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감명깊게 본 공연들을 기록해두고 싶어서 기억나는대로 끄적끄적.


- 유희열 5집 콘서트 (콘서트)

2001년. 무슨 HOT도 아니고 예매 열리자 마자 사이트가 다운되고 난리라서 거의 2시간 내내 전화해서 겨우 예매했었다.

LG아트센터 공연 3층 젤 앞자리에서 난간에 매달려 봤는데.. 토이의 화려한 게스트진이 다 나와서 정말 감동적인 공연을 연출했다.

이때가 유희열씨가 라디오 방송 DJ를 끝마치던 때라서 처음에 영상물도 감동적으로 틀었고 (난 비록 라디오는 안듣지만..) 김연우의 '여전히 아름다운지'와 '거짓말 같은 시간'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 무대를 휘어잡는 이승환의 강렬한 카리스마! 팥빙수를 부른 윤종신, 이적... 게스트가 너무 빵빵하다보니 무슨 VIP만 모은 공연같은 느낌.

그리고 건 유희열씨가 '우리는 어쩌면, 만약에' 를 부르고 간주를 멜로디언으로 직접 연주했는데 그 멜로디가 너무 서글퍼서 기억에 남아있다.


- 델라구아다 (퍼포먼스)

2002년 여름. 종합 퍼포먼스 공연인데 정확히 어떤 컨셉으로 광고를 했는지도 잘 기억이 안난다. 기억이 뚜렷하지 않은 공연이라고나 할까...

기억나는 건 그해 여름 회사 일로 정말 힘들었고, 뭔가 탈출구를 간절히 찾던 끝에 학교 선배인 형진이형과 의기투합해서 이 공연을 보러 갔다는 것. 그리고 대단히 만족했다는 것이다.

공연은 정말 기억이 희미한데 원형 공간에 서서 구경하는 식이었고 (무대가 따로 없다) 그 위를 사람들이 밧줄에 매달려 날아다니면서 공연을 했었다. 위에서 물을 간간히 뿌리다가 마지막에 가운데에 물을 퍼부었는데 형진이형하고 그 가운데서 물을 다 맞고 옷이 다 젖은채로 집에 돌아온 기억이 난다.

다시 내한하지 않을까 했는데 흥행이 별로였는지 소식이 없다. 다시 하면 보고 싶긴 한데 그때처럼 미쳐서 놀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


- 스노우쇼 (마임)

2003년. 2002년인가부터 매년 꾸준히 하는듯한데... 사실 공연 자체는 다소 난해한 감이 있어 중간정도였는데, 공연 마지막에 종이눈 뿌리고 거대한 풍선 굴리면서 놀때 완전 도취되 버렸다.

20대 초중반의 나는 뭔가 억눌린게 많아서 (평범한 대학생활을 못해서 그런가) 이런식의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것에 완전 빠져들었던 것 같다. 지금 보면 어떨까 궁금해서 올해 볼려고 했는데 회사일이 너무 바빠서.. ㅠㅠ

몇자리 옆에서 대학 선배인 도연이형을 만난것도 잊을 수 없는 기억.


- 삼류배우 (연극)

2004년. 최일화씨 주연 공연이었다. 내가 원래 '역경을 이겨내고 꿈을 이루는' 타입의 이야기에 약한데 그런 점을 확 찌르는 연극이라...

영화도 1시간 반 넘어가면 언제 끝나나 시계를 한번씩 보기 시작하는데 이 연극은 너무 몰입해서 2시간 반동안 딴생각이 하나도 안났던 기억. 나올때 1시간 반쯤 지났나~ 하고 시계 보다가 화들짝 놀랐다.

연기도 이야기도 정말 좋았다.


-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연극/뮤지컬)

5개의 사랑 이야기를 옴니버스 식으로 꾸민 공연. 연극 버전과 뮤지컬 버전이 있는데 둘다 좋았다. (연극은 2005년, 뮤지컬은 2007년인가에 봤음) 리뉴얼때마다 5개의 이야기 중 몇몇개가 바뀌기도 하는듯.

공감가는 잔잔한 이야기를 풀어내는게 매력. 특히 마지막에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 이야기가 좋았다.


- 펜양 가질리언 버블 쇼 (퍼포먼스)

2005년. 비누거품을 이용한 퍼포먼스 공연이다. 정말 신기한 장면들이 많이 연출되는데.. 기술 자체도 너무 놀랍고 너무 아름답기도 해서 감명받았다.

요즘도 이름을 바꿔서 꾸준히 공연하고 있는걸로 알고 있음.

2009년에 한번 더 보러 갔는데 여전히 좋았다! 가족 공연이다보니 아이들 중심으로 공연이 펼쳐지는데 (공 던져서 주운 아이들을 무대로 올린다던지) 그 번잡함이 전혀 짜증나거나 하지 않고 애들이 너무 귀여워서 유쾌하게 즐길 수 있었다.


-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퍼포먼스)

아마도 2007년, 어쩌면 2006년. 두번이나 봤는데 두번 다 이벤트로 공짜로 봤다.

어줍잖게 비보이한테 연기 안시키고 비보이의 놀아보자 정신을 고대로 공연으로 만들어서 깊이 감동받은 공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

공연장이 매우 작아 그들의 열기가 고대로 전해져서 더 좋았다. 비보이를 상업화 시켰다기 보다는 춤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끄적끄적 만든 느낌이랄까...

반면 break out 이란 비보이 공연은 어줍잖은 개그, 연기, 스토리를 강조하는 덕분에 이건 뭐 뮤지컬도 아니고 비보이 공연도 아니고 대실망이었음.


- 박기영 발렌타인 콘서트 (콘서트)

2007년 발렌타인 데이에... 사실 박기영은 'Blue Sky' 외에는 잘 아는 노래도 없었는데 이벤트 당첨되서 갔던거였다. 그런데 완전 반해버렸음...

시작이 6집 타이틀곡인 '그대 때문에' 였는데 노래를 너무 잘해서 첫 한마디 들을때 소름이 쫙 끼쳤을 정도. 지금도 이 노래의 첫 구절인 '사랑해서 떠나버린...' 부분을 들으면 그때 그 목소리가 머리 속에 재생된다.
2부에서는 놀자 분위기로 갔는데 그것도 나름 좋았고. 아무튼 진짜 '노래 잘한다'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아서... 다음에 공연 또 하면 가보고 싶다.


- 2007 서울 세계 불꽃 축제

(거의) 매년 여의도에서 하는 불꽃축제... 갈때마다 감동이긴 하지만 역시 인파때문에 멀찌감치서 보거나 까치발로 서서 봐야 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는데.

2007년에는 홈페이지에 응모한 이벤트에 당첨되서 젤 앞에 준비된 의자에 앉아서 봤다. 특히 2007년에는 한화가 미쳤는데 불꽃을 완전 물량으로 쏟아부어서.. (연기로 하늘이 뿌옇게 될 정도) 정말 감동! ㅠㅠ

근데 부작용으로 이젠 자리가 따로 없으면 가서 보기 싫을거 같음 ㅡ,.ㅡ;;


- 마임 콘서트 (마임)

2008년. 고재경씨와 야마모토 코요씨의 합동 공연. 이 공연은 일종의 '재주'로 생각했던 마임이 정말 '연기'의 일종이라는 걸 알게 해줬다. 오히려 사물과 대화가 사라지고 오직 사람만 남아서 그 사람의 감정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공연.... 아무것도 없이 오직 몸짓만으로 저렇게 생생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정말 놀랍기도 했고.

고재경씨의 마임 공연은 기회 되면 또 보러갈듯.


- Blue Man Group - How to be a Megastar (퍼포먼스)

2008년. 작년에 미국 여행갔을 때 포스터를 보고 대체 뭐지? 했었는데 (무슨 패션 캠페인 같은건가 했었음) 내한공연을 한대서 호기심에 보러갔는데... 의외로 완전대박! 큰 돈 투자한 가치가 있었다.

음악, 미술, 영상, 철학, 노래, 연기... 모든것이 하나로 이질감 없이 통합된 종합 퍼포먼스 공연. 아무리 난타가 브로드웨이 진출한다 어쩐다 해도 우리나라 공연은 깊이 면에서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세상에 이렇게 멋진 공연이 더 많을텐데... 하는 생각에 내한공연에 더 관심을 갖게 한 공연.

언젠가 다시 한번 내한공연을 하면 다시 보러갈 듯.


- 라 바야데르 (발레)

2008년 말 보러 간 호두까기 인형의 하일라이트 부분에 반해서 (전체적으로 보면 그냥 그랬다) 2009년 처음 보러 간 발레...인데 정말 운 좋게도 엄청난 작품이었다.

스토리는 단순하면서도 사랑 이야기라 몰입감이 크고, (스토리 연출하고) 남는 부분을 전부 볼거리에 쏟아부어서 눈이 아주 즐거웠다. 전체 3막인데 1막은 스토리 중심, 2막은 인도풍 군무와, 3막은 정통 발레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다채로운 구성도 좋고, 군무가 많아서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유니버설 발레단 라인업에 보니까 2010에도 공연하던데 또 보러 갈 예정.


- 발레 춘향 (발레)

2009년. 춘향전을 발레화시킨 공연인데... 초반에는 연출이 좀 산만해서 실망했지만 점점 정돈되는 스토리 전개와 연출에 빠져들었다. 무엇보다 한복 고유의 미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화려하게 만든 옷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정신을 놓고 볼 수밖에 없었다. 역시 기회가 되면 한번 더 보고 싶은 공연.


- Earth Wind & Fire 내한공연 (콘서트)

그냥 짱이었다. http://slainer.tistory.com/1030 참고

Posted by 백승민
관심거리들/Book & Text2009. 10. 2. 11:57
어제 제이양을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토탈호러에 대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다.

참 연이 깊은 책인데. 내가 중학교때 (94, 95년 정도) 한번 읽었던게 머리속에 너무 남아서 몇년 전 프리미엄 붙은 중고로 (단종된지 오래다) 구했다가, 그것도 어찌 유실되서 올해 또 구하게 된 것이다.

뭐 프리미엄이래도 15,000원 정도... 정가인 5,000원에 비하면 비싸지만 요즘 책값이 보통 10,000원쯤 하는 걸 생각하면 그리 무리한 가격은 아니라서 망설임 없이.


아무튼 이게 중요한게 아니고.


내가 중학교때 토탈호러를 어떻게 읽게 됐냐..하면 사실 어머니께서 빌려오신 책을 몰래 봤던 건데. (중학생에게 권하기엔 내용이 좀 하드하다) 이 책이 새마을 이동도서관에서 빌려왔던 것이다.




새마을 이동도서관이라고 들어는 보셨나들?


오늘 아침에서 문득 '아 그러고보니 그랬었지...'하고 아련히 생각이 나서 적어본다.

새마을 이동도서관(이하 이동도서관)이란건 구청... 시청? 아무튼 국가에서 운영하는 제도인데 봉고차에다가 책을 싣고 (일주일 단위로)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책을 무료로 빌려주는 제도였다. 우리 동네에는 수요일마다 뒷산에 차가 와서 어머니와 같이 책을 빌리러 갔던 기억이 난다. 내가 열심히 봤던 시리즈는 무슨 소년 탐정단 물이었는데...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해서 요즘 사람들은 이런거 알려나~ 하고 무심코 검색을 해보니

(클릭!)

아직도 있다!

서울에서는 없어지고 경기도 몇몇 시에서 운영하는 모양... 오오오...

사진을 검색해보니


으아아 기본 형태도 예전하고 똑같아 ㅎㅎㅎㅎㅎㅎ 다만 차가 2대가 되서 규모가 더 커진듯?
저렇게 밖에 비치된 책들이 있고 차 문으로 들어가면 안쪽에 책이 더 있었다.


요즘처럼 아침에 인터넷으로 책 주문하면 저녁에 오는 세상에도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는게 참 신기하고, 반가울 따름이다.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잡담2009. 10. 1. 00:40
배트맨 : 아캄 어사일럼 클리어! & 리들러 컬렉팅 완료.

컬렉팅 요소가 딱 적당한 수준 (너무 막연히 헤매지 않으면서, 찾아내면 성취감이 들 정도)으로 힌트가 밸런싱 되어 있어서 푹 빠져들어 열심히 모았다.

딱 재밌었는데 여기서 끊고 다른 게임으로 넘어갈지 아니면 꽤 코어해보이는 챌린지 모드에 도전할지 결정해야 될듯.



요즘 회사 일이 재미있는 이유를 좀 더 생각해 봤는데,
1. 이전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더 나은 것을 만들어볼 수 있다.
2. 상용 엔진에서 배우는 것이 있다.
3. 뭔가 난관에 부딪혔을 때 아이디어를 모아볼 동료가 있다.
4. 3D 첫 체험
이 네가지 정도가 핵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중 3번이 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http://blog.naver.com/neoplog/50072594440
두번째편 올라갔다.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잡담2009. 9. 28. 23:39
지난주 토요일에는 일산에 있는 동물병원에 다녀왔다. 우리집은 답십리인데 왜 편도 40km 거리를 달려서 일산의 동물병원에 가야 하느냐...라고 물으면 이야기가 길어진다.


일단 어머니께서 안고 계신 우리집 막내아들 보리 사진. 마르티스, 5kg (무겁다), 10살. 보시다시피 10살로는 보이지 않는 동안이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중환자... 불치병인 당뇨병이다.

올해 초 당뇨 판정을 받고 동네 동물병원에 절망한 뒤 당뇨를 잘하는 병원을 누나가 찾아내서 간 곳이 일산 시민 동물병원. 그때는 몸무게도 4kg까지 빠지고 골골대고 있었지만 적절한 인슐린 처방을 받은 뒤 부활! 보시다시피 아주 건강해졌다. 물론 매일 아침 저녁으로 인슐린 주사를 맞는다는 전제 하에...

그래도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병원을 가다가 요즘에는 그나마 한달에 한번으로 줄어들었다. 병원비는 한달에 최소 50만원씩 까먹고... ㅠㅠ

그나마 온가족이 운전을 할 줄 알아서 어머니와 함께 교대로 병원에 다녀올 수 있고, 병원비도 어느 정도 나눠서 내기에 가능한 상황이다. 아무튼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운전을 해서 어머니를 모시고 갔는데... 병원 앞 주차 공간이 별로 넓지 않은데 토요일에는 손님이 많이 몰려서 (게다가 일산이라 다 자가용 끌고온다) 주차난이 장난이 아니다. 결국 공간이 없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가.... 후진을 잘못해서 기둥에 백미러를 부셔먹었다 ㅠㅠ 나올려고 앞에서 버티고 있다가 후진한 차가 있어서 미안한 마음에 빨리 비켜줄려다가 그만...

유리랑 엔진은 무사해서 접히긴 하는데 케이스가 깨져서 제 위치에 멈추질 않는다. 어찌어찌 손으로 위치를 잡으면 쓸만은 하지만 그래도 수리해야 될듯 쩝쩝. 그래도 검색해보니 백미러 가격 자체는 20만원이 안하는 모양이다. 폭스바겐 차는 한짝 가는데 45만원이 든다는 글이 같이 검색될 뿐이고... 어쩌니 해도 국산이 속은 편하다.

아무튼 그래서 길도 꽉꽉 막혀서 가는데 1시간 20분 오는데 1시간 50분이 걸리고 백미러도 부셔먹은 대손실 토요일이었다는... 보리 이놈아! ㅠㅠ



자가용 출근하면서 출퇴근길에 책을 못보게 됐는데도 묘하게 9월에는 책을 많이 읽었다. 책장 잘 넘어가는 소설 위주로 읽어서 그런가.. 한달동안 9권 정도 본듯. 그중 소장할만한 책은 3권. 그중 두권이 1Q84. 나머지는 다 다시 팔아버릴 예정이다. 그래도 1/3이면 훌륭하다.



상습적인 길막힘도 매일 겪고 마음을 비우니 익숙해진다. 그리고 운전할때는 역시 최신가요가 젤 좋은듯.
요즘 좋게 들은 노래는
쥬얼리 - vari2ty (대체 이게 어떻게 읽어서 버라이어티란 말인가... 아무리 봐도 버라2어티 라고 한글로 쓴 뒤 영어로 억지로 바꾼듯)
포미닛 - muzik
Black Eyed Peas - Boom Boom Pow -최신가요는 아니지만
쿤타 & 뉴올리언스 - I need you (나나나) - 역시 최신가요는 아니지만
다른 노래야 워낙 유명하고 마지막 노래는 정말 추천하고 싶다 숨은 보물임.



배트맨 : 아캄 어사일럼 정말 훌륭하다. (xbox360으로 하고 있음) 초반이 좀 루즈하지만 갈수록 탄탄한 구성, 감각적인 연출, 다양한 요소들을 한군데도 튀거나 죽는 부분 없이 조율시킨 밸런스에 감탄하게 된다. 패키지 게임 만들고 싶다으아으아으앙... 그치만 이렇게 잘 만들 자신은 솔직히 없군...



회사일은 여전히 재밌다... 메인 프로그래밍이 아니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부분이 있음. 여기저기 다양한 일들을 받아서 하나씩 후딱후딱 클리어해 나가는 재미. 그리고 초기 단계에서 하나의 작은 아이디어만 발휘해도 이것 저것 할 수 있는 것이 확 달라지는 (DNF에서도 할걸! 하는 감각.. 물론 지금은 하면 좋은거 알아도 못한다 6년은 늦었다..) 부분이 재밌다.




지지난 주말에는 상국이와 함께 경마장에 갔다. 각각 5게임 해서 천원씩 걸었는데 상국이는 5배 한번 걸려서 본전, 난 전패.
고스톱도 그렇고 경마도 그렇고 도박에는 영 소질이 없는듯. 그래도 어쨌거나 서울에서 교외로 드라이브 나간 것 만으로도 기분전환. 그럴려고 간거니까... 근데 뭐 딱히 훌륭한 데이트 코스라 하긴 힘들듯. 주차 공간도 모잘라서 서울대공원에 차 세우고 셔틀 타고 와야 되는데 그냥 서울 대공원 가는게 낫다... 경마도 생각보다 긴박감 마구 넘치고 그런 느낌이 아니었음. 베팅액이 부족해서였나?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잡담2009. 9. 22. 23:27
예전에 어디선가 많은 사람들이 목마름을 배고픔으로 혼동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사실 목이 마른 건데 배가 고픈 건 줄 알고 이것저것 먹는다는 얘기.

나도 지금 아주 갖고 싶은 물건이 있는데 이게 정말 갖고 싶은건지 아니면 그냥 외로운건지 구별을 못하겠다.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은 아주 어렵다. MBTI 따위로는 택도 없다.






http://blog.naver.com/neoplog/50071552833

이런걸 쓰고 있다. 휴직 전에 아무 생각 없이 약속했다가 뒷덜미가 잡혀서 꼼짝없이.

딱 기말고사 서술식 답안 정도의 느낌으로 쓰는 중이라 소재만 있으면 금방금방 해치우지만 소재가 언제 떨어질지 모르겠다.

첫번째 사진은 좀 음흉한 표정같아 보여서 그닥 내 취향은 아니고 마지막 짤방은... 노코멘트.

일주일에 한번정도 올라갈듯.

참고로 업로드 전에 검열과정이 있어서 네오플의 이미지를 망칠 수 있는 삐- 삐- 삐- 한 표현은 수정되서 올라감.

어투가 나답지 않다고 해서 놀라진 맙시다.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잡담2009. 9. 17. 02:07
만일 제1막에서 게이지가 꽉 찼다면 제3막에서는 꼭 초필살기를 사용해야 한다


예전부터, 정확히는 용호의권 1에 초필살기란 것이 등장하고 나서부터.

조건이 갖춰지면 반드시 초필살기를 사용해야 직성이 풀리곤 했다.

설령 가드당하고 반격당해 맞아 죽는 한이 있을지언정. 초필살기보다는 짠손이 더 확실한 승리를 가져다 줄 지언정...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잡담2009. 9. 16. 22:49
많이 썼던 얘기를 재탕하자면, 2009년 4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 세달 반 동안 휴직을 하고 DNF에서 손을 떼고 새 프로젝트로 옮겨가게 됐다.

한번도 쓰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1월부터 DNF에서는 잠정적으로 손을 뗐었다. 인수 인계 문제상 아주 약간 발을 걸치고 있었을 뿐. 그리고 휴직까지 세달 동안 프로그래밍이 아닌 다른 일을 했다.


잠시 곁다리로 빠져서 프로그래머로서의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나는 프로그래머 치고는 끔찍하게 공부를 하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신기술에 관심이 없다. 보수적이기도 하다.
대신 코딩은 빠른 편이고 버그는 별로 없다. 기획적인 감각은 일반 프로그래머 보다는 괜찮을 것이다.
엔진같은 쪽과는 전혀 거리가 먼 전형적인 게임 로직 프로그래머 타입.
그리고 DNF를 만들 때도, 바닥부터 일일이 다 만들었다. 어디서 소스라도 구해보고, 상용 엔진 평가판이라도 써보면서 좀 참고할 것을. 그때는 그럴 생각도 못했고... 무엇보다 뭔가를 찾아보는게 너무 귀찮았다. 그래도 정말 테크니컬한 부분 (ex : UDP 접속 처리, 툴 개발, 그래픽 엔진 등등)은 많은 분들이 서포트를 해주셔서 살았지만. 아무튼 당연히 자랑은 아니다. 기반을 무식하게 만들어 놓으면 나중에 합류한 사람들이 많이 고생을 하게 되기 마련... 항상 '이것보다는 더 좋은 (뭔가 마법같은!) 방법이 있었을텐데 이렇게밖에 못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는구나'하는 무거움이 가슴 한가운데에 있었다.


그리고 5년동안 하나의 게임만 만들면서 지치고 지친 끝에, 나에게 프로그래머는 잘 맞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고 프로그래머의 길을 접으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래저래해서 결국은 다시 돌아오게 됐다. (결국 그나마 이게 할만한 짓이라는 걸 깨달은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지금 하는 프로젝트는 내가 합류하기 전부터 개발중이던 프로젝트고, 상용 엔진을 쓰고 있다. (이정도가 공개해도 무방한 한계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합류한지 한달 반. 많은 걸 느끼고 있다.

1. 상용 엔진에도 기적같은 마법은 없다. (의외로 허술하게 짜인 부분도 엄청 많다) 그러나 소소하면서도 기발하고, 실용적인 아이디어는 아주 많이 있다. 이 것들을 경험하는 것 만으로도 아주 큰 재산이 될 것 같다.
2. 그리고 그만큼,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만들어본 경험도 엄청나게 도움이 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실감하고 있다. 왠만한 화제가 나와도 '아 그건 이런이런식으로 했었는데... 이런 점에서는 괜찮지만 이건 좀 문제였죠' 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도움이 된다.
3. 같은 개발이라도 프로젝트를 서비스하면서 느끼는 재미와 처음부터 만들면서 느끼는 재미는 전혀 다르다. 전자의 경우 재미를 추구하고 유저 반응을 느끼는 것이 핵심이라면 후자는 구조물을 차근 차근 쌓아가고, 더 나은 구조를 생각하고, 뜯어 고치는 재미가 있다. (서비스중인 게임의 구조를 뜯어 고치는건 엄청난 모험이다. 대개는 거의 건들 수 없다) 간만에 느끼는 재미라 새삼 신선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내가 쌓은 노하우를 활용하는 동시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시기이다. 기대 이상으로 만족하고 있다.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일기2009. 9. 13. 23:38
토요일

미루고 미루던 PC에 윈도우 다시 깔기를 하기로 결심.
익스플로러가 랜덤하게 다운되는 현상을 참아 참아가며 하다가 언제까지 그렇게 살텐가 하는 마음이 들었음..

USB에서 설치하는게 쉬운줄 알고 시도했다가 이거 하느라 한세월.. CD 파티션 만들고 어쩌고 저쩌고

설치중에 계속 윈도우가 다운되고 어쩌다가 성공해도 다시 부팅하다 다운되고 해서 이버전 저버전 구해보고 USB에서 설치했다가 CD에서 설치했다가 삽질하느라 또 한세월..

밤 11시쯤에야 문제를 알았는데 내장 랜카드 문제였음. 랜카드 OFF시키고 하니까 잘됨.. 절묘한 타이밍에 랜카드가 맛이 간건지 아니면 XP SP3와 호환성 충돌인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이 랜카드 칩셋 호환성이 개판이라고.

결국 윈도우만 깔고 일단 중단


일요일

점심 주워먹고 차 끌고 발레 오네긴 보러 혼자 다녀옴.

한마디 소감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집에 들어와서 상국이 만나러 가는 김에 털레털레 동네 컴퓨터 가게에 가서 리얼텍 랜카드를 13,000원에 구입.
예전엔 이런 동네 컴퓨터 가게는 누가 먹여살리나 했었는데..

상국이 만나서 보신탕..을 먹을까 하다가 길에 보인 돼지막창집에 확 꽂혀서 들어가서 냠냠... 먹고 후식으로 던킨도너츠에서 도너츠와 커피.

들어와 랜카드 꽂아보니 잘된다 만세!

해서 이것저것 설치중입니다.


일기 끗!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잡담2009. 9. 12. 10:10
하고도 일주일.

지난 연애에 대한 글을 써본다. 조만간 비공개 처리할 가능성이 크지만.


연애가 끝난 뒤, 그에 대한 생각은 진작에 정리했다.

그러나 지나고 지나도 나를 괴롭게 한건 이별 몇달, 며칠 전의 기억들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그 기억의 시점과 이별 후에 대한 극단적인 괴리감. 그 극단적인 변화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통속적인 대사지만 '어떻게 그랬던 니가...' 정도겠지.


어제 팀 사람들하고 영화를 봤다. My Sister's Keeper. 죽음에 관한 영화다.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다. 결국 죽음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하고...

죽음. 살아서 웃고, 이야기하고, 추억을 만들었던 사람이 그냥 무생물로 변해버리는 그 극단적인 변화를 사람이 이해할 수가 있을리 없다. 그래서 사람은 죽음 뒤에 - 삶과 continuous한 그래프를 그리는 - 어떤 사후 세계 혹은 비슷한 무언가를 상상하고, 그걸 기반으로 종교를 만들었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종교의 본질이다.

죽음의 거대한 두려움을 생각하면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내 취향은 아니다. 라플라스가 말했듯이 나에게 신이라는 가설은 필요하지 않다.


사랑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이게 내가 받아들여야 할 사실이다. 심플하고 논리적 모순이 없는 명제. 이해하기 힘들다고 해서 연애에 사후세계를 만들 필요는 없다. 그저 받아들일 뿐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드는 생각은


그 사람이 이별을 말했을 때, 그때와 다르게 반응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야 이 XX년아 내가 지금까지 너한테 한게 얼마큼인데 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하고 버럭 화를 내거나

'난 너만 있으면 돼 원하는 대로 다 해줄게 떠나지만 말아줘...'

하고 붙잡거나.


그렇게 할걸 하고 후회하는게 아니라 그랬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지만.

아마도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었던게 나의 장점이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던게 나의 한계가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잡담2009. 9. 11. 00:31
정말 간만에 재미있게 코딩하고 있다.

역시 변화는 필요하다. 도전도.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