

 미야베 여사야 뭐 나름 보증수표니. 결말도 깔끔하니 괜찮아요



아래는 저도 아직 안봤지만 주문했거나 주문 예정인 책들.

 추천받아서 주문. 작가는 이시다 이라니 믿어봐도... 게임 개발자에 대한 일반인의 환상이 잘 드러나는 소설이라고

 역시나 이시다 이라. 이런 가벼운 단편집은 책장에 예비로 꽃혀있으면 기분 전환에 좋음

  이사카 코타로를 믿고.

 평이 좋길래 한번

 유명한듯..?

에드가 앨런 포 전집 오오...

 간만에 에쿠니 가오리 한번.
Posted by 백승민
관심거리들/Book & Text2010. 3. 23. 01:02
작년 봄부터 독서 페이스가 슬슬 오르기 시작하더니 올 겨울에는 절정에 달해있다. 대충 세어보면 3일에 한권 정도?

몇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1. 올 겨울 유난히 추워서 나가기가 싫다
2. 여친님이 책을 좋아해서 책 얘기하고 좋은 책 빌려주고 하는 등 재미가 배가됨
3. 여기저기서 할인판매 하는 괜찮은 책들을 마구 사다보니 (이정도 속도로 읽어도) 공급 초과 상태

정도가 아닐까.

이 시점에서 '서재 결혼 시키기'를 읽게 된 건 실로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말할 수밖에.

작가인 앤 패디먼은 본인과 아버지, 어머니, 남편 모두가 작가인 동시에 엄청난 독서광이다. 그런 환경에서 책에 관해 쓴 수필들을 엮은 책.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작가의 입담이 재미있기도 했지만, 더 좋았던 점은

'아, 책이란 걸 이렇게 대할 수도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부분이 많았다는 점이었다.

내 취향에 맞게도 책이 닳을까 고이고이 아끼기 보다는 책을 이리저리 씹어먹듯이 책의 잠재능력을 100% 발휘하는(?) 편이었는데, 예를 들어

-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을 책에 적기
- 책을 선물할 때 속지에 헌사 쓰기
- 오탈자 교정하기
- 아이들에게 블록 쌓기 놀이감으로 제공
- 말 그대로 씹어먹기 (지인중 몇명과 자신의 아이가 즐긴다고 한다)
- 책 속에 등장하는 장소에 가서 책 읽기
- 여행 갈 때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읽은 페이지는 찢어 버리기 (작가의 아버지)

기존에 익숙하게 사용하던 물건의 새로운 용도를 발견한 느낌이랄까?

덤으로 나중에 내 집이 생겼을 때 그 곳에서 책들이 어떤 모습으로 자리하게 될지도 상상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책을 보면서 '책을 좋아하는 커플이라면 이런 데이트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던 것들 간략 정리

* 첫번째 *
- 자신의 책장 일부의 사진을 찍어간다. (가능하면 좋아하는 책들이 꽂힌 곳으로)
- 서로의 책장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를 한다.
- 둘다 본 책이면 서로 감상을 나누고, 한명만 본 책이면 책 제목만 보고 내용 짐작하기와 간략한 내용 이야기해주기, 그리고 더 궁금하다면 나중에 책 빌려주기
- 그사람의 책장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걸 알 수 있다 - 는 작가의 말을 확인해보고 싶다. 여친님의 책장이 궁금...

* 두번째 *
- 읽었던 소설 중 좋아하는 적절한 길이의 단편을 고른다
- 서로 읽어준다
- 책을 소리 내서 읽은 것도, 누가 읽어주는 걸 들은 것도 꽤 오래된 것 같다. 어떤 느낌일까?
Posted by 백승민
관심거리들/Book & Text2009. 12. 19. 01:06
인체 모형의 밤
웹 진화론 2 - 다소 식상한 얘기지만 한번쯤 생각해볼만 하다
맞벌이의 함정 - 예리한 통찰. 다소 중언부언이 있는게 단점. 아이들 교육 문제처럼 답답하지만 한명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ZOO - 첫번째 단편이 너무 강렬해서 상대적으로 다른 것들이 아쉽다
사막
슈퍼크런처 - 게임쪽에서는 어떻게 써먹을 수 있을까?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성숙해진 박민규
1Q84 (1~2권) - 어둠의 속도로 나를 걱정하게 한 하루키 리턴
믿을 수 없는 생물진화론 - 쉬운 내용, 귀여운 그림
카미스 레이나는 여기에 있다
붕가붕가 레코드의 지속 가능한 딴따라질
환상특급
점퍼 1권
별의 계승자 - 마지막 반전이 어느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스케일이 큰 내용이라 좋았음
LAST
E=mc2
사라진 이틀 - 전개가 너무 느리고 지나치게 감상적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 반짝반짝 빛나는의 훗일담이 들어있는 것 만으로도 소장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 not bad. 후속편 보기 위해 소장
괴짜심리학
불안감에 시달리는 소년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동경만경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TV 피플
얼마만큼의 애정 -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고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많은 팬들의 사랑을 블라블라...' 패자의 변명에 귀 기울이지 말자는 교훈
9월의 4분의 1 - 단편 하나가 마음에 들어서 소장
렌트 - 무라카미 류 스타일의 이시다 이라식 해석?
방과 후
7월 24일 거리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스텝파더 스텝 -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 시놉시스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참신한 내용
보랏빛 소가 온다
달의 사막을 사박사박
백야행 (1~3권)
퀴즈쇼 - 좋다고 말하긴 다소 모호하지만 한번 더 보고 싶어서 남겨둠
홀리 가든 - 에쿠니 가오리는 괜찮은 것과 너무 감상적이라 읽히 힘든게 갈린다. 이건 후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마술은 속삭인다
캣우먼의 발칙한 연애 관찰기
로켓에서 플라네타륨까지 - 진정한 열정이란...
탐정 갈릴레오 - 공대생이 추리한다는 것 이외에는 매리트 없음. 트릭이 너무 후짐
대답은 필요 없어 - 대단하지 않지만 왠지 정감이 감. 두번 읽었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요상하지만 유쾌발랄한 이야기.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1~3권)
댄스 댄스 댄스 remix
- 내용은 딴판이지만 풍기는 향취는 비슷하다
헝거 게임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스파게티 사이언스
은하철도 999 우주레일을 건설하라!
마니아를 위한 세계 SF 걸작선
1984년 - 이렇게 꿈도 희망도 없이 절망적으로 무서운 소설은 태어나서 처음 읽어본 것 같다. 시대가 맞아서 더 무섭게 느꼈는지도
아웃라이어 - 흥미로운 내용.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얘기보다는 훨씬 그럴듯하다


아직 2009년이 끝나진 않았지만 문득 생각나서 대충 정리. 순서 없이 나열했고 소감은 생략.

볼드 처리한 책들은 소장하거나 일단 남겨둘 책이고 나머지는 팔았거나 팔 예정인 책이다. 꼭 갖고 있는 책이 아주 좋다는건 아니고 여러가지 이유가 겹쳐서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크게 고민하지 않고 결정함) 후속편을 볼 때까지 남겨두거나, 가볍게 한번 더 보고 싶거나, 누군가에게 추천해주고 싶거나 한 구절이 마음에 든다거나 잘 이해를 못해서 다시 보고 싶다거나... 아님 정말 좋아서 소장하고 싶거나. 등등등...

인터넷 서점 구매내역 + 책장에 남아있는 것 기준이라 오프라인으로 샀다가 팔아버렸거나 빌려서 본 몇몇 책들은 누락됐을듯. 보다가 만 책이나 만화책, 예전에 한번 봤던 걸 다시 본 경우는 제외했다.

올해의 특이사항으로는 G마켓에서 3900원에 세일하는 책들을 가격에 혹해서 산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 가끔 괜찮은 책들도 있었지만 대개는 별로거나 그냥 한번 보고 넘겨버릴 정도의 느낌이었던 것 같다. 내년에는 독서 목록을 조금 더 신중하게 골라야 될듯.

꼭 권수가 중요한건 아니지만 대충 일주일에 한권 비율로는 본 것 같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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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일 몇몇 책에 간단한 소감 추가
Posted by 백승민
관심거리들/Book & Text2009. 10. 2. 11:57
어제 제이양을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토탈호러에 대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다.

참 연이 깊은 책인데. 내가 중학교때 (94, 95년 정도) 한번 읽었던게 머리속에 너무 남아서 몇년 전 프리미엄 붙은 중고로 (단종된지 오래다) 구했다가, 그것도 어찌 유실되서 올해 또 구하게 된 것이다.

뭐 프리미엄이래도 15,000원 정도... 정가인 5,000원에 비하면 비싸지만 요즘 책값이 보통 10,000원쯤 하는 걸 생각하면 그리 무리한 가격은 아니라서 망설임 없이.


아무튼 이게 중요한게 아니고.


내가 중학교때 토탈호러를 어떻게 읽게 됐냐..하면 사실 어머니께서 빌려오신 책을 몰래 봤던 건데. (중학생에게 권하기엔 내용이 좀 하드하다) 이 책이 새마을 이동도서관에서 빌려왔던 것이다.




새마을 이동도서관이라고 들어는 보셨나들?


오늘 아침에서 문득 '아 그러고보니 그랬었지...'하고 아련히 생각이 나서 적어본다.

새마을 이동도서관(이하 이동도서관)이란건 구청... 시청? 아무튼 국가에서 운영하는 제도인데 봉고차에다가 책을 싣고 (일주일 단위로)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책을 무료로 빌려주는 제도였다. 우리 동네에는 수요일마다 뒷산에 차가 와서 어머니와 같이 책을 빌리러 갔던 기억이 난다. 내가 열심히 봤던 시리즈는 무슨 소년 탐정단 물이었는데...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해서 요즘 사람들은 이런거 알려나~ 하고 무심코 검색을 해보니

(클릭!)

아직도 있다!

서울에서는 없어지고 경기도 몇몇 시에서 운영하는 모양... 오오오...

사진을 검색해보니


으아아 기본 형태도 예전하고 똑같아 ㅎㅎㅎㅎㅎㅎ 다만 차가 2대가 되서 규모가 더 커진듯?
저렇게 밖에 비치된 책들이 있고 차 문으로 들어가면 안쪽에 책이 더 있었다.


요즘처럼 아침에 인터넷으로 책 주문하면 저녁에 오는 세상에도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는게 참 신기하고, 반가울 따름이다.
Posted by 백승민
관심거리들/Book & Text2009. 4. 21. 18:20


휴직 직전에 서점에서 눈에 띄길래 사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읽었습니다.

25년간 계속해 온 달리기(주로 장거리)를 소재로 그것이 자신의 소설 창작 세계에 어떻게 끼쳤는가 등의 내용을 기록한 회고록인데, 20대를 게임 개발에 투신하고 29살인 지금 휴직에 들어간 제게 인상적으로 느껴진 구절이 많이 있어서 적어봅니다.

딱히 코멘트는 하지 않겠습니다. 혹시 적은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고 싶으시면 개인적으로~

(소설을 쓰기 전 카페를 경영했던 것에 대한 부분입니다)
빚을 얻을 수 있는 곳에서 얻을 수 있을 만큼 얻어 썼기 때문에, 빚을 갚을 수 있을 만한 전망이 어렵사리 서게 되자, 큰 걱정은 간신히 덜게 되었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어쨌든 살아남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 손님들에게 얼굴을 내놓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안중에 없었다. 인생의 가파른 계단 하나를 가까스로 오르고 나서, 조금쯤은 트인 장소로 나온 기분이 들었다. 여기까지 헤쳐 나온 이상 앞으로는 어떻게 잘 되어갈 것 같은 자신도 생겼다.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다음으로 나아가야 할 단계에 대해 생각했다. 서른 살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젊은이라고는 할 수 없는 나이로 접어들고 있었다. 그리고-나로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지만-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솟아났다.

그러나 울트라 마라톤(100km를 뛰는 마라톤을 말합니다)의 체험이 나로 하여금 터득하게 한 여러 가지 것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은,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었다. 내가 갖게 된 것은 어떤 종류의 정신적 허탈감이었다. 문득 떠오른 것은 '러너스 블루'라고나 할 만한 것이, 엷은 필름처럼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울트라 마라톤을 달리고 난 뒤에 나는 달린다는 행위 자체에 대해서 이전처럼 자연스런 열의를 가질 수 없게 되어버린 듯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육체적인 피로를 여간해서 풀기 어려웠다는 것도 있지만, 그것만이 아니었다. '달리고 싶다'라는 의욕이 내 안에서 이전처럼 명확하게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다.

프레임에는 '18 'til i die'라고 쓰여 있다. 브라이언 아담스의 히트곡 <죽는 날까지 열여덟 살>의 제목을 차용했다. 물론 조크다. 죽는 날까지 열여덟 살로 있으려면 열여덟 살에 죽지 않으면 안 된다.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