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는 트위터에 썼던걸 한번에 몰아서 올립니다.



2017년에 읽은 책 중에서 특별히 좋았던 책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간의 조건

로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7)

마션

일곱 가지 이야기



1. 낭만적 사랑과 사회


이름만 많이 들어본 정이현님의 책.

근데 이분 에쿠니 가오리처럼 대여점에서 히트 좀 치셨나? yes24 중고를 찾아보니 엄청 저렴한 가격에 많이 뜨는걸로 봐서 아무리봐도 대여점발 물건이...

아무튼 자신의 미모와 매력을 무기로 원하는 것들을 얻어내는 bad girl들이 많이 나오는 소설집.

요즘이야 이런 만화 소설 매우 흔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책이라는걸 생각하면 당시에는 엄청 파격적이었겠구나 싶었다. 딱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2.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다른 하루키의 수필처럼, 소설가로서 사는 인생에 대해 편하게 늘어놓는 글을 예상했는데 그게 아니라 '하루키식 소설 작법서'에 가까운 책이었다.

그렇다고 읽기 딱딱하다는 건 아니고 스티븐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정도를 생각하면 되려나. 유혹하는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내가 하루키의 팬이어서일지도 모르지만) 재밌게 잘 봤다.



3. 악마도 때로 인간일 뿐이다


작년에 본 소설인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의 속편격..이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속편격인게 아니라 진짜 속편이었다. 전작의 주인공이 그대로 나옴. 전작과 마찬가지로 유쾌하고 재기발랄. 즐겁게 봤다.



4. 빙과


만화책으로 읽은 적이 있지만 공짜로 구할 기회가 있어 한번 더 소설로 복습.

안락의자 탐정물을 좋아해서 두번째임에도 나름 재밌게 봤지만, 라노베스러운 오글거리는 감성은 음.. 역시 소장까진 아니다.



5.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동명의 영화와는 무관한, 두 아이의 아버지가 쓴 수필.

이분은 '나는 이런 아빠가 되어야지!'하는 거의 그대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엇나가서 힘들었던 케이스라 음 역시 육아는 맘대로 되는게 아니군 하고 각오를 다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던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육아 초보인 입장에서 육아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다면 추천, 아니라면 추천까지는 아님.



6. 외침과 기도


한명의 주인공이 나오는 소소한 옴니버스 미스터리물인데, 주인공이 세계 각지를 돌아다닌다는 설정이라 왠지 마스터키튼같이 좀 두근대는 느낌도 나서 즐겁게 봤다. 서술트릭같은게 섞여있기도 한 부분이 신선했지만, 소장할 정도의 강렬한 인상은 아니라서 일단 매각행.



7. 나는 여행기를 이렇게 쓴다


하루키의 수필인데, 제목이 약간 낚시성. 마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처럼 여행기 작법에 대한 글 같지만 그냥 짤막한 여행기들을 모은 책이다. (원제도 딴판이었음) 내용은 so so. 하루키 수필 좋아한다면 볼만함.



8. 엉클 텅스텐


얼마전 작고하신 신경학과 교수 올리버 색스의 유년시절에 대한 자서전..인데 자서전이라기 보다는 화학에 대한 덕심 가득한 찬가의 성격이 더 강하다.

올리버 색스라는 사람을 좋아한다면 즐겁게 볼만하긴 한데, 자서전이라기엔 너무 화학 전문적인 내용이 많고 그렇다고 화학 입문서같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좀 애매한 책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다른 올리버 색스의 책들과 달리) 소장은 하지 않았음.



9. 내가 입만 열면 왜 어색해질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책.

특이한 점이 두개 있는데

1. 인터넷 방송 내용을 책으로 옮긴 것. 그래서 읽기 편하지만 깊이는 조금 얕은 느낌

2. 저자가 스스로 커뮤니케이션을 잘 못하는 타입임에도 불구하고 아나운서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임. 아마 그래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방법을 생각하다 보니 책까지 쓴게 아닐까.

책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려면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게 아니라 상대와 같이 즐거워지는 걸 목표로 할 것,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많이 질문을 하고 잘 들어주는게 중요하다... 정도인데, 단순하고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한번 새겨둘만 한 부분이란 생각이 드는 내용이었음.



10.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빙과 시리즈 2권. 마찬가지로 만화책으로 접한 내용이었고, 소감도 빙과와 비슷하다. 내용 자체는 빙과보다 이쪽이 더 좋았음.

얻어온 책은 두권이 끝인데, 이후 시리즈도 구해서 볼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11. 차가운 밀실과 박사들


소장중이던 '모든 것이 F가 된다(이하 F)'의 후속권. 나올 기미가 전혀 안보이다가, 전작이 일본에서 애니화가 되는 바람에 시리즈가 출간되게 된 모양이다.

사실은 이게 F보다 먼저 쓰여진 작품인데 F가 상을 타면서 순서를 바꿨다고 한다. (그냥 순서만 바꾼건 아니고 수정을 했을듯)

약간 SF적인 느낌이 섞여있었던 F에 비해서는 좀 더 평범한 미스터리인데, 캐릭터들이 매력이 있고 추리 과정에서 그 매력이 잘 살아있어 즐겁게 봤다.

후속권도 보고 싶음.



12. 모든 것을 아는 남자


우연히 알게 된 책인데, 반값 이하로 재정가가 매겨졌고 그나마도 알라딘 외의 서점에서는 품절 처리되어 있다. 한마디로 국내에서 폭망한 책이라는 것이다.

제목에 좀 문제가 있는데, '전지'가 아니라 '예지'가 핵심 소재이다.

즉 모든것을 안다기 보다는 앞을 내다볼 수 있는 남자..정도일까.

원제도 좀 난해하긴 한데 한국판 제목이 잘못 붙은 케이스.

아무튼, 명작까진 아니어도 기대 이상으로 즐겁게 본 책.

SF적인 요소가 좀 섞인 미스테리 활극..? 정도의 느낌인데 헐리웃 영화 보는 느낌으로 재밌게 볼 수 있었음.

양자역학에 대한 내용도 끌고오는데 (과학적으로는 여전히 말이 안되지만) 소설적 허구에 대해 나름대로의 설명이 있어서, 완전 이야기가 사차원으로 날아가는 느낌은 안나서 좋았다.



13. 올드독의 제주일기


제주살이를 시작하신 올드독님의 수필집. (만화 아님. 일러스트는 있음)

적당히 쿨하고 시크하고 좀스러운 올드독의 매력에 이번에도 감탄.



14. 나가에의 심야상담소


맘 편하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안락의자 탐정물.

세명의 고정 인물 + 게스트 한명이 모이는 술자리에서 게스트가 수수께끼를 들고 온다는 포맷이 재미있었다.

대개의 안락의자 탐정물이 그렇듯이, 대단히 감명깊은 느낌은 아니고 소소한 재미면에서는 만족스러웠음.



15. 일곱 가지 이야기


이전 책에 이어 역시나 안락의자 탐정물.

제목과 같이 일곱 챕터로 이루어진 책인데, 이 책 안에도 동명의 소설이 액자 형식으로 등장한다.

안쪽 소설의 내용은 간단히 설명해주는 식으로 줄거리만 설명되는데, 그 또한 미스테리물이라서 내가 보고 있는 '일곱 가지 이야기', 책 안에 등장하는 '일곱 가지 이야기'가 각각의 미스테리를 갖고 있어 총 14가지의 수수께끼가 등장하는 재미있는 형식의 소설.

이 포맷이 재미있기도 했고, 책 안의 미스테리 해답 중 하나가 마음을 크게 울리는 부분이 있어서 소장하기로 했다. 아내에게도 추천해줬는데 마음에 들어해서 기뻤음.



16. 아마겟돈


프레드릭 브라운의 SF 단편선 중 1권.

이번에 알게 된 작가인데 SF계의 오 헨리라 불린다고 한다. 소설을 읽어보면 과연.. 하고 납득할 정도로 기발한 설정과 유쾌한 유머가 매력적인 소설들이었음. 2권도 있는데 담에 보려고 아껴놓음.



17. 스티븐킹 5 - Night Shift


스티븐킹 걸작선 중 5번째 책..인데 아무리 그래도 한국판 제목을 스티븐킹 5라고만 해놓냐. 원제는 Night Shift.

난 스티븐킹의 장편보다 단편을 더 좋아하는데 이 책 역시 좋았다.

스티븐킹의 매력 중 하나는 정말 인간은 무엇이든 두려워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준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도 역시나 쥐, 세탁 기계, 트럭 등이 공포의 소재로 등장하는 단편들이 있어 재밌었다.

사실 이 책을 보게 된 이유는 수록 단편 중 하나인 '사다리의 마지막 단'에 대한 칭찬을 몇번 본 적이 있어서인데... 짧지만 슬프고 여운이 있는 작품이었다.

아, 유명한 작품인 '금연 주식회사'도 수록되어 있다.



18.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이기호씨의, 아주 짧은 단편소설 모음집.

아주 짧지만 이기호씨의 다른 소설처럼 부조리하고 씁쓸한 우리네 인생 이야기다.

재밌게 봤지만, 왠지 이기호씨의 기존 소설처럼 마음에 남는 무언가는 없었다. 짧음에서 오는 한계일까.



19. 수족관의 살인


시리즈의 첫번째 권인줄 알고 샀는데 읽기 시작하고 나서야 두번째 권이라는걸 깨달았다. 왜 착각한거지...

뭐 두번째권부터 봐도 대충 인물관계 짐작이 가서 읽기 힘들진 않았음.

추리소설인데, 사실 핵심 트릭이 감탄할 정도로 재밌는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개성이나 이야기 전개 과정이 재미가 있어서 재밌게 봤다. 정통파 추리소설에 라노베스러운 재미가 더했달까.

소장 여부는 시리즈 1, 3권도 보고서 결정할 예정.



20. 로드


예전에 읽고 책장에 꽂아뒀던 책인데,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로드편을 듣고 나서 다시 꺼내서 보게 됐다.

첫번째 볼 때는 다른 책들처럼 서사 중심으로 읽었는데, 빨간책방을 듣고 다시 보니 그렇게 읽어서는 안되는 책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꼼꼼하게 읽으면 빨리 볼 때는 알 수 없었던 진한 맛이 느껴지는 소설.

게다가 예전과 달리 내가 부모가 되었기 때문에, 이 소설의 남자가 아이에게 어떤 감정들을 갖고 있는지 생각하면서 보게 되어 더 좋았다.

빨간책방에서 이 책을 무척 담백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화려한 문제를 가진 소설이라고 평했는데 정말 말 그대로인 듯.

배경이나 분위기 묘사를 장황하게 하는 문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로드는 장황하다는 느낌 없이 정말 짤막한 문장들만으로도 생생하게 그 분위기가 전달하는 힘이 있어서 좋았다.

언젠가 또 다시 보게 될 것 같은 책.



21. 아무 날도 아닌 날


모르는 작가지만 제목과 '탐주가 싱글녀의 주색일기!' 라는 카피라이트에 끌려서 보게 된 책.

말 그대로 술 좋아하는 싱글녀의 수필인데, 주색일기라는 카피라이트는 좀 포장된 마케팅이라는 느낌. 매 에피소드가 끝나고 술과 안주의 사진이 나오지만 내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건 아니다.

내용은 솔직해서 쿨하기도 하고 구질구질하기도 한 그런 내용인데 뭐 한번 보긴 괜찮았다.



22. 당신의 차와 이혼하라


정말정말 천천히 조금씩 봐서 드디어 다 본 책.

초보운전 시절에 사서 이제야 다 봤으니...

차덕으로서 나름대로의 책임감이랄까 그런 마음으로 봤는데 음... 아이를 낳으니 대중교통 애용도 다 공염불이구나 이런 느낌도 들고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책이라 지금 실상과 좀 안맞는 부분도 있고 외국 얘기라 국내와는 안맞는 부분도 있고 그래서 좀 아쉽..

뭐 의미있는 책이라고 생각은 하지만요.



23. Y씨의 거세에 관한 잡스러운 기록지


특정 인물을 둘러싼 신문기사(물론 가상의)만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실험적인 형식의 소설.

그래서 이 실험이 성공했느냐?고 하면 성공의 정의에 따라 다를텐데..

그런 특이한 형식으로 읽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성공했는가 하면 YES.

이 특이한 형식으로 인해 더 좋은 소설이 되었느냐라고 물어보면 NO일 것이다.

신문기사라는 형식으로 인해 내용 진행과 무관한 문장들이 너무 많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엔 슥슥 요점만 보면서 넘길 수밖에 없었음.



24. 클레오파트라의 꿈


간만에 온다 리쿠가 보고 싶어져서. 메이즈의 후속인데, 분명히 메이즈도 읽었던거 같은데 기억은 잘...

미남에, 여성적인 말투를 쓰지만, 계산이 빠르고 순간 기억력이 있다는 주인공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서 후속이 또 나오면 보고 싶다.

그러나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과는 별개로 전체적인 내용은 온다 리쿠 소설 중에서 평작 정도. 소장급은 아니었다.



25. 양배추 볶음에 바치다


언제 위시 리스트에 들어갔는지 기억이 안나는 책인데, 막연히 음식에 대한 수필이라고 생각하고 주문했으나 알고보니 소설이었다.

반찬 가게를 꾸려가는 세 여자의 인생을 챕터별로 교대로 보여주는데, 세 여자가 모두 60대 정도의 고령이라는게 특이한 부분. 아기자기한 일본 영화를 보는 느낌의 소설이었다.



26. 마션


영화를 보고 소설은 안봐도 되려나~ 하다가 보게 됐는데, 정말 보길 잘 했다는 느낌.

영화도 물론 잘 만들긴 했지만, 주인공이 문제에 닥치고 -> 그걸 해결하고의 반복을 보는게 핵심 재미인데, 영화에서는 뚝딱뚝딱 해결되는 느낌인 반면 소설에서는 문제의 어려움과 그걸 어떻게 하나 하나 해결해 나가는지에 대한 디테일이 살아있어서 영화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특이 이과계열 사람이라면 더더욱 영화보다 소설을 강추함.



27. 나와 춤을


'안녕하세오 신세 만아오' 로 트위터에서 유명했던 바로 그 소설이 포함된 단편집.

귀여운 문장과 달리 해당 소설의 장르는 스릴러였습니다만...

아무튼 꽤나 짧은 단편의 모음으로, 그중에는 장편으로 키울 수 있을지 간을 보기 위한 프롤로그격으로 느껴지는 단편도 많이 있었다.

같은 작가의 '도서실의 바다'와 비슷한 느낌.

대체로 재밌게 봤지만 소장 정도는 아니었고...

여담이지만 '안녕하세요 신세 많아오' 가 나오는 소설의 속편격 소설도 수록되어 있음.



28. 나선 계단의 앨리스


'일곱 가지 이야기'를 보고 나서 같은 작가의 이전작을 사서 봤다. 절판상태지만 중고로 구함.

일곱 가지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일상 추리물..이지만 안락의자 탐정은 아니고 그냥 탐정이 등장하는 소설로, 샐러리맨 출신의 아저씨 탐정과 예쁘고 어리고 머리도 좋은 젊은 여성 조수가 등장하는 이야기.

캐릭터의 매력으로 끌고가는 부분이 많이 있었지만, 아무튼 소소하니 재밌게 봤다.

단 '일곱가지 이야기'처럼 특별한 매력까지는 안느껴졌음.



29. 무지개집의 앨리스


나선계단의 앨리스의 후속 이야기. 같은 캐릭터인데, 전작과 비슷한 포맷이지만 왠지 전작보다 별로라고 느껴졌다. 너무 같은 형식을 답습해서인지, 그냥 이야기의 형태는 비슷하지만 질은 떨어진 것인지...



30.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내용중에는 좀 과하다 싶은 것도 있긴 했지만 핵심 아이디어는 마음에 들었다.

바로 '어떻게 수납할까 고민하기 전에 필요 없는걸 다 갖다 버려라!'

미니멀리즘과 일맥상통함

책을 보고 자극받아서 5월 연휴동안 옷들을 정리했다



31. 일상 무기 제작법


주변 물건(주로 사무용품)을 이용해서 무기 장난감을 만드는 책

그런데 생각보다 설명이 허술한 부분도 있고, 보다보면 비슷비슷한 아이템이 반복되는 느낌이라 내용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왠지 로망이 있고 디자인이 예뻐서 책장에 계속 꽂아두고 싶은 그런 책이랄까....



32. 데스 머신


피 한방울을 넣으면 내가 죽을 이유를 키워드로 알려주는 자판기같은 기계가 대중화된 세계. 그러나 그 키워드가 '노인'이라고 나왔을때, 내가 늙어죽는다는건지 노인이 운전하는 차에 치어 죽는다는 건지는 알 수 없다.

라는 설정을 기반으로 모집한 단편 소설 중 선별된 것을 모아놓은 앤솔로지.

보통 이런 설정에서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은

1. 아니 키워드를 보고 A로 죽을 줄 알았는데 이럴수가 사실은 A->B->C해서 죽는거였다니! 하는 반전의 재미

2. 이런 기계가 대중화된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아갈까? 하는 재미

두개가 있을텐데, 1번은 너무 뻔해서인지 대개는 2번의 내용이 많았다.

음 과연 이럴수도 있겠군~ 하는 재미는 있는데, 계속 반복되다보니 이 역시 좀 뻔하게 느껴지기도 했음.

그래도 대체로 재미있게 봤음. 아무래도 앤솔로지다보니 작품간 편차는 좀 있었지만.



33. 더 스크랩


하루키가 80년대에 잡지에 연재한 수필들을 모은 책.

연재된 시기가 80년대이다보니 시대상이 느껴져서 재밌는 부분이 있었고, 거기에 하루키 수필의 무난한 재미가 보장되서 꽤 재밌게 봤다.



34. 죽음의 미로


트위터에서 추천글을 보고 찾아본 필립K딕 소설.

각자의 역할을 맡은 신이 실존한다는 세계관은 흥미로웠으나, 이런종류의 반전결말은 썩 좋아하지 않아서.. 대체로 soso.



35. 별것 아닌 이야기


심야식당의 작가 아베 야로의 수필집.

작가의 만화처럼, 그리고 제목처럼 별것 아닌 이야기 들이지만 소소한 재미가 있는 글들이다. 만화를 모르거나 안좋아하면 비추, 만화를 좋아한다면 볼만한 책.

내용중에 한국에서 심야식당이 힐링 만화로 인기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내 만화 힐링만화 아닌데?'하고 생각했다는 부분이 재밌었다. 과연 힐링만화인가 하고 생각해보면 좀 애매하긴 하지.



36. 1F/B1 일층, 지하 일층


(이동진의 빨간책방 팟캐스트 고정 진행자로 익숙한) 김중혁 작가님의 단편집. 수록작들이 모두 도시라는 소재를 다룬 소설들이지만, 각각 따로 발표되었던 단편들이기도 한데. 그래서 그런지 장르가 제각각이라는 점이 재미있음.

호러적인 느낌이 있는 '바질'이라던가, SF적인 느낌의 '3개의 식탁, 3개의 담배'. 추리물적인 '유리의 도시'도 그렇고..

가장 좋았던 작품은 마지막 수록작 '크라샤'였는데 (챠크라 같은 느낌의 단어이지만 crasher의 일본식 표기법이라고) 가구, 건축, 마술, 기억이라는 이질적인 소재들을 절묘하게 은유적으로 조립한 소설이라 인상적이었다.

책은 단편집이라 편차는 좀 있지만 대체로 재밌게 봤다.



37. 꿈꾸는 책들의 도시


책을 쓰고 만들고 파는 사람들로만 이루어진 도시, 그리고 그 도시의 지하에 존재하는, 희귀한 책들이 존재하지만 위험한 지하미궁을 소재로 쓰여진 판타지 소설.

이야기의 서사보다도 독창적이고 기발한 세계관을 즐기는 맛으로 보는 소설이었다. 이야기가 별로라기 보다는, 이야기에만 집중하면서 보면 세계관을 전달하기위한 군더더기들이 너무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듯. 예를 들어 작중 등장하는 가상의 작가와 그 작가들의 작풍, 저작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설명을 한다.

이런 부분을 즐길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평일 갈릴법한 소설. 나는 재밌게 봤음.



38~42.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5


만화로 재밌게 본 기억이 있어 원작도 읽어봤다. (만화는 소설 2권까지의 내용)

라이트한 추리물인데 제목처럼 소재가 '책'이라서 더 몰입하면서 즐겁게 봤음.

다만 5권에 어 이게 뭐지 싶은 부분이 있어 찾아보니 역시나 오역이라고...

번역자가 내용을 깊이 이해하지 못했을때만 나올 수 있는 오역이라 안타까웠다. (이 부분을 제외한 대체적인 번역 질에는 딱히 불만이 없지만)

재판본부터 오역이 수정됐다는데 재판본으로 다시 구해서 소장해야되나...

아무튼 책에 관한 잡지식 습득 + 추리물 재미 + 라노베스러운 캐릭터성 조합해서 전부 재밌게 봤다.

6권은 쟁여놨고 곧 완결인 7권도 나오니 같이 보게 될 듯.



43.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과 같은 작가의 소설이라 읽어봤다

이쪽은 단권.

비블리아를 보고 했던 기대치에는 못미쳤는데, 단권이라 어쩔 수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캐릭터가 별로 생생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매력이 없는게 제일 큰 문제.

아무래도 작가가 라노베처럼 가볍게 볼 수 있는 소설을 쓰다보니 페이지 수에 비해 내용의 밀도는 좀 떨어지는 편인데, 그래서 단권인 책에서는 단점이 더 부각되는 느낌이었다.



44.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장강명 작가님의 소설.

학창시절 동급생을 죽인 주인공과 동급생이었던 여자, 그리고 주인공이 죽인 피해자의 어머니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이야기인데...

어떤 소설이다라고 쉽게 정의내리기가 힘든 기묘한 소설이다.

주제가 뭐다 장르가 뭐다라고 정의내리기도 힘들고.. 읽을때는 음 별로 내 취향은 아닌데 싶었는데 읽고 나니 뭔가 여운이 남아서 처분할지 소장할지도 쉽게 결정을 내리기 힘든 소설. (아마 일단 소장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한번 읽어보시라.라고 밖에는.



45. 초콜릿 코스모스


간만에 보고 싶어서 한번 더 봤다. 이번이 세번째인가 네번째인가..

온다리쿠 작품 중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인 것 같은데, 나는 오락적인 재미면에서 아주 좋아하는 소설.

연극이 소재인데, 마지막에 주인공과 라이벌들이 보는 연극 오디션이 말하자면 불가능한 미션을 각 인물들이 각각 어떤 방법으로 통과하는지 보는 형식이라 만화적인 재미가 충실하다.

이번에 나온 온다리쿠 신작은 피아노 소재이던데 혹시 비슷한 재미를 주려나 하고 기대중.



46. 종이달


영화로 먼저 알게 되서 관심을 갖게 된 소설.

영화는 미야자와 리에가 주연이라 관심을 갖게 됐는데 그 이유는 미야자와 리에가 토니 타키타니 영화판의 주인공역으로 나왔을때 인상깊게 봤기 때문..인데 정작 종이달 영화는 아직도 못봤네.

아무튼 평범한 은행직원이었던 주부가 거액을 횡령해서 해외도피를 하게 된게 핵심 내용인데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치는 그녀와 쫓고 쫓기는 긴박한 추격전..같은 내용은 전혀 아니고

평범하던 사람이 큰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어떻게 현실감각을 잃어가고 자기합리화를 시키는지 심리의 변화를 지켜보는게 핵심적인 재미라고 할 수 있겠다.

보고 나면 뒷맛이 씁쓸한 소설. 재밌게 봤음.



47. 98%의 미래, 중년파산


노후파산에 이어 이제는 중년파산인가? 하고 봤는데, 왠지 시류에 영합해서 급하게 만든 느낌이 나는 책.

주제는 (일본에서) 취업시장에 나왔을때 하필 불황을 만나서 비정규직의 늪에 빠진 세대는 다시 일어날 방법이 없다.는 것인데, 여러 사람이 해당 주제를 놓고 쓴 글을 모아놨을 뿐 그래서 어떻게 해야 된다는 것인지 뭐 이런 내용이 너무 빈약하다. 비추.



48. 익명소설


국내 작가들이 최소한 책 발간 후 1년 내에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익명으로 쓴 단편소설들을 모은 책.

1년이 한참 지나서 보게 되었는데, 절반~2/3 정도의 작품은 작가가 공개되었고 여전히 공개 안된것도 있고 그렇더라.

작품 퀄리티야 여러 작가들이 모여서 만든 책이 그렇듯이 들쭉날쭉하다. 좋았던 것들도 있고 이건 익명으로라도 안쓰는게 나았을거 같은데 싶은 것도 있었다.

그런데 '자기 이름을 걸고 쓰지 못할 소설들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소설집이라는데는 별로 공감이 가지 않았다. 60살 먹은 대가도 아니고 젊은 작가들이 겨우 이정도 도발적인 소설을 쓰기 위해서 익명성까지 내세워야 한단 말인가?

그렇게 많은 것에 얽매여있단 말인가, 정말?

그렇다면 조금 서글픈 일이라고 생각한다.



49. 가짜 팔로 하는 포옹


김중혁님의 단편집. 이분 소설은 소장각일정도로 내 취향에 딱 맞는건 아닌데 또 손에 잡히면 재밌게 보게 된다..

이번 단편집은 남녀관계를 소재로 한게 많았지만 100% 그렇지는 않았고,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 유난히 맥거핀이 있는 소설들이 많이 실려있는 느낌이었다.

물론 단편에서 모든 배경 설정이나 떡밥을 다 수습하지 않고 끝내는거야 흔한 일이긴 하지만 이 단편집에선 유독 그렇게 느껴진 것들이 많았음.

마지막 작품 '요요'가 제일 좋았다.



50. 어나더


'안구기담'으로 알게 된 아야츠지 유키토의 소설.

안구기담이 괜찮았고 표지그림도 맘에 들어서 보게 됐는데, 알고보니 만화책과 애니메이션화까지 된 소설이더라.

호러 미스테리... 정도의 장르이긴 한데 인물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공포의 대상인 '저주'가 너무 작위적인 설정이라 별로 몰입감은 생기지 않았음. 그저 그랬다.

표지의 여주인공 일러스트는 매력적인데 애니메이션이나 만화판을 찾아보니 그런 매력이 안나와서 좀 아쉽. 어차피 그쪽은 안볼거지만...



51. 어나더 에피소드s


등장인물을 공유하는, 어나더의 외전격인 소설..

어나더만 사서 봤으면 굳이 안봤을텐데 같이 사서 걍 후딱 읽었음.

분위기나 장르나 트릭의 방식은 어나더와 비슷한 느낌... 역시 걍 나쁘지 않았다 정도.

스포일러가 될까봐 구체적으로 언급은 안하겠지만 난 이런 타입의 트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52.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


처음부터 살인수법과 살인범을 공개하고 그걸 추리하는 탐정과의 심리/두뇌 싸움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하는 추리물.

범인 시점이다보니 데스노트와 비슷한 느낌으로 보게 된다.

재미있게 봤지만 상황이나 인물이 너무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드는게 좀 아쉬운 점이랄까.

여러번 볼 마음까지는 들지 않음.

밀실살인인데 제목처럼 문이 닫힌채로, 즉 밀실 현장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로 추리한다는 설정은 신선하고 좋았음.



53. 광고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


제목에 약간 과장이 있다. 좀 덜 재밌어 보이지만 좀 더 솔직한 제목을 붙여보자면 '100개의 키워드를 통해 살펴보는 광고의 역사'정도가 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광고만이 아니라, 광고의 제작 시스템같은 이야기도 있어서 기대만큼 흥미롭지는 않은게 좀 아쉬운 점. (무슨 에이전시를 계열사로 분리하고 어쩌고.. 뭐 이런식의 내용)

그래도 한번 볼만한 책.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블릿타임 연출이 미셸 공드리가 90년대에 만든 광고에서 처음 시도됐다는 것.

1996년(1997년이라고도 하는거 같고)에 만든 스미노프 보드카 광고라고. 당연하지만 매트릭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함.



54. 인간의 조건


대학 졸업 후, 작가 지망생이라는 상태로 이런저런 허드렛일을 하던 작가가 자신이 했던 경험들을 (약간의 픽션을 섞어서) 쓴 책.

'극한 직업의 세계'같은 진지한 다큐성 글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보다 개인적인 기록의 느낌.

게잡이 배나 편의점, 공장, 농장, 양돈장 등등에서 최저임금 (혹은 그 이하)를 간신히 받아가면서, 인간답지 않은 대우를 받으며 일하면서 작가가 느끼는 어이없음과 분노가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그곳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무슨 일을 하다가 이런 일을 하게 되었는지도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는 점도 재미있다. 좋았던 점은 이 착취당하는 사람들을 '무조건적으로 선한 사람'으로 미화하지 않는다는 것. 분명 나에게는 선한 사람이지만 무식한 사람도, 이상한 사람도 있고, 자신은 무시당하면서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깔보고 무시하기도 하는 그런 모습들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또 불합리한 상황을 묘사하는 조소어린 작가의 절묘한 표현들이 참 웃픈 쓴웃음을 짓게 하는데 이 테이스트가 이 책의 백미라 할 만함.

한군데만 인용해 보자면

"내가 개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I wanna be your dog'를 불러봤지만 어째선지 개들을 더 열 받게 만들었다. 이기팝은 강원도 똥개들의 취향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내가 산 책이 4쇄인걸로 보아 책은 망하지는 않은 것 같다. 작가의 다음 책도 기대된다.



55.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


제목처럼 사진의 역사속에서 논쟁거리가 되었던 사진들과 논쟁이 된 이유를 소개한 책. 판형도 크고, 무겁고, 꽤 비싼 책이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도서정가제 직전에 반값으로 샀던거 같은데 이제야 보게 됐음.

책에서 다루는 논쟁거리는 몇가지 분류로 나눌 수 있는데

1. 저작권과 초상권

2. 외설성 논란과 검열, 표현의 자유 이슈

3. 사진이 이미지로서 갖는 강력한 선동의 힘

4. 3과 관련해서 사진을 조작하려는 시도들

5. 르포 기자가 기자라는 입장과 도덕적 인간이라는 두가지 입장 사이에서 겪는 갈등

정도가 아닐까 싶다.

재미있게 읽은 책이지만, 사진의 역사에 있어 의미있는 사진들을 모은거지 예술성이 높은 사진들을 모은게 아니라서 사진집으로서의 가치는 좀 미묘..

사진이라는 매체에 관심과 애정이 있다면 소장해도 좋을듯.



56. 오른쪽 주머니에서 나온 이야기


카렐 차페크(이런 이름의 일본 홍차 브랜드가 있었던거 같은데..)의 단편집. 300페이지의 책인데 48편이나 실려있으니 정말 짧은 이야기들이다.

이야기는 뭐라 정의하기 힘든데, 일단 추리물이라고 불러야겠지만 우화적이기도 하고 철학적이기도 한 느낌이다.

첫번째 이야기부터 미스테리는 나오는데 미스테리한 사건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주절주절 얘기하다가 결국 미스테리 해결은 안되고 끝나버림..

나름 독특한 맛이 있긴 한데 이게 뭐여? 싶을때도 있고.

근데 책 제목은 참 잘 지은거 같다 안그렇습니까?



57.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이다혜 기자의 페미니즘적 책 읽기'라는 부제의 수필집.

'더하는 말 1: 소녀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라는 제목의 챕터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여고에서 강연했던 내용을 정리한거라고.

내용이 참 좋아서 딸아이가 나중에 크면 읽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해서 책을 소장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작가분께 들은 이야기로는, 많은 성인 여성분들이 이걸 읽고는 '고등학생때의 나에게 누가 이런 얘기를 해주었다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텐데'라고 했지만 정작 이 강연을 라이브로 들은 고등학생들은 매우 시큰둥하거나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는...

인생 그런거지요... 아무튼 좋은 책입니다 네.



58.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알랭 드 보통의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의 후속편격이라고 불리는듯한 소설.

아마 연애중인 사람이 봤을때는 너무 시니컬한거 아닌가 할 수 있을것 같은데 결혼과 육아생활하는 입장에서는 공감을 많이 하면서 본 책.. 어느 시기에 보냐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다를듯.



59, 60.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6, 7


드디어 완결!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재밌게 봤음. 외전격인 소설이 나올것 같은데 이것도 꼭 정발되길!



61. 책에도 수컷과 암컷이 있습니다


두번째 완독. 정말 좋아하는 소설인데 중반까지 상당히 산만한 소설의 특성상 영업이 너무 힘들어서...

아내에게 영업하기 위해 조금씩 낭독해줬음. 책 분량이 꽤 되다보니 오래 걸렸지만 아내도 좋아해줘서 보람찬 경험.

워낙 수다스러운 책이다보니 낭독에는 잘 어울리는 소설이었던 것 같고 소설중에서도 주인공격인 할아버지 요지로가 난독증인 아내에게 책을 읽어주는 내용이 나와서 더 좋았음.



62. 문구의 과학]


이벤트로 e-book을 매우 싸게 팔길래 제목에 혹해서 본 책.

흔히 쓰는 샤프, 볼펜, 지우개, 화이트 등등의 문구의 작동원리를 설명해주는 책인데 내용이 깊진 않지만 재미있게 잘 봤다. 과학 원리를 너무 깊게 파고들지 않고 딱 가볍게 볼 정도로만 다뤄서 부담없고 좋았음.



63. 아레나


(상권이었던 아마겟돈에 이은) 프레드릭 브라운 SF단편선 2권.

전편처럼 유머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단편이 많아 재밌었다.

작가의 작품을 시대별로 수록하다보니 시대에 따른 작풍의 변화가 눈에 보이는 것도 재미있었는데, 작품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더니 50년대 중반부터 60년대 초반까지는 2~3페이지밖에 안되는 초 단편들만 이어지는게 흥미로웠다. 이런거에 꽂힌 시기였던듯. 그 이후에는 다시 작품이 길어지는 것도 재밌고.



64. 어른의 맛


어른이 되어서 제대로 즐기게 된 음식들에 대한 에세이.

멋진 내용들이긴 한데... 일본에 사는, 그것도 꽤나 먹는데 정성과 돈을 쏟는 사람의 입장에서 쓰여진 이야기다 보니 감정이입이 잘 안되는 문제가 있었다. 만화 오무라이스 잼잼이 '내일 출근길에 사먹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과는 반대되는 느낌.



65. 나는 농담이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동생이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아버지가 다른) 우주비행사 형에게 보낸 편지를 발견하고 전달해주려고 찾아가는 이야기.

두 사람의 삶이 직접 연결되지는 않지만 동생은 스탠드업 코미디에서 형에 대한 이야기를, 형은 우주에서 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떨어진 것 같으면서도 교차되는 두 사람의 삶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스탠드업 코미디 파트가 나는 그닥 재밌진 않았는데 왜였을지... 김중혁 작가님의 유머 코드는 잘 맞는다고 생각한 편이었어서 조금 의아했음.



66. 세상을 바꾼 50가지 신발


우연히 구하게 되서 가볍게 본 책.

그야말로 역사적으로 의미 있었던 신발 50개를 선별해서 소개하는 책인데, 잘 모르던 것도 있고 이 신발이 이렇게 오래됐었나 싶은 것도 있어서 재밌게 봤음.

같은 시리즈로 50가지 자동차도 있던데 보고 싶다.



67. 자존감 수업


e-book을 거의 (완전이었나?) 무료로 볼 기회가 있어서 본 책.

걍 유명한거 같고 내용도 궁금해서, 출퇴근때 TTS로 들었는데 (대충 훑기만 했단 뜻이죠) 내용은 괜찮은 느낌. 근데 별로 자존감에 문제를 못느끼는 편이라 얼마나 실용적일지는 잘 모르겠긴 함.



68. 트래픽


교통에 대한 다양한 연구 내용들을 소개하는 책.

관통하는 핵심 주제라면 '교통이란 것은 단순히 차량 이동의 집합이 아니라 운전자의 심리와 관계되어 있기 때문에 예측하기 매우 힘들고 의도와 다른 엉뚱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 정도가 아닐까.

예를 들어 길이 막히면 도로를 확장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도로 확장이 사람들로 하여금 차를 끌고 나오도록 유도하는 면이 있고 주거지도 교외로 확장시켜서 오히려 더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한다던가...

아무튼 흥미로운 내용은 많았는데 다양한 부분에 대한 연구를 소개하는 형식이다 보니 방대한 분량에 비해 깊이가 좀 얕게 느껴져서 아쉬움이 있었다.



69. 남의 일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책 중에는 분명히 길티 플레져를 느끼게 해주는 책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책이 딱 거기에 해당하는 책이다.

보고 있으면 불쾌해지는 어둡고 음침한 이야기들로만 구성된 단편집이지만 분명히 거기서 느껴지는 불량식품스러운 즐거움이 있다.

결코 남에게 추천할 책은 아니지만 책장 구석에 꽂아두고 언제 한번쯤 더 보고 싶어지는 그런 책.



70. 백광


한 아이가 살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아이를 둘러싼 어른들이 한명씩 입을 연다. 그 내용중에는 고백과 진범에 대한 추측들이 섞여있어 보다보면 대체 뭐가 진실이고 누가 범인인거지? 하게 되는 구조의 이야기.

마지막은 조금 억지스러운 느낌이 있었지만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끌고가는 힘이 있는 소설이었다.

다만 내용을 다 알면서 한번 더 보고 싶을까 하면 그건 좀 미묘.



71. 암보스 문도스


단편집인데, 상당한 비율의 소설들이 능력도 없고 노력도 안하고 그렇다고 성격도 좋지 않아서 영 정이 가지 않는 루저같은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당연히 내용도 우울하고 결말도 우울하고...

근데 작가가 글 솜씨는 좋아서 계속 보게 되는 느낌.

그런데 역시 다 보고 나면 '굳이 이렇게 꿉꿉한 내용은 소설로 쓰고 또 그걸 읽을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좋았던건지 나빴던건지 뭐라 말하기 힘든 소설집이었다.

다만 이 작가의 소설은 하나쯤 더 보고 싶긴 함.



72. 최초의 한입


잔잔한 만화로 유명한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

제목처럼 어떤 음식을 어렸을 때 처음 먹어본 추억에 대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역시 한국이 아니다보니 조금 감정이입에 한계는 있지만 (예를 들어 과자에 관한 추억이 아폴로나 쫀디기 같은 것들에 대한 것이었다면 훨씬 감정이입이 됐을 듯) 그래도 가볍게 보기 괜찮았다.



73.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등장인물들이 겹치는 연작소설집.

기본적으로는 연애소설에 가까운 내용들인데, 좀 독특한 점이라면 연작 소설들의 시간대가 제각각이라서 과거로 갔다 미래로 갔다 하면서 진행된다.

그래서 연관된 인물들의 관계와 서로 떨어진 시간 사이의 관계들을 연결해 가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수작까진 아니고 무난한 재미를 주는 정도.

Posted by 백승민

앞 포스팅에서 쓴 이유로, 메인 휴대용 유모차로 쓸 원핸드 폴딩 방식 유모차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원했던 조건은, 시트가 높고 핸들링이 좋을 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1차로 뽑은 유력 후보는 바로 조이 에어스킵 플러스였습니다.

가격이 좀 비싸지만, 시트가 높고 가볍고 핸들링에 대한 평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크리티컬한 단점이 있었으니... 폴딩했을 때의 길이가 1미터가 넘는 너무 긴 길이!

측정 결과 제 차 x1은 트렁크 폭이 93cm밖에 안됩니다! ㅠㅠ (오히려 더 작은 차인 i30가 폭은 더 넓습니다. 아이러니...)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탈락.


그 외에도 엘레니어 윙스나 아프리카 에어리아도 길이때문에 탈락했습니다.


유력한 2차 후보는 다음 둘이었습니다.


1. 아프리카 솔라리아

원핸드 폴딩 방식이면서 절충형인 (디럭스형이라 주장하기도 하는듯한) 유모차입니다.

핸들을 뒤집는 양대면 방식이지만, 양대면시 앞바퀴가 자동으로 고정되고 뒷바퀴가 회전하게 되면서 진정한 양대면이 되는게 장점인 유모차입니다.

단 값이 40만원대로 비싼 반면 국내에서 너무나 마이너라서 사용기를 찾거나 실물을 구경하기 너무 힘든게 문제.

휴대형이라기엔 무게도 좀 무겁구요. (7.5kg정도)


2. 리안 크루즈

리안에서 올해 나온 유모차인데, 기내용이 트렌드인지라 레오와 그램만 밀어주고 영 홍보를 안하는듯한 유모차입니다.

역시 시트가 꽤 높은데도 무게가 4.6kg으로 가볍다는게 장점... 이지만

베페에서 들은바로는 시트를 제외한 무게로 시트를 합치면 5.5kg 정도는 된다고 합니다.

솔라리아보다 낫긴 하지만 역시 사용기를 찾기 좀 어려운 문제가.

무게는 가벼우면서도 절충형같은 느낌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유력한 후보에 올렸습니다.


그러던 중, 회사 근처에서 베이비 페어가 열리길래 점심시간에 후다닥 가봤습니다. 아쉽게도 아프리카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리안은 부스를 크게 열었더군요. 기대하던 리안 크루즈를 체험해봤는데... 아쉽게도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 절충형으로 광고하는 것에 비해서는 생각보다 이리저리 회전시켜 봤을때 안정감이 썩 훌륭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나쁜건 아니고 그냥 일반적인 휴대형 느낌. 무게가 가벼운데 시트가 높다보니 어쩔 수 없나 싶긴 합니다.

의외였던 건 동사의 더 저렴한 휴대형 유모차인 리안 캐리가 오히려 안정감있게 느껴졌다는 건데, 뒷바퀴 서스펜션이 없고 시트 높이가 낮아서 그런가 싶긴 하네요.

- 사이즈는 넉넉하긴 한데, 전체적으로 딱 짜여졌다기 보다는 좀 헐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등받이 조절이 끈방식인것도 좀 그렇고, 등받이를 최대로 세워도 각도가 110도 정도로 좀 누워있는 느낌인것도 아쉬운 점.

- 또 시트를 눕혔다가 세워도 차광막은 뒤로 축 늘어진 채로 그대로 있는것도 마이너스. 다시 고리로 고정시켜줘야 됩니다.



그래서 크루즈는 좀 실망을 하고, 이리저리 보다가 예떼 부스에 가서 예떼 지미2를 만져봤습니다. 엇 그런데..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이 유모차가 마음에 들었어요. 마음에 든 점은


- 전체적으로 만듦새가 고급스러웠습니다.

- 몰아봤을때도 휘청거리지 않고 강성이 좋은 느낌이 났습니다. 독일제라 그런가.. (편견)

- 뭔가 헐렁한 느낌이 없이 철컹철컹 맞아들어가는 느낌이 차덕의 감성을 자극하더군요

- 시트가 끈방식이 아니라 레버방식 조절이고, 최대로 세웠을때 각도가 100도 정도로 세워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게 가장 컸어요


반면 단점은

- 단점은 브레이크가 양쪽 바퀴에 있어서 각각 걸고 해제해야 되는데다가, 브레이크 레버가 너무 작아서 밟기는 쉽지만 해제하기는 어려웠습니다.

- 무게가 5.4kg로 좀 무겁습니다. 튼튼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괜히 나오는게 아닌 것이죠...

그래도 다른 부분이 워낙 마음에 드는데다가 베페 기간동안 할인도 하길래, 하루쯤 고민하다가 인터넷으로 주문했습니다. (보통 30만원쯤인데 베페중에는 25만원쯤에 팔더군요)



받아서 사용해본 소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그때 느낀 장점은 확실히 그대로. 고급지고 튼튼하고 안정적인 느낌입니다. 핸들링도 좋습니다.


- 무게는 좀 나갑니다. 평소에 유모차를 들고 계단을 자주 오르내려야 한다면 비추. 차에 싣거나 잠깐씩 드는 정도로는 문제가 없고, 원핸드폴딩 방식 특성상 끌고다닐 수 있습니다.


- 처음 샀을 때 차광막과 브레이크가 엄청 뻑뻑합니다. 쓰다보면 나아질런지 모르겠는데, 저는 원래 갖고있던 윤활유를 뿌려줬더니 많이 좋아졌습니다. (윤활유는 무독성으로 알려진 플루이드 필름을 쓰고 있습니다)


- 브레이크는 처음에는 뻑뻑해서 힘들었지만, 윤활유 뿌려준 뒤로는 큰 불편 없이 쓰고 있습니다.


- 체크 못했던 단점이 있는데, 시트를 눕히면 좌우 프레임보다 머리부분이 더 깊게 들어가면서 좌우를 감싸주는 형태가 됩니다. 아이가 어릴때는 떨어지지 않게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서 좋겠지만, 그만큼 머리 공간이 (즉 등받이 길이가) 짧아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아이가 19개월쯤 됐는데 지금 막 머리공간이 딱 맞는 정도니 더 크면 눕히기 힘들것 같아요.

근데 어차피 휴대용 유모차에서는 잘 안자려고 해서 별 상관은 없는거 같습니다...


- 시트 등받이가 많이 세워지는 건 확실한 장점. 아이가 좀 크면 궁금해서 자꾸 몸을 앞으로 세우려고 하는데, 원래부터 좀 세워져 있다보니 잘 안그러고 편하게 기대어 있습니다.


- 폴딩은 정말 쉽게 됩니다. 한손으로 슥 누르면 저절로 접히는 느낌. 언폴딩은 폴딩에 비해 한손으로 하려면 약간의 요령과 힘이 필요합니다. 뭐 그래도 기내용 유모차에 비하면 껌이라 할 수 있죠.


- 장바구니 공간이 꽤 쓸만하고, 자잘한 물건들은 넣은채로 폴딩을 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유모차를 옆으로 트렁크에 실으면 쏟아지기도 하지만요) 자주 쓰는 물티슈나 기저귀 몇개는 넣어놓은 채로 다닐 수 있어서 편하네요.

다만 구조상, 폴딩한 상태로 유모차를 끌고다니면 바퀴가 장바구니에 닿습니다. 계속 그렇게 다니면 장바구니 천이 헤어지겠죠? 그래서 전 닿는 부분에 벨크로 테잎을 발라서 보강해놨습니다.


- 핸들 방향만 뒤집어서 양대면이 가능한 방식입니다만, 시트를 돌리는 방식에 비하면... 그냥 응급상황에서 쓸 수는 있다 정도로 이해하는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핸들 방향이 뒤집힌 상태에서는 뒷바퀴가 회전하고 앞바퀴가 고정된 상태가 되는데, 이 상태로 유모차를 조종하는게 상상 이상으로 빡셉니다. 특히 바닥이 고르지 않으면 직진하기도 힘들어요.

지미2만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방식의 양대면은 마찬가지입니다.



이하는 웨이페러 (거의 디럭스형)과 비교해서 원핸드폴딩 방식 유모차의 장점입니다.


- 트렁크 공간 차지는 예상대로, 딱 디럭스와 기내용의 중간정도입니다. 일단 가벼워서 휙휙 올릴 수 있는것 만으로도 참 편하고 좋네요. SUV다보니 옆으로 세워서 실으면 좀 더 공간 확보가 되고, 아직 안해봤지만 여행용 캐리어 위에 유모차를 올릴 수도 있겠습니다.


- 납작한 폴딩 상태로 세워서 보관되는 것도 장점. 웨이페러는 집안으로 끌고들어와서 둘 수밖에 없어서 들어올 때마다 바퀴를 닦아야 했는데, 얘는 걍 현관 구석에 세워두면 OK입니다


- 웨이페러는 꿈도 못꾸던, 한손 조종이 됩니다! ㅠㅠ 험한 길에서는 힘들지만 실내 쇼핑몰같은데서는 수월합니다.

이것도 해보면 한손이 자유롭다는게 생각보다 아주 편합니다.


- 웨이페러에 비해 장바구니는 작지만, 한손 조종이 되고 유모차 자체가 가볍다보니 뭐 크게 와닿는 단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차피 휴대용 쓸만한 시점이면 아이에게 필요한 짐도 적어지고 말이죠


- 확실히 웨이페러에 비해서 편하고 외출에 부담이 없습니다. 아이를 밖에서 재우고 싶은 목적으로 나갈때는 여전히 웨이페러를 씁니다만... 가끔씩 웨이페러를 쓰면 어이쿠 이렇게 무거운걸 끌고다녔나 하고 놀랄 정도입니다.

둘째는 아마 돌 지나고부터 지미2를 태우지 않을까 싶네요. 그때쯤 되면 첫째는 세돌쯤 됐을테니, 유모차는 거의 안쓰거나 쓰더라도 정말 가벼운 우산접이식으로 가지 않을까요?


Posted by 백승민

원래 사진까지 찍어서 제대로 올리려고 했습니다만, 요즘 바빠서 그러려다가는 영영 못쓸 것 같아 텍스트만으로 올립니다.


이전 글을 쓰고 나서 기내용 유모차로 알아보던 중 요야라는 중국산 요요 짭 유모차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배송비까지 포함해서 9만원이면 살 수 있는 데다가 생각보다 퀄리티도 괜찮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요야로 거의 충동구매를 했습니다. 그게 작년 9월쯤이니 1년도 더 전 이야기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요야는 생각보다 더 베란다에서 묵혀있었습니다. 아이가 18개월쯤 되기 전까지는요.

더 어릴때 쓰기에는 몇가지 크리티컬한 요소가 있었는데요


1. 발받침이 없다

이건 아마 요요도 마찬가지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발받침이 없어요. 이게 왜 크리티컬하냐? 바로 아이의 다리가 짧기 때문입니다. 다리가 길어서 다리가 제대로 내려오면 괜찮은데, 다리를 내리기엔 다리가 너무 짧은데 발을 올릴 발받침이 없다보니, 아이가 주르륵 미끄러져 내려와서 반쯤 누운 자세로 앉게 됩니다.

18개월쯤 지나니 그제서야 좀 탈만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2. 등받이 조절이 너무 어렵다

이건 요요나 요야 최신버전에는 적용 안되는 단점일 수 있습니다. 등받이 조절이 끈 방식인 것 까지는 좋은데, 그중에서도 유독 불편한 방식이었습니다. (책가방 끈 조절하는거랑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18개월 전까지는 유모차에서 눕혀서 재우는 일이 워낙 잦아서 이것도 크리티컬했습니다.



그 외에도 크리티컬하진 않지만 단점들이 있었는데


1. 시트가 너무 낮다.

아이가 어린데 시트가 낮으면 좀 불안합니다


2. 폴딩이 너무 복잡함

폴딩할 때 손잡이를 접고 시트 아래에 있는 스위치를 눌러서 언락한 다음에 폴딩해야 되는데 너무 복잡하고 번거롭습니다. 하다보니 익숙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불편하다고 생각합니다.


3. 장바구니가 너무 작음

장바구니가 폭이 너무 좁고, 넣은 물건이 미끄러져서 떨어지기 쉬운 구조입니다. 게다가 기내용 유모차의 특성상 폴딩 과정에서 장바구니가 휙 뒤집히기 때문에 장바구니에 무언가를 넣고 폴딩할 수가 없습니다.



이상의 문제로 요야는 거의 사용 안하다가, 19개월 무렵에 괌 여행을 다녀올 때 기내용으로 잘 썼습니다.



기내용 유모차에 대한 제 종합적인 소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폴딩시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건 좋음. 차가 작거나 기내에 들고 타야 된다면 확실한 장점.

2. 그러나 그 외에는, 실생활에서 쓰기에 단점이 많음. 폴딩이 복잡하고 장바구니가 작은 문제 등. 끌고 다닐 수 있는 원핸드 폴딩 방식에 비해, 어깨에 메고 다녀야 되는 것도 단점. (메보면 생각보다 엄청 무거움!)


만약에 기내용을 메인으로 쓴다면, 저라면 리안 레오를 고를 것 같습니다. 만져봤을 때 품질도 좋고 요요의 단점 (등받이 조절과 발받침, 폴딩 방식 등)을 개선하려 한게 보이더라구요.


그러나 그래도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메인 휴대용 유모차로는 원핸드 폴딩 방식을 사용하고, 기내용이 꼭 필요할 때만 싸구려 기내용 유모차인 요야를 쓰는게 낫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포스팅은 원핸드 폴딩 방식 유모차 구입/사용기입니다.

Posted by 백승민

(예전에 썼던 글을 내용을 좀 보완해서 끌어올렸습니다)


이전에 사용기를 썼던 실버크로스 웨이페러..는 절충형이라고는 되어있지만 사실상 거의 디럭스형의 용도로 잘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디럭스형에 가까운 만큼 단점도 있는데


1. 트렁크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다른 짐과 함께 싣기 어려움)

2. 무거워서 차에 싣고 내릴때 힘이 많이 든다

3. 들고 다니거나 계단으로 운반할 수 없다.

4. 아이가 타고 있지 않아도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정도입니다.


그래서 휴대용 유모차를 병행하려고 알아봤습니다.


휴대형 유모차에서는 '폴딩'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고, 이에 따라 몇가지 타입으로 나눌 수 있는 것 같아 타입과 그에 따른 특징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도 하고 매장에서 이것저것 만져보기도 한 경험으로 적는 글입니다.



1. 원 핸드 폴딩 유모차


해당하는 유모차 : 엘레니어 윙스(s / 플러스), 지오비 에어자이어 (LT, 플러스), 예떼 지미2, 콤비 F2 플러스, 리안 캐리, 리안 크루즈, 조이 에어스킵 등등

이런 식으로 앞뒤로만 접히는 유모차입니다. (사진은 엘레니어 윙스s의 설명을 퍼왔습니다)


장점

  • 폴딩과 언폴딩이 정말 쉽다 - 그냥 손잡에 락 풀고 슥 내리면 접히고 슥 올리면 펴집니다.
  • 휴대형 치고 핸들링이 안정적 - 핸들이 좌우 따로가 아니라 하나로 이어진 방식이고, 좌우로는 접히지 않기 때문에 휘청거리는 느낌이 적은 편입니다.
  • 셀프 스탠딩이 안정적 - 그냥 접은 상태대로 세워둘 수 있습니다
  • 캐리어처럼 접은 상태에서 손잡이를 잡고 바퀴를 굴리면서 끌 수 있음 - 들고 다니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은 덜 들겠죠
  • (핸들을 뒤로 돌려서) 양대면이 가능하다거나, 등받이를 뒤로 눕힐 수 있는 제품이 많음.

단점
  • 접힌 상태에서 차지하는 트렁크 공간이 크다 - 아무래도 면 형태로 부피를 크게 차지합니다. 특히 승용차 트렁크의 경우, 이 위나 아래에 뭘 넣지 않으면 꽤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셈이 되겠죠
  • 들고 다니기 힘들다 - 딱히 편하게 들 수 있는 포즈가 안나와서,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거나 할 때는 꽤 거추장스러울듯한 느낌입니다.

기타
  • 가격대도 무게도 다양하지만, 대략적으로 3~6kg, 10만원대~20만원대 정도에 분포하는 느낌입니다.
  • 휴대형 중에서도 절충형에 가까운 느낌의 타입입니다. 


2. 우산 접이식 유모차

해당하는 유모차 : 잉글레시나 트립, 잉글레시나 네트, 리안 이지 외 다수

이런식으로 길고 가늘게 접히는 방식입니다. (사진은 잉글레시나 트립의 설명에서 퍼왔습니다)


장점

  • (대체로) 가볍다 - 4kg 이하의 제품도 많습니다

  • 저렴한 제품이 많다 - 10만원 이하의 제품도 많습니다. 중소기업들이 많이 난입해 있는 시장인지, 처음 듣는 브랜드도 많이 나옵니다. 물론 잉글레시나처럼 비싼 것도 있습니다.

  • 트렁크 공간을 적게 차지한다. - 선형으로 접히므로 트렁크 공간을 적게 차지합니다. 다만 길기 때문에 좌우로는 공간을 많이 차지할 수밖에 없긴 합니다.

  • 들고 이동하기 쉽다 - 위 사진처럼 들고 이동하는 것도 있고, 대체로는 어깨에 메고 이동할 수 있게 한 제품이 많은 것 같습니다.

  • 장바구니가 비교적 크다 - 휴대형 중에서는 장바구니가 좀 큰 편이고, 폴딩시에도 (앞뒤로 눌리긴 하지만) 장바구니의 물건이 어느정도 보존됩니다.


단점
  • 부실하고 휘청거리는 느낌 - 좌우로도 접히다보니 아무래도 왼쪽과 오른쪽을 잇는 프레임에도 폴딩 부분이 들어가고, 시트도 좌우로 접히게 됩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탄탄한 느낌이 덜하고 좀 휘청거립니다.
  • 좌우로 나눠진 핸들 - 좌우로 접어야 되기 때문에 핸들이 좌우 두개로 나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밀때 좀 불편함이 있겠죠.
  • 기능이 적다 -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등받이 각도 조절, 양대면, 셀프 스탠딩 등이 안되는 제품이 많습니다.

기타
  • 진정한 휴대형의 장단점을 갖고 있는 제품군입니다. 싸고 가볍고 들고 다니기 쉽지만, 그만큼 부실하고 휘청거립니다.


3. 기내용 유모차

해당하는 유모차 : 베이비젠 요요, 요야, 지오비 포킷, 리안 레오, 리안 그램, 타보 등

작게 접혀서 기내에 들고 탈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하는 유모차들입니다.

대체로 3단 접이를 해서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로 접히는 방식입니다. 사진은 제일 (비싸고) 유명한 베이비젠 요요로, 다른 유모차들도 대개 이와 비슷한 방식을 사용합니다. 정말 종이접기처럼 더 많이 접는 지오비 포킷을 제외하면요.



장점
  • 비행기 기내에 들고 탈 수 있음 - 비행기 머리 위의 짐칸에 넣을 수 있어서, 비행기에 들고 탈 수 있습니다.
  • 양호한 핸들링 - 탄탄한 느낌이나 핸들링 면에서는 원핸드 폴딩 방식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단 지오비 포킷은 우산형에 더 가까운 느낌이네요.
  • 적은 트렁크 공간 차지 - 트렁크 공간 활용 면에서는 최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SUV에서는 세워서 한쪽 벽에 붙여두면 정말 공간을 적게 차지할 것 같습니다. 차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2열 카시트 아래 발공간에 넣을 수도 있습니다.
단점
  • 비쌈 - 다른 형태들보다 대체로 비쌉니다. 특히 베이비젠 요요는 50만원대라는 휴대형 치고 극악한 가격을 자랑합니다. 다만 요 사이 인기를 끌면서 제품들이 많아져서 선택의 범위가 넓어지긴 했습니다.
  • 무거움 - 대체로 6kg가 넘어갑니다. 지오비 포킷 정도가 그나마 가벼우데 이것도 4.6kg으로 매우 가볍다고 말하긴 힘듭니다. 아무래도 폴딩 메커니즘에 들어가는 무게가 많은 것 같네요.
  • 폴딩이 복잡함 - 납작하게 접히는 방식에 비해서 폴딩 단계가 많아서 아무래도 좀 복잡한 느낌입니다.
  • 시트가 낮음 - 우산형에 비해서 시트가 좀 낮습니다.


기타
  • 작게 접힌다! 이게 가장 매력인 타입입니다. 트렁크 공간이 가장 중요하다면 선택할만 하겠네요. 다만 비싸고, 무겁고, 폴딩이 복잡하다는 면이 단점입니다.


다음으로는 실제 구입/사용기로 갑니다.


Posted by 백승민
관심거리들/Car & Travel2017. 10. 12. 23:53

요즘은 회사에선 일하고, 집에와선 애보고 하는 나날입니다.


아이가 잘 크는걸 보는건 즐겁고 보람찬 일이고, 애 재우고 나서 자유시간도 짬짬이 있으니 특별히 저 자신을 불쌍하게 생각하고 싶진 않습니다만. 뭐랄까, 어쩔 수 없이 조금 팍팍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긴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영혼의 양식인 덕질이 필요한거 아니겠습니까? 제가 하는 유일한 덕질은 차덕질과 책덕질밖에 없습니다. 책덕질은 책을 너무 많이 사서 사는건 좀 자제하고 많이 읽어야 되는 타이밍이고, 차덕질은 컨버터블에 꽂혀있습니다.



항상 로망은 있던 컨버터블이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계획을 잡아보고 있달까요. 시간도 없고 해서 거의 인터넷 검색질과 망상으로만 하는 덕질입니다만...


일단 망상이지만 시점은 3년 뒤인 2020년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왜 2020년인가 하면


1. 제가 마흔살이 되는 해입니다. 30대를 잘 지내왔다면 자신에게 상을 좀 줘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2. 첫째는 만 4살, (내년에 태어날 예정인) 둘째는 만 2살쯤이 되는 해입니다.

- 육아에서 가장 힘들걸로 예상되는 시기는 한풀 넘긴 시기일것 같고 (첫째랑 둘째가 같이 잘 놀 시점이고 둘다 어린이집도 가겠죠?)

- 첫째는 유모차를 탈출했을거고 둘째도 휴대용 유모차로 충분할 시점이니, 필요한 트렁크 공간이 많이 줄어들 걸로 예상되구요

- 그쯤 크면 같이 오픈 에어링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구요

- 카시트도 앞보기가 가능한 시점이니 2열 공간에서도 조금 더 너그러워질 시점입니다

- 애들이 이쯤 크면 긴 시간 차를 탈 체력도 생길테니 여행도 좀 더 많이 다니게 될 것 같습니다


3. (후술할) 신형 E클래스 컨버터블의 2~3년쯤 된 중고 매물이 나올만한 시점이기도 하죠


4. x1도 만 9년쯤 되는 해이니 다른 차를 영입해도 될만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x1을 바로 보내기보다는 i30를 보내고 컨버터블-x1 조합으로 유지하다가 x1이 더 늙으면 바꾸는 방식일 것 같긴 합니다만.



일단 제 계획은 2019~2020년쯤 봄이나 가을에 제주도로 여행을 가서 컨버터블(4시리즈 컨버나 C클래스 카브리 정도면 적당할거 같군요)을 빌려서 여행을 해보는 것입니다. 이 결과에 따라 차량 구성 플랜이 달라지는데


1. 가족 모두 오픈 에어링을 좋아한다 (해피!)

신형 E클래스 카브리올레를 메인 패밀리카로 사고 싶습니다.

혼자 타는 세컨카가 아니라 가족여행을 다닐 수 있는 컨버터블이라면 이만한 답이 없다 싶군요. (물론 돈이 엄청나게 많다면야 롤스로이스라던가 S카브리라던가..)

E클래스 기반이라 편하다고 하고, 신형으로 바뀌면서 진짜 E클래스 베이스로 만들어져서 2열과 트렁크도 (비교적) 넓구요.

물론 세단에 비해서는 다소 불편함을 감수해야겠지만 산과 바다로 여행가서 가족들이 다같이 오픈에어링을 할 수 있다면 감수할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0년이면 2~3년차 중고 매물도 구할 수 있을거구요.


아직 출시 전이라 가격과 옵션이 미정인게 불안요소인데, 일단 가격이 E클래스 쿠페 + 알파일걸로 예상해보면 E220d는 7천대 후반, E400은 1억 정도가 아닐까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E220d로도 충분하긴 할텐데 장거리 여행하려면 꼭 넣고싶은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빠질거 같아서 좀 아쉽고, 카브리올레는 E400으로만 나온다는 소문도 있어서 지켜봐야될것 같네요.

물론 중고로도 꽤 무리한 선택이므로 2020년까지 인생이 잘 좀 풀려야...


E카브리를 메인카로 산다면, 세컨카로는 x1을 유지하다가 x1을 보낼때가 되면 투싼급 국산 SUV를 세컨카로 들이면 E카브리의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해줄것 같네요. 투싼 정도면 2열과 트렁크도 넓으면서 시내에서 끌기에도 딱 편한 사이즈라고 생각하거든요.



2. 나와 아내만 오픈 에어링을 좋아하고 애들은 싫어한다

그러면 3세대 미니 컨버터블입니다. 컨버터블 치고 합리적인 가격, 세컨카로 적당한 크기. 둘이 탈려면 이정도면 충분하죠. 바짝 세운 앞유리로 인한 개방감과 선루프 기능도 굿!

어쨌거나 4인승을 선택한 이유는 애들을 어딘가에 맡기고 아내와 둘이서 드라이브 나가거나 할려면 애들을 태울 수는 있어야 될 것 같아서 입니다.


이쪽으로 간다면 메인카로는 가족여행가기 좋은 국산 세단이나 SUV(그랜저/싼타페급)가 좋은 조합이 될 것 같습니다.



3. 나만 좋아한다.

슬프지만 얼마든지 가능한 케이스입니다. 이렇다면 오픈에어링은 정말 저 혼자 잠깐 나갔다가 들어오는 정도의 스트레스 해소 용도밖에 안되겠죠? 미니 컨버터블도 좋지만 더 작게 2인승인 미니 로드스터 중고 정도로 가는것도 생각해볼만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인생이 정말 잘 풀렸다 가정할 때의 로망은 박스터입니다만... 그건 꿈이구요.

조금 더 투자하자면 현재는 단종된 2세대 Z4 중고도 좋겠네요. 디자인을 좋아하거든요.


이 경우에도 메인카 조합은 국산 세단이나 SUV입니다.



4. 나도 싫어한다 (...)

저도 오픈에어링을 제대로 체험해본 적은 없고 제 로망은 많은 부분 상상에 기인하므로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ㅠㅠ

일단 좀 슬플 것 같군요 오랜 로망이 산산조각나는 거니까요...

글쎄요 이때는 스팅어처럼 멋 좀 부린 아빠차 정도를 생각해보지 않을까 생각은 듭니다만... 그때 가봐야 알 수 있겠네요.



E클래스 카브리올레 출시 소식이 빨리 들리면 좋겠습니다

이번엔 꼭 나오자마자 구경도 가고 가능하면 시승도 해보려구요!

얼마 전에 자유시간 생겨서 매장에 전화해봤더니 C클래스 카브리올레 전시차가 전멸이어서 좌절했던... ㅠㅠ



P.S 둘째까지 x1으로 커버할 수 있을까?는 또 좀 다른 문제인데, 어떻게든 해보려고 생각중입니다. 카시트 두개를 설치하고 나면, 트렁크에 유모차와 캐리어를 동시에 실을 공간이 안나온다는게 가장 큰 난관인데...

일단 차를 사는 것 보다는 유모차를 사는게 더 싸고 편하다고 생각하니까 맘이 편해졌습니다. 동시에 실을 수 있는 유모차를 알아보죠 뭐...

Posted by 백승민

최근 미니 JCW와 그랜저 IG 3.0을 시승했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차 조합으로 그랜저와 미니 컨버터블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지하기 편하고 넓은 국산 세단 +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컨버터블 펀카 조합이죠..

아무튼 그 연장선상에서 시승하게 되었습니다.

걍 시내 시승 코스로 20분 가량 간단하게 달려본 후기입니다.



[미니 JCW]


잠시 자유시간이 나서 충동적으로 미니 매장에 들렀는데, 미니 컨버터블은 전시차만 있고 시승차는 다 빠졌다더군요.

코롱 모터스였는데 코롱 모터스만 그런건지 아니면 다른 딜러도 마찬가지인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실망하고 나오려는데 딜러분께서 비록 컨버터블은 아니지만 JCW라도 시승해보겠냐고 권해주시길래, 그래 뭐 온김에... 하고 타봤습니다.


미니는 2세대 클럽맨s를 잠시 타본 이후 처음이네요.


일단 과속 방지턱을 넘는데 생각보다 부드럽게 넘어가서 놀랐습니다. 미니 2세대보다는 물론이고, 제가 지금 타는 E84 x1보다도 부드럽습니다. JCW라서 일반 미니보다는 단단한거라고 하는데 이정도라니? 걍 일상 주행에도 전혀 부담이 없겠더군요.


그런데 제 E84 x1도 나올 당시에는 E90 3시리즈에 비해 승차감이 부드럽다는 이야기가 있었단 말이죠.

그렇다면 승차감이 E90 3시리즈 -> E84 x1 -> 3세대 미니 JCW -> 3세대 미니 쿠퍼 순으로 부드럽다는건데... 대체 그 짧은 사이에 BMW계열의 승차감이 얼마나 부드러워진거냐 싶었습니다. 이러니 예전 BMW오너는 나의 BMW는 이렇지 않아를 외치는 거겠죠...


승차감만이 아니고, 231마력, 제로백 6.1초에 1200kg이 안되는 경량 차량..임을 감안하면, 저속 주행에서는 확확 튀어나가는 느낌이 전혀 없이 진중하게 나가는 느낌입니다. 좋게 말하면 운전하기 편하고, 나쁘게 말하면 덤덤합니다.

엑셀을 꾸욱 밟으면 요란한 엔진음과 함께 시원하게 나가줍니다만, 지금 타고 있는 E84 x1 23d에 비해서 엄청나게 자극적인 느낌은 아닙니다.

사실 x1 23d가 제로백은 7초대 중반으로 엄청나게 빠른 차는 아닙니다만, 디젤 엔진의 저속 토크 덕분인지 0~60km/h가 2.9초로 상당히 빠른 편인데다가 (오토뷰 기준, G30 530i xDrive와 비슷한 수치입니다) 방음이 잘 안된 편이라 조금만 밟아도 엔진음이 시원하게 들어오기 때문에, 시내 주행에서는 체감 성능이 꿀리지 않는 편입니다. 당연히 고속으로 갈수록 마력빨로 차이가 커지긴 하겠지만 저는 별로 고속주행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차선 변경때에도 안전적인 모습이긴 합니다만, 부드러운 서스펜션의 한계인지 2세대 클럽맨s를 탔을 때처럼 우와 땅에 붙어서 돌아가는 느낌이네! 하는 강한 인상은 없었습니다.


수치적으로는 훌륭한데, 감각적으로는 그렇게 강한 인상을 안겨주지 못한 차 적어도 x1 23d를 모고 있는 입장에서 크게 욕심나는 차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일상적으로도 쓰면서도 와인딩도 하고 싶다면 괜찮은 셋팅일지도?


JCW가 아니라 컨버터블을 생각하는 제 입장에서는, JCW가 이정도 셋팅이라면 컨버터블은 S라도 뚜껑 열고 부드럽게 달리기에 무리 없겠구나, 그리고 고속 주행에도 엄청 피곤하거나 하진 않겠구나 하는 느낌 정도를 받았습니다.

다음에는 컨버터블을 시승할 기회가 되면 좋겠군요.



[그랜저 IG 3.0]


연휴중에 잠시 시간을 내서 시승을 했습니다. 현대 모터 스튜디오 서울에서 했고, 시승 가능한 차량 목록은 홈페이지에서 조회 가능합니다. 전날 전화해서 물어보니 비어있는 시간을 알려주고 선택하면 간단한 이름 전화번호 정도 물어보고 예약 완료입니다. (어렵진 않지만 인터넷으로도 예약이 되면 더 좋을텐데요)


일찌감치 가서 구경하다가, 예약 시간 5분 전에 1층 프론트로 갔습니다.

대기하고 계시는 직원분께서 주시는 서류에 보험 처리를 위한 간단한 개인정보 작성하면 준비는 끝. 바로 시승 들어갑니다.


시승차는 3.0 풀옵션, 즉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트림에 TUIX 컴포트 패키지 정도만을 제외한 모든 옵션을 넣은 사양으로 추정됩니다. 추정 가격은 4,505만원이군요. 근데 이거 3.3 트림에 TUIX 제외하고 다 넣은거랑 값 차이가 100만원도 안나네요... 이렇게 살려면 3.3 가는게 나을듯.


시승 안내 직원분께서 조수석에 타신 상태로, 시승 코스 세개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십니다. 길도 별로 안막혔으므로 당연히 제일 긴 코스 (예상 시간 40분) 선택. 내비는 찍지 않고 직원분께서 말로 그때그때 길을 설명해주십니다.


사실 차 자체도 궁금했지만 요즘 신문물 옵션들을 체험하는 것도 의도였기 때문에.. 일단 AVM을 작동시켜봅니다. 잘 나오긴 하는데, 역시 어느정도 이상 떨어진건 잘 잡지 못하는 한계가 보이더군요. 그래도 몇몇 살떨리는 상황에서 안심이 되는 것 만으로도 넣을 가치는 있을듯.


그랜저 IG로 오면서 승차감이 많이 단단해졌다고 하던데, 과연 듣던대로입니다. 과속방지턱을 좀 빠르게 넘는다고 쾅! 하는 느낌이 날 정도는 아닙니다만, 도로의 자잘한 요철의 존재가 엉덩이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x1을 몰던 상황에서 몰아도 차가 크게 휘청거린다는 느낌을 안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만, 그만큼 편안한 패밀리카로서는 조금 아쉽기도. 휠이 19인치라 좀 더 단단한 느낌이었을거 같긴 하네요. 패밀리카로 부드럽게 몰려면 17인치 휠이 장착된 하이브리드가 더 나을지도.


4기통 엔진만 끌어본 엔진에서 6기통 엔진에 대한 기대도 많이 했습니다...만. 음.. 일단 아이들 상태에서 상당히 조용하고, 불쾌한 진동도 거의 안느껴집니다. 그런데 뭐 6기통 엔진만의 회전질감 이런건 둔해서인지 잘 모르겠네요. 엑셀 밟을때 엔진 도는 느낌, 소리, 차 나가는 느낌은 x1이 더 마음에 듭니다. 풀엑셀을 밟으면 힘있게 밀어주긴 하는데, 우와 잘 나간다 하는 느낌까지는 없습니다. 마력에서 기대하는 것에 비해서는 조금 답답한 느낌까지도.

제로백은 x1과 비슷하지만 0~60km/h는 x1보다 느려서 그런가보네요. 고속에서는 빠르겠죠 아마...


아무튼 지금까지 몰던 것보다 크고 부드러운 패밀리세단임에도 불구하고 불안하다던가 출렁인다던가 허당같다는 느낌 없이 편하게 몰 수 있었습니다.

패들 시프트가 없어서 물어보니 풀옵션에도 없다네요. 이전 세대보다 좀 더 스포티한 쪽으로 왔으면 패들 시프트 정도는 좀 넣어주지.


오토홀드는 왜인지 기본적으로는 꺼져있고 켜야 되는 것 같았는데, 써보니 편하긴 하네요. 다만 오토홀드 때문인지 100% 확실하진 않지만 정지 상태에서 나갈때 홀드가 풀리면서 차가 좀 울컥하고 나간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미리 직원분께 양해를 구하고, 올림픽대로에서는 ASCC를 써봤습니다. 시내보다 올림픽대로 차가 좀 많아서 좋은 테스트 환경이 되어주었는데요. 오... 기대보다 괜찮네요. 처음 접했을때 으아아 부딪힌다 하고 불안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했는데, 직접 조작하는 것 처럼 부드럽게 감가속을 하면서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해서 불안한 느낌이 안들었습니다.


다만 LKAS는 기대보다 별로였던게.. 일정 속도 이상부터 활성화되게 되어있더군요. 이게 ASCC로 속도가 오르내리는 중에 제한 속도보다 속도가 내려가면 갑자기 꺼져버리기 때문에, 작동 여부를 예측하기 힘들었습니다. 걍 있으면 없는것보다는 낫다 정도로 생각해야 될듯.


그 외 잡다한 것으로... 순정 내비는 쓸만해보였고, 오디오는 JBL 들어간건데 걍 뭐 들을만하네 정도.. 별 특별한 감회는 없었습니다.

HUD는 음... 내비를 켜면 좀 더 편할려나? 저는 굳이 있어서 좋다는 느낌을 못받았습니다. 사실 운전은 내 절대속도보다 주변 차들과의 흐름이 더 중요한건데 내 차의 속도를 그렇게 항상 알아야 되나요..? 저는 100만원 주고 넣지는 않을듯.


시승은 모터 스튜디오에 차를 세우면 그걸로 끝이더군요. 그 후에 상담이나 설명과정같은게 있지 않을까 했는데 걍 끝! 쿨해서 좋았습니다.

참고로 차가 별로 안막혀서 시승은 25분 정도만에 끝났습니다.


그랜저 3.0 총평 : 주행성능 무난함. 6기통 매력은 특별히 모르겠지만 조용하긴 함. 주행성능만 보면 지금 차에서 확 넘어가고 싶은 욕구는 안듬. 근데 ASCC는 탐난다...




기타 사족으로 전시장 관람 후기들


컨트리맨 신형은 정말 커졌더군요. 이제 정말 걍 미니 디자인을 한 SUV라는 느낌.


맥스크루즈 트렁크는 정말 넓더군요. 큼지막한 유모차 싣고 여행용 트렁크도 몇개 더 충분히 실을 수 있을듯.

근데 3열 진입성이 너무 안좋습니다. 버튼만 누르면 되는 파일럿 같은거에 비하면 영... ㅠ


그랜저 2열은 레그룸은 정말 넓어서 좋은데, 앉았을때 좌우 어깨가 좀 압박당하는 느낌이라 그렇게 편하진 않았습니다. 시트에 푹 들어가는 느낌을 주려고 이렇게 만드는지 모르겠는데 전 좀 더 평평한 시트 느낌이면 좋겠어요.

반면 제네시스 G80은 레그룸은 그랜저보다 좁은데 좌우는 더 넓어서인지 상체는 더 편하더군요.

Posted by 백승민

작년 말, 누나들이 일본 여행을 갔다가 사온 새우 센베이에 완전 반했습니다.


구운 새우맛이 진하게 올라오면서 까득까득 씹히는 맛도 좋은게 술안주로 딱이더군요.


공항에서 아무거나 집어온거라고 하는데



이런 물건이었습니다만... 아무리 검색해도 정보가 뜨질 않더군요.


그래서 이걸 구하는건 포기하고, 새우 센베이를 많이 파는 직구몰에서 새우 센베이들을 와장창 주문해봤습니다.


열흘정도 걸려서 도착했습니다.



1. 새우 히메 센베이


22,000원의 고가 센베이입니다. 포장이 그럴듯하군요


이런 비닐 포장이 6개 들어있구요


포장 하나에는 이렇게 8개의 센베이가 들어있습니다.

포장 하나에 3600원, 센베이 하나에 450원 꼴이군요.

센베이는 각각 통새우, 아몬드, 말차, 매실, 먹물, 김, 호박, 구운새우라고 합니다.


샌베이가 다양한 만큼 편차가 컸는데요, 그냥 둥그런 과자처럼 생긴 매실, 호박, 먹물, 말차, 아몬드는 별로였습니다. 새우맛이 너무 약해요.. 새우깡 정도의 느낌? 김은 그나마 조금 낫고, 구운새우 (가운데 상단 짙은 갈색)는 제가 원하는 센베이맛에 꽤 가까웠습니다.

통새우는 새우맛이 진하긴 한데, 제가 원하는 맛에는 구운 과자스러운 구수한 풍미가 약간 부족했습니다. 새우맛이 진하다고 장땡이라면 그냥 건새우를 씹어먹으면 되지 굳이 맛있는 센베이를 찾고 있진 않겠죠.


총평하자면 통새우랑 구운새우는 괜찮은데 나머지가 별로고 대체로 비싸서 전체적으로는 별로입니다. 여러가지를 맛볼 수 있다는 점과 포장이 그럴듯하다는 점은 괜찮지만요. 딱 선물용인듯



2. 마요 새우 센베이



가격은 8,000원. 새보진 않았는데 대충 봐서는 15~20개 정도 든 것 같습니다. 개당 가격은 약 400~500원... 은근 비싸군요.

괴식을 각오하고 샀는데 역시나 괴식이었습니다... ㅠㅠ

포장을 뜯자마자 마요네즈 풍미가 진하게 나는..것까지는 좋은데, 새우 맛이 별로 안나고 속이 쌀뻥튀기같은 느낌입니다. 즉 쌀뻥튀기 겉에 마요네즈랑 새우향 양념을 발라서 구우면 이렇게 되겠다 싶은 느낌. 취향에 따라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전 비추입니다.



3. 멘타이코 치즈 새우 센베이



두봉지 묶음이 18,000원. 봉지당 9,000원에 한봉지당 11개씩 들어있으니 하나에 800원이 조금 넘습니다.


멘타이코.. 즉 명란 + 치즈 + 새우 센베이입니다.


사실 명란 들어가서 맛이 없을수가 없죠? 맛있습니다! 명란맛에 새우맛이 약간 묻히는 감도 있지만 짭짤하니 시너지효과로 술땡기는 맛이에요.

문제는 가운데의 치즈크림인데, 이게 옛날 치즈크래커에 있는 것처럼 달달한 치즈크림 느낌이라서, 제 취향에는 좀 사족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명란과 새우만 있었으면 더 좋았을듯. 단 단짠단짠의 환상 궁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맛있었습니다. 만족!



4. 우니 치즈 새우 센베이



이번엔 명란 대신 성게입니다. 가격은 동일.


명란에 비해 이쪽은 좀 애매합니다. 맛이 없는건 아닌데.. 어디가 성게맛? 이라는 느낌입니다. 하나 더 먹어보면 좀 느껴질려나요...

별로 임팩트가 없는지라 맛이 없는건 아니지만 썩 추천하고 싶진 않네요.



5. 오키나와 섬고추 새우 센베이



18개들이 한상자에 12,000원. 개당 700원이 조금 안되는군요.

제가 원하던 새우 센베이에 제일 가깝지 않을까 기대했던 녀석입니다.

결과는... 꽤 가깝지만 역시 아쉽게 약간 부족합니다!

새우맛이 기대보다 약간 약하고, 무엇보다 식감에 차이가 있는데요. 제가 맛있게 먹었던건 누룽지 (정도는 아니지만)처럼 까득까득 씹히는 맛이었다면 이건 표면에 붙은게 약간 크런치처럼 바삭한 느낌입니다.


그래도 먹다보면 매콤한 맛이 올라오는게 매력이 있는 센베이입니다.



이상으로 센베이 리뷰 끝!


다음에 다시 주문한다면 멘타이코와 오키나와 두개는 재주문을 좀 생각해볼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제 취향에 100%인 센베이를 찾기 위해 새로운 것에 도전할 가능성이 더 높겠습니다만....





보너스 : 프리미엄 우마이봉 (모짜렐라 & 까망베르 치즈맛)



주문하는 김에 같이 주문해본 프리미엄 우마이봉입니다.

10개들이 4,000원으로 국내에서 개당 300원 정도에 파는 일반 우마이봉에 비해 그리 비싸지도 않더군요.

그래서 먹어본 소감은... 조금 더 크고 조금 더 진하긴 하지만, 특별한 맛은 아니다 정도.

우마이봉을 좋아하시면 한번쯤 도전해보실 만 할듯?


Posted by 백승민

이전에 실버크로스 웨이페러 사용기를 올렸었는데요


얼마 전 매장에서 어보2를 비롯한 다른 유모차들을 밀어보고 웨이페러의 특징을 더 잘 알게 되서 조금 보충해봅니다



다른 유모차들을 밀어보고 알게 된 가장 큰 사실은, 웨이페러의 강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유모차가 큰데 (혹은 커서?) 각 프레임들이 딱 짜여진게 아니라 약간 헐렁합니다. 그래서 다른 유모차들에 비해서 방향을 휙휙 바꾸기가 쉽지 않고, 비탈에서는 무거운 유모차가 노면을 따라서 흘러가기도 하구요. 턱을 잘 못올라가는 것도 강성이 떨어져서 손잡이를 눌러도 앞쪽이 잘 들리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웨이페러는 구린 유모차다? 그런 얘기는 아닙니다.

조금 매니악해질 수 있겠습니다만 자동차로 비교해보자면...

어보2를 비롯한 요즘의 빠릿빠릿한 유모차들은 BMW 3시리즈 정도 되겠습니다. 날렵하고 빠릿빠릿합니다. 크기도 부담스럽지 않구요.

반면에 웨이페러는.. 현대 아슬란 정도의 느낌입니다. 크고, 무겁고, 헐렁합니다. 그래서 모는 입장에서는 불편하고 재미도 없습니다. 접어서 세워놓을 수도 없구요.


그런데 운전자가 아니라 승객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3시리즈 뒷좌석보다는 아슬란 뒷좌석에 앉고 싶겠죠.. 공간도 여유롭고 편하니까요. 게다가 아슬란은 트렁크도 큼직합니다. 용도가 다를 뿐 한쪽이 더 절대적으로 좋은 건 아니죠.


웨이페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트는 큼직하니 폭이 넓습니다. 시트 포지션도 높아서 엄마 아빠도 가까이서 볼 수 있구요. 짐 바구니도 엄청 넓은데다가 폴딩 상태에서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휴대용 유모차 사놓고도 아직 안쓰는게 짐 따로 들고다니기가 귀찮아서라는...) 승차감이야 제가 안타봐서 모르지만, 어쨌거나 유모차에서 잘 자니 편안해하는 거겠죠.


그런 특성을 이해하고 단점을 감수할 수 있다면 괜찮은 유모차입니다. 무엇보다 거대한 짐 바구니의 편리함은 정말 독보적으로.. 지나가면서 봐도 이만큼 짐 바구니 넉넉한 유모차는 거의 못본 것 같네요.


그럼 여기까지!

Posted by 백승민

볼보 V90cc가 출시됐습니다.


V90이 관심 차종이기도 하지만 볼보의 전략이 참 재미있기도 해서 간단히 글을 써봅니다.




일단 왜건형인 V90보다 변종형으로 차고를 높인 V90cc가 국내에 먼저 나왔습니다. V90은 V90cc 팔리는거 봐서... 정도로 얼버무렸구요.


이름도 국내에서는 V90을 쏙 빼고 '크로스 컨트리'라는 이름으로, 거기에 디젤엔진에 사륜구동 버전만 들어왔습니다.


볼보 코리아가 직접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왜건이 아니라 SUV 이미지로 마케팅을 하겠다는 뜻인데요. 국내는 워낙 왜건의 무덤이기도 하고, 수입 SUV의 가격이 동급 세단이 비해 워낙 높아 더 저렴한 대안으로 어필하는 건 영리한 전략처럼 보이긴 합니다.



더 놀라운건 가격 정책인데.. 고가 트림밖에 안들어와서 비싸긴 하지만 (6,990 / 7,690만원) 세단형인 S90의 동급 트림과 200만원밖에 차이가 안납니다. 원래 가격이 S90 < V90 < V90cc로 가면서 점점 비싸지기 때문에 외국 가격을 그대로 반영하면 최소 500만원에서 거의 천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야 되는걸로 아는데, 이정도 차이면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 책정으로 보입니다. (물론 S90이 비싼거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설마 무슨 옵션을 빼는 꽁수를 쓴건 아니겠죠?



반면 네이밍과 이 가격 차이는 V90의 출시할 생각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예측해볼 수도 있게 하는데요.

일단 그냥 V90이 나오면 '크로스 컨트리'라는 이름으로 나온 V90cc와의 관계도 애매해지고, 가격대도 그 사이에 끼워넣기 참 애매하단 말이죠.

굳이 하자면 전륜구동 낮은 트림은 V90, 사륜구동 높은 트림은 V90cc로 나눌수는 있겠습니다만.


저로서는 굳이 오프로드 갈 일도 없는데 차고가 더 높은 V90cc보다는 V90을 더 기대했던지라 조금 아쉽습니다.


저는 이게 더 멋진데 말이죠.



뭐 그렇다고는 해도, V90CC가 SUV처럼 무게중심이 높을것도 아니고, 어쨌거나 SUV보다는 한참 싸고, 높이가 적절히 높아서 생기는 편리함도 있고 하니 V90대신 V90cc도 괜찮은 선택이겠다 싶긴 합니다. 까놓고 말해서 무게중심이 낮다 한들 볼보로 스포츠 드라이빙 할것도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정말 이 차를 산다면..? 역시 가격이 맘에 걸리긴 합니다.

제대로 된 고급감을 느끼려면 상위 트림으로 가야 되는데, 이번에 5시리즈가 워낙 잘 나와서 520d xDrive plus트림까지 가도 7,120만원이란 말이죠. 5시리즈 왜건이 나올지 몰겠지만 나온다 해도 V90cc보다 더 쌀 가능성이 높단 것이죠.

디테일한 고급감 차이는 있겠지만, 오디오 성능 말고는 큰 옵션 차이도 없구요.


게다가 5시리즈는 스포츠성에 대한 막연한 기대, 벤츠는 뱃지가 주는 위엄이 있지만 볼보는 좋은 패밀리카 정도의 느낌이라, 이렇게 비싸게 주고 사기엔 선뜻 손이 안가는게 사실입니다. 고급감은 떨어지지만 조금 눈을 낮추면 현대가... 그리고 남는 돈으로 컨버터블 중고 한대를.. 흠흠. (현기차 괜찮은 왜건 한대만 내주면 안되겠니?)


아무튼 시간 나면 매장에 한번 구경하러 가고 싶네요. 길에서 보면 흐뭇해질 차가 하나 더 늘어서 차덕은 기쁩니다.

Posted by 백승민

x1을 5년 넘게 끌면서 트렁크매트 없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 전에는 크게 필요성을 못느꼈고, 아이를 낳으면서 유모차를 실으며 필요성을 느끼긴 했지만 조만간 패밀리카를 바꾸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루고 있었죠. 트렁크매트 대용으로 돗자리를 깔아서 적당히 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x1을 최소 2년 정도는 더 타자, 고 맘먹으면서 다시 트렁크 매트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마이너한 x1이지만 그래도 트렁크 매트가 좀 있긴 합니다. 15만원이 넘어가는 순정 매트는 일단 패스하고, 그 외 국내 사이트에서 찾아본 물건으로는 카썬매트카마루매트가 있었습니다.

가격은 둘다 4만원대, 가격도 품질도 무난해보였지만 기능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으니 둘다 바깥 끄트머리가 평평하게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가장자리쪽에 액체를 흘렸을 때 매트 안에 담아두질 못하고 트렁크 바닥으로 스며들어버릴 우려가 있죠. 예전에 한번 국을 쏟아서 냄새 빼느라 고생했던터라 트렁크 매트를 사면 그런 현상을 방지해줄 수 있는 매트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알리 익스프레스 검색!


역시 국내 사이트보다는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의외로 그렇게 저렴한 제품은 별로 없더군요.


이런 어마어마한 물건도 있었습니다. 2열 폴딩할 일이 많으면 괜찮을수도 있겠지만 너무 오버고 가격도 비싸고 차에 딱 안맞으면 너무 너저분할 것 같아서 패스


그래서 처음에 본건 이 물건이었습니다.


가격은 59달러 가량. 국내산보다 오히려 비싸짐나 용도에 잘 맞으니 과감하게 지르기로. 그런데 알리는 흥정을 통해 값을 깎을 수 있다길래, (알리 가격 흥정으로 검색하면 팁이 많이 나옵니다) 구글 번역기의 힘을 빌어 영어로 문의를 해봤습니다.


한글로 의역한 대략적인 대화 내용은


나 : 안녕? 네가 파는 물건이 한국에서 파는 것보다 좋아보여서 살려고 하는데 좀 깎아줄 수 있을까? 물건이 맘에 들면 친구들에게도 추천해줄게


판매자 : 무슨 물건 살건데?


나 : 이거 (링크 보냄)


판매자 : (다른 물건 링크 보내며) 이거 품질 좋아 땡큐!


하면서 60달러짜리 링크를 보내주더군요. 엄 이게 뭔 상황이지...? 내가 말한걸 이해를 잘 못한건가? 싶었습니다.

걍 대화를 끊을까 하다가 용기를 내서 다시 한번 대화를 시도


나 : 내가 말한것보다 이걸 더 추천한다는거야?


판매자 : 어 이게 제일 품질 좋아 땡큐!


나 : 어 그래 믿어볼게.. 근데 이거 내 차는 2011년식인데 이건 2013년식부터라고 써있네 내 차에도 맞을까?


판매자 : (2011년식에 맞는 링크 보내줌)


나 : 어 그래 잘 답변해줘서 고마워


하고 음... 깎아달라는건 돌려서 거절당한건가? 하고 추천해준 물건을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를 눌렀습니다. 어 그런데 가격이 바뀌었으니 다시 결제하라고 하네요? 메시지함에 들어가보니 50달러로 깎아줬어 땡큐! 하고 메시지가 와있습니다 와우!


아마 장바구니에 넣어야 값을 깎아줄 수 있어서 제가 장바구니에 넣길 기다렸나봅니다. 아마 판매자도 영어를 별로 잘 하지 못해서 단답형으로 얘기하다보니 뉘앙스가 전달이 잘 안된 느낌? 아무튼 시원하게 깎아줘서 기분 좋게 구매했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구입한 물건은


https://ko.aliexpress.com/store/product/For-BMW-X1-E84-2009-2010-2011-2012-Car-Trunk-Mats-Cargo-Liner-Mats-HIGH-QUALITY/236582_32787855556.html?spm=2114.12010615.0.0.ktJmcH


이걸 커피색으로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길 일주일째... 도착했다고 연락이 옵니다. 어? 일주일?

분명히 무료 배송을 선택해서 2~3주는 걸려야 정상인데 무려 EMS로 보냈네요.. 대체 뭐야 이 판매자... 땅파서 장사하세요?


아무튼 그래서 개봉 / 설치기!


이렇게 포장되서 왔습니다.


포장이 살짝 부실하군요. 이렇게 포장이 까져서 내용물이.. 다행히 내용물이 튼튼한 편이라 별 상관은 없었습니다.


펼치니 이렇게. 쭈굴한건 점차 펴지리라 생각하고, 예시샷에 비해 사진빨이 조금 약하지만 이만하면 괜찮습니다.

표면은 인조가죽 느낌이고, 오염에도 강할 것 같습니다. 다만 고무매트 등에 비하면 위에 올려놓은 물건들이 미끄러져다닐 가능성은 있을 것 같네요.

화학품 냄새가 조금 나지만 세지 않습니다.


이건 뒷면. 두툼한 천 같은 느낌이네요


테두리 고무가 살짝 올라와있어서 물을 쏟아붇는게 아닌 이상 어느정도의 물은 막아줄 것 같습니다.

모서리 부분 마무리가 조금 거칠지만 뭐 이정도는 이해합니다.


이게 before. 1년간 미스터 도넛 돗자리가 수고했습니다


애프터! 한결 낫군요


다른 각도에서 플래시 터뜨려도 찍어봤습니다.

왼쪽 수납 공간은 덮어주는 형태고, 오른쪽은 네트가 있기 때문에 저렇게 잘린 형태입니다.


대체로 잘 맞습니다만 칼같이 잘 맞는 정도는 아니고, 한쪽에 벽과 1cm정도 공간이 뜹니다.

조금 아쉽지만 뭐 실용적으로 불편할건 아니니...


국내 판매품보다 더 비싸게 주고 산 물건이지만, 시원한 흥정에 (비교적) 빠른 배송, 비교적 만족스러운 품질까지 괜찮은 쇼핑이었습니다.

어쨌거나 국내에서 선택지가 많지 않은 마이너 차량 특성상, 선택지가 확 늘어난다는 것 만으로도 알리익스프레스는 좋은 존재가 아닌가 싶군요.. 이 판매자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