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잡담'에 해당되는 글 71건

  1. 2010.05.07 6시간과 7시간의 잠
  2. 2010.04.15 트위터 유감 3
  3. 2010.04.11 bag in bag 2
  4. 2010.03.29 최진영씨의 자살 소식을 듣고
  5. 2010.03.15 화이트데이 / 자몽꿀차 2
  6. 2010.03.13 시대의 조류를 거스르지 못하고
  7. 2010.03.08 컴뷁홈 2
  8. 2010.03.04 나를 찾지 마셈
  9. 2010.03.01 봄 / 채플린
  10. 2010.02.27 코드의 엔트로피 1
일상과 잡담/일기2010. 5. 7. 22:43

회사, 연애, 독서.

이 세가지가 요즘 나의 취미다. 그리고 요즘 나의 생활의 거의 전부다.

요즘의 나는 거의 향상심이랄까, 위기감이랄까. 이대로는 안돼-하는 마음 없이 사는 중이다. 집에 들어오면 책보고 웹서핑하면서 재밌는 소식 찾고 뒹굴뒹굴하다가 잠. 주말에는 데이트하거나 집에서 뒹굴거리거나... (지난 주말에는 동네 도서관을 찾아서 거기서 책도 종종 볼 것 같다)

즐겁게 일하고 있으니 돈 걱정 없고 좋은 여친님 만나 연애 걱정 없으니 속 편하고, 힘들어서 억지로 하는 일 없으니 맘 편하고. 문득 뒤돌아보니 이렇게 편하게 살았던 적이 근 10년동안에(혹은 15년?) 있었나 싶다.


요즘은 잠을 보통 7시간씩 잔다. 그보다 적게 자면 낮에 졸려움을 느낀다. 기억으로는 한 5년 전에는 6시간 45분 기준. 그 전에는 더 적었겠지. 20대 초반에는 거의 6시간 정도 아니었을까.

나이를 먹다보니 체력이 점점 떨어져서 오래 자야 되는구나...! 하고 한탄하다 문득 생각해 보니 그런게 아니었구나 싶다. 20대 초반 시절을 되새겨보니 그 시절의 나는 항상 졸렵고 항상 피곤했다. 물론 대학생이 회사원에 비해 동선이 길기도 하고 2학년부터는 회사 일도 병행하느라 더 그랬겠지만, 지하철에 탔을 때도 눈만 감으면 자고, 수업중에도 자고 심지어는 회사에서도 심심하면 자기 일수였다. 그에 비하면 요즘은 정말 눈 떠서 잠들기 전까지 완전 제정신으로 사는거나 마찬가지다. 결국 체력이 떨어졌다기 보다는 (떨어졌겠지만) 더 짧은 시간이라도 더 또렷하게, 편하게 깨어있자는 쪽으로 가치관이 바뀐 것 아닐까.


스무살이 되었던 나는 갑자기 세상에 혼자 내동댕이쳐진 것 같이 혼란스러웠다. 어디로 가야 될지 알 수가 없었다. 앞날이 뿌옇게 흐린 상태에서 헤매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한 20대를 보내고 서른이 된 지금, 6시간과 7시간의 수면이 그 차이를 가장 잘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6시간을 자던 시절이 있었던 덕분에 지금 7시간을 잘 수 있는 것이겠지. 그리고 그렇게 아무데서나 쿨쿨 자는것이 어울리는 나이 아니었겠는가, 싶기도 하다. 그치만 그리 돌아가고 싶진 않다. 게으르고 안일할지 모르지만 지금이 좋다.


p.s 요즘 속편하고 몸편하다는 증거 중 하나. 피로성 구내염으로 고생하는게 월례행사였는데 언젠가부터인가 겪어본지 오래됐다. 마지막으로 겪은게 반년은 된듯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잡담2010. 4. 15. 10:03

요 며칠 트위터를 사용하면서 몇몇 사람의 트위팅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지는 경험이 꽤 많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사람들이 특별히 잘못을 했다고 보기도 묘한지라, 이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만 있는 불편함의 정체는 뭘까. 하고 한참을 고민해본 바... 그 정체를 알게 된 듯 하여 생각을 정리해본다.

한줄로 정리하자면 '블로그 + 게시판 + 싸이월드'의 구조를 가진 트위터의 특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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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에는 이른바 '게시판 매너'라는 것이 있다.

비슷한 내용의 글을 연달아 쓰면 '도배'라고 욕을 먹고, 주기적으로 비슷한 내용의 글을 계속 올려도 (이른바 꾸준글) '얘는 허구언날 이 소리냐'라면서 지탄을 받는다. 어떤 게시판에는 분쟁의 씨앗이 된다는 이유로 자신의 정치성향이나 종교성향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을 금지하기도 한다.

즉 '게시판은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므로 자신의 목적을 위해 남용하면 안된다'라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는 것이다.


반면 블로그에는, (이른바 광역 떡밥을 던질 수는 있겠지만) 이런식의 제약이 없다.
게시판에서 좌파를 까던 페이트 덕질로 도배를 하던 기본적으로 자기 마음이다.

블로그에는 기본적으로 '여기는 내 공간이니 싫으면 오지 마라'라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반면 트위터는? 글을 쓰는 사람은 블로그처럼 '자신의 개인 공간에' 글을 쓰지만, 글을 읽는 입장에서는 '게시판과 비슷한' 형식으로 보게 된다.

사람이 가장 잔인해질 수 있는 저녁 8시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죄책감 없이 다른 사람을 짜증나게 하기 아주 적합한 구조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트위터의 다음과 같은 특징은 이런 현상을 가속화시킨다

- 글 제목을 클릭해서 보는게 아니라 글 내용 전체가 올라온다 : 제목으로 한번 걸러보는 필터 과정이 없다.
- 단문 위주이므로 블로그나 게시판에 쓸 것과 같은 분량의 내용을 써도 도배처럼 되기 쉽다.
- RT라는, 자신의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글을 양산할 수 있는 편리한 수단이 있다.

이런 최악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나의 트위터 타임라인이 DC게시판처럼 엉망이 되지 않는 이유는, 내가 팔로우한 사람의 글만 본다는 1차 필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음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맘에 안드는 글을 올리는 사람은 언팔로우 하면 된다. 간단하군.

but 그러나. 트위터는 싸이월드적인 성격도 같이 갖고 있다. 그 말 많은 SNS라는 것 말이다.

즉, 많은 경우 트위터의 팔로잉은 '음 이 사람은 나랑 생각도 비슷하고 트위팅도 아주 적절한 내용을 적절한 형식에 맞춰서 하는군' 해서 일어나는게 아니라 '그냥 친한 사람이니까' 하게 된다.

'친한 사람이니까' 팔로우했던 사람을 언팔로우하는 것이 암묵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담게 되는지는 뻔한게 아니겠는가?

그래서 결과적으로, 친한 사람이 RT까지 동원해서 도배질을 시작하면 이건 어찌할 수 없는 재앙이 되는 것이다!!!



나는 조금 더 고민해보고 둘중 하나를 실행할 예정이다.
1. (나는 당신이 싫진 않지만 당신의 트위팅 방식은 싫군요 라는 메시지를 담아) 과감히 몇몇 사람들을 언팔로우하거나
2. 트위터를 그만두거나

좀 더 생각해 볼 문제지만 2번도 뭐 나쁘지 않겠다 싶다. 없이도 잘 살았는데 뭘.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일기2010. 4. 11. 17:45

2주 쯤 전인가. 작은누나가 (한번도 쓰지 않은) 폴스미스 가방을 쓰라고 줬다. 예뻐서 사긴 했는데 너무 커서 못쓰겠다고...

이렇게 생긴 것 (폰카라 화질은 별로입니다)


어이쿠 감사합니다 굽신굽신 하면서 넙죽 받긴 했는데 (아주 작지만 사례도 했음)

이 가방... 먹어주게 불편하다..!

- 바깥에 포켓이 하나도 없고 안쪽에도 단 2개
- 지퍼가 옆쪽까지 약간 내려오면서 닫히고 가방이 흐물흐물해서 여닫기가 쉽잖음
- 손잡이가 접히는 타입이 아니라서 메고 다닐때 약간 걸리적

정도가 문제인데, 다른건 어찌 익숙해져보겠지만 안팍으로 포켓4개에 카드 (or 핸드폰)용 포켓도 따로 있던 지난 가방에서 포켓 2개짜리 가방으로 옮기려니... 물건이 이것저것 섞여서 완전 가방 안이 카오스 상태. 이것저것 잡다하니 많이 들고 다니는데다가 바로바로 버리기 껄끄러운 신용카드 영수증 같은 것도 문제고...


그래서 가방 처음 메고 나간 데이트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가방 안에 넣고 다니거나 바깥에 달고 다닐만한 파우치가 있음 사야겠다 하는 얘기를 했었다.

그리고 며칠 뒤에 10x10을 무심히 보다가 발견한 상품...! 그것은 바로
bag in bag
이었다.
오오 이렇게 용도적절한 아이템이 시기적절하게 나와주다니.. 실로 적절하도다.

해서 바로 구입할까 하다가 귀찮음이 살짝 생겨서 주말에 주문하자 하고 보류, 그 다음날 메신저에서 여친님께 이런걸 발견했어요 하고 이야기를 했는데...

허걱! 하시는 여친님.. 여친님도 그걸 발견하고 깜짝 선물하려 주문해 놓으셨다는 것...! -ㅁ-!
이... 이것은 바로 텔레파시!? 내가 보자마자 주문하지 않은 것도, 주문하기 전에 여친님께 보여드린 것도 다 타이밍이 맞으려고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아무튼 뭔가 기념일 같은게 있어서 뭘 줘야될까 고민하면서 고르는 선물보다, 어디서 뭔가를 지나치다가 발견해서 '엇 이게 xx에게 필요하겠다'하면서 사주는 그런 선물이라 더 기뻤다. 그만큼 평소에 나를 생각해주고 있다는 뜻이니까.

그래서 선물받아 사용중인 bag in bag의 사진

포켓이 많이서 자주 쓰는 포인트카드와 자주 안쓰는 포인트카드도 나눠넣을 수 있음

안쪽은 이렇게... 신용카드 영수증 다발과 (회사 문서파쇄기 수리 좀 제발..) 열쇠 등등

그래서 가방이 요렇게 깔끔하게 정리된단 말씀


실제로 써보니 생각보다 더 깔끔한 느낌이라 아주 만족스러웠다. 항상 들고 다니는 잡다한 물건이 여기에 다 저장되니 이 외의 포켓에는 그날그날 들고다니는 거나, 사원증처럼 자주 꺼내는 거나, 책 같은 것만 넣고 다니면 되고. 그날 기분 따라 가방도 다른걸로 들고갈 수 있겠고...


암튼 너무 만족&감격스러운 선물이었습니다! :D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잡담2010. 3. 29. 20:38
왠만하면 이렇게 트렌디한 주제에 대해서는 글을 잘 쓰지 않는 편이지만.

최진영씨의 자살 소식이 들린다. 최신실씨 때도 그랬지만, 나는 특별히 두분의 팬이 아니기 때문에 슬프거나 하진 않다. 굳이 표현하자면 착잡한 감정은 있지만.

그보다 내가 이런 소식을 듣고 실감하게 되는 것은 이런 것이다. 최진실씨나 최진영씨나, 한때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찬란한 인생을 살았고, 아마 본인도 행복했을 것이다. (한 번도 행복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마릴린 먼로 같은 케이스도 있지만...) 그런 시절에 설마 자신이 자살로 삶을 마감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상상조차 하지 않았으리라.

나 또한 지금은 자신감에 넘치고, 하는 일도 잘 되고 있고, 사랑하는 사람도 있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어느 한순간... 혹은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이 행복이 처참히 파괴될지도 모른다. 나는 그럴 리 없다고 장담하는 것은 그저 다짐일 뿐 실제 그렇게 될거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하루키의 단편소설 '침묵'의 일부 구절이 생각나서 옮겨적어본다.

나는 그때부터 인간이란 것을 전혀 신용할 수 없게 되고 말았습니다. 인간을 불신하는, 그런 게 아닙니다. 나는 아내도 있고 아이도 있습니다. 우리는 한 가정을 이루고 서로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 일은 신뢰감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평온무사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만약 무언가 지독한 악의를 품은 것이 찾아와 그 평화를 뿌리째 뽑아버린다면, 설사 자신이 행복한 가정과 좋은 친구들로 둘러싸여 있다 해도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하는 말을 혹은 당신이 하는 말을, 누구 하나 믿어주지 않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런 일은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법이죠.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죠. 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일은 여섯 달 만에 그럭저럭 끝났습니다만 이 다음에 그런 일이 다시 생긴다면, 그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자신이 그것에 얼마나 오래 견딜 수 있을지, 전혀 자신이 없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때로 정말 두려워집니다. 밤중에 그런 꿈을 꾸고 놀라 벌떡 일어나는 일도 있습니다. 아니 그런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 때 나는 아내를 깨웁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매달려 웁니다. 한 시간 정도 운 적도 있습니다. 너무 두렵고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p.s 그래도 한편으로는, 역시 나에게는 그런 일 없을 거라는 오만한 마음으로 사는게 더 좋지 않은가 생각하기도 한다.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일기2010. 3. 15. 00:16

카페가 어두워서 대체로 사진들이 어두컴컴... 나머지 설명은 생략하고 마지막 사진 설명만.


지난 발렌타인 데이에 워낙 황송한 수제 초콜렛을 선물받아서 어떻게 보답을 해야될까나... 하고 생각하던 중 떠오른 자몽꿀차.

병은 일찌감치 주문해놓고 가족여행과 그 후 컨디션 난조로 못만들고 있다가 11일에야 만들었다.

(여담으로 저런 종류의 밀봉 병을 어떻게 검색해서 사야되나 고민했는데, '잼병'으로 검색하니 많이 나오더라)


사실 자몽 꿀차를 한번쯤 만들어봐야겠다 생각했던 건 재작년쯤 홍대의 카페 'in CLOUD' 에서 따뜻한 자몽차를 마시고서였는데.

어떻게 만드나 검색을 해보니 아무것도 안나온다...! 결국 걍 레몬꿀차 검색해서 레몬만 자몽으로 바꿔서 만들었음.

꿀과 설탕을 적당히 섞어서 재웠다. 생각보다 신맛이 별로 안나는건 약간 아쉬운 부분인데, 레몬을 좀 섞어서 만들어도 좋을듯.


뜨거운 물에 타마셔도 좋지만 그보다 더 맘에 든 방법은 사이다, 얼음, 자몽꿀차를 같이 갈아서 마시는 것. 일명 '자몽 크러쉬'

이렇게 만드는 방법은 작년 여름부터 꽂혀있는 할리스의 메뉴 '유자 크러쉬'에서 착안한 것인데, 생각보다 결과가 좋아서 아주 맛있었다. 자몽 두개로 한병과 2/3 정도 만들어서 한병은 여친님 드리고 나머지는 맛있게 먹는 중.

여친님도 좋아하시는 것 같아 다행입니당 호홋.

p.s 할리스에서는 유자 크러쉬 말고도 유자 블러섬 아이스티도 파는데 이것도 맛있음. 작년 여름에 생긴 유자 시리즈는 단번에 할리스에 대한 선호도를 팍팍 올려준 대단한 아이템...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일기2010. 3. 13. 00:01
트위터를 만들었습니다.

대세가 생기면 일단 본능적으로 거스르고 싶어하는 이 반골기질도 어떻게 좀 해야 되는데 (...)

아무튼 주소는 http://www.twitter.com/slainer1

현재 생각중인 운영 지침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단문으로 된 잡담 리플등은 최대한 자제 - 트위터를 채팅 로그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 주로 표현하고 싶으나 굳이 남기고 싶지 않은 간단한 상념, 혹은 트렌디한 공유거리 등을 남김
- 길게 생각해야 될 거리를 굳이 140자에 우겨넣거나 글 여러개로 쪼개 올리지 말기. 블로그에 남기자
- 트위터에 내 행동 일일이 로그로 남기거나 일기 쓰지 말자

이정도겠네요. 블로그와 서로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 양립해 나갈 수 있음 좋겠습니다

라고 말하기엔 블로그도 이미 방치중인 느낌이 들지만...!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일기2010. 3. 8. 13:25

새벽 비행기 타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온가족이 가다 보니 저는 할당 노동량(?)이 적어서 쉽게쉽게 따라댕기기만 했어요. 일정도 널럴했고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 체험이 젤 재밌었습니다. 다음에 바다 갈 일 있으면 스노클링 장비 하나 사가야지

잠깐 쉬고 일주일만에 여친님 만나러 ㄱㄳ 합니당 ㄱㄱ~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일기2010. 3. 4. 00:27
내일 저녁부터 월요일 새벽까지 (3박 5일) 괌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오게 됐습니다.

온가족이 해외여행 가는게 처음... 아니 그보다 온가족이 여행을 가는 것 자체가 정말 오랜만이군요.

전 여행지 선정/준비 작업에 전혀 관여를 안해서 어디를 댕기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짐도 제대로 안쌌고...

아무튼 걍 훌쩍 댕겨오겠습니다 그럼!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일기2010. 3. 1. 00:37

지금까지는 그리 깨달은 적이 없었는데 나도 계절을 꽤 타는 편인 것 같다. 아무래도 추위를 많이 타서 그런가.

겨울 동안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집에서 나가지 않고, 집에 있더라도 게임이나 영화 보다는 책이 많이 땡겨서 이번 겨울에는 평균 일주일에 두권 정도라는 놀라운 페이스로 책들을 먹어치웠는데.

날씨가 확 따뜻해진 지 일주일 남짓, 데이트가 없는 날이었는데 왠지 주말에 집에 있으려니 몸이 근질거리고 주말이 아깝다는 압박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겨울동안 쉬었던 운동도 하고 슬쩍 나가서 영화도 보고 왔다.

비가 살짝 오고 다시 추워지는 느낌인데 빨리 다시 따뜻해지면 좋겠다. 올 봄은 일이나 노는거나 다 바쁘게 지낼듯.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을 읽다가 채플린 영화가 보고 싶어져서 City Lights를 구해서 봤다. 채플린 영화는 처음인데, 보는 내내 주성치에 대한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왜 주성치가 채플린의 후예인지 비로소 알 수 있었달까.

슬램스틱한 코미디와 유머 감각,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주인공이 배신당하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허탈의 감정이나 주인공이 급격한 상승과 몰락을 하는 등 주요한 플롯의 느낌까지 정말 닮아있었다.

채플린의 City Lights의 마지막 대사
You can see now? / Yes, I can see now.

이 대사는 그대로 주성치의 희극지왕에 나왔던 대사인
당신이 날 먹여 살린다고 했죠? 진심인가요? / 그럼요!!

와 그대로 오버랩된다. 두 장면 다 너무 좋았다.

주성치도 채플린도 정말 좋다.

Posted by 백승민
일상과 잡담/잡담2010. 2. 27. 16:02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

내가 블로깅을 하는 기본 목적은 소통보다는 기록에 가깝고, 더 쉽고 빠르게 기록을 남길 수 있는 것이 그리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 써갈긴 노트 필기를 시험때 다시 펼쳐보게 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사실 한번 만들어볼까 하다가 slainer라는 주소가 선점당해서 바로 때려치웠다는 건 여담으로 남겨두자)

그런데 사람들의 트위터를 가끔씩 순회하듯이 둘러보고 하다 보니 나 역시 블로깅을 트위팅 비슷하게 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긴 하다. 짤막한 잡상의 묶음으로.



코딩을 하다 보면 프로그램의 복잡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과 유사하다. 당연히 복잡성이 증가할 수록 유지 보수는 점점 힘들어진다.

그래서 가끔 소소한 리팩토링으로 코드를 간략화시켜서 (기능은 같거나 늘어났는데) 코드의 총량이 줄어들면 무척 뿌듯하다. 마치 탄소 배출량을 줄여서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데 일조한 느낌이랄까. 그래도 결국 크게 보면 엔트로피는 증가한다... 속도가 문제다.

당장 조금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장기적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코드를 짜야 한다. 하드코딩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당연한 얘기지만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실력이, 노하우가 부족해서, 혹은 당장 눈앞의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그래서 (기획에서 요구하는 복잡도가 너무 높기도 했지만)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복잡도가 폭발해버린 프로젝트가 바로 DNF. 지금처럼 유지 보수가 되고 있는 것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고생과 노력이 투입된 결과일지... 나에게 있어 자랑스러운 프로젝트이지만 동시에 부끄러운 과거기도 하다.

그에 비하면 지금 하는 프로젝트는 정석대로 속도를 제어하면서 가고 있다. 이제야 뭔가를 좀 제대로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써놓고 보니 이 정도 짧은 잡생각도 트위터에 쓰기엔 좀 길군. 역시 그냥 블로그만 쓰는게 나을 것 같다


P.S ㅇㅅㅇㄷ님 트위터에서 도발하셔도 안넘어갑니다. ^_^/
Posted by 백승민