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거리들/Music & Concert'에 해당되는 글 11건

  1. 2009.10.03 감명받은 공연들 (Update : 2010/01/09) 2

난데없이 감명깊게 본 공연들을 기록해두고 싶어서 기억나는대로 끄적끄적.


- 유희열 5집 콘서트 (콘서트)

2001년. 무슨 HOT도 아니고 예매 열리자 마자 사이트가 다운되고 난리라서 거의 2시간 내내 전화해서 겨우 예매했었다.

LG아트센터 공연 3층 젤 앞자리에서 난간에 매달려 봤는데.. 토이의 화려한 게스트진이 다 나와서 정말 감동적인 공연을 연출했다.

이때가 유희열씨가 라디오 방송 DJ를 끝마치던 때라서 처음에 영상물도 감동적으로 틀었고 (난 비록 라디오는 안듣지만..) 김연우의 '여전히 아름다운지'와 '거짓말 같은 시간'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 무대를 휘어잡는 이승환의 강렬한 카리스마! 팥빙수를 부른 윤종신, 이적... 게스트가 너무 빵빵하다보니 무슨 VIP만 모은 공연같은 느낌.

그리고 건 유희열씨가 '우리는 어쩌면, 만약에' 를 부르고 간주를 멜로디언으로 직접 연주했는데 그 멜로디가 너무 서글퍼서 기억에 남아있다.


- 델라구아다 (퍼포먼스)

2002년 여름. 종합 퍼포먼스 공연인데 정확히 어떤 컨셉으로 광고를 했는지도 잘 기억이 안난다. 기억이 뚜렷하지 않은 공연이라고나 할까...

기억나는 건 그해 여름 회사 일로 정말 힘들었고, 뭔가 탈출구를 간절히 찾던 끝에 학교 선배인 형진이형과 의기투합해서 이 공연을 보러 갔다는 것. 그리고 대단히 만족했다는 것이다.

공연은 정말 기억이 희미한데 원형 공간에 서서 구경하는 식이었고 (무대가 따로 없다) 그 위를 사람들이 밧줄에 매달려 날아다니면서 공연을 했었다. 위에서 물을 간간히 뿌리다가 마지막에 가운데에 물을 퍼부었는데 형진이형하고 그 가운데서 물을 다 맞고 옷이 다 젖은채로 집에 돌아온 기억이 난다.

다시 내한하지 않을까 했는데 흥행이 별로였는지 소식이 없다. 다시 하면 보고 싶긴 한데 그때처럼 미쳐서 놀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


- 스노우쇼 (마임)

2003년. 2002년인가부터 매년 꾸준히 하는듯한데... 사실 공연 자체는 다소 난해한 감이 있어 중간정도였는데, 공연 마지막에 종이눈 뿌리고 거대한 풍선 굴리면서 놀때 완전 도취되 버렸다.

20대 초중반의 나는 뭔가 억눌린게 많아서 (평범한 대학생활을 못해서 그런가) 이런식의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것에 완전 빠져들었던 것 같다. 지금 보면 어떨까 궁금해서 올해 볼려고 했는데 회사일이 너무 바빠서.. ㅠㅠ

몇자리 옆에서 대학 선배인 도연이형을 만난것도 잊을 수 없는 기억.


- 삼류배우 (연극)

2004년. 최일화씨 주연 공연이었다. 내가 원래 '역경을 이겨내고 꿈을 이루는' 타입의 이야기에 약한데 그런 점을 확 찌르는 연극이라...

영화도 1시간 반 넘어가면 언제 끝나나 시계를 한번씩 보기 시작하는데 이 연극은 너무 몰입해서 2시간 반동안 딴생각이 하나도 안났던 기억. 나올때 1시간 반쯤 지났나~ 하고 시계 보다가 화들짝 놀랐다.

연기도 이야기도 정말 좋았다.


-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연극/뮤지컬)

5개의 사랑 이야기를 옴니버스 식으로 꾸민 공연. 연극 버전과 뮤지컬 버전이 있는데 둘다 좋았다. (연극은 2005년, 뮤지컬은 2007년인가에 봤음) 리뉴얼때마다 5개의 이야기 중 몇몇개가 바뀌기도 하는듯.

공감가는 잔잔한 이야기를 풀어내는게 매력. 특히 마지막에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 이야기가 좋았다.


- 펜양 가질리언 버블 쇼 (퍼포먼스)

2005년. 비누거품을 이용한 퍼포먼스 공연이다. 정말 신기한 장면들이 많이 연출되는데.. 기술 자체도 너무 놀랍고 너무 아름답기도 해서 감명받았다.

요즘도 이름을 바꿔서 꾸준히 공연하고 있는걸로 알고 있음.

2009년에 한번 더 보러 갔는데 여전히 좋았다! 가족 공연이다보니 아이들 중심으로 공연이 펼쳐지는데 (공 던져서 주운 아이들을 무대로 올린다던지) 그 번잡함이 전혀 짜증나거나 하지 않고 애들이 너무 귀여워서 유쾌하게 즐길 수 있었다.


-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퍼포먼스)

아마도 2007년, 어쩌면 2006년. 두번이나 봤는데 두번 다 이벤트로 공짜로 봤다.

어줍잖게 비보이한테 연기 안시키고 비보이의 놀아보자 정신을 고대로 공연으로 만들어서 깊이 감동받은 공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

공연장이 매우 작아 그들의 열기가 고대로 전해져서 더 좋았다. 비보이를 상업화 시켰다기 보다는 춤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끄적끄적 만든 느낌이랄까...

반면 break out 이란 비보이 공연은 어줍잖은 개그, 연기, 스토리를 강조하는 덕분에 이건 뭐 뮤지컬도 아니고 비보이 공연도 아니고 대실망이었음.


- 박기영 발렌타인 콘서트 (콘서트)

2007년 발렌타인 데이에... 사실 박기영은 'Blue Sky' 외에는 잘 아는 노래도 없었는데 이벤트 당첨되서 갔던거였다. 그런데 완전 반해버렸음...

시작이 6집 타이틀곡인 '그대 때문에' 였는데 노래를 너무 잘해서 첫 한마디 들을때 소름이 쫙 끼쳤을 정도. 지금도 이 노래의 첫 구절인 '사랑해서 떠나버린...' 부분을 들으면 그때 그 목소리가 머리 속에 재생된다.
2부에서는 놀자 분위기로 갔는데 그것도 나름 좋았고. 아무튼 진짜 '노래 잘한다'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아서... 다음에 공연 또 하면 가보고 싶다.


- 2007 서울 세계 불꽃 축제

(거의) 매년 여의도에서 하는 불꽃축제... 갈때마다 감동이긴 하지만 역시 인파때문에 멀찌감치서 보거나 까치발로 서서 봐야 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는데.

2007년에는 홈페이지에 응모한 이벤트에 당첨되서 젤 앞에 준비된 의자에 앉아서 봤다. 특히 2007년에는 한화가 미쳤는데 불꽃을 완전 물량으로 쏟아부어서.. (연기로 하늘이 뿌옇게 될 정도) 정말 감동! ㅠㅠ

근데 부작용으로 이젠 자리가 따로 없으면 가서 보기 싫을거 같음 ㅡ,.ㅡ;;


- 마임 콘서트 (마임)

2008년. 고재경씨와 야마모토 코요씨의 합동 공연. 이 공연은 일종의 '재주'로 생각했던 마임이 정말 '연기'의 일종이라는 걸 알게 해줬다. 오히려 사물과 대화가 사라지고 오직 사람만 남아서 그 사람의 감정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공연.... 아무것도 없이 오직 몸짓만으로 저렇게 생생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정말 놀랍기도 했고.

고재경씨의 마임 공연은 기회 되면 또 보러갈듯.


- Blue Man Group - How to be a Megastar (퍼포먼스)

2008년. 작년에 미국 여행갔을 때 포스터를 보고 대체 뭐지? 했었는데 (무슨 패션 캠페인 같은건가 했었음) 내한공연을 한대서 호기심에 보러갔는데... 의외로 완전대박! 큰 돈 투자한 가치가 있었다.

음악, 미술, 영상, 철학, 노래, 연기... 모든것이 하나로 이질감 없이 통합된 종합 퍼포먼스 공연. 아무리 난타가 브로드웨이 진출한다 어쩐다 해도 우리나라 공연은 깊이 면에서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세상에 이렇게 멋진 공연이 더 많을텐데... 하는 생각에 내한공연에 더 관심을 갖게 한 공연.

언젠가 다시 한번 내한공연을 하면 다시 보러갈 듯.


- 라 바야데르 (발레)

2008년 말 보러 간 호두까기 인형의 하일라이트 부분에 반해서 (전체적으로 보면 그냥 그랬다) 2009년 처음 보러 간 발레...인데 정말 운 좋게도 엄청난 작품이었다.

스토리는 단순하면서도 사랑 이야기라 몰입감이 크고, (스토리 연출하고) 남는 부분을 전부 볼거리에 쏟아부어서 눈이 아주 즐거웠다. 전체 3막인데 1막은 스토리 중심, 2막은 인도풍 군무와, 3막은 정통 발레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다채로운 구성도 좋고, 군무가 많아서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유니버설 발레단 라인업에 보니까 2010에도 공연하던데 또 보러 갈 예정.


- 발레 춘향 (발레)

2009년. 춘향전을 발레화시킨 공연인데... 초반에는 연출이 좀 산만해서 실망했지만 점점 정돈되는 스토리 전개와 연출에 빠져들었다. 무엇보다 한복 고유의 미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화려하게 만든 옷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정신을 놓고 볼 수밖에 없었다. 역시 기회가 되면 한번 더 보고 싶은 공연.


- Earth Wind & Fire 내한공연 (콘서트)

그냥 짱이었다. http://slainer.tistory.com/1030 참고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