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기아의 쿠페형 세단 Stinger가 공개됐습니다. 국내에는 K8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될거라는 설이 많긴 하죠.

현재로서는 실내외 디자인과 대략적인 스펙 정도가 공개된 상태죠.


여러가지로 기존 현기차에서 못보던 파격적인 시도가 보여서 은근 기대가 가는 차인데요, 이런저런 얘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제가 이 차에 관심을 갖는다면 차기 패밀리카 용도로서겠지요. 물론 본격적인 100% 패밀리카 용도는 아니고 반쯤은 펀카 용도가 결합된 것이지만요. (지금 x1과 비슷하군요)

이렇게 여러가지 용도가 결합된 선택은 이도저도 아니라는 면에서는 애매하긴 합니다. 같은 가격에 차라리 쏘나타와 중고 컨버터블이 낫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그런데 문제가, 아이가 어린 지금은 펀카를 따로 들이더라도 타고 다닐 시간이 없어요.

아마 아이가 부모랑 안놀아주게 되기 전인 앞으로 10년 정도는 이런 상황이 계속 되리라고 예상해볼 수 있겠죠. 그렇다면 가족들과 함께 먼 거리를 여행하기 좋으면서도, 가끔 내킬때 밟아줄 수 있는 GT성향의 차도 선택 중 하나로 고려해볼 수 있겠습니다.



공개된 크기는 쏘나타 정도인데, A7 보다 작은데도 '동급 최대 크기'를 강조하는 걸로 봐서 일단 A5 스포트백(이하 A5SB)이나 4시리즈 그란쿠페(이하 그란쿠페)를 경쟁상대로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군요. 동급 후륜구동 차 중에서는 Q50하고 비슷합니다. Q05보다 약간 큰 정도네요.


일단 디자인. 



전체적으로 제 느낌은 '괘찮은 편이지만 부분부분 아쉬운 점이 있다'정도가 되겠습니다.


디자인에 확 끌릴 정도는 아니지만, 이만하면 괜찮지 뭐. 정도입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과격한 디자인을 밀어붙일 수 있는 세그먼트인 이상, 실물로 봤을때 눈이 확 가면서 더 좋게 느껴질 가능성도 높다고 봅니다.


앞모습은 와이드한 인상이 좋습니다. 그릴도 넓게 뽑아냈고, 공격적인 공기 흡입구도 멋지구요.

다만 아쉬운 점은 헤드램프가 제네시스 쿠페 F/L버전을 연상시킨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인 완성도는 비할바가 아니지만요.



사이드뷰도 괜찮긴 한데... 역시 약간 아쉬움이 있습니다.




일단 뒷 라인이 A5SB나 그란쿠페보다 좀 높고 둔한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이건 실내 공간을 중요시하는 현기 특성상, 헤드룸과 트렁크 공간을 뽑기 위한 선택이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죠. 납득할만 하기도 하구요.

사실 그보다 불만인 점은 다른 두 차가 쿼터 글라스를 뒷문 뒤까지 길게 뽑아서 전체적으로 쭉 뻗어나가는 인상을 준 반면에, Stinger는 창문을 너무 짧게 끊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창문 라인이 너무 빨리 올라가는것도 조금 답답한 인상을 주는 것 같구요.




뒷모습은 램프가 A7하고 비슷한 느낌을 주고, 왠지 약간 답답한 느낌도 드는게 조금 아쉽지만 역시 나쁘지 않다 정도. 램프에 불이 들어오면 느낌이 또 달라보일거 같기도 하구요.


그 외에 아쉬운 점은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프레임리스 도어가 아니라는 거죠. 실용적으로야 프레임 있는게 낫지만, 쿠페형 세단들의 상징적인 뽀대 포인트라는 점에서 아쉽습니다. K3 쿱에도 넣은 프레임리스 도어를 왜 굳이 뺐는지 의문이네요.



인테리어는 반반인데요. 일단 (사진으로 보기에는) 재질감이라던가, 센터페시아 중앙을 길게 가로지르는 금속 라인 등은 좋아보입니다.

삼구짜리 송풍구도 벤츠와 아우디를 베꼈다고 까는 사람도 있지만 (그럼 벤츠랑 아우디는 둘중에 누가 누굴 베낀거죠?) 나쁘지 않구요. 다만 송풍구가 달려있는 가로 면이 너무 투박한 느낌이라 좀 아쉽네요. 실제로 보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디자인은 이정도고, 스펙상으로는... 2.0T와 3.3T가 나오는데 3.3T의 발표 제로백이 5.1초라고 하죠. 생각보다 꽤 빠른 수치라 기대가 되는 부분이구요.


그 외에, 아직 알 수 없는 부분들 중에 궁금한 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가격

수입차가 아니라 굳이 현기차를 사는데는 가성비라는 딱지가 언제나 따라다닐 수밖에 없으니..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엔진 스펙에서는 동급 경쟁자들을 씹어먹긴 합니다만, 그래도 절대적 가격 자체가 더 높아버리면 잘 팔릴 수는 없겠죠?

지금 제 생각으로는 풀옵션이 5,000만원 미만으로 끊으면 선방했다는 느낌, 5,500만원 정도는 그럭저럭 납득... 그보다 비싸지면 너무 선택지가 많아져서 조금 갸우뚱 하게 될 것 같네요. 만약에 6,000만원을 넘긴다면... 후보에서 제외될거구요.

그렇지만 미국쪽 예상 가격을 보면 6,000만원을 넘길 가능성도 꽤 높을 것 같습니다. 뭐 풀옵션도 풀옵션 나름이니, 뚜껑을 열어봐야겠죠.


2. 공간

패밀리카로 쓰려면 2열 공간과 트렁크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후륜 기반이니 쏘나타보다야 훨씬 좁을거고, 같은 플랫폼에 더 큰 G80보다도 좁을거구요. 현기의 공간 뽑는 실력 + 기본 차 크기가 있으니 3시리즈보다는 넓을테니 그 사이 어딘가로 추측할 수 있겠습니다만.

4시리즈 그란쿠페나 A7은 2열에 앉아보고 헤드룸의 압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는데, 그 부분이 어떨런지. 그리고 트렁크에 유모차가 실릴 정도의 높이가 확보될 것인지? (해치형 트렁크 도어니 높이만 확보된다면 세단형보다는 유모차 싣기 나을텐데 말이죠) 부분이 궁금합니다.


3. 승차감

외국 기아 법인에서도 스포츠카 성향이 아닌 GT카라고 했다 하고, 전자식 서스펜션 제어도 된다고 하니 기존 국산 세단 정도는 아니어도 어느정도 부드러운 승차감도 기대를 해봅니다. 사실 많이 기대는 안하고 x1보다만 편하면 되요.


4. 성능

직빨 성능이야 (스펙대로만 나와준다면) 충분하겠지만 코너링 성능이나 고속 안정성, 운전 재미도 괜찮을지?

최근 그랜저가 오토뷰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서 이쪽도 나름 기대를 해봅니다.


아무튼 관심 가는 차가 간만에 나와서 재밌군요

정확한 출시일은 몰라도 올해중으로는 출시된다는거 같으니 기대를 해봅니다.


근데 예전에 포스팅했던 K5 왜건은 정말 아무런 소식도 없군요! ㅠㅠ

Posted by 백승민
아이 키우느라 바빠서 몰아서 올리게 되네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게 없는 책은 소감 패스합니다.

[2016년 본 72권 중 추천할만한 책들]
상식의 실패
아직은 신이 아니야
날것의 인생 매혹의 요리사
책에도 수컷과 암컷이 있습니다
옆집의 영희 씨
오르부아르
위, 셰프


72. 위, 셰프
요리사가 자기 경험을 토대로 요리사의 하루를 소설식으로 구성한 책인데,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다.
소설식으로 과장하지 않은 '리얼한 요리사의 하루'라는 인상을 유지하면서도 긴장감과 박진감이 넘친다.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혹은 모큐멘터리)를 본 느낌,
파인다이닝에서 요리가 만들어지는 시스템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추천.

71. 데드맨
리디에서 할인하길래.
토막살인된 시체들에서 없어진 부위로 만들어진 살아있는 인간이 등장했다...?라는 자극적인 설정의 추리물인데, 너무 말이 안되는 설정이다보니 '어차피 진실은 뭐 이런거 아니겠어?' 하고 지레짐작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짐작이 어느정도 맞았고..
그래도 호기심에 끝까지 보게 되기는 했지만 썩 추천은 아님.

70. 1일 20분 똑똑한 운동
운동의지 유지를 위해 두번째 봄. 제목은 낚시성이고 사실은 운동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를 정리한 책.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을 수 있어 좋긴 한데, 전자책이 통 PDF라서 보기 매우 불편하고 번역도 매끄럽지 않은게 단점,

69. 편의점 인간
제목에 많이 혹해서 보게 된 책. 같은 내용이었어도 카페 인간 같은 제목이면 손이 안갔을 것이다..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고 연기하는 것만으로 사회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다소 극단적인 성격의 주인공이 나오는데, 마지막까지 극단적으로 밀고 나가는 점이 좋았다.
타인에게 이해할 수 있는 삶을 기대하고 강요하며 그에 맞지 않으면 배척하는데서 오는 (아마 진화과정에서 생긴 본능이겠지) 폭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만함

68. 프릭스
정가인하를 파격적으로 했길래 가볍게 보려고 산 책.
안구기담과 같은 작가라 비슷하게 그로테스크한 소설의 재미를 기대하고 봤는데 기대는 충족시켜줬다.
소장할 정도는 아니고 값도 싸니 한번 보기 괜찮다 정도.

67. 오르부아르
예전에 리디에서 1년 대여 저렴하게 했던걸 묵혔다가 기간이 다 되어가길래 봤는데, 우와 전혀 기대 못한데서 보물을 주운 느낌.

1차 세계대전의 후유증으로 인생을 망친 두 젊은이들이 한바탕 사기극을 벌이는 이야기인데, 인물들도 강렬하고 꽤 분량이 되는데도 보는 내내 흥미롭고, 결말까지 여운이 남아서 정말 괜찮았던 소설. 종이책으로 소장할까 싶기도 하다.

아참 이 책이 나에게 갖는 의미가 하나 더 있는데 프랑스의 (특히 베스트셀러) 작가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줬다는거...
최근의 나는 기욤 뮈소나 카린 지에벨같은 작가들의 소설에 내상을 입고 프랑스 문학에 대한 깊은 불신에 빠져있었음

66. 도쿄 타워
수필 ''미녀와 야구'를 통해 알게 된 (이렇게 막가는 인생도 있구나 하고 감탄했던) 괴짜 릴리 프랭키의 소설이라길래 호기심으로 봤는데, 중간을 넘어서야 엇 이거 자전적인 이야기였어? 하고 알게 됨. 내용 자체는 대단한건 아니긴 한데 실화 기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힘 같은게 있어서 괜찮게 본 책.

65. 인생에 화를 내봤자
일본의 노인 소설가가 쓴 수필. 이라는 설명과 제목에서 뭔가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바가 있어 보긴 했는데, 기대보단 별로였다.

64. 옆집의 영희 씨
가까운 지인이 쓴 SF 단편 소설집. 거의 기존 발표작들을 모은거라 한번씩 읽어봤던 것이긴 했는데, 모아서 읽어보니 새삼 작가의 인간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나는 나에게 의미있는 사람에게만 애정을 가질 수 있는 타입의 인간이라, 가까운 지인의 이런 면을 실감하게 되면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존경스럽기도 하면서 좀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63. 중국식 룰렛
단편 소설집인데다 읽은지 좀 되서 전체적으로 어땠다고 말할만한 내용이 딱 떠오르진 않는다. 아무튼, 나쁘지 않았다 정도.

62. 건강 신드롬
건강과 자기관리가 제1명제화 되어버린 현대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꼬집은 책. 아무리 그래도 건강한건 좋은거잖아? 라는 생각을 떨쳐버리기는 힘든데, 그와 무관하게 타인에게 건강한 삶을 강요하고 그걸로 인간을 평가하는 이 분위기가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본 것 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됨.
가장 극단적으로는 다이어트와 좋은 몸매, 그리고 비만에 대한 시선을 생각해보면 짐작하기 쉬울듯.

61. 버리니 참 좋다
미니멀리즘에 관한, 그림 반 글 반으로 이루어짐 짤막한 책인데 음... 내용이 깊다는 느낌은 안들고 가볍게 보기엔 나쁘지 않지만 그러기엔 또 값이 쓸데없이 비싸다. 난 중고로 사서 괜찮았지만...

60. 어쨌든, 잇태리
요리의 맛은 어떤지 몰라도, 국내에서 글을 가장 맛깔나게 쓰는 쉐프는 당연 박찬일이라고 생각한다. 기자 출신인 덕분이겠지?
(반면 자연주의 쉐프로 유명한 샘킴의 글은 그 이미지만큼이나 심심하다)
아무튼 그 박찬일 쉐프가 이태리에 대해 쓴 글인데, 여전히 재미있긴 했지만 그의 다른 책에 비해서는 조금 아쉬웠다. 조금 산만하다고 해야 되나 가볍다고 해야 되나... 재밌게 봤지만 책장에 꽂아두고 다시 펼쳐볼 마음까지는 별로 안들었던 책.

59.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
리디북스에서 포인트백 이벤트를 하길래 지른 시리즈.
제목은 이전에도 많이 들어봤던지라 과연 어떨까 싶었는데, 그냥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무난하다 정도.
어디서 보니까 코지 미스테리 순위에서 이 시리즈가 1위를 했던데 어디가 그정도로 뛰어난거지? 는 조금 의문.
수수께끼 풀이 중심의 '추리소설'과 탐문 수사 중심의 '수사소설'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더 적절한 용어가 있을지도)
이 소설이 내가 별로 안좋아하는 수사소설에 해당해서일지도.

58. 립반윙클의 신부
이와이 슌지 소설은 기존에 두번 읽었었는데, 월리스의 인어는 재밌었고 뱀파이어는 재미 없었던지라 과연 이번엔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읽어봤다. (영화는 안봤음)
결과적으로는 두 소설의 중간정도.. 그러니까 soso.
전체를 관통하는 감성이 일반적이지 않아서 대체 이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려는지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였는데, 끝까지 좀 어리둥절하긴 했지만 대체로는 해변의 카프카처럼 주인공이 이상한 일들을 겪으며 성장하는 성장소설 정도의 느낌이었다

57. 나를 찾아줘
원작과 영화 모두 주변 평이 좋은데 요즘 영화 볼 시간은 잘 안나서 책으로 봤다.
챕터1은 흠... 하면서 봤는데 챕터2부터 갑자기 몰아치는 재미, 그리고 결말까지 독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재미가 훌륭했다.
재밌었던건 영화 보면서 말끔하게 생겼는데 좀 바람기도 있고 우유부단한 면도 있는 남자주인공 밴 애플렉 이미지에 딱이네.. 하면서 봤는데 영화판 주인공이 정말 밴 애플렉이더라.. 사람들 생각하는건 다 비슷한듯.
영화화 하기가 쉽지 않았을만한 구조의 소설인데 영화로도 워낙 잘 만들었다고 해서 어떻게 만들었는지 확인해보고 싶다.

56. 해커와 화가
유명한 프로그래머가 자신의 개발과 인생철학에 대해 쓴 수필.
부분적으로는 극단적이거나 편협한 발상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새겨둘 부분이 많이 있었다.
특히 '창조자의 심미적 취향' 이라는 챕터 (였을 것이다 아마..)가 인상적이었는데 내가 요즘 생각했던 것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이 있었기 때문.
좋은 코드와 나쁜 코드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물론 어느정도까지는 기술적인 기준이 있다. 그러나 어느정도 이상의 디테일로 들어가면 기술적 평가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변수명, 줄 바꾸기, 공백, 코드의 가독성.. 이런쪽으로 가면 더 이상 기술보다는 '미학'에 가깝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즉 이유를 설명하긴 힘르지만 이렇게 짜는게 더 나은 것 같아. 라는 느낌이랄까.
해당 챕터에서 저자도 비슷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어서 공감도 많이 되고 반갑기도 했었음. 프로그래머라면 한번쯤 읽어볼만 한 책.

55. 아버지의 나라 아들의 나라
우리 부모들의 시대와 현재 사이에 경제학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는 책. 우울하고 깝깝하고..
사실 나는 그래도 희망이란게 있던 시기의 끝물을 탔다고 생각해서 젊은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과연 나아질 수 있을까?

54. 데미안
아내가 학창시절에 인상깊게 봤다 해서 읽은 책.
청소년이 롤모델을 발견하고, 닮고자 노력했다가 부정하고, 다시 화해하면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성장하면서 부모와의 관계가 변하는 것도 연상시키고. 데미안이라는 존재는 살아있는 인물이라기 보다는 청소년기의 우상을 상징하는 존재처럼 느껴졌는데, 지금 시점에서 보면 너무 신비주의적인 사상이 강해서 철학적이고 신비로운 존재를 넘어서 약간 중2병 환자처럼 보이기도 한다는게 좀 흥미롭기도...
에디 레드메인같은 배우에게 에밀과 데미안을 모두 연기하게 해서 영화화해도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분위기를 완전 다르게 해서 1인 2역처럼 안보이게 하다가 에밀이 데미안을 점점 닮아가게 하면 좋을듯.

53.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반전이 있다는걸 알고 봐서 이렇게 저렇게 상상하면서 봤는데, 기대(?)처럼 엄청난 반전이란 느낌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억지스러운 반전을 위한 반전이 아니라서 더 괜찮았던 소설. 길지는 않지만 치밀하게 짜여져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그냥 책만 읽었을 때보다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해당 소설을 다룬 코너를 들으니 새롭게 보이는 부분도 많아서 더 괜찮았던 듯.
이 작가 소설은 좀 더 보고 싶다.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이 소설의 챕터1을 마치 데미안과 같다고 표현해서 데미안을 읽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52.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한국형 코지 미스터리의 탄생! 이라는 슬로건을 갖고 나온 책.
원래 드라마 작가라는데,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인물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이라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주인공의 할머니가 매력터짐.

51. 강한 것이 아름답다
'운동 미니멀리즘'과 맥락은 같지만, 좀 더 구체적인 운동법을 알려주는 책.
데드 리프트에 대해 잘 알려줘서 좋았다.
다만 좀 아쉬웠던 건, 바벨로 하는 데드리프트와 케틀벨을 이용한 운동이 주 내용인데 운동기구가 두개로 나뉜다는게 좀 아쉬웠다. 물론 피트니스 센터에 가면 두 기구가 다 있지만 케틀벨은 집에서도 할 수 있다는게 큰 장점인 반면 바벨은 집에 갖추기 어렵다보니..
아무튼 데드리프트 방법은 많이 도움됐음.

50. 골든애플
스트레스로 이상해져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린 연작소설..인데
서로 독립된 이야기지만 인물들이 겹치고, 또 앞의 소설에서 느낀 인상들이 계속 전복되는 신기한 구조로 이루어진 소설.
뭔가 불쾌하고 뒷맛이 나쁘지만 매력이 있다.
작품 제목이자 에피소드 하나의 제목인 '골든애플'도 재밌었는데, 일종의 도시전설인 환타 골든애플맛에서 따온 이름. 궁금하면 http://bestan.tistory.com/409  이 포스트의 36번을 참고해보자.

49. 책에도 수컷과 암컷이 있습니다
가끔 '소설가'라기 보다 '이야기꾼'이 쓴 것 같은 소설이 있는데, 이 소설이 그런 느낌이었다. 화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산만하고 시시껄렁한 농담으로 가득차 있어 허허 헛웃음이 나면서도 어디까지 가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보게 되는데, 중후반에 들어서는 이럴려고 그렇게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놨구나 하고 납득이 갈 정도로 힘있는 전개 뒤에 만족스럽게 마무리된다. 앞쪽만 보면 이게 뭐야 싶을수도 있긴 한데 끝까지 보길 추천.

48. 열쇠 없는 꿈을 꾸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여 평범한 욕망들로 인해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여주는 단편집.
뭔가 스물스물 끈적끈적한 느낌의... 음 뭐라 잘 설명하기가 힘들군요. 아무튼 딱 맘에 드는건 아니지만 한번 보기 괜찮았음.

47. 안구기담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힐끗힐끗 보게 되는 그런 느낌의 호러 단편 모음집. 대체로 평이했지만 그 중 두 편이 꽤 인상적이어서 팔지 않고 남겨두기로 결정했다

46.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년소녀의 모험담 어렸을 때 많이 봤던 소년탐정단류의 모험활극이 생각나서 좋았다

45. 강산무진
인터뷰를 인상깊게 본 김훈님의 소설을 처음으로 읽게 되었다.
단편집인데, 전체 내용을 관통하는 주제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계속된다' 정도가 아닐까.
가슴이 먹먹해지는 내용이 많았다.

44. 덕질로 인생역전
자기가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아서 일하게 된 사람들의 수기 모음.
그렇게 깊이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직업에 대해 고민 많은 20대라면 한번 읽어볼만할지도.

43. 운동 미니멀리즘
불량헬스, 강한것이 아름답다와 맥락을 같이 하는 책.
깨작깨작 러닝머신이나 머신운동으로 시간낭비하지 말고, 프리웨이트 짧고 굵게 합시다! 라는게 핵심 내용.
마침 요즘 육아로 시간이 없는 상황이라 많이 참고가 됐다.
다만 앞의 두 책과 달리 실질적인 운동 방법을 가르쳐주진 않는다는 차이가 있음. 실천서보다는 개념잡기에 가깝다.

42. 생보형님
트위터에서 추천사들을 읽고 가볍게 본 책. 대체 몇년만의 라노베인가...
대단히 재밌진 않았지만, 그래 운동은 역시 좋은거야! 하는 느낌은 받을 수 있어 좋았다.
역시 라노베라 그런지 만화로 봤으면 더 어울렸을 것 같음.

41. 날것의 인생 매혹의 요리사
미슐랭 3스타 요리사부터 케냐의 쓰레기장에서 음식을 팔아 먹고 사는 요리사까지, 각국의 다양한 요리사에 대한 이야기를 모은 책. 너무 다양한 인생에, 그리고 요리라는 소재 때문에 자연히 '먹고 산다는건 대체 뭘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직업과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 추천.

40. 부의 추월차선
'확실히 부자가 되는 방법 알려주겠음!' 이라길래 무슨 약을 파나 싶어 봤는데, 생각보다는 정상적인 내용이었다. 다만 사업을 벌렸다가 실패했을 때 지는 리스크를 너무 가볍게 보는 느낌인데, 미국과 한국의 창업 환경 차이 때문일지도.

39. 나는 왜 패스트 패션에 열광했는가
극단적인 대량생산, 의도적 진부화, 디자인 베끼기, 한 시즌만 버티게 만들어진 품질등으로 유지되는는 현대 패션 산업의 민낯.
꼭 SPA브랜드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게 더 놀라웠다.

38. 기시마 선생의 조용한 세계
생활 없이 오로지 학문만을 추구하는 세계의 짜릿함을 엿보게 해주는 소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멋진 세계에 계속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는 씁슬한 현실도 같이 보여준다.
기시마 선생의 조용한 세계가 계속 지켜졌으면 했다.

37.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
직장 없이 작은 수입이 있는 작은 생업 여러개를 갖는 삶을 이야기한다. 대안적인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건 실행할 용기가 없더라도 위안이 되는 일이다. 게다가 누구나 은퇴 후에는 어느정도 대안적인 삶을 살아야 하니.

36. K.N의 비극
제노사이드를 보고서 산 다카노 가즈아키 소설.
이게 미스테리인지 오컬트인지 계속 모호하게 끌고가는데, 잘 끌고간 거에 비해서 결말은 좀 실망스러웠다.
국내에는 제노사이드보다 늦게 출간됐지만 아마 그보다 이전에 쓴 것 같다는 느낌이었는데 역시나 그런 듯. 이 작가 작품 중에서는 하위권에 두고 싶다.

35. 말벌
밀폐된 공간에서 말벌과 대적한다는 설정이 흥미로워서 사 본 소설. 그냥 재미로 슥 보기엔 괜찮았지만, 내가 좋아하지 않는 반전 강박 같은게 좀 있는 소설이라 아쉬웠다.

34. 노상강도
무난한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경찰 소설? 딱 취향은 아니지만 한번 보기에 괜찮았다 정도.

33. 죽고 싶어지면 전화해
팜므파탈 주인공이 나오는 염세적인 소설. 나쁘진 않았지만, 디테일은 대충 뛰어넘고 대충 맥락만 보면서 훌훌 넘겨버린 부분이 꽤 있었다.

32. 아직은 신이 아니야
듀나의 SF 연작소설. 곽재식님께서 강추하셨던 터라 기대하고 읽어봤는데, 기대만큼 괜찮았다.
인류가 변해가는 과정을 그 작은 시발점에서부터 거대한 스케일의 결말까지 자연스럽게 스케일을 키워가며 보여주는 점이 좋았다.

31. 장서의 괴로움
집에 책을 2만권씩 쌓아두는 환자급 장서가들의 이야기.
좀 더 작가 자신의 생생한 이야기가 있었으면 했는데 (책 보관 노하우라던가...) 다른 유명 장서가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인용한 부분이 많아서 좀 아쉬웠다.
문득 궁금해져서 우리집 책을 대충 추산해보니 만화책 빼고 500권쯤 되는듯.

30.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자신감에 차서 자신의 주장을 짠짠! 하고 펴는건 좋은데, 너무 극단적으로 되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드는지라 그닥 감명깊진 않았다.
그래도 뭐 말하고자 하는 자체가 무의미한건 아니니 시골 생활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한번쯤 봐도 나쁘진 않을듯.
작가가 마루야마 겐지라는 소설가인데, 부끄러운 얘기지만 책을 사서 읽기 전까지 '은하철도의 밤' 작가인 미야자와 겐지랑 헷갈렸었다...

29. 펭귄 하이웨이
모리미 도미히코의 일상물.. 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SF였다.

28. 아이는 어떻게 말을 배울까
아이가 말을 배우는 순서와 메커니즘에 대한 책. 아이를 키우는데 크게 도움이 되는건 아니지만, 호기심 충족용으로 괜찮았다.

27. 청춘 파산
기대처럼 극적인 느낌은 아니었고, 이 시대 청춘의 모습을 담담.. 하게 이야기한 소설.

26. 이영도 단편선
믿고 보는 이영도.

25. 오베라는 남자
히트친 소설. 유쾌하면서도 은근한 감동이 있어서 괜찮았음.

24. 자살의 전설
단편집인데, 작가의 자전적인 내용 하나를 여러가지 형태로 변주해서 쓴 특이한 포맷이다.
나름 괜찮게 봤다.

23. 위험한 과학책
xkcd 작가가 쓴 책. 야구공을 광속으로 던지면 어찌 되는가.. 라는 내용이 인터넷을 돈 적이 있는데, 그 시리즈를 책으로 엮은 것.
사고실험의 스케일을 키우고 키우고 키우다가 이정도면 됐겠지 싶은 시점에서 더 극단적으로 키우는게 재미의 핵심이랄까. 아무튼 유쾌하게 봤다.

22.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어찌저찌 하다보니 나온 책은 다 모은 루나파크. 이번엔 여행기 수필인데..
다른 루나파크 만화가 그렇듯이 너무 아름답게 미화되지 않고 여행의 씁쓸한 부분과 좋은 부분이 다 그대로 드러나 있어서 좋았다.

21. 몽위

20. 무안만용 가르바니온
리디북스 판매 중단된다 해서 그 전에 사봄. 정말 참신한 포맷의 SF 소설... 취향에 딱 맞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김꽃비가 누군지는 알게 되었다...

19. 경영 경제 인생 강좌 45편
강추받아서 봤는데 기대보다는 별로. 너무 교과서적인 무난한 이야기.

18. 포지셔닝
브랜드를 성공시키려면 사람들의 마음에 자신만의 포지션을 확실하게 만들어야 한다! 는 내용의 책
정말 괜찮았다.

17. SBS 스페셜 산후조리 100일의 기적 
실용적으로 보게 된 책. 산후조리의 방향에 대해서 맥을 잡을 수 있게 해줘서 좋았고, 좀 겁도 많이 먹게 되긴 했는데.. 다행히 아내는 건강한 편이라 무사히 지나갔음. 암튼 한번 보면 괜찮은 듯.
전통적인 산후조리에서 받아들일 부분과 현대에 맞지 않는 부분을 짚어줘서 괜찮다.

16. 그놈의 옷장
에스콰이어 편집장이 남자의 패션에 대해서 쓴 책.
이런 류의 책이 그렇듯이 자기 주관이 뚜렷하다 못해 편협한 부분이 있는게 좀 단점이지만, 정보 제공용으로는 그럭저럭이라 생각해서 책장에 남겨둘까 했는데... 때마침 작가가 트위터에 뻘소리 했던게 도는걸 보고 짜식해서 처분하기로.

15. 그녀의 메뉴첩
역시 가쿠타 미쓰요의, 이번엔 음식을 소재로 한 단편집. 가벼운 연애 소설이 주류였지만 괜찮았다.

14.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가쿠타 미쓰요. 책을 소재로 한 단편집인데, 실존하는 책들을 소재로 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냥 익명의 '책'만이 나오는 소설들이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13. 스토리 셀러
독특한 구성이지만, 의도적인 모호함이 나랑은 잘 맞지 않았음.

12. 러브크래프트 전집 1
교양서적 정도로 생각하고 읽음. 단편집이라 재미에 편차는 있었지만 코스믹 호러가 이렇게 탄생한 것이로군.. 하는 감명깊음이 있었다.

11.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
기대보단 별로였다. 미국 높은 자리에도 생각보단 멍청이들이 많군. 하는 정도의 교훈.

10. 불황 10년
앞으로 (최소) 10년간 닥쳐올 불황기를 어떻게 버텨낼 것인가에 대한 책.
같은 나라에서 동시대에 쓰여진 책만이 줄 수 있는 생생함.

9. 모든 것의 가격
물건이 아닌 모든 가치에 매겨지는 가격을 간접적으로 계산해서 보여주는 책.
경제학적인 시야를 넓혀준다. 결국 우리의 모든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따르고, 그런 맥락에서 사는 것 자체가 경제학적인 것이니까.

8.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던 소설. 다소 내용에 모호함이 있긴 했지만 참신하고, 유머러스했다.

7. 빈둥빈둥 당당하게 니트족으로 사는 법
간만에 새겨두고 싶어서 다시 봄. 처음 봤을 때 정도로 인상적이진 않았지만 여전히 괜찮았다.

6. 한낮의 달을 쫓다
온다리쿠의 전형적인 소설 느낌.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5. 상식의 실패
리만 브라더스의 몰락에 대해서 쓴 책.
경제학쪽이라 좀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긴 한데, 이야기 자체로 재미있으면서 공부도 많이 된 인상적인 책이었다.

4. 책장의 정석

3. 아빠는 육아휴직 중입니다만

2. 납치여행

1. 난 단지 토스터를 원했을 뿐

너무 복잡하고 소비 중심적인 세태를 풍자하는 수필... 이긴 한데

작가가 처한 상황이 작가가 자초한 면이 좀 있어서 뭐야 이 인간?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계가 조금이라도 낡으면 다시 새걸로 사고 다시 새걸로 사고.. 그러면서 새 물건은 복잡하기만 하다고 불평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냥 블랙 코미디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보면 나쁘진 않음.



Posted by 백승민
관심거리들/Car & Travel2016. 10. 15. 13:16

이번에 회사 워크샵을 가면서 동료분의 혼다 파일럿을 타보게 되서 간단 후기를 남김.

출고한지 몇달 안된 차로, 당연히 작년 말에 출시된 신형 모델 (5,460만원)


두번 탈 기회가 있었는데 (5명, 6명 탑승) 첫번재는 3열에, 두번째는 2열 가운데 자리에 탔다.

아무래도 1열 공간이 부족한 차는 없고, 2열의 구성부터 차의 개성이 명확하게 보이므로 기회가 되면 뒤쪽 자리에 타는걸 좋아한다.


일단 첫인상은 크다! 는 느낌이고, 디자인은 무난.


3열 공간은 정말 인상적이다. 바닥이 좀 높아서 쪼그려 앉는 자세가 되는건 어쩔 수 없지만, 레그룸과 헤드룸은 부족하지 않다. 등을 붙이고 앉아도 헤드룸은 주먹 한개가 남는 정도. (키 173cm). 2열의 앞뒤 슬라이딩이 되지만 특별히 앞으로 많이 빼주지 않아도 3열에 충분히 탑승할만하다.

일단 스펙상으로는 3열도 세명이 탑승 가능하고, 실제로 가운데 자리에 안전벨트도 있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세명은 좀 무리다 싶은 인상. 경차 뒷좌석에 세명이 끼어 앉는 정도의 느낌으로 단거리라면 갈 수 있을것 같긴 하다.

3열 좌우에는 컵홀더도 있고, 에어컨 송풍구도 있음.


3열에서 내릴 때는 2열 등받이에 버튼이 있어서 그걸 누르면 자동으로 2열 의자가 앞으로 슬라이딩되면서 숙여진다. 그 움직임이 너무 부드러워서 이거 전동식인건가? 싶었는데 원상복귀때는 수동인걸로 봐서 그건 아닌듯. 아무튼 편리하다.


2열 레그룸은 넉넉하지만, 등받이 각도가 많이 젖혀지지 않는게 아쉬운 점. 이번에 QM6의 2열 등받이가 싼타페처럼 많이 눕혀지지 않아서 아쉬움을 사고 있던데 비슷한 느낌이다.

인상적인 부분은 좌우 폭. 성인 세명이 앉아도 끼어 앉는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넉넉한 좌석을 제공한다.

고급 세단, 특히 후륜구동은 가운데 자리가 불룩 솟아있고 바닥도 높아서 사실상 뒷자리에 세명이 앉으면 상당히 고통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세명이 자주 앉아야 되면 이쪽이 더 좋은 선택인 것 같다.

단 폴딩 때문인지 2열 가운데 좌석은 천장에서 안전벨트를 내려서 꽂는 방식이다. 익숙해지면 어렵진 않음.


3열을 세운 상태에서 캐리어 두개 정도 실을만한 트렁크 공간은 확보되고, 3열을 폴딩하면 정말 광활하다.

지금 쓰는 실버크로스 유모차를 세로로 넣는것도 가능할듯... 유모차 실으면 다른 짐은 아무것도 못싣는 x1의 트렁크와 비교된다 ㅠㅠ 참고로 장인어른께서 타시는 싼타페 (DM)는 유모차 + 트렁크 하나정도 간신히 실을 수 있었음.

3열 폴딩은 수동식이지만 어렵지 않았고, 2열 폴딩까지 하면 (2열과 3열 사이에 약간 빈틈이 생기지만) 바닥 높이가 수평이 되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매트 하나 깔면 차박용으로도 좋을 듯.


승차감, 정숙성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대체로 무난한 느낌 정도. 아무래도 가솔린이니 디젤보다 기본적으로 좀 더 낫긴 하지만, 기대한것만큼 대단히 조용한 느낌까진 아니고 그랬다.


인테리어는 큼직큼직하고 대범하다는 인상. 1열 센터콘솔도 엄청 거대하고, 덮개가 슬라이딩으로 열리는것도 인상적. 2열 문에 컵홀더가 두개씩 달려있는 것도 SUV로서는 신기했다.

다만 구석 구석 디테일에서는 좀 투박한 느낌도 보이긴 함. 역시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라 그런듯.



7명이 불편하지 않게 탈 수 있고, 비상시에는 8명도 탈 수 있다는 점에서 미니밴의 대안으로 쓰일 수 있는 SUV라는 느낌. 미니밴 디자인이나 크기가 너무 부담되거나 4륜구동이 필요하다면 좋은 선택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시내에서 타기엔 좀 부담스러운 사이즈라는 걸 감안해서 어라운드뷰 옵션 같은게 제공되면 좋을 것 같다. 혼다라서 기대하긴 힘들겠지만...

Posted by 백승민

바로 직전 글에서 다음 차도 애착을 갖고 오래 탈 수 있는 차를 고르고 싶다고 했습니다.


2년 혹은 그보다 더 이후가 될테니까 사실 지금 구체적인 후보를 꼽는건 큰 의미는 없을 수도 있고, 그보다는 애착을 갖고 오래 탈 수 있는 차 선택의 조건이 뭘까 생각해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제멋대로의 개인적인 취향과 기준일 뿐, 각 차들의 좋고 나쁨에 대해 이야기하는건 아니니 행여나 언급된 차주 분들께서 불쾌하시진 않으시면 좋겠네요.



1. 디자인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내 취향에 맞으면서도, 완성도가 있고 유행을 타지 않아 오래 지나도 멋진 디자인이면 좋겠죠. 대표적으로 각잡힌 8~90년대 올드 벤츠 디자인은 정말 영원불멸일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구형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 x1에 애착을 갖게 되는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제 취향으로 몇몇 차들을 꼽아보자면, K9은 아웃입니다. 이번에 풀체인지된 X5도 아웃이구요. 오히려 그 전세대 X5는 좋았죠. 1세대 제네시스는 디자인은 좋지만 너무 나이든 느낌이라 제게 맞지 않으므로 아웃. 2세대는 세잎. 쏘나타는 조금 아슬아슬하지만 세잎. 쏘나타 터보는 넉넉히 세잎입니다. (그릴 반무광 디자인이 좋아요)

K5는 세잎, K5 왜건은.. 뒷모습이 좀 아쉽지만 앞하고 옆이 괜찮으므로 세잎.

투싼은 세잎이고 스포티지는 아웃입니다.



2. 내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것, 유니크함


차를 보고서 '아 이 차 주인은 차를 정말 좋아하고, 취향이 이렇구나' 하는 느낌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자연히 무난하고 합리적이고 대중적인 선택과는 좀 멀어지는 측면이 있죠. 아내와 차를 타고 갈 때 좀 레어하거나 취향이 확고한 차가 있으면 '오 저 차 봐!' 하곤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차면 좋겠습니다.


역시 예를 들어보자면...

쏘나타는 아웃이지만 쏘나타 2.0 터보는 세잎이구요. 길에 돌아다니는 많은 제네시스는 아웃이지만, 파란색, 보라색, 갈색 제네시스는 세잎입니다.

320d는 아웃입니다. 3시리즈는 멋진 차지만, 폭풍할인과 겹쳐서 합리적인 가격과 연비로 BMW를 즐길 수 있는 아주 합리적인 선택이 되어버렸죠. 다만 328i나 M3는 세잎. 3시리즈 투어링을 포함해서 우리나라에서 마이너인 모든 왜건은 다 세잎!

5시리즈는 일단 아웃이지만 550d나 M5 정도면 세잎이겠군요. Z4를 포함해서 로드스터, 컨버터블, 쿠페는 다 세잎이죠.

캐딜락 같은 마이너 브랜드는 선택만으로 이미 세잎이겠네요.

대단히 팔린 차가 아니어도 캠리는 아웃이죠. 맥시마는 세잎. 알티마는 음.. 좀 애매하군요. 3.5는 확실히 세잎이지만.

포드 머스탱, 피아트 500, 짚 랭글러, 미니 3도어, 닛산 큐브처럼 아이코닉한 차들도 당연히 세잎이죠.

볼보는 재밌어 보이는 선택은 아니지만, 가족을 생각하는 자상한 아빠라는 명확한 아이덴티티가 있죠. 세잎입니다.

나와봐야 알지만 기아 K8 (기아 GT)은 세잎일 것 같군요. 4시리즈 그란쿠페와 A7을 타보고 절망했던 2열 헤드룸 문제는 해결했으면 좋겠지만요.

(아웃 / 세잎 놀이 하다보니 재밌네요)



3. 오래 탈 수 있는 차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습니다만... 중고 S클래스 같은 것 처럼 유지비가 너무 부담되거나, 아니면 잔고장 등으로 스트레스르 주는 차(물론 운이 많이 작용하는 부분이겠습니다만)는 애착을 갖고 오래 타기 힘들 것 같구요.


x1처럼 풀체인지 후에도 계속 애착이 가야겠습니다만, 그래도 곧 풀체인지될 끝물 할인 차 같은것도 피하고 싶네요. 적어도 풀체인지까지 3년 정도는 남은 차면 좋겠습니다. (만약 할인 때문이 아니라 당장 구형이 되더라도 난 이게 좋아! 정도로 확고한 선택이라면 그 또한 멋진 일이긴 하겠네요)



4. 용도에 맞는 차


당연하겠죠? 저는 패밀리카를 원하는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어느정도의 공간과 편안함, ASCC 옵션 등을 원하고 있습니다.

ASCC는 앞으로 몇년 사이에 좀 더 확대 적용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고, 그 수준도 좀 더 자율주행에 가깝게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가 되네요.



5. 나와 아내에게 어울리는 차


추상적이긴 합니다만, 나 그리고 우리 가족과 어울리는 차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감가상각이 심해 가성비가 좋더라도 중고 에쿠스, K9 같은 선택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이건 제가 주인이 아니라 운전기사같은 느낌이 들 것 같아서요. 왜 이 차를 골랐냐고 누가 물으면 '가성비가 좋아서..'같이 변명같은 답변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10년 뒤쯤에는 어울리게 될지도 모르지만요)


이제 아내가 운전을 많이 해야 하니 나 뿐만 어니라 아내가 운전할 때도 어울리는지도 생각해봐야 겠네요.



으흠 차덕질은~ 즐거워~

Posted by 백승민

얼마 전에 2년 후 패밀리카 후보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그때는 어차피 패밀리카로 쓸거 가성비 좋은 합리적 선택을 하자. 정도였기 때문에 그랜저 IG가 가장 가능성 높은 우선순위였습니다. (물론 절대적으로 싼 차는 아니죠. 가격대비 적당한 고급성 + 승차감 + 옵션 + 광활한 공간이 패밀리카로서 합리적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그 뒤, '물건은 좋아하지만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라는 책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 책의 핵심은 필요 없는 물건은 처분하고, 그만큼 물건을 살 때는 신중하게, 시간을 들여서 정말 좋아하고 애착이 갈 만한 것으로 사자. 즉 소지품의 소수정예화를 이룩하자 정도가 되겠습니다.



저도 한편으로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물건들이 쌓이는 것에, 그리고 의도화된 진부화에 의해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것을 사면서 돈을 쓰게 되는 것에 질력이 나던 터라, 많이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차에 대해서도 생각을 바꿨습니다.

원래 지금 타고 있는 x1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유로 불편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바꾸자고 생각하니 애착이 많이 가서 선뜻 내키지 않는다. 그러니 조금 더 타다 2년쯤 뒤에 바꾸자'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었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여기에서 중요한 건 '애착이 많이 가서'라는 부분이 아닐까? 그에 비하면 '불편한 부분이 있지만'정도는 사실 아무것도 아닌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물건중에 '편리하다'가 아니라 '애착이 간다'는 물건은 정말 몇개 없고 그 중 하나가 x1입니다. 차덕이라서 모든 차에 애착이 가는 것도 아닙니다. 아내 차로 쓰는 i30는 용도에 맞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생각은 하지만, 저도 아내도 큰 애착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아마도 i30의 경우 '합리성'만으로 선택한 것이기에 그런 것이겠죠. x1의 경우 수입차 옵션이 황폐하던 시절에 나온 차라 최신 옵션은 거의 없고, 후륜 기반의 롱노즈 디자인이라 실내도 좁고, 디젤이라 시끄럽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이 비합리성을 못이기고 후속 기종에서는 컨셉도 바뀌었죠.

x1은 '그래서'라기 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한 차입니다. 롱노즈에 낮게 깔리는 디자인은 지금봐도 딱 제 취향. 7년 전에 나온 차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구요. 승차감이 조금 떨어지는 것 빼면 주행 질감도 전혀 불만 없습니다. 6단 기어는 요즘 8단 기어처럼 매끄럽거나 연비가 좋지는 않지만 패들시프트로 시프트 다운 하면서 부앙 밟아주는 맛이 좋구요. BMW가 아직 유압식 스티어링을 사용하던 시절에 나온 차이기도 하죠. 파노라마 선루프는 닫으면 얇은 직물 블라인드가 아니라 두툼한 패널로 닫힙니다. 왠만한 고급차에서도 찾기 힘든 사양이죠. (세단에서는 구조상 거의 불가능하구요)

스마트키도 없지만, 리모컨으로 열고 닫을때 들리는 철컥! 하는 기계식 사운드는 언제 들어도 기분 좋습니다.

희소성이야 말할것도 없죠. 수입차 중에서도 안팔린 편이니까요. 이제 단종되었으니 더 희소해질 일은 있어도 흔해질 일은 없죠.



아무튼 그래서, 아내와 이야기한 끝에 2년 뒤에 차를 바꾼다고 한정하지 말고, x1만큼이나 애착이 가고 오래오래 탈 수 있는 다음 차를 찾을 때까지 아끼면서 타기로 했습니다.

그게 2년 뒤가 될지 더 뒤가 될지, 혹은 더 빨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더 늦게 차를 바꾸게 되면 그만큼 아낀 비용으로 인해 선택 범위가 더 넓어지긴 하겠죠.

마침 얼마 전 아내가 x1을 직접 운전하고 아이와 함께 나들이를 다녀온지라 더 애착이 가네요.


물론 이 판단에는 제가 차덕이란 부분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거의 유일하게 덕질하는 분야까지 가격대 성능비와 실용성 기준으로 합리적인 선택만 하는건 좀 아닌것 같아서요.



일단 그래서, '딱 내 취향은 아니지만 가성비 좋은'차들은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K9 중고라던가 7시리즈 중고가 엄청난 감가로 가성비가 좋다던데.. 같은 생각을 했던 적도 있지만 이런것도 다 패스. 제게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진다면 아무리 싸게 잘 샀다 해도 애착을 갖기 힘들거라는건 뻔하니 말이죠.


그랜저는 나와봐야 알긴 하겠지만, 아마도 패스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그랜저는 너무 잘 팔리는 차거든요.

어렸을때부터 마이너 취향이라 애착을 가지려면 희소성 가치도 중요합니다. (중고차 비싸게 팔기는 글렀군요)

반면 가능성이 약간 남아있는 부분은 색상입니다. 제네시스 G80 까만색은 제게 맞는 느낌이 아니지만, 파란색은 가끔 보면 아 멋있다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런식으로 독특한 취향을 뽐낼 수 있는 멋진 선택지가 있다면 생각해볼 일이죠.


아 그러고 보니 G80 스포츠도 좀 관심이 가네요. 가격과 성능에 따라서는 혹할만한 후보일 것 같습니다. 다만 너무 스포츠성을 따라가다가 승차감이 많이 훼손되면 곤란하겠죠.


K5 왜건은 출시만 해준다면 여전히 관심이 가는 후보입니다. 왜건에 대한 로망이 있거든요. 국내에서는 인기가 없어서 더 좋죠. 선택지도 너무 없는건 좀 아쉬운 점이지만.


현재 가장 로망으로 관심이 가는 차는 V90입니다. 멋진 디자인 + 왜건!

다만 100% 딱 이거다 싶은건 아니고 아쉬운 점이 있긴 합니다.

(S90보다 4~500정도 비쌀거라고 예상하면) 너무 비싼 가격, 4기통 디젤 혹은 (고급유를 넣어야 하는) 터보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점, 전륜구동 버전도 센터터널이 높아서 뒤에 3인이 타기 어려운 점 등.


제네시스 SUV도 여전히 관심이 가는 후보구요.


아무튼 차를 사는게 늦춰질 수록 선택지는 더 늘어나겠죠. 차덕은 이래저래 즐겁습니다. 그 때까지 계속 x1을 아껴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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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관심이 가는 V90의 프리뷰 격으로 S90을 구경하러, 아내 / 아이와 외출한 김에 잠시 볼보 매장에 들렀습니다.

가까운 송파 매장이었는데, 아직 매장을 짓는 중이라 임시 매장을 운영중이더군요. 그것도 S90은 전시차가 없고 시승차밖에 없는데 누가 시승중이라 구경 실패. 지하 주차장에 대기중인 XC90만 잠시 구경했습니다.


일단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모니터 화려하니 좋고, 인테리어 품질 좋구요. 가죽은 보들보들하고 나무는 제가 좋아하는 진짜 나무 질감의 나무네요.

당당한 외관 디자인도 좋구요.


반면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는데요. 디젤 모델이었는데, 문 닫으면 조용하지만 헤드레스트와 스티어링 휠로 미세한 진동은 전해집니다. 제 차에 비하면 양반이지만 9000만원짜리 차에 기대하는 수준은 아니네요. 4기통 2리터 디젤의 한계인 듯.


또 한가지 충격적이었던건, 볼보 시트 편하다고 하도 그래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전 불편했습니다. 허벅지 아래 부분에 뭐가 걸리적거리는 느낌이었는데, 익스텐디드 시트 연결되는 부분때문인 것 같더군요. 이건 제가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시트 조절을 안해봐서 그런걸수도 있는데, 익스텐디드 시트를 조절하는 걸로는 해결이 안됐습니다.

다들 편하다는데 저만 불편해서 저도 좀 당황스럽긴 하네요. 나중에 S90 구경하게 되면 다시 한번 봐야 될듯.


2열도 엄청 아늑하다 느낌은 아니고 걍 무난하네요. 3개 독립식 시트라서 그런가봅니다.


음악도 들어볼 수 있었음 좋았을텐데 못들어봐서 조금 아쉬웠구요. 놀랍게도 얘도 CD 투입구가 없다는군요. 대중차에서 빼는건 이해하지만 EQ900도 그렇고 XC90도 그렇고 프리미엄 차량들에서 너무 성급하게 빼는건 아닌지.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스티어링 휠 위치 조절 (틸트/텔레스코픽)이 수동이라는 점.



어차피 제가 관심 있는건 XC90이 아니라 V90이니 나중에 다시 보긴 해야겠습니다만, 조금 아쉬운 느낌의 구경이었습니다. 좋은 부분은 되게 좋은데 의외로 좀 아쉬운 부분이 있네. 이 정도의 느낌이었네요.


11~12월쯤에 송파 매장을 꽤 크게 오픈할 모양이던데 그때쯤 다시 한번 가 보고 싶습니다.

Posted by 백승민
관심거리들/Etc2016. 9. 27. 12:23

2013년 막바지에 넥서스5를 구입해서 잘 쓰고 있었다. 벌써 2년 9개월.


카메라와 배터리 성능이 조금 아쉬운 걸 제외하면, 레퍼런스 폰이라 깔끔하고, 엄하게 성능 잡아먹는 것 없고.

안드로이드 6까지 꾸준히 OS 업데이트도 해주고 해서 불만 없던 폰.

중간에 배터리 수명이 다 되서 한번 교체한 것 말고는 문제도 없었다.


원래는 갤럭시 S8 나올때쯤까지 버텼다가 한번에 좋은걸로 갈까? 싶기도 했는데, 배터리 수명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서 그게 걱정이었다. 이제 와서 4만원 남짓 주고 배터리를 교체하기엔 리스크가 크기 때문. 그 다음에 다른데가 고장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고.


그 상황에서 회사 동료가 산지는 오래 됐지만 실 사용 기간은 한달 남짓인 넥서스5X 중고를 13만원에 판다고 해서 구입. 바로 셀프로 유심 커팅해서 나노유심으로 만들고 옮겨탔다.

넥서스는 언락폰이라 이렇게 바로 갈아탈 수 있는게 편리함.. 저렴한 헬로 모바일 유심 요금제도 계속 쓸 수 있어 좋고.



요즘 생각한게 어떤 물건을 살 때


1. 반해버린 것 (=애착이 가는 것)

2. 나에게 새로운 경험을 시켜주는 것

3. 가성비 좋은 것


이정도 순위로 사면 좋겠다는 것이었는데, 핸드폰에서는 아직 1번도 2번도 못 찾았다. 성능이 너무 상향 평준화 되어있어서 뭘 사도 근본적인 체험이 별로 변하지 않는다는 느낌. 그래서 극단적인 3번으로 선택한 것.


앞으로 한 2년 더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아무튼 초기 셋팅은 금방 되었는데, 넥서스5->넥서스5X라 디자인도 비슷하고 UI도 그대로라 거의 폰을 바꾼 느낌이 잘 안나긴 한다. 싼 값에 수명 연장시켰다는 느낌이랄까.


그 와중에 바꾸면서 생긴 장단점을 꼽아보면



[좋아진 점]


- 지문인식 기능 생김. 이전에는 락을 아예 안썼기 때문에 체험적으로는 더 불편하지만, 보안면에서는 좋아졌겠지.

- 배터리 향상. 스펙상으로도 조금 더 낫고, 이전 모델은 노후화 중이었어서. + 급속 충전 기능

- 핸드폰을 들었을 때 전원을 안눌러도 시간을 화면에 띄워주는 앰비언트 디스플레이 기능. 자다가 시간 확인할 때 의외로 편리.

- 성능 약간 좋아짐. 큰 차이는 아니고 약간 더 쾌적해졌다는 느낌 정도.

- 카메라도 좋아짐. 아직까지는 엄청난 차이까진 모르겠지만

- 화면이 커지면서, 기본 아이콘 배열이 4x4 -> 5x5로 바뀜. 사용하는 페이지가 하나 줄어들었음.

- 화면이 커지면서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거 볼 때 조금 더 낫긴 할듯.

- 안드로이드7 (누가) 올라감. V20에 넣었다고 그렇게 광고하던데 태연하게 올라가 있는거 보면 레퍼런스가 좋긴 좋다. 화면 분할 정도가 눈에 띄는 기능인데...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하고 다른거 같이 띄워놓는 정도로 쓰기 괜찮을 듯



[나빠진 점]


- 화면이 커지면서 한손 사용이 불편. 역시 크기는 기존 넥서스5 정도가 딱 좋았음.

- 무선 충전 빠짐. 회사에 무선 충전기 하나 갖다놓고 잘 쓰고 있었는데 아쉽.

- 카메라 손떨림 방지 모듈이 빠졌다..고 하는데 아직은 체감 못함. 쓰다보면 다를라나

- 케이블이 USB-C로 바뀌면서 충전기를 바꾸거나 커넥터를 사야 하는 귀찮음. 뭐 이건 요즘은 무슨 폰으로 바꿔도 마찬가지긴 하니.

- 햅틱 반응대 모터 진동 소리가 너무 크고 거슬림. 야외에서는 잘 안들리긴 하지만..



이정도인가 싶다. 앞으로 2년정도 또 잘 부탁!

Posted by 백승민

최근에 x1을 패밀리카로 쓰는데 불편함을 좀 느끼고 여러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1. 그랜저HG 중고 하나 들일까? (3년쯤 된 풀옵션?)

2. 쏘나타나 K5 중고 하나 들일까? (ASCC 있는걸로?)


그런데 일단 둘째 계획이 있는 2018년까지는 x1으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x1에서 불편함을 느낀 건


1. 카시트를 뒤보기로 두니까 조수석을 앞으로 밀어야 되서 좁아진다

2. 2열이 좁고 승차감이 개판이다

3. 트렁크에 유모차 실으니까 다른걸 못싣는다

4. ASCC 등 최신 옵션 부재


이정도였는데


1. 반년만 버티면 카시트는 앞보기로 돌리게 될 것임

2. 아내는 설득해서 왠만하면 조수석에 앉히기로. 어차피 아이 둘 나으면 그렇게 해야 되는거고.. 조수석이 좀 좁은 상태긴 해도 승차감은 2열보다 양호함

3. 곧 휴대용 유모차를 병행할 수 있게 되면 상황에 따라 해결 가능

4. 어차피 아이가 좀 더 크기 전까지는 몇시간씩 걸리는 장거리 여행은 가기 힘드므로 그때까지는 ASCC 필요성 크지 않음.


라는 이유로 좀 더 보기로 했습니다. x1이 아이를 카시트에 앉힐때 높이가 딱 적절하다던가, 세단에 비해서는 큰 유모차 싣기 편하다던가 하는 장점도 있고 말이죠.


사실 지금 x1을 팔아버리고 그랜저나 쏘나타를 사면 금전적으로 큰 지출은 없는데, 그러기엔 또 x1에 대한 저와 아내의 애착이 워낙 강해서 말이죠. (연애중에 사서 결혼하고 애 까지 나은 차이다보니..)



아무튼 그래서 2년 뒤에는 무슨 차를 사게 될려나? 하고 벌써부터 생각하는게 흔한 차덕 클라스입니다.

2년 뒤를 본다면 결국

1. 그 사이에 출시되는 신차와

2. 이미 나와있지만 나온지 얼마 안되서 중고차가 별로 없는 차를 중고로 볼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감안해서 생각해본 리스트입니다.


예산은 3천~7천으로 크게 잡아봤습니다. 3~4천은 실용적인 선택, 7천까지 올라가는건 반쯤 로망이 섞인 선택이라고 봐야겠네요.

어느정도 여유로운 공간, 좋은 승차감, ASCC 옵션 등은 필수로 보구요.



그랜저 IG

  • 많이 기대중인 후보입니다. 기왕 운전재미 포기하고 패밀리카로 가는거, K5나 쏘나타급은 좀 아쉽고, 조용함과 고급스러움의 가치가 어느정도 있는 그랜저 정도면 좋지 않을까.
  • K7은 주행성능 면에서 많이 실망스러웠지만 그랜저는 벤치마킹해서 좀 개선하지 않았을까 기대도 되구요. 정숙성 같은 부분은 K7도 많이 좋아졌다고 하고.
  • K7이 2.4 깡통에도 ASCC와 AVM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입니다. 그런데 이참에 6기통 질감 한번 느껴보고 싶기도 하군요. 가격표를 열어봐야겠죠
  • 2년쯤 뒤면 중고도 사정권에 들어올 것 같네요.

K5 왜건
  • 이전에 글도 따로 썼으니 자세한 내용은 생략.
  • 만약에 나온다면 IG와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되겠네요. 나올런지?

제네시스 DH (G80) 중고

  • 거주성 면에서는 그랜저보다 못하지만 고급감 면에서...
  • 의외로 중고가가 잘 안떨어지긴 하던데. 그래도 2년쯤 뒤면 매물 선택지는 더 많아질테니...

링컨 MKX or MKZ
  • 레블 오디오가 매력적인 두 모델 (MKZ는 F/L 모델만). MKZ는 엄청난 크기의 선루프도 매력적이죠.
  • 둘다 2년쯤 뒤면 감가 많이 된 중고 매물 좀 풀리지 않으려나? 하는 기대
  • MKX는 F/L되면서 MKZ처럼 앞면이 바뀔거 같은데, 그럼 기존 모델 폭풍할인 하지 않으려나? 하는 기대도 있네요. (전 지금 디자인이 더 좋음)

볼보 V90
  • 내년 초쯤 나온다는 V90. 디자인이 너무 취향저격이네요. 왜건 특유의 긴 리어 오버행도 이 차에선 매력입니다.
  • S90의 가격이 5900부터 시작이라는데, 대충 +400정도 하지 않을까 예상해보면 6300. 7000 아래에서 괜찮은 옵션 구할 수 있을라나요
  • 물론 가격표 까보고, 시승기도 보긴 해야겠죠. 사실 큰 기대는 안하고 있긴 합니다.


제네시스 GX70 / GX80 (가칭)

  • 상표권 낸것 때문에 저 이름이 될거라는 설이 유력하죠. 제네시스 브랜드의 중형/대형 SUV.
  • 언제 출시될지, 가격이 어찌 될지 모르지만 일단 관심은 갑니다.


싼타페 TM

  • 싼타페 DM의 후속이죠. 2018년 경에는 출시 예정이라 하니 기대가 됩니다.

싼타페 DM / 맥스크루즈 / 쏘렌토 중고
  • 2년쯤 뒤면 싼타페, 맥스크루즈, 쏘렌토에도 ASCC와 AVM 달린 중고 매물들이 좀 풀릴테니, 승차감을 조금 포기한다면 이것도 좋은 선택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솔린 모델은 기대하기 힘들다는게 좀 아쉽긴 하네요.


또 2년 사이에 제가 생각 못한 모델들이 얼마나 출시될지 생각하니 즐겁군요
역시 덕질은 즐거운 것입니다!


Posted by 백승민

국내에 나온다 안나온다 말이 계속 바뀌고, 현재는 알 수 없는 상태인 K5 스포츠왜건.

국내야 유명한 왜건 불모지고, 사실 세계적으로도 SUV의 인기에 왜건이 밀리는 중이니 국내에 안나와도 이상할 건 없는 상황입니다만.

혹시라도 이렇게 글로 쓰는게 국내 출시에 0.0001%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라나? 싶어서 올려봅니다.


빨라도 2년 정도 뒤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다음 패밀리카로 생각하고 있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4천만원 미만의 국산차

 - 로망보다 실용성으로 선택하는 패밀리카에 이 이상 투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더 비싸면 아내도 속 편하게 끌기에도 걸림돌이 되구요

 - 사실 더 비싸도 이하 조건을 다 만족하는 차는 거의 없는 느낌...


2. 중형 세단 정도의 크기, 여유로운 실내 공간

 - 이보다 작으면 바꾸는 의미가 없고, 대형급으로 커지면 역시 아내의 운전에 걸림돌이.


3. 가솔린 엔진

 - x1을 거의 5년째 타면서, 디젤의 진동에 질렸습니다. 제 몸뚱이는 별로 진동에 민감하지 않은데, 특정 RPM에서 내장재가 떨리면서 나는 잡소리는 스트레스가 꽤 크네요.

 - 주행거리가 그리 많지 않아 연비 매리트도 없구요

 - 차 값과 정비비가 비싸지는것도 썩 맘에 들지 않고

 - 유로6라도 친환경성에도 의심이 가니까요


4. 좋은 승차감, 안정감, ASCC 옵션

 - 아이 너무 커버리기 전에 같이 장거리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습니다. 운전자의 피로도를 위해 ASCC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이 있으면 좋겠고, SUV의 롤링 혹은 단단한 승차감으로 인해 가족에게 멀미를 하게 하고 싶지도 않네요.


5. 해치 형태의 트렁크

 - 이번에 x1에 유모차를 실어보니 세단 트렁크에는 넣기 쉽지 않겠다 싶고

 - 캠핑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레저 활동도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6. 어라운드뷰가 있으면 금상첨화

 - 아내가 운전하기 편할테니까요. 단 싸제로 달 수도 있으니 중요도는 약간 떨어지죠



사실 5번만 없으면 쏘나타나 말리부 혹은 그랜저 가면 됩니다만, 5번에서 걸리구요.

싼타페 같은 SUV는 3번 가솔린 엔진과 4번 승차감이 걸립니다.

맥스크루즈는 가솔린 있긴 하지만 역시 승차감이 좀 걸리고, 크기도 너무 크구요.


결국 남는건 왜건인데, i40는 예쁘지만 ASCC가 없고 너무 구형이죠. 게다가 후속 없이 단종 예정입니다.

따라서 남는건 K5 스포츠왜건 밖에 없습니다. 마침 (세단형에는) 연식 변경되면서 어라운드뷰도 들어갔죠.


세단보다 100만원쯤 더 비쌀거라고 치면 대충 3천만원대 중후반에 2.0 터보 풀옵션으로 맞출 수 있는데, 결코 싼 가격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제 기준에 99% 부합하는 패밀리카이니 만큼 투자할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

(물론 출시한다고 해서 풀옵션까지 준비해줄지, 2.0터보도 준비해줄지는 또 미지수긴 하죠...)


비슷한 조건의 차로 카렌스나 올란도 같은 MPV가 있긴 한데, 아무래도 준중형급 베이스다보니 여러가지로 부족함이 있죠. 실내 공간이나 승차감이나 옵션이나.


아무튼 그래서 K5 스포츠왜건을 기다립니다! 출시 된다면 100% 까지는 아니어도 70% 이상의 확률로 구매를 고려할 것 같습니다.


출시해주세요! 그리고 다른 회사들도 왜건 좀 출시해주세요! ㅠㅠ



아참 그리고 K5 왜건이 디자인으로 좀 많이 까이던데.. 저도 좀 뒷모습이 앞모습하고 안어울리게 어벙~ 한 느낌인거는 동의하고 i40에 비해서도 좀 아쉽지만 그래도 뭐 썩 나쁘지는 않다 정도의 의견입니다. 옆모습은 꽤 마음에 들구요.

Posted by 백승민

이전 구입기 (http://slainer.tistory.com/1207)에 이은 실질적인 사용기입니다.


지난 구입기는 아무래도 사자마자 후기 이벤트 응모용으로 쓴 거다 보니.. 특별히 거짓말을 쓴건 아니지만 실제 사용기라고 하긴 좀 그렇죠. 진짜 사용기 들어갑니다.

단 제가 다른 유모차들까지 골고루 써본게 아니다보니, 이 유모차가 어떻다는 얘기만 할 수 있지 다른 것하고 비교해서 어떻다는 애기는 할 수 없음을 이해해주세요.

구매할 때 끝까지 비교했던 어보2와의 비교는 좀 하겠지만 어보2를 써본건 아니니 역시 한계는 있습니다



이전 글에도 썼지만 어보2와 끝까지 비교를 하다가 디자인에 많이 끌려서 선택했구요.

가격은 어보2의 에디션이 많아서, 더 비싸기도 하고 더 싸기도 합니다.

풋머프가 기본 포함인 건 장점이고, 신생아를 태우려면 따로 패드가 필요한 건 단점입니다만.. 이건 아래에 다시.




유모차의 느낌은 절충형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거의 디럭스급에 가까운 것 같다입니다. 그만큼 크고, 무게도 만만치 않게 무겁습니다.


근데 그만큼 일단 외형에서 오는 포스는 있습니다. 디자인... 길에 나가봐도 아직 이것보다 예쁜 유모차 거의 못봤구요. 주변에 어보2는 상당히 많이 보이는데 웨이페러는 희소성 면에서도 좋고 어보2 보다는 의자 높이도 높은 편이라 좀 더 디럭스형에 가까운 느낌을 줍니다.


차양막과 풋머프 천 재질은 기대만큼 고급스럽지는 않아서 약간 아쉽긴 합니다. 그렇지만 차양막의 크롬 라인이나, 크롬과 가죽이 섞인 손잡이, 가죽 재질의 안전바는 기대한 것 만큼의 고급스러움을 보여주네요.



물론 그만큼 절충형으로서의 장점도 상쇄되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

일단 무게! 공식 홈페이지에는 프레임 6.5kg에 바디 3.5kg으로 나와있는데요. 일단 이걸로 10kg를 딱 맞추게 되는데.. 아마 차양막과 풋머프 무게는 빠진 무게일 것이므로 실제로는 더 무겁다고 봐야겠죠.

아내가 혼자서 이걸 자동차 트렁크에 실을 수 있지? 약간 우려되는 무게입니다.

이걸 들고서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엄두가 안나구요.


또 폴딩했을 때의 크기가 큰 것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이게 x1에 실은 사진인데요. 애초에 트렁크가 넉넉한 차는 아닙니다만 다른 짐을 싣기 힘들 정도로 꽉 차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높이도 꽤 높은 편이라, 세단의 경우에는 위에 바디를 분리해서 실어야 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트렁크 크기에 따라 다르긴 하겠죠)


폴딩 자체는 상당히 쉽게 되긴 하는데요, 뒤보기 모드라면 시트를 앞보기로 돌리고, 의자 각도를 조절해야 하는 과정이 있긴 합니다. 단 의자 각도 조절은 필수는 아니고 어느 각도에서도 되긴 합니다..만 폴딩 했을때의 높이가 더 높아지게 됩니다.


웨이페러 상품 정보에 보면 폴딩시의 높이가 33.5cm로 나오는데요, 그건 프레임만 접었을 때 이야기고 시트를 올리면 위 사진처럼 한참 더 높아진다는 걸 알고 구입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또 한가지! 웨이페러 상품 정보에 되면 폴딩 상태로 세워놓을 수 있다고 되어있는데.. 이것도 시트 없이 프레임만으로 세울 때 이야기고 시트 결합한 채로 세우려고 하면 넘어갑니다.


폴딩했을 때의 높이라던가, 폴딩 상태로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어보2가 확실히 더 나은 것 같습니다.


반면에 장점도 있는데요, 어보2에 비해서 아래 장바구니가 큰데다가, 폴딩했을 때도 그 공간이 그대로 보존됩니다.

그래서 위 그림처럼 장바구니에 이것저것 넣은 상태로 그대로 폴딩해서 트렁크에 실어버릴 수가 있습니다.

장바구니에 아기 필수품과 기저귀 가방 등을 넣어두고 다니다 보니 이걸 매번 내릴 필요가 없다는 건 꽤 편리합니다.



주행 느낌은 어떨까요? 역시 다른 유모차와 비교는 힘들지만, 크고 무겁다는 특징에 따른 장단점이 있습니다. 마치 대형 고급 세단 같은 느낌이랄까요. 부드럽게 나가고 원하는대로 부드럽게 핸들링 되지만, 날렵한 느낌은 아닙니다. 이른바 '한손 핸들링' 이라고 광고하는 유모차들도 있던데 (그게 실제인지 비유적 표현인지는 몰라도..) 웨이페러는 한손으로 몰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단점이 있는데, 턱을 올라가기가 힘듭니다. 그냥은 잘 안올라가지고, 서스펜션 때문인지 무게 때문인지 손잡이를 눌러도 앞바퀴가 잘 들리지가 않아요. 그렇다고 너무 체중을 실어서 확 누르기엔 위험한 것 같고...

그래서 주로 후진으로 뒷바퀴부터 올라가는 방법을 씁니다. 이렇게 하면 별로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등받이 각도가 따로 조절되는 어보2와 달리 웨이페러는 전체 각도와 발받침 각도만 조절 가능합니다.

따라서 등받이를 평평하게 눕힐수가 없다는 건데요. 그래서 신생아용 패드(베이비 네스트)를 따로 판매합니다.


위 폴딩 사진에서 보면 별 무늬 패드 아래에 흰색 패드가 있는데 그것입니다. 시트의 움푹 패인 부분을 메꿔주는 파츠가 있어서 평평하게 해주죠. 원래는 10만원 가량 하는 물건이지만, 실버팍스몰 (http://www.silverfoxmall.com)에서 후기를 쓰면 증정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하는지는 모르니 직접 확인하세요 / 자주하는 질문 페이지에 있습니다)


근데 이게 써보니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일단 패드 때문에 아이가 좀 높게 올라와서 가까워지는 장점이 있구요.. 쿠션이 좋아서인지 아기가 정말 편안해합니다. 실제로 저희 집에서는 아기가 여기에서 너무 잘 자서 집에서도 낮잠 재울 때 거의 요람처럼 사용하고 있구요.. 이미 유모차 본전 뽑았다고 할 정도입니다. 물론 아기마다 다를 수는 있겟죠?



그 외의 소소한 것들로...


웨이페러의 다른 단점으로 꼽히던게 차양막 길이였는데요. 2016년형부터는 마지막에 숨겨진 차양막을 좀 더 꺼낼 수 있게 되서 좀 개선되었습니다. 그래도 (사진으로의 비교지만) 어보2보다는 약간 모자른 것 같은 느낌은 있네요.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긴 한데 해질녘에는 아이 얼굴로 해가 좀 들어오긴 합니다.


안전벨트 채우는게 약간 아쉽습니다. 허리끈을 채울때 어깨끈을 걸어서 같이 채우는 방식인데, 익숙해지기 전에는 조금 잘 안들어간다고 느껴질때가 있었어요.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찮긴 합니다.




대체로 제 느낌은, 약간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디럭스형에 가까운 부드러움, 멋, 디자인을 원한다면 웨이페러.

절충형다운 컴팩트함과 편리함을 원한다면 어보2인것 같습니다.


일단 위에서 썼듯이 저희는 집 안에서도 워낙 유용하게 써서 완전 만족하고 있구요. 어차피 나중에 휴대용 유모차 하나 같이 쓸 예정이었기 때문에, 지금 유모차와 적절히 섞어서 쓰면 단점은 보완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상 후기 끝!

Posted by 백승민
관심거리들/Book & Text2016. 7. 17. 22:52

아직 제대로 정리는 못했지만 요 몇달간 했던 두서없는 생각들을 남겨볼까 한다.


일단 발단은 트위터에서 본 어느 글이었다. 대략적인 내용은 '4인 미만 가족이라면 요리하는 것보다 사먹는게 더 싸다' 라는 것이었다. 이걸 시발점으로 내 경험과 읽은 책들로부터 나온 생각들.


일단 나는 2인 가족 (지금은 3인이지만 아직 아이는 밥을 안먹으므로)의 요리를 담당하고 있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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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그 글을 봤을 때 든 생각은 '에이 그렇게 단정하기는 힘들지 않나?' 였다. 일반적으로 식당의 원가비율은 약 30% 정도라고 알고있다. 재료의 도 소매가에서 차이가 날 것이므로 높게 잡아 50%라고 쳐도, 만드는게 더 싸지 않을까?

물론 변수는 있다.

1. 재료가 상해서 버리는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2. 요리하는 자신의 인건비를 포함시켰을 경우

3. 직접 만든 요리가 너무 맛이 없는 경우

그런데 2, 3번은 요리 실력을 쌓을수록 해결될 수 있는 문제기도 하다. 적성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그래서 반론을 쓸까 하다가, 미친 생각이 바로 편의점 도시락이었다. 3~4천원 정도면 괜찮은 한끼를 할 수 있는 도시락. 이거라면 확실히 직접 요리보다 더 쌀 수도 있겠다. 정도까지 생각하고 일단 반론 쓰기는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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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 후에 요리를 하면서 다시 든 생각은, 사먹는 것과 요리하는 것은 서로 편리한 부분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이건 마치... 택시와 자가용 같은 느낌이 아닐까? 라고 생각해서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아래는 그 내용이다. (여러 트윗을 하나로 편집)


저녁에 요리를 하면서 다시 한번 요리의 당위성에 대해 생각해봤다. 편의점 도시락이 3500원인데 나는 왜 직접 요리를 할까? 생각 끝에 내가 다다른 결론은 '요리 vs 사먹기' 가 '자가용 vs 택시' 구도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맨날 택시 타고 다녀도 자가용 구입비+유지비보다 싸다는 얘기가 있다. 주행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일리있는 이야기인데, 게다가 택시는 피곤하게 직접 운전할 필요도 없고 주차 걱정도 없다. 그럼 자가용 구입은 비효율적 행위일까?


그런데 자가용 운전을 하다 보면 다른 부분이 보이게 된다. 일을 보는 동안 주차된 자가용에 짐을 보관할 수 있고, 남에게 침해당하지 않는 격리된 내 공간을 유지하며 이동할 수 있게 해준다. 택시와는 다른 편리함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운전에 익숙해질 수록 운전을 안해된다는 택시의 장점은 점점 줄어들고 택시기사와의 미묘한 불편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즉 자가용과 택시는 서로 다른 장점이 있는데, 자가용의 장점은 운전에 익숙해질 수록 커지게 된다는 것.


비슷하게, 직접 요리하는 것은 귀찮고 불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유롭고 편리한 것 또한 사실이다. 이를테면 내 취향에 맞는 조절, 다양한 메뉴 선택 등. 그리고 이 장점은 요리를 잘 할 수록 커지게 된다.


자가용 vs 택시와 마찬가지로 취향과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될 문제고 어느쪽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쨌거나 나는 평일 점심을 제외하면 요리를 선택한 셈이고, 이쪽의 매리트를 점점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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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뒤에,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 라는 책을 읽었다.


책의 핵심은 회사에 매달리지 않고 내가 작게 할 수 있는 (= 벌이가 크지 않지만 시간도 많이 안드는) 일들을 여러개 해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것. 그 방법으로 일단 자기가 직접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지출을 줄이고 자급력을 높이다 보면, 그 일중에 자기가 특별히 잘 할 수 있는게 있고 그걸 남에게 해줘서 돈을 벌면 된다.. 라는 내용이었다.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요리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됐다.


일단 위에서도 썼듯이 나는 누구나 요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쪽은 아니다. 요리의 비용이란 것은 사실 요리를 잘 하고 요리를 좋아할 수록 줄어드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커지는 거니까. 요리를 너무 못하겠거나 너무 하기 싫다면 사먹는게 낫다고 생각하고, 그런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사회가 더 좋다고도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취향과 적성이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 사먹는게 더 싸니까 사먹겠다.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역시 위에서 말했듯이 '요리하는게 더 비싸다'는 주장에는 아마도 요리하는 사람의 인건비가 포함되었을 것이다. 시간을 인건비로 따진다. 이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하다면 당연할 수 있지만 사람을 참 팍팍하게 만드는 사고방식이기도 하다.

비슷한 케이스로 내가 예전에 다녔던 직장에서는 연말에 사용하지 않은 연차를 일봉으로 환산해서 돈으로 지급해줬다. 제도 자체는 좋은데, 문제는 쉬고 싶어서 연차를 쓰려고 할 때마다 이 하루짜리 휴식이 얼마짜리인지 계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연차를 내고 그냥 쉰 기억은 거의 없다.


거기에 더해서, 돈으로 처리하는게 저렴하게 먹히는건 돈으로 처리한다! 라는 사고방식. 즉 돈을 벌고 그걸로 아웃소싱하겠다는 게 합리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이 역시 때로는 자유를 많이 제약할 수밖에 없는 사고방식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열심히 돈만 많이 벌고, 나머지 부분은 그 돈으로 해결한다! 라는 분업과 아웃소싱 전략에 익숙해져 있는 상태에서 일에 지쳤을 때, 정말 탁 털고 자신을 쉬게 할 수 있을까? 아웃소싱화가 많이 된 생활은 기본 유지 비용이 많이 든다. 생활이 무거워지고, 거기에 매이게 될 수도 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시간=돈 사고방식 아래에서는 당신이 연봉을 더 많이 받을수록 일 외의 다른것을 할 때의 비용이 점점 커지고, 당신은 점점 부자유스럽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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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리가 지금 재밌기도 하지만, 약간은 내가 너무 쉬고 싶어졌을 때, 혹은 노후에 대비하는 느낌으로 하는 부분도 있다. 역시 최근에 읽은 책인 '2020 하류노인이 온다'는 책을 보고 노후의 불안정함에 대해서 걱정이 많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럴 때 저렴한 비용으로 내가 먹을 것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면 그래도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있다.


마찬가지로 집에서 백수짓 하면서 쉴 때 가장 사람을 귀찮고 비참하게 하는게 바로 밥먹는 건데, 이걸 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점도. 혹은 가족에게 밥 해 먹이면서 전업주부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든든한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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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나는 왜 패스트 패션에 열광했는가'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도 해보았다. 요즘 세상에서는 옷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서 입지 만들어 입지 않는다. 아마도 이거야말로 정말 '사는게 더 싸다'는 합의가 이루어진 분야일 것이다.


결국 어느 분야에서 극다적인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 개개인이 만드는 것보다 더 싸지고, 그럴 경우에는 이렇게 직접 만드는 것이 거의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편의점 도시락이 어느정도는 그런 형태를 보여주는 것 같다.

만약에 당장 먹을 도시락을 중국에서 만들어올 방법이 열린다면 더 싸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 책에서 '옷을 사서 입는게 싸지 않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품질'을 고려 대상에 넣었을 때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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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이 모든 생각이 것이 '가진자의 여유있는 고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나는 요즘 야근을 많이 하지 않고, 꾸준히 요리를 직접 해먹을만한 시간적인 /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

수시로 야근을 해서 밤에 요리할 시간이 없고, 아침에도 조금이라도 더 자는 쪽을 선택해야 할 정도로 팍팍한 삶을 살고 있다면 결국 이 모든 논의가 무의미할 수도 있다. (야근과 요리가 양립 불가능하다는 건 나도 익히 체험한 바가 있다)


시간을 비용으로 환산해서 계산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요리를 할 시간에 대신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놓고 아직 읽지 않은 책으로 '노동의 배신'과 '인간의 조건'이 있는데.. 읽어보면 조금 더 생각이 진전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좀 더 많은 사람이 요리를 할 수 있는 환경이면 좋겠다. 그 상황에서 실제로 요리를 할 지 말지는 각자의 자유지만.

Posted by 백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